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시비적이고 상스러운 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너그러히 용서해주시기 바랍나다. 문제시 삭제하겠으며 맞춤법 태클은 언제든지 감사히 받겠습니다.
원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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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aper.cyworld.nate.com/paper/paper_item.asppaper_id=1000033288&post_seq=847970>입니다. 욕설이 포함되어 필터링한 단어가 있어 원문을 표기합니다. 원문의 작성자 역시 저입니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1년은 넘었다. 내가 지금부터 추억하고자 하는 일은 2004년 08월 09일 오후 7시. 오래됐다면 오래된 시간이고 짧다고 하면 또 짧은 개똥같은 인생살이 한 부분이 아니랄까봐 애매한 추억이다. 졸업한 이후 두번째로 제대로 된 구색을 갖추고 인원을 모았던 지라 이 놈의 손들 꽤 많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술 한잔 못하는 샌님부터 벌써부터 도가 튼 본좌에 이르기까지. 구성원은 참 다양하다. 원래 그렇다. 재밌는 집단이라는 것은. 각기 다른 개성이 충돌없이 무난하게 어우러지는 것. 그리고 벗이라는 인간 관계가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그 날을 참 즐겁게 만들었던 것 같다.
원래 벗들을 만나 소주 한 잔 기울이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하랴. 그저 기분이 우울하면 보는 것이고 여자에 치이고 교수에 치이고 부모에게 치이고 개똥같은 돈다발에 치이고, 여기 저기 상처만 받는 20살의 나이에 소주 한 잔 받아줄-같이 마실 필요도 없다-손 하나 있으면 그 보다 힘이 되는 것은 없다. 18 18 하는 거친 내 주둥이를 소주로 막아주는 내 눈 앞의 벗. 그 날도 그랬다.
같이 대학에 가는 길을 마다하고 욕심을 이기지 못해 다시 한 번 도전의 길을 걷는 친구 두 놈. 수능까지 남은 날짜 100일. 종이 몇 장으로 인생 반을 결판내야하는 개같은 현실에 어깨 축 처진 두 놈. 그래서 모인 동창들. 하나 둘 모이는 시간. 지루하지 않다. 그저 기대만이 가득하다. 그리고 아직도 멍한 얼굴로 변한 친구들을 바라보는 그 두 놈이 안스러웠다. 연거푸 들어가는 소주에 모두의 얼굴이 벌개지고, 몇몇은 화장실로 달려가 더러운 대변기를 붙잡고 손가락에 똥딱지가 뭍는지 구토물이 묻는지도 모르는채 쏟아내고 그래도 정신이 남아있던 나는 미친듯이 '개새꺄 너는 내 친구야 개새꺄 ' 얼핏 들으면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심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래도 그 어지러웠던 밤이 기억나는 것은 절대 잊으면 안된다는 알 수 없는 의지 때문이다. 그 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고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모르겠다. 다만 그 때 내 입에서 나왔던 ** ** 하던 소리는 맞지도 않는 대학에 진학해서 외로움과 답답함에 혼자 헤메던 나 자신에 대한 유일한 안식처가 그들 뿐임을 그제서야 깨달았기에...21살짜리가 '한'이라고 하면 우스울 지 모르겠다만, 감히 말해본다. 그 '한'때문이었다고. 머리털 끝에서 똥구멍 털을 거쳐 엄지 발가락에 3가닥 난 털 끝까지 맺현던 답답함을 동반한 외로움이 내 눈앞에 벌개진 얼굴로 헤벌레 웃고 있는 친구를 보니 미친듯이 녹아내려가기에 그 시원함을 이루어 말로 표현 할 수 없어 튀어나왔던 말이 **이라고. 그러니, 나를 저속한 놈이라 욕하지 말아달라고. 여러가지로 복잡한 말이다. **...이라는 말은.
친구란 참 웃긴 존재다. 빌린 5백원을 갚네 마네 하는 일로 이빨 5개가 작살날 만큼 주먹 다짐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불치병에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친구 놈이 회 한 점 먹고 싶다는 말에 바로 공사판에 달려가 몸뚱이 굴려 번 돈, 추운 겨울날 바다라고 무슨 회가 있겠냐는 친구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까운 동네 차도에 세워진 작은 활어차를 마다하고 뛰어서 30분이 넘는 비싸빠진 경포대 횟센터에서 그래도 좋은 거 먹이겠다고 우럭 하나 없는 시간 흘러가는 것 아까운 것도 마다한채 뼈까지 잘 발라내고 초장까지 챙겨서 다시 달려와 땀이 범벅이 된 채로 '자 회다. 먹자. 소주도 사올까?'라고 묻는게 친구다. 나에겐 전자와 후자의 친구 모두다 있지만 때로는 그 양쪽의 친구 모두가 나를 괴롭힐 때가 있지만. 그들이 나에게 남기고 가는 업보가 나는 즐겁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삶의 목표 이외에 한 가지 더 이뤄야 할 목표가 끊임없이 생기기에. 심장이 뛰고 근육이 긴장하며 뇌가 사고하면서 만들어지는 내 행동의 이유가 절대 없어지지 않는 무한의 에너지가 되기에. 그저 우스울 뿐이다. 이렇지도 저렇지도 않은 딱히 뭐라 정의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인간 관계가 나에게도 있구나 하는 사실에. 그리고 그 우스움이 사라질 때 즘 조용히 깔리는 목숨을 내놔도 아깝지 않을 감사한 눈물이 흐른다.
나에게 친구는 모든 감정이자 1초 1초 흘러가는 시간이며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를 움직이게 하는 이유다.
고로 이것은 감히 나의 삶이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