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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9/28 23:05:06 |
Name |
호수청년 |
Subject |
빵과 체력 - 먹어도 피가 안차.. |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때 오락실에선 2D 횡스크롤 게임의 인기가 많았다. 파이널파이터에서부터
천지를 먹다, 에어리언대 프레데터, 퍼니셔, 캐달락 등등 원코인으로 엔딩을 보기위해 무진장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엔딩 이라는 약간은 고상한 표현을 쓰지만 그때는 끝판대장 이라는 아주아주 직설적인 단어를 썼었다.
난 위 게임들 중 천지를 먹다2 를 제일 잘했다. 원코인으로 여포(끝판 바로 앞 대장)까지 갔었고 원코인 더 넣으면
꿈에서도 공략했던 조조(이놈이 바로 끝판대장이다)를 낭떠러지 밑으로 보낼 수 있었다.
원코인이라는 말도 고상하게 보일려고 적는거지 그때는 백원이었다, 백원. 백원만 있으면 끝판깰수 있는데..
라고 읊조리며 쓸쓸히 도시락가방을 손에 든채 저녁 노을에 내 몸을 섞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근데 그런 게임을 보면 주인공 체력(피, HP)을 회복하는 아이템이 꼭! 나온다. 빵이나 만두, 통구이 한마리등
종류도 많으면서 체력을 회복하는 양도 차이가 많다. 보통 졸개 여러명을 무찌르고 나면 빵이나 샌드위치,
2판 중간보스를 무찌르면 체력 2/3을 채워주는 통닭이 나왔다. 3~4판쯤 진행하면 아이템이 담겨있는
드럼통들이 거리위에 혹은 배위에 놓여있다. 집에오는 길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빵을 먹으면 피가 찰까?
궁금증의 시작은 과도한 업무와 수면부족으로 인해 초래된 극심한 피로였다.
오늘의 실험 : 나도 빵을 먹으면 피로가 풀릴까?
가까운 슈퍼로 갔다. 땅콩잼이 든 샌드위치하나와 우유를 샀다. 유통기한 확인한 후 빵을 먹고 우유도 마셨다.
음.... 배는 불렀다. 하지만 여전히 피곤했다. 빵을 먹었는데 왜 체력이 회복되지 않는걸까?
한번더 실험하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피자를 시켜 먹었다. 피자집 주인이 나의 실험을 염두해 두었는지
기대하지 않은 콜라까지 따라왔다. 흠흠.. 여전히 배는 불렀지만... 오히려 잠이오는 역효과가 일어났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몹시 당황스러웠지만 어떡게든 결론은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오늘의 결론 : 게임속 캐릭터들은 맞아서 체력이 깎이는게 아니라 배가 고파서 체력이 깎인다.
배가 고프면 싸움을 잘하는 예는 드래곤볼의 손오공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기에 그리 놀라운 결론도 아닌것 같다.
어쨌든 밥은 제때제때 먹고 다녀야한다? -_-;;
게임속 빵같은것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에 힘들어하는 사람, 시험에 떨어진 사람, 일하다 지친사람, 공부하다 힘든사람, 돈 번다고 고생하는 사람,
내일을 위해 땀빵울을 흘리며 열심히 뛰시는 모든 분들에게 체력(피, HP)이 쑥쑥 올라가는 빵 한조각씩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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