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8/29 16:45:40
Name phantome
Subject 개강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피지알 회원 여러분! 또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5시에 시작하는 WCG 시드 결정전을 기다리다 못해 무료해서 이렇게 끄적거려 보네요.

이곳만큼 회원 연령층이 다양한 곳도 없는거 같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기타 학생분들, 그리고 학교 졸업을 하시고 사회에서 계시는 분들, 본의 아니게 하릴 없이 지내시는 백수 및 백조분들, 그 밖에 이곳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 며칠전 글을 보니 회원정보에 1929년생(?!)인 분도 계신다고 어떤 분이 리플로 남긴걸 보기도 했구요.

제목을 보아 하니 저는 어디에 속한다고 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저는 대학생입니다.  군대문제 여자문제 학점문제 친구문제 기타 등등 여러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또 그로 인해 고민하는, 그러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대한민국 대학생이랍니다.

개강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저희학교는 9월 1일날 개강하구요. 다른 학교는 오늘이 월요일이라 오늘부터 개강하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행하게도(?) 저희학교는 9월달을 맞이하야 기분좋게 9월 1일부터 시작, 다른학교보다 조금 늦게 개강을 합니다.

피지알 대학생 회원님들은 방학때 무엇을 하셨나요? 커플분들은 아마 물어보나 마나 염장질에 바쁘셨겠고(부럽습니다!!!) 저같이 솔로이신 분들은?

여행? 독서? 게임? 노가리? 아니면 토익 토플공부? 외국어공부? 동아리활동? 아르바이트? 계절학기???;;;

저같은 경우는 토익공부를 빙자한 노가리 및 독서였답니다.

친한 친구놈 2명이 있는데 한놈은 방학중에 민토 알바를 하고 있고, 다른 한놈은 1학년 1학기때부터 지금까지 사귄 여친이 있습니다(말 다했죠). 그놈들처럼 알바를 하는것도 아니고 여친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에 내려간것도 아닙니다(아 참, 저는 학교앞에서 자취하면서 대학을 다니는 놈입니다).

방학때 무언가 공부는 해야겠고 그래서 토익공부를 선택했지만 며칠 안가 때려치우고 좁은 원룸에서 그냥 혼자 노가리를 까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방학을 쓸데 없이 보내다가 문득 1학년때 방학의 악순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학년때 방학은 참 최악이었습니다. 1학년 여름방학에 전 휴학을 했습니다. 다니던 대학이 원래 원하는 대학이 아니었기 때문에 또 한번 수능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번 대학물을 먹은 이상 그게 쉽지 않더군요. 고3때의 그 마음가짐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였습니다. 독한 마음으로 공부를 할 수 없더군요. 휴학은 했지만 동기들과 어울려 놀러 다니고 술자리란 술자리는 다 가서 끼고, 당연히 수능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이 왔습니다. 1학년 겨울방학은 정말 제 인생에서 제일 쓸데 없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수능도 실패했겠다 어차피 다시 복학하고 다닐거, 좁은 자취방 침대에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일어나면 컴퓨터와 TV, 밤에 친구들이 부르면 술마시러 나가고 술마시면서 신세한탄이나 하고, 여자문제로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생산적인 일 대신 비생산적인 일만 반복하고 살았습니다. 말 그대로 무위도식(無爲徒食). 살은 살대로 찌고 마음은 점점 더 황폐해져 가고, 그때는 진짜 내가 뭐하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며 '막' 살았었습니다.

2학년 1학기가 오고 저는 복학을 해서 다시 전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한번의 방학을 맞이하고 지금 이렇게 또 2학기 개강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무언가 내 자신을 위해서 할일을 찾자, 더 이상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지 말자 하는 생각에 무엇을 할까 곰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시 토익을 공부하자니 그렇고 알바를 구하기에도 곧 개강이고 얼마남지 않은 시간 알차게 보낼만한게 뭘까 생각하다 문득 아버지가 제가 대학에 입학하기 전 그리고 지금까지 자주 하시는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데에는 책만큼 좋은 게 없다." 그래서 이번 방학때는 뭐라도 한가지 확실히 하자는 생각에 그냥 만만한(?) 독서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독서가 만만한 일은 아니지요. 하여튼 그래서 전 남은 방학동안 학교 도서관을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참 많이 좋아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또래보다는 많이 읽었다고 나름대로 자부도 했었고 독후감대회나 백일장 이런데 나가도 심심찮게 상도 타오곤 했습니다. 초등학교때 처음 퇴마록을 접해서 나름대로 저도 손에서 불이 나가게 해보겠다고 수련(?)도 많이 해봤고 중학교때는 김용님의 영웅문을 읽고 무협지에 빠졌으며 곧 자연스럽게 판타지 문학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게 입시라는 문턱 앞에서 제가 좋아하던 책은 전부 다 교과서 및 참고서로 바뀌었고 신입생때는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상 속에서 술과 동기로 바뀌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죠. 아니, 아니어야 했습니다.

남은 시간 도서관에서 진짜 미친듯 책만 읽었습니다. 책 대출을 해서 집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보기도 했고 에어컨 빵빵한 열람실에서 아리따운 여학우를 찾아다니며(?) 보기도 했답니다. 예전에 좋아했던 판타지와 추리소설 그리고 제 전공과 관련된 책도 읽었으며 우리나라 고대사에 관심이 많아서 역사관련 책도 많이 찾아보고 소위 베스트셀러라는 것도 나오자 마자 읽어보곤 했습니다. 그렇게 전 남은 방학을 책과 함께 보냈습니다.

며칠 후면 개강입니다. 이번 방학도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더 시간을 의미있게 보냈었으면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듭니다. 학업에 있어서도 친구관계에 있어서도 여자관계에 있어서도 이렇다할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1년 반이라는 대학생활이 쭉 가버렸습니다. 이제 2학기 개강입니다. 이번학기만 마치면 전 다시 휴학하고 군대를 가게됩니다...

개강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은 방학때 뭘 하셨습니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8/29 16:48
수정 아이콘
학점 만회를 위한 재수강과 백수 생활 미리 체험하기를 했군요ㅡㅡ; 공부 좀 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영어란 놈이 저랑 친하지 않아서 언터쳐블 마법을 사용하는 바람에 손도 못댔다는......저희 학교도 개강이 9월 1일이네요.
05/08/29 16:48
수정 아이콘
저도 영어공부를 빙자한 노세노세젊어노세T_T였답니다.;; 1학년 방학때는 그래도 여행이라도 갔었는데, 나이가 한살 한살 더 먹으면서 만사가 귀찮아지는군요. 이제 곧 졸업반인데, 2학기 알차게 보내고, 겨울방학은 더 알차게 보낼 계획을(벌써??) 짜야겠습니다^^
이력서
05/08/29 16:52
수정 아이콘
19세는 방학이 끝나면 개학이오
20세는 방학이 끝나면 개강이오
그래도 무기력하게 방학을 보낸걸 알아서 반성을 했다면 그나마 무익한 방학은 아니였을겁니다.
Grateful Days~
05/08/29 16:56
수정 아이콘
좋겠습니다. ㅠ.ㅠ 학생때가 좋아요.
SkyKiller
05/08/29 17:05
수정 아이콘
한달동안 정말 무위도식 했습니다. 에효.....
항즐이
05/08/29 17:10
수정 아이콘
흠.. 폐인처럼 놀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성이 되면 곤란하지만, 그렇게 가라앉아 보면 좀 귀찮고 힘들어도 움직이는게 얼마나 좋은 건지 알게되거든요. 젊은이는 용수철과 같아서 그렇게 갑갑하게 눌러져 있으면 퓽 튀어오르기 마련입니다. ^^
夢[Yume]
05/08/29 17:25
수정 아이콘
밀린 애니메이션이나 실컷 본듯 하네요...
가끔씩 고향내려가서 친구들 만나고..
주말엔 일하고..^^;;
05/08/29 17:25
수정 아이콘
전 휴학입니다... 처음으로 9,10,11,12월달 학교 안가는 생활을 하게되는군요.. 그리고 군대지만 ㅠ 개강하신분들 열심히 공부하세요~ 더이상의 재수강은 몸에 해롭습니다;
[必 勝]무한초
05/08/29 17:33
수정 아이콘
1. 애인 만나러 매주 3일 이상 서울 상경
2. 토익 공부를 빙자한 도서관 피서
3. 여행
4. 독서
5. 드라이브
빛의정원
05/08/29 17:33
수정 아이콘
마지막 방학이라 미친듯이 놀았습니다. 오늘부터 개강했으니 취업준비에 매진해야겠어요^^;
05/08/29 17:38
수정 아이콘
먹기....
비만질럿
05/08/29 17:42
수정 아이콘
방학없이 근무중..
맨발낭자~♥
05/08/29 18:01
수정 아이콘
음..저도 방학이란게 있었을때는 남들보다 늦은 방학을 맞아서~
친구들과 어울려놀기에 바빴던거같구요^^
4학년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학교에서 졸작을 위해 살다시피했다는 ㅠ.,ㅠ
지금은 그런 방학이라도 있는게~~부럽습니다~!!!
*블랙홀*
05/08/29 18:22
수정 아이콘
개강했습니다 ㅠㅠ...
전 방학때 폐인 놀이, 재검놀이(4급으로 떨어졌습니다-_-)=b), 시체놀이, 헬스 놀이 했습니다...
친구들 군대 보내고, 휴가나온놈이랑 놀아주고..콘서트 놀이 하고
이러니깐 두세달 금방 지나가덥니다-_-
래토닝
05/08/29 18:54
수정 아이콘
흠...저도 9.1일날 개강... 방학 일주일만 더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 크네요 ㅠ.ㅠ
제 방학생활을 학점으로 평가하자면 B+주고싶네요~
제가 사범대생이라 농촌봉사활동이 아닌 농촌교육봉사활동을 갔다와서 정말 보람찼던 것 같네요 .
나머진 님처럼 ...군대문제 여자문제 학점문제 친구문제 기타 등등 여러가지 문제들을 안고있구요...
결론은 방학중 반은 무위도식 반은 알차게 보낸것 같습니다~
05/08/29 19:57
수정 아이콘
전 지금 학교 갔다 왔습니다.. -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6065 New MX300!! G1 Review [18] Lunatic Love7113 05/08/29 7113 0
16062 누구냐 넌! 왜 이재훈의 모습을 하고 있나? [43] 호수청년8825 05/08/29 8825 0
16060 한번만 더 생각해보고 Write 버튼을. [6] 날아와머리위4881 05/08/29 4881 0
16059 주저리 주저리... [11] lovehis5024 05/08/29 5024 0
16058 효도르 vs 크로캅 60억분의 1 [44] 박민수7133 05/08/29 7133 0
16057 개강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16] phantome4154 05/08/29 4154 0
16056 당신은 왜 혼자입니까. 어째서 사랑하지 않습니까. [16] 김승수3727 05/08/29 3727 0
16054 저는 이제 사회를 떠나야 할 존재입니다. [30] 최연성같은플3875 05/08/29 3875 0
16053 그 id는 어떻게 해서 만들게 되었나요? [147] psycho dynamic5683 05/08/29 5683 0
16052 [목표:피식웃음] 내 주위의 이해할수 없는 사람들 - 누구냐 넌? [19] 호수청년4758 05/08/29 4758 0
16050 졸립다... [6] ResEt..4336 05/08/29 4336 0
16049 즐겁게 사는 법 [10] 총알이 모자라.4319 05/08/29 4319 0
16048 나에게로의 여행. [7] 이불안에너있3170 05/08/29 3170 0
16047 스타리그 주간 MVP(8월 넷째주) [57] DuomoFirenze4114 05/08/29 4114 0
16045 온라인 붕당 [8] [NC]...TesTER4251 05/08/29 4251 0
16044 [펌]누나의 넋두리 [32] 별이될래4494 05/08/29 4494 0
16042 저의 파란만장했던 스타크래프트의 역사. [23] EcstasyTerran4377 05/08/29 4377 0
16039 바퀴벌레... (임산부 및 노약자분들은 한쪽 눈을 가리고 읽어주세요-.-) [155] 김승수11343 05/08/29 11343 0
16038 침묵. [15] 허클베리핀4410 05/08/29 4410 0
16037 대구 e-Sprots Festival.. [32] jjangbono4333 05/08/29 4333 0
16036 그녀..가을.. [9] [暴風]올킬4293 05/08/29 4293 0
16035 2ch로 잘 보는 「궤변의 특징 15조」 [9] 유수e4395 05/08/28 4395 0
16034 우리시대의 영웅은 사이버공간에서 태어날것이다. [17] legend4161 05/08/28 416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