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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9/15 18:31:54 |
Name |
청보랏빛 영혼 |
Subject |
[영화] 너는 내 운명 - 스포일러 주의 - |
어제 우연히 CGV 무료 시사회에 가서 '너는 내 운명' 을 보고 왔습니다.
전 원래 억지로 울리려고 하는 멜로물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안보려고 했는데 친구가 예고편을 보니 괜찮을 것 같았다며 조르더라구요.
까만 바탕화면. '실화를 바탕으로 극화한 영화입니다.' 라는 문구에
약간 웅성이는 사람들사이로 영화는 잔잔히 시작됬습니다.
처음 시작하고 나서 한 30~50분간은
'정말 저렇게 첫눈에 반할 수 있단 말이야?'
'첫눈에 반한 여자한테 저렇게 잘해주는 사람이 진짜 있었단 말이야?' 라든지
'에이즈 전염경로가 어떻게 되더라...' '성관계를 가졌을때 확률이 몇프로였지?'
(전공이 전공인지라... -_-;;;) 이런 생각만 들지
사랑에 푹 빠져서 허우적대는 순수청년 황정민이나
사랑같은건 언제든 변하는거야라고 외치는 타락천사 전도연...
그 누구에게도 공감할 수 없더라구요.
중간중간에 너무 헌신적이고 순진해서 이것저것 사고를 치는 황정민의 행동에
'풋~ 귀엽다.' 라는 인상은 있었지만요.
(한마디씩 던지는 유머나 행동들이 정말 웃겼습니다. ^^)
그렇게 영화가 흘러가고 흘러가다 갑작스레 눈물샘이 터지기 시작하는건
엉뚱하게도 황정민의 어머니가 감옥에 들어간 전도연을 만나는 순간 부터였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채로 윤락 행위를 했다는 명목으로 2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된 전도연은 황정민의 끈질긴 면회요청에 번번히 거절하지만
차마 한때 어머님이였던 분의 면회요청에는 거절하지 못합니다.
전도연과 튜명한 유리창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게 된 시어머니...
독살스러운 목소리로 '너같이 천박한것이 내 아들 다 망쳤다!' 라는 식의
대사를 기대하던 관객들의 머리속으로
덜덜떨리는 목소리로 내뱉는 한마디가 들어옵니다.
'아프냐?'...............
아무렇지도 않았던 메마른 눈가에 눈물이 울컥 쏟아집니다.
뒤쪽에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다시는 내 동생 만나지 말아라!' 고 외치는 큰아들앞에
시어머니는 '몸 잘 챙겨라.' 는 말을 남기고 돌아섭니다.
35살의 노총각 아들의 마음속에 들어와 자신의 두번째 며느리가 되어준 여자.
자신에게 이제 집안일 걱정말고 푹 수고 오시라며 마을 단체 관광에갈 차비를 마련해준 둘째며느리.
비록 다방에서 티켓을 끈는 여자였고, 다시 윤락가 생활에 에이즈까지 걸린 몹쓸여자이지만
그래도 그도 가족인지라...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인지라..... 그리고 한때 자신도 복덩어리라고 여겼던 며늘아가였던지라...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원망하면서도 쉽사리 버리지 못하고...
에이즈라는 병이 뭔지는 몰라도 혹시 몸이 쑤시고 아플까봐..... 자꾸 걱정이 됩니다.
정확히 그때부터입니다.
영화의 모든 내용이 풀어지며 공감가기 시작하는 것은...
그 뒤로 이어지는 여전히 전도연만 사랑하는 한남자 황정민의 무식하게 아름다운 사랑법.
사랑하지만 사랑했기에 그가 망가질까봐 고개를 돌리는 전도연의 차갑도록 시린 눈물...
어짜피 죽을거 은하(전도연)랑 살다 죽겠다고 외치는 아들을 보며 눈물 흘리는 어머니.
이 영화속 세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
당신은 너무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한편 더 알게 됩니다.
시간이 있다면... 그리고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들 중 무엇을 볼까 고민중이라면
한번쯤 꼭 볼만한 영화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너는 내 운명...' '그대는 나의 햇살입니다......'
ps1/ 취향에 따라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후반기 개봉 예정작 중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라서 적어봤습니다.
다른 곳에가서 영화평이나 줄거리정도 읽어보시고 괜찮다 싶으시면 주저말고 선택하십시요.
ps2/ 정작 제 운명은 어디에? -_-aa
'도대체 이 선수 운명은 어딨는겁니까!' - 전용준 캐스터
'아~ 그러게 말입니다. 진짜 숨는거 하나는 예술이예요. 21년이 넘도록 안 나타나죠!!!
이럴때는 뭐, 맵핵이라도 켜야하는거 아닙니까? 허허허허...' -엄재경해설
'맵핵키고도 못찾으면...이선수... 말다했죠.' - 김도형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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