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이루어진 범죄라 하여 가볍게 여길 수는 없습니다. 붓이 칼 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문필가는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붓으로 이루어진 범죄가 칼로 이루어진 범죄보다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 억울해 합니다. 바르지 못한 일입니다. 붓이 정녕 칼보다 강하다면, 그 책임 또한 더 무거워야 합니다. 등기부 위조는 붓으로 이루어지는 반역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나는 창검으로 이루어지는 반역에 비해 더 큰 처벌을 내리지는 못할 망정 최소한 같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붓에 보내는 칼의 경의로 생각할 것입니다."
- 이영도, 피를 마시는 새 中
또 이런 경구도 있지요. 칼로 준 상처보다 말로 주는 상처가, 말로 주는 상처보다 글로 주는 상처가 더 아프다.. 였나요? 아무튼 이것은 글의 위력의 강력함을 상징함과 동시에, 글의 위험성을 대변해주는 경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예. 글은 무섭습니다.
지금 세상은 인터넷 문화, 게시판 문화를 향유하고 있습니다. 하고싶은 얘기가 있어도 마음껏 하지 못했던,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해도 그것이 쉽지 않았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하고싶은 얘기를 여과없이 토해내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쉽게 만날 수도 있습니다. 참 좋은 세상이지요.
그리고 그 문화 중심에는 '글'이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달하면 장거리 실시간 수다방이 생성되고, 좀더 시각적인 문화가 자리잡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인터넷의 사람들을 묶어주는 소통코드는, 글입니다. 그리고 그 '글'이라는 수단이 '깊이'까지도 향유하고 있기때문에, 제 생각에는 좀처럼 바뀔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아까 언급했다시피, 글은 강력한 도구지만, 강력한 무기일수도 있습니다.
요즘보면, pgr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서도, '글'이 너무 쉽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글들중 몇몇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어떤 상처는 경미하기도 하지만, 어떤 상처는 사람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상처도 있습니다.
그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특히 '공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요.
예전에도 이들에 대한 비방은 없었던게 아니였습니다. 프로야구를 예로 들어볼까요. 관중석에서 튀어나오는 "야, OOO! 너 똑바로 못해!"같은 욕설은 일도 아니였습니다. 몇몇 팬들은 특정인을 직접 찾아가서 모욕을 준다던지,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욕설을 퍼붓는다던지 하는 행태도 있었습니다. 이것도 물론 심한 일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공인'들에게 자신에 대한, 물론 격려를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했지만, 비방을 쉽게 접할수 있는 창구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글로 이루어지는 강력한 상처도.
예, 비단 공인뿐만 아닙니다. 종종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든, 아니면 꼭 그렇지 않더라도 상처를 주는 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픕니다. 생각해보세요. 당신이 그들의 입장이라면, 그런 상처를 쉽게 견딜수 있겠는가를.
칼로 주는 상처는 되돌릴수 없습니다. 그 상처에서 치료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장애를 겪게 된다던지, 목숨을 잃을수도 있습니다.
말로 주는 상처도 되돌릴수 없습니다.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글로 주는 상처는, 되돌릴수 있을까요? 글을 지우면 된다고요? 아니요, 글을 지우면 흔적은 사라지겠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남은 파장과 상처는, 영원히 갑니다.
당신이 그런 상처를 받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당신이 상처를 받게될 사람의 입장에서 한번 글을 다시 읽어보세요.
한번만 다시 생각해보고, Write 버튼을 눌러주세요.
P.S. 어떤 사건을 생각나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에 대해서 다시 논쟁하거나 하기는 싫습니다... 자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