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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게이머 소양 교육에서 김성룡 9단이 강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저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바둑과 스타크. 둘 다 두뇌 스포츠로 불리지만, 너무도 성향이 다른 두 가지의 만남이라 생각되었거든요. 하지만, 역시 입담 좋은 해설가 김성룡 9단답게 잘 진행하고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기사였습니다.
잠깐 바둑계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김성룡 9단이 누구인가를 잠깐 소개하자면, 바둑계의 유명한 해설가이자 현역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기사입니다. 굳이 비유를 해보자면 엄재경 해설위원이 스타리그를 뛴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스스로는 보급 기사를 자처하지만, 작년에 전자랜드배 우승으로 '랜드 킴'이라 불리고, 세계 대회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대단한 기사입니다. 능수느란한 입담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해설 스타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명해설가죠.
그런 김성룡 9단이 바둑과 스타크, 두 두뇌 스포츠의 첫 만남을 잘 주선한 것 같아서 양쪽 다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저로써는 무척 반갑게 생각됩니다. 물론 강연 내용이 바둑과는 관련이 없었지만, '두뇌 스포츠의 프로'로써 좋은 면모를 보여주고 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칼럼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부분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인이 강연을 했다는 것에 대해 물으니, 김성룡 9단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더 높인다.
“아주 중요해요. 사실 바둑 기사들도 이런 거 해야 해. 아니, 프로가 됐다는 건 사회인이 됐다는 건데, 사회인으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배워야 할 거 아니겠어요? 그게 너무 부족해요. 어릴 때부터 바둑 두고 게임 한 사람들한테 바둑 이야기 게임 이야기를 일부러 시간정해서 할 필요 있나? 맨날 하는 거고 생각하는 건데. 그것 보다 사회의 여러 분야 전문인들한테 사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죠. 바둑 기사들, 처음에 입단하면 지금 소양교육 같은 걸 한다는데, 책상에 앉아서 바둑 두고 바둑 역사 배우는 거? 중요하죠. 하지만, 바둑 TV가서 노가다도 해보고, 대국 보고 홍보 기사도 직접 써 보고, 바둑 교실이나 도장 가서 애들도 가르쳐 보고, 이런 것도 해봐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토익이나 중국어, 일본어 여튼간 외국어 하나 자기가 골라서 점수도 따 오라고 해보고. 그렇게 안 하면 이 사람들이 언제 외국어 공부 해보겠어요? 막 입단했으면 어릴 땐데 또 얼마나 잘 들 하겠냐고. 정말 사회를 살아보고 겪을 수 있는 소양교육이 필요한 거야.”
다양한 경험. 이제 20대 초입에 들어선 제가 할말은 아니지만, 아직도 그들 대부분은 사회인으로써는 초년생 입니다. 그만큼 많은 것을 경험해볼 기회를 포기하고, 험난한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었습니다. 매일 그들은 게임만을 바라보고 살아갑니다. 그만한 대가를 얻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모두가 믿고 있지만, 역시 아까운 것은 아까운 것이겠죠. 그래도 이런 프로게이머 소양 교육이라도 있어서 그러한 경험의 희생을 어느 정도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것은 비단 프로기사, 프로게이머에게 국한된 말이 아니라 저같은 학생 그리고 젊은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사회인으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는 것. 많은 경험과 부딪혀보는게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짧은 칼럼에서 반가움과 생각거리를 얻게 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