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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18 18:35:12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어느 노부부 메이저리그 팬의 자살

십 수 년 전에 어느 메이저리그의 팬인 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함께 지역연고 팀을 응원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그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부부는 함께 기뻐했다.

월드시리즈가 시작되고 부부는 함께 TV를 시청했다.

그러나 그들의 팀은 실망스런 경기를 펼치고 말았다.

선수들은 이기려는 의지가 실종된 듯 보였다.

그들은 전력질주를 하지도 않고 수비도 파이팅이 없었다.

그 경기에 실망한 부부는 선수들을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그들은 이미 70을 넘긴 노부부였다.

자살의 이유야 어떻든 일단 노부부의 명복을 빌고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미국의 메이저리그는 각 지역마다 구장마다 각양각색의 응원문화를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점잖고 언제나 성원을 보내는 세인트루이스 팬들도

있고, 자신들의 팀이라도 부진을 용납하지 않는 광적인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도

있다.

그들의 응원문화는 구장의 분위기가 되어 전통처럼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광적인 팬들도 팀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지진 않는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목숨을 걸만큼 가치 있는 일도 아니다.

미국의 야구를 비중 있게 다루는 신문들은 거의 다 지역 신문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팀 위주로 기사를 쓴다.

자신들의 팀이 잘 할 때는 거의 신처럼 떠받들고, 부진할 때는 가차 없이 비난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다른 팀을 들먹이지 않는다.

가끔 선수단이나 구단에서 다른 구단을 비난하는 것이 기사화되기도 하지만 언론이 먼저

다른 구단을 공격하는 것은 거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팀이 잘하면 이기는 것이고 못하면 지는 것이다.

지역 언론이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도 사실상 팀은 별로 상관이 없다.

선수들이나 구단 관계자가 신경을 쓰기도 하지만 언론에 휘둘리지는 않는다.

이 모습은 마치 우리의 프로게임계와도 비슷하다.

각 선수나 종족 혹은 팀의 팬들이 있고 각종 커뮤니티나 카페 등을 지역 언론으로 보면 비

슷한 모습이다.

선수를 사랑하니 작은 자극에도 큰 반응이 나타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언론에서는 우리 팀을 위해 다른 팀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가 위대하고 강할수록 그 상대를 이긴 우리 팀이야말로 위대하고 강한 팀이기 때문이

다.

상대를 더 높게 평가해줄수록 내가 좋아하는 팀이 더 강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팀을 위해 자살해버리는 바보 같은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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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 it out
05/10/18 18:39
수정 아이콘
공감 100%
05/10/18 18:40
수정 아이콘
공감 200%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높히기 위해 다른 선수를 깎아내리면 그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더 초라해보인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그러려니
05/10/18 18:43
수정 아이콘
체한 속이 뻥 뚫리는듯 합니다.
발가락은 원빈
05/10/18 18:44
수정 아이콘
공감 300%
아케미
05/10/18 18:45
수정 아이콘
역시 멋있으십니다.
된장국사랑
05/10/18 18:46
수정 아이콘
^^bb
kiss the tears
05/10/18 18:48
수정 아이콘
한번에 정리를 해 버리시는 총알이 모자라 님의 능력....

굳뜨~~!!
문영호
05/10/18 18:49
수정 아이콘
굿~~^^bbb
공중산책
05/10/18 18:49
수정 아이콘
굿~~
05/10/18 18:51
수정 아이콘
물론 글을 좋은 의도에서 쓰신 걸 알고 결론에도 동의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신문이고, 스타크래프트는 팬 하나하나의 글이라서
단순 비교를 하기는 좀 그런 것 같습니다.
혹시 메이저리그 팬포럼 웹사이트도 신문과 같다면 우린 정말 배워야하겠고요.
하지만 팬 입장에서 다른 선수를 전혀 비난하지 않거나 하는 스포츠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축구 기사에 달리는 리플만 봐도 서로 싸우느라 안달인 걸로 봐서는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문제라기 보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kiss the tears
05/10/18 18:52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이윤열선수 1경기 출격이군요...

오늘은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05/10/18 19:07
수정 아이콘
오늘 1경기 출격입니까? 간만에 이윤열 선수 경기 한 번 봐줘야겠군요.

애정은 집착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이윤열 선수 편애하기 시작한 이후로 그 선수 경기를 생방으로 본 적이 없는데 요즘 같은 때는 다소 마음 졸이더라도 한 경기 정도 참고 봐주는 것이 팬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kiss the tears
05/10/18 19:10
수정 아이콘
게임 시작 되었네요...

저는 이제 저녁을 먹을려고 밥 합니다...

오랜만에 하는 밥이라 긴장이 살짝 되는 걸요^^;;

반찬 솜씨는 영 안 좋은지라 3분카레로...

그나저나 오늘은 이윤열 선수 좋은 경기 보여 줬음 좋겠네요

요 근래 몇 경기는 너무 힘없이 무너져 버려

보는 저도 너무 안타까웠다니까요...

아울러 GO를 이겨 준다면...(GO팬분들한테 혼날려나...)
공중산책
05/10/18 19:32
수정 아이콘
완벽하게 이겼습니다..-_-v
My name is J
05/10/18 20:54
수정 아이콘
일하다가 눈치보며 들어왔다가...이글을 보고.
음...뭐지? 또 무슨일이? 했습니다. 으하하하-

그러니까 가미가제-는 재미없다. 로군요.
llVioletll
05/10/18 20:54
수정 아이콘
이런.. 박빙이라고생각했던 제생각을 완전히 날려버렸군요..

3경기 모두 원사이드..
자리양보
05/10/18 22:46
수정 아이콘
혹시 총알님은 게시판에서 논쟁이 될만한 소재에 관한 글을 이리저리 수십가지를 써두었다가, 뭔가 사건이 터지면 "옳다커니!"하고 꺼내놓으시는 거 아닙니까 ㅡ ㅡ;;

다시 말해서, 공감 100% 라는 뜻입니다(응??)
05/10/19 01:24
수정 아이콘
하지만 이 글을 읽고서도 모르는 사람은 모르죠.
그게 안타까울 뿐이네요.

글 잘 봤습니다~
하늘계획
05/10/19 10:10
수정 아이콘
가슴에 와닿는 글이네요.
강민 선수 팬인 저는 마이큐브 결승전 이후 박용욱 선수를 폄하, 비난하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어찌 그럽니까? 용욱선수가 잘하고 민선수가 못해서 그렇게 된걸요. 지금은 박용욱 선수의 탄탄한 기본기와 알수 없는 그 포스(바이오리듬인가요?)는 정말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큰 경기에서 민 선수가 한번 용욱 선수를 이겼으면 정말 좋겠군요. 예전 챌린지리그부터 시작된 천적관계가 이어졌던 저번 SKY 전기리그 결승은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S&F]-Lions71
05/10/19 23:50
수정 아이콘
게시판에서 일어나는 논란은 주기적으로 반복됩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계시는 분들은 다 몇번은 겪었던 일이라
본질을 궤뚫어 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오신 분들은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지만
이래저래 경험자의 얘기는 배울 것이 많지요.
피그베어
05/10/20 17:32
수정 아이콘
아...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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