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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9/02 23:10:16 |
Name |
Gidday |
Subject |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
학교에 1년 만에 복학을 했습니다. 3학년으로요
군대를 마치고 3년만에 복학을 했을때보다 더욱 더 적응이 안되더군요.
(정말 학교에 아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래서 결국 할 일은 공부밖에 없다는... -_-; 수업을 열심히 들으러 다닙니다.
그 중에 전공 교수님 한분이 첫 시간에 해주신 이야기가 인상이 깊어 다는 못하지만 혼자만 듣기 아깝고 제 개인적으로 되시기고 싶기도 해서 나름대로 정리해서 올립니다.
참고로 저는 지방 국립대를 다니며 경영학 전공입니다. 저희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학부제의 폐해중 하나는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과목을 듣지 않고 규정학점만 채우면 졸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그러나 중요한 과목)을 피하고 졸업을 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하부터는 편의상 존칭을 생략합니다.
- 학교와 기업의 갭
최근 경영학 분야에서 가장 뜨고 있는 이론이라고 하면 블루오션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 교수가 주창하고 세계적으로도 나름대로 지지를 얻고 있는 이론이며 나름대로 참신하고 급변하는 세태에 아주 좋은 이론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러한 이론을 가르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이론일 뿐, 조금 심하게 말하면 하나의 유행(fashion)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는 가르칠 수 없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수백년, 혹은 수십년동안 체계적으로 정립된 정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 학교에서 블루 오션 전략과 같은 새로운 이론을 가르치기를 원한다. 아니, 솔직히 얘기하자면 삼성이라면 삼성맨으로 만들어진 사람을 가져다 쓰길 원한다. 하지만 학교는 그럴 수 없다. 학교에서 만드는 것은 삼성에 가서도, 혹은 현대에 가서도 다 일 할 수 있는 인재인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학교에서는 일자리가 없다고 난리고 기업에서는 데려다 쓸 인재가 없다고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렇다면 왜 과거에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나? 그것은 과거에는 기업이 학생들을 데려다가 2~3년에 걸쳐 자사에 걸맞는 인재로 만들려는 자세를 보였었기 때문이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충만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마인드가 통했다. 하지만 그렇기에는 사회가 너무 빨리 변하고 기껏 키워놓은 인재가 다른 회사로 가는 것도 빈번했기에 기업의 인재경영 자세는 바뀌어버렸다.
그렇기에 현재는 경력사원위주, 그렇지 않더라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인재를 데려오려고 하지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쳐 줘야 하는 얼뜨기를 데려오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 채용의 딜레마.
대학 도서관에 가보면 학생들의 90% 이상은 딱 두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 하나는 영어(토익) 나머지 하나는 공무원 시험 준비. 확실히 국내의 토익 열풍은 비정상적인 것이다.
실제로 내가(교수님)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게 제발 토익 제한선을 낮추던가 아니면 800점이면 800점하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거기서 토익은 그만 멈추라고 이야기해봐도 인사담당자들 역시 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윗사람들이 요지부동이기에 어쩔수 없다고 한다.
실제로 어느 기업의 지원자 평균 토익점수가 950점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에서 실시하는 승진시험의 토익 제한선은 600, 혹은 700점정도라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토익점수가 채용과정에 있어서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알 수 있다. 사견을 달자면 기업들의 토익점수 제한을 조금만 낮춰도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공무원에 올인하는 현상은 많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일단 개인이 이런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허무.. -_-;) 하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토익은 기업에 들어가는 순간 끝이라는 것이다.(대학에 들어가는 순간 수능이 끝이듯이) 그 이후의 영어는 회화가 중요하지 토익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여러분이 공부하는 전공이라는 것이다. 요즘 우리학교에서 얼마나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지, 글쎄 경영학과 졸업했다고 회사에 들어와서 회계업무를 맡겼더니 자신은 경영학 전공해서 회계는 공부 안해서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럼 바로 짤린다.
당신이 회사에 들어가서 그 회사에서 버티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우고 공부하는 바로 그 전공공부인 것이다. 최소한 한 시간은 자신이 전공하는 공부에 투자를 하고 알고 넘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백지장같은 녀석이 되는 것이다.
제발 예습복습도 하고 수업시간에 질문도 하라. 고등학교때 하던 예습, 복습. 어떻게 훨씬 더 어려운 학문을 배우면서 전혀 그런 것 없이 하는지(사실 여기서 엄청 찔렸습니다..)
- 준비하는 자가 되어라.
결국 준비하는 자가 바라는 것을 얻게 된다. 내가 학생을 몇십년을 가르치면서 준비된 사람이 얻지 못하는 것은 드물게 보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무언가를 얻는 것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대야에 물이 넘치려면 물을 부어야 한다. 물도 붓지 않으면서 어떻게 대야가 넘치기를 바라겠는가.
토익을 보라, 아직 토익점수가 없는 사람은 취업경쟁에 있어서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점수를 자각하고 거기서 더 올려나간다는 생각으로 공부해라.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서울로 대학원을 가라. 대학에서 배운 지식은 길어야 3년이다. 현대의 지식변화는 너무나 빨라서 3년이 지나면 이미 그 지식은 쓸모없는 헌 지식이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지식의 리모델링을 대학원에서 다시 해야 하는 것이다.
절대로 이 학교에서 대학원 가지 마라. 서울에 있는 학생들은 여러분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더 열심히 공부한다. 그리고 대학원을 서울로 가는 것은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방 국립대 경영학과정도 되면 대학에 들어올 때 한번쯤은 실패의 아픔을 겪은 학생들인 경우가 많다. 그 아픔을 서울, 자신이 가고 싶었던 대학의 대학원에 가면서 어느정도 보상받아라.
집의 형편이 어려워서 대학원이 어렵다면 일단 시험을 봐서 합격을 하고 휴학을 해라, 그리고 취직해서 직장에서 2~3년 열심히 일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 요령껏 대학원을 다녀라. 직장 다닌다고 대학원을 미루면 나중엔 야간대학원 같은 좀 이상한, 혹은 떨어지는 곳밖에 다닐 수 없다. 대학원에서 배우는 최신의 이론과, 직장 실무에서 보고 겪는 모든 경험이 여러분을 최고의 인재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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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전부 통용되는 충고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말 중에 옥석을 가려 듣는 것은 듣는(여기서는 읽는) 사람의 몫이겠죠.
사실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더 많았지만 저는 게으른 학생인지라 메모같은 것도 안했고 그냥 기억에 의존에 쓰다보니 조금 많이 빠진 부분도 많고 앞뒤가 맞지 않기도 합니다. 그 점은 양해해주시길 바라고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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