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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0/19 17:23:53 |
Name |
0.2 Angstrom |
Subject |
With regard to Albert Pujols... |
처음 쓰는 거 같네요.
'나이를 속인 듯 하다'는 기사와 세간의 평가에 제 귀가 팔랑팔랑거려 미심쩍은 반응과 함께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던 푸홀스에 대한, 모 사이트의 Teddy 님의 글입니다.
혹시 이 글에 대해 아신 분도 계시겠지만 그냥 나누고 싶어서 퍼왔습니다.
---------------------------원글 시작--------------------------------
며칠전 세인트루이스쪽 신문기사를 뒤적거리다가.. 한 소년의 이야기를 읽게 됐었습니다.
지난 2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를 보러 갔던
브라이슨 킹이라는 두살짜리 꼬맹이 얘기였는데요.
처음으로 카디널스 경기를 보러갔던 이 꼬마는 그날 경기를 다 보지 못했습니다.
6회말.. 라인 드라이브 파울볼에 이마를 맞고 병원으로 실려갔기 때문이죠.
공은 전광석화와 같이 날아왔고.. 브라이슨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러내렸습니다.
부쉬 스태디움 의료진의 응급 치료를 받은 브라이슨은
두개골 골절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곧 도착한 앰뷸런스에 실려 세인트 루이스 아동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CT 스캔 결과 수술은 필요 없다는 그나마 다행스런 진단이 나왔더랬는데요.
물론 얼굴은 눈탱이 밤탱이꼴이 됐습니다만.. 그래도 그게 어디랩니까.
브라이슨은 25일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원하기 전.. 선물을 들고 이 꼬마를 찾아온 손님이 있었죠.
바로.. 브라이슨을 맞춘 파울볼을 쳐냈던.. 카디널스의 1루수 알버트 푸홀스였습니다.
푸홀스가 브라이슨을 위해 가져온 상자에는
자신이 사인한 야구 뱃과 역시 사인을 해놓은 카디널스 모자,
야구 카드, 두개의 사인 볼, 최근 경기에서 끼었었던 배팅 글러브 두개,
그리고 빨간색과 흰색으로 된 나이키 야구 양말 한켤레가 들어 있었대지요.
브라이슨과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은 푸홀스는 꼬마의 부모에게
언제든 공짜로 경기 티켓을 드리겠노라고 말했습니다.
메이저리그 경기의 입장권을 보시면 입장권을 사서 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들은
경기 도중, 그리고 경기 전후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알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구단을 상대로 소송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알아서 조심하고 피하시라는 거지요.
그러니 사실 푸홀스의 파울볼이 꼬맹이를 쳤다고 한들…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니고.. 걍 선물만 보내도 됐었을테죠.
어른도 아니고 애가 다쳤으니 아주 생까기는 거시기할테니까요.
하지만.. 푸홀스잖습니까.
직접 선물 들고 찾아가는 모습이.. 푸홀스다운것이지요.
예전.. 푸홀스가 신인 소리를 들을 당시..
어쩌다 보게된 그의 가족 사진에.. 잠시 당황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황하다..라는 표현을 쓰는게 정확할래나.. 글쎄요.. 음..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야할래나..
하여튼.. 그 사진속에 있는.. 그의 딸 이사벨라..
그가 “자신에게 생긴 일가운데 베스트” 라고 말하는 그의 딸 이사벨라..는
다운 신드롬을 가지고 있습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야구 선수..
토니 라 루사 감독이.. 자신이 감독한 선수가운데 최고의 야구 천재라고
전혀 주저하지 않고 말했었던 알버트 푸홀스의 딸이 다운 신드롬을 가졌다니..
궁금해진 저는 이것 저것 자료들을 뒤적거리기 시작했었고…
다시 한번 좀 멍..한 느낌을 받았었달까요.
이사벨라는 푸홀스의 아내인 디드레의 딸입니다.
다운 신드롬을 가진 아이가 있는 여성과 결혼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점도, 주저함도 없었던 푸홀스였죠.
그는 이사벨라와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전혀 어렵지 않은.. 기쁨뿐인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는 다운 신드롬을 가지고 있는 아동들을 돕기 위한 행사에 기꺼이 참석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또 그 외 여러가지로 도움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가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칠때마다 기뻐하며
“푸홀스는 나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반복해 말하는 수많은 다운 신드롬 어린이들이 있나봅니다.
어머니가 떠나버리고.. 아버지도 멀리 있었던.. 그래서 할머니 손에서 자라난 푸홀스.
아직도 부모님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푸홀스.
가슴에 상처가 남아있는만큼 자신의 가족을 소중히 할거라는건
뭐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가족은 그에게 있어 “야구선수로서의 경력” 보다 더 앞서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가족보다 더 앞서 있는건 “God” 이더군요.
마이너리그 시절.. 돈에 쪼들리고 쪼들렸던 푸홀스는
근처 컨트리클럽에서 파티를 준비하는 일을 하며 간신히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쓸 돈이라고는 빵값도 없었던 그때도
그는 교회에 10달러짜리 수표와 현금을 가져가곤 했었다는데요.
그랬던 그는 지금 메이저리거의 당당한 연봉에서 10% 내지 20% 를 헌금합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닙니다만.. 가끔 메이저리거들 가운데
강한 신앙심을 가지고.. 그걸 실천하며 살아가는 선수들을 보면 좀 감동스럽기도 하더라구요.
잘 조화된 근육, 온몸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손목.. 그리고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스윙.
그의 플레이를 보는 것은 응원하는 팀을 떠나서
야구팬의 입장으로 참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가
야구장 밖 세상에서도.. 참으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지요.
그냥.. 숫자로 나타나는 그의 기록 말고 좀 말랑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네.. 즐거운 주말이잖아요. 제겐 연휴까지 끼어 있는.. 하하
그리고.. 간만에 틈이 난거라..
뭐 전에 하듯 일일 연속극으로 경기 얘기 쓸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해서요.
다들 경기 얘기들 열정적으로 하시는데 너무 엇박자로 나가는거나 아닌지 모르겠네요.
잠깐만 더 생각하고.. 한발만 더 물러서면서..
Happy baseball weekend !! 05/28/05 Teddy.
-------------------원글 끝----------------------
감동이라는 것이
단지 각자의 마음에 일어났다가 흩어져버리지 않고
자신의 몸으로 표현되어져 또 다른 이들에게
그와 같은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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