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0/07 09:38:48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가장 과학적인 만화 도날드 덕?!
1901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칼 바크스는 1930년대 초 만화가가 되어 1935년 디즈니 영화사

에 들어갔고 1942년부터 도널드 덕 만화를 쓰기 시작했다. 1967년 만화계에서 은퇴할 때까

지 총 500여권의 도널드 덕 관련 만화를 출간했는데 작가의 이름은 익명으로 되어있었다.

익명의 작가였지만 디즈니가 작가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려 할 때마다 수많은 독자들의

항의 편지를 받아야 했다. '훌륭한' 오리 인간을 돌려 달라는...



칼 바크스는 독자들을 무시하지 않는 작가였다. 1985년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

다. "나는 만화책을 '사'보는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코찔찔이 아기나 다름없다는 편집

자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 만화의 독자들이 평균 열두 살에, 세상을 어

느 정도 알고, 이미 기계, 역사, 과학, 자연, 여행 등에 관한 지식을 꽤 많이 지니고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글과 그림이 설득력 있고 믿을 수 있다면 어떤 연령의 독자든 간에 더 유쾌하게 즐길 것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도널드 덕은 명랑한 분위기에 밝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 장면 장면은 특히 신중

한 고려를 통해 그려졌다.  1960년 1월 '북극 얼음밑' 편에는 도널드와 조카들이 잠수함을

타고 북극의 얼음 밑을 여행한다. 바크스는 잠수함을 묘사하는데 있어 실제로 북극의 얼

음 밑을 통과한 노틸러스호의 사진을 토대로 겉모습은 물론 내부가지 꼼꼼히 그렸다. 1963

년에 나온 잠수정을 이용해 수심 10키로미터까지 내려가는 만화에서는 1960년 수심 11키

로미터까지 잠수한 심해 잠수정 트리에스터를 모델로 그렸는데 그 만화에서는 잠수정을

부상시킬 부력을 얻기 위해 잠수정 위에 휘발유 탱크까지 그려 놓았고 그들의 위치는 수

중 음파탐지기로 계속 추적되고 산소가 희박해지자 이산화탄소 중독 때문에 환상이 떠오

른다는 대사까지 있었다. 1959년 출간된 유령선편에서는 남극의 빙산에 갖혀버린 유령선

의 정체를 밝히면서 극광(極光)과 인광(燐光) 때문에 수백킬로미터에 걸쳐 바다와 구름사

이의 공간에 배의 모습이 비치는 것이라는 원리를 훌륭하게 증명해낸다.

그러나 이런 내용들을 압도하는 가장 유명한 과학적 사고는 1945년의 해저에 가라앉은 배

의 인양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산이 부족했던 그들은 배안에 탁구공을 채우기로 하는데 탁

구공이 채워지면 배안에 물은 빠져나가고 부력이 생겨 배가 떠오른다는 아이디어였다. 하

지만 당시에는 황당한 이야기로만 여겨졌다.

그러다가 1964년 덴마크의 과학자인 카를 크로거는 쿠웨이트 항구 근처에서 침몰한 화물

선의 인양에 탁구공을 폴리스티렌 거품으로 대체해서 인양에 성공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카를 크로거는 그 만화책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이다. 나중에 특허신청을 했지만 15

년전에 만화책에 나온 아이디어라는 이유로 특허신청은 반려되었다.




칼 바스크는 독자에 대한 존중과 충실한 묘사 그리고 과학적인 사실에 대한 충실한 이해

를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고 그의 이야기들이 수 십년간 사랑 받을 수 있

는 원동력이 되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그저 순간적인 즐거움을 주기보단 보단 심도있

는 통찰력과 즐거움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작가였음에 틀림없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그의

만화중 이런 과학적 사고가 바탕에 깔린 이야기들은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았다. 너무 어

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독자들을 무시한 것 아닐까?




우리는 만화나 영화 소설 등에서 황당한 이야기를 보아도 무감각하다. 만화니까, 영화니

까, 소설이니까 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고바야시 모토후미나 칼 바스크와 같이 사

실적인 것에 충실한 것도 충분히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크고 탄탄한 스토리를 가질 수

있으며 더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에게도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추천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작가들이 나올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10/07 10:06
수정 아이콘
야... 정말 도널드 덕, '사랑받아 마땅한 만화'네요
kiss the tears
05/10/07 10:50
수정 아이콘
어떻게 저런 것까지 알고 계실까...부럽습니다...
김영대
05/10/07 11:59
수정 아이콘
만화잖아~ 그냥 넘어가~ 이런거 정말 싫어요.
분명 그 만화의 세계관 안에서는 불가능한 일인데, 그걸 만화기 때문에 그냥 넘긴다는게 말이죠.
제가 맨날 얘기하는게, 드래곤볼은 프리더 나올 때부터 지구에서 싸우는것 자체가 아예 성립이 안 된다는 건데요;
그 때부턴 서로 싸우는 어떤 충격파(?) 같은 것 때문에라도 지구는 그냥 부서질 겁니다. -_-;
이유있음
05/10/07 12:33
수정 아이콘
일요일 아침 마니 봤었는데...
황금오리편은 아직도 기억하고요^^
유신영
05/10/07 12:38
수정 아이콘
김영대님//
그러고보니 대책 없이 스케일 커지는 것은 바스타드도 마찬가지죠. 근데 생각보다 말되게 해설하려고 노력하던데요. 절대영도나 에테르 같은 것으로 말이죠. 에거~
그러고보니 궁금한 것이 있는데..
텔레포트는 과연 가능할까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유물론보다는 이원론을 믿는데.. 그러면 물질인 육체만 텔레포트되지 정신까지 텔레포트 같이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김영대
05/10/07 12:49
수정 아이콘
유신영님//
윽 무언가 대꾸를 해드리고 싶지만, 만화책은 많이 안 봐왔던지라, 바스타드가 뭔지는 잘 모르겠내요. ㅠㅠ
맞아요.
정말 작가가 대책없이 스케일 커지게 하는거....
제 생각에 원피스 작가분께서는 그리시면서 스토리를 짜시는게 아니신지;;;;;
호수청년
05/10/07 12:54
수정 아이콘
텔레포트라... 뇌를 보내면 정신까지 전송되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내는가가 문제겠네요. 어떠한 형태로 짜를지도 중요하겠구요.
05/10/07 13:12
수정 아이콘
독자를 배려한다는 작가의 정신이 정말 멋져요!
강가딘
05/10/07 13:18
수정 아이콘
스머프도 공산주의를 다룬 내용이라고 하던데...
정테란
05/10/07 14:46
수정 아이콘
불후의 명작 톰과 제리가 가장 비과학적이지 않나요?
VoiceOfAid
05/10/07 14:51
수정 아이콘
유신영//육체가 하드웨어라면 정신은 소프트 웨어. 하드웨어를 전송하면 거기에 설치된 소프트 웨어도 같이 텔레포트될것 같군요. 어차피 정신이란것도 육체에 구속되는 것이니까요.
총알이 모자라.
05/10/07 15:37
수정 아이콘
문득 정신없는 놈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05/10/07 15:44
수정 아이콘
그런데 이 도날드덕이 돈에서 헤엄치는 그 도날드덕 만화 맞나요?
기억나는 건 그 장면 밖에 없는데...;
총알이 모자라.
05/10/07 15:55
수정 아이콘
돈에서 헤엄치는 건 도날드 덕의 아저씨인 스쿠르지영감입니다. 나중에 따로 나온 만화입니다.
05/10/07 16:15
수정 아이콘
제가 일본만화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바로 '전문성'.
그들은 만화를 그릴 때 그 분야에 대해서 철저하게 공부해서 만화에 접목시키더군요.
미스터 초밥왕만 봐도 알 수 있죠. 참 대단합니다. 신라 호텔 일식쪽 주방에선 요리사들 필독서라고 ㅡ.ㅡ;;
게임도 그렇죠. 역전재판이라고 아시나요? 누가 '열혈법정배틀' 같은 희귀한 장르에 도전하겠습니까;
제가 어릴때 둠이 인기를 끌자 하데스 등등 별의별 아류작들이 다 나오고 스타가 인기를 끌때도 국산 게임중에 비슷한 게임 정말 많았죠.
지금 MMORPG 쪽도 그렇고 너무 같은 작품들만 만들어 내는 것 같아서 좀 그렇습니다.
뭐 일본은 그만큼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뒷받침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TheInferno [FAS]
05/10/07 16:35
수정 아이콘
한국겜이 비슷한게 많았던 이유는 색다른 게임이 나오면 안팔렸기 때문입니다 -_-;;
한국시장은 비주류장르 게임을 받아들일 정도로 크지 않았죠

요즘이야 유료계정 만개만 확보하면 과거의 웬만한 히트작이 벌어들이던 액수를 벌 수 있으니 댄스배틀이나 길거리농구 해전 기타등등의 비주류장르가 많이 나오지만 아직도 업계1위는 MMORPG죠
Sulla-Felix
05/10/07 18:41
수정 아이콘
일본 만화가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건 분업체계 때문입니다.
취재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그림도 나누어서 그리죠.
그러고도 이익을 내는 수익구조는 물론이구요.
이걸 한국만화는 혼자 다 해야 합니다. 기껏해야 어시 몇명
그것도 돈도 못주죠. 자본만 있으면, 시장성만 있으면 한국 만화도
그렇게 그릴 수 있습니다. '식객'을 보시면 잘 아실 겁니다.
VoiceOfAid
05/10/07 18:59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 우리나라 만화시장은 죽었죠. 김성모작가 같이 다작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유통구조에선....-_-
하얀잼
05/10/07 21:09
수정 아이콘
cloz//그건 스크루지와 세조카아닌가요?(제목 불확실..ㅡㅡ;;) 도날드덕은 아닐겁니다. 확실하게는 모르겠네요 ㅠㅠ
청바지
05/10/08 04:42
수정 아이콘
정말 도날드덕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네요. 정말 작가분의 생각이 멋진 것 같군요.

유신영님// 사람들이 이원론을 선호하는 것 같긴 합니다만, 이원론은 결정적인 모순 때문에 최근에는 사장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현대 철학은 유물론 아니면 유신론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118 온게임넷, 제발 밸런스 생각 좀 하고 맵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335] 그때부터10040 05/10/07 10040 0
17117 그는 두목이였습니다...[스포일러] [7] Fast&Past3695 05/10/07 3695 0
17116 오늘 임요환선수와 박정석선수경기를 보고..(스포일러有) [43] ZiZiT5039 05/10/07 5039 0
17115 저는.. 청국장이 좋단 말이예요.....! [23] 유수e4245 05/10/07 4245 0
17114 외면에 대하여... [2] The Siria4020 05/10/07 4020 0
17112 [펌] 하늘이 참 원망스럽습니다.. 제 짧은 합격수기입니다... [12] 하늘바다4179 05/10/07 4179 0
17110 최군사건과 관련,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바른 방향 [29] 내스탈대로4757 05/10/07 4757 0
17109 말라카이트 그린, 포르말린, 우지(엄청나게 길어요) [5] 총알이 모자라.4605 05/10/07 4605 0
17107 가장 과학적인 만화 도날드 덕?! [20] 총알이 모자라.5058 05/10/07 5058 0
17106 이번 부산개성중학교 동급생폭행,살인사건에 대하여 [121] 히라이8716 05/10/07 8716 0
17105 오늘 박정길 선수가 사용한 전술.. 괜찮네요 [20] F만피하자4945 05/10/07 4945 0
17102 졸업작품관련 - 차량환기시스템 .. .작명 좀 부탁드립니다. [16] SuoooO4756 05/10/06 4756 0
17101 [CYON배 7차 MSL] 당신의 아이디어 MSL로 현실이 되다. [40] 청보랏빛 영혼7096 05/10/06 7096 0
17100 저는 KTF팀에게서 '센스'를 배웠습니다. [6] jinojino4494 05/10/06 4494 0
17099 pgr21분들께서 자주하시는 여러가지 우리말 실수들... [43] KuTaR조군4230 05/10/06 4230 0
17098 나에게도 과연 재능이 있을까? (수정) [37] 식수센스4434 05/10/06 4434 0
17097 한게임배 이제 그 저주는 풀리나?? [19] 몽상가저그5640 05/10/06 5640 0
17096 저축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세요? [21] 비엔나커피4128 05/10/06 4128 0
17095 msl 스폰서가 결정되었네요! [48] 삭제됨7225 05/10/06 7225 0
17094 이미지? [5] 그것은...3970 05/10/06 3970 0
17093 강민 화이팅.. [30] zenith4227 05/10/06 4227 0
17092 [커리어기준] 역대 최고의 테란 이윤열, 임요환... 그뒤를 쫓는 최연성, 서지훈, 이병민... [65] CornerBack5839 05/10/06 5839 0
17089 다운족들이 범죄자인가? [107] 발렌타인5074 05/10/06 507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