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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9/17 13:42:09 |
Name |
kama |
Subject |
욱일승천 |
욱일승천(旭日昇天) : 아침해가 하늘에 떠오르다. 어떤 사람이나 세력이 하루 아침에 급격히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나타내는 한자성어.
한동욱, 어느날 온라인 예선을 통해서 챌린지 리그에 당당히 모습을 들어낸 신예. 그 전에도 연습생이나 아마추어 고수로 이름을 알고 있는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말그대로 땅속에서 솟아오른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챌린지 리그에서 안기효 선수를 2:1로 잡고 듀얼에 가더니만 박태민, 조용호라는 걸출한 두 저그까지 잡아내고 당당히 질레트 스타리그로 입성하게 됩니다. 말그대로 로얄로드의 왕도 중 왕도,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스토리를 몸소 걸어나가는 선수였고, 그런 그에게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어찌보면 갓 나온 신인 선수에게는 과중하다 싶을 정도의 칭호까지 등에 실렸습니다.
전상욱, 어쩌면 스타가 아닌 킹덤 언더 파이어란 게임으로 더욱 더 잘 알려졌던 선수. 어린 나이에 두 번이나 우승을 일궈내던 이 선수는 같은 출신 선수들이 다른 게임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어느새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로 변해있었습니다. 다른 분야에서 업적을 일궈낸 선수답게 그는 특히 대 플토전에 최강자 소리를 들으면 성장, 피망 프로리그에서 어나더 데이 전문 선수로 각광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차례대로, 순서대로 성장하는 것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조금씩 발전을 하면서 어느새 GO의 중축멤버가 되어버렸고 개인으로서도 에버2004와 당골왕 MSL에 이름을 들어내게 됩니다.
하지만 운명의 질레트. 이 곳에는 일명 로얄로드를 걸은 두 명의 선수가 있었습니다. 한동욱 선수와 임요환이라는 거목을 쓰러트리고 나타난 박성준 선수.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둘은 16강 같은 조에 속하게 되죠. 그리고 16강 마지막 경기 in 레퀴엠. 박성준 선수는 2승을 거둔 상태였고 한동욱 선수는 1승 1패인 상황. 한동욱 선수에게는 지더라도 재경기의 가능성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겨서 최소 승자 재경기로 이끌어야 하는 시합이었습니다. 맵도 당시 테란에게 유리하다고 여겨졌던 레퀴엠. 하지만 그 경기는 한동욱 선수와의 바램과는 반대의 경기가 되어버립니다. 4드론, 온게임넷 최단시간 경기, 그리고 패배. 그리고 이 시합은 똑같이 주목을 받고 왕도를 걷던 두 신인에게 갈림길을 선사하게 됩니다.
최초의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전상욱 선수. 같은 신진 테란이자 절친한 친구인 이병민 선수를 잡아냈지만 홍진호, 박정석이라는 두 걸출한 대형선수에게 패배를 거두면서 첫 스타리그는 접어야 했습니다. MSL쪽에서 강민이라는 대어를 잡으며 스타리그의 울분을 털어내는가 싶었지만 같은 팀 선배인 박태민 선수에게 2패, 그리고 패자조에서 박성준 선수에게 내리 2패를 당하면서 탈락하게 되고 그 후로 메이저 진출권에서도 임요환 선수에게 패배를 당하며 MSL에서의 자신의 기록에 제동이 걸려버립니다. 와신상담의 기세로 올라갔던 아이옵스, 에버2005스타리그에서도 자신의 스타리그 첫승의 상대였던 이병민 선수에게 8강에서 거듭 덜미가 잡히며 스타리그와 작별을 했어야 했습니다.
최강의 저그유저, 투신으로 불리게 된 박성준 선수. 하지만 한동욱 선수는 '포스트 임요환'이라는 별칭도 묻혀버린 체 계속 하위리그를 반복하게 됩니다. 프로리그에서 활약을 보여주고 KOR의 3차시즌 우승에도 한몫했지만 개인리그에서 그는 그저 가능성 있는 테란유저였고 팀에서도 차재욱, 전태규 선수의 뒷전에 서있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신이 이대로 잊혀질 선수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박용욱, 이재황 선수를 내리 잡더니 변형태, 최수범이라는 신구 테란을 이기고 당당히 1위 결정전에 섰습니다. 지금의 기세는 '포스트 임요환'이라 불리던 그 때에 결코 뒤쳐지지 않습니다.
슬럼프는, 침체는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는 최강 테란 라인에 당당히 이름을 집어넣은 선수입니다. 박성준1(ㅡㅡ;) 선수라는 예상외의 벽에 막혀 한 시즌은 걸렀지만 그에게는 금새 일어날 저력이 있었습니다. 이학주, 박대만 선수를 잡더니 MSL에서 자신을 꺽었던 팀 선배 박태민 선수와 자신의 가장 큰 벽이었던 테테전마저 이기고 1위결정전에 올라섰습니다.
욱일승천(욱一昇天) : 욱 중 한 명이 하늘에 올라간다.
물론 그 장소는 천국이 아니라 지상과 마찬가지인 또 하나의 전장이지만 우승이라는 최고의 목표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발을 디뎌야 하는 전사들의 제전인 곳입니다. 한동욱 선수에게는 오랜 귀향길이고, 전상욱 선수에게는 잠시 떠났던 것이라는 차이점은 존재하지만 두 선수 모두 자신이 제일 먼저 그 하늘로 솟아오르고 싶다는 심정은 간절할 것입니다. 그리고 둘 모두 이 1위 결정전과 4번 시드를 넘어서 임요환-이윤열-서지훈-최연성으로 이어지는 테란 우승자 진열을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차기 스타리그 최초 진출자가 결정나게 됩니다. 둘 모두, 최선을 다하여 멋진 시합을 보여주고 승자던 패자던 간에 뭔가 가슴에 남을 일전을 벌이길 바랍니다.
P.s) 스타리그에서 박용욱 전상욱 차재욱 한동욱 선수가 한 조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싶다는.......(종족배분 때문에 안되잖아)
P.s-2) 제목보고 일제의 욱일승천기 생각하셨다면 낭패. 염보성 선수 이야긴줄 아셨다면 더더욱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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