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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8/27 21:36:36 |
Name |
아키라 |
Subject |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이지요? |
일상에 피곤함과 지루함을 느낀다면
모두 한 가지 상상을 해보자. 만약 당신들이 같은 일에 처한 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누군가에게는 현실이지만 나머지에게는 상상이다.
하지만 때로는 외부인의 입장에서 상상안에 빠지는 것도 즐거운 것이다.
내부인이 직접 하는 것 만큼 말이다.
홀로 집에 거실에 소파에 구겨져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아주 나른하고 일상적인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이다.
이제 눈을 감는다.
때로는 이유없이 졸릴 때가 있는 법이니까..
이유없이 바쁠 떄도 있지만 인간의 삶이란 지루함을 이겨내기 위해 꾸며진 것이니..
지루한 시간이 더 많다고 해도 틀릴 말은 아니다.
다시 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눈을 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나른한 오후 소파위에 구겨져 티비를 보다 잠들기 직전엔 말이다.
다시 눈을 뜨기 전에 기억해야 할 점은
당신은 현실에 있다는 것이다.
굳이 현실에 있는 사람에게 현실이라는 말을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현실을 기억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니깐..
그리 보기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눈 앞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머니가 오시기는 30분이 남은 것 같다. 유산소 달림방에 가신지 1시간이 지나셨으니
곧 돌아오실 떄이다.
어머니가 보시면 뭐라고 생각할까? 이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걱정은 하지 않았다.
걱정이란 건 일상의 와중에서 벗어난 궤도에 대한 가벼운 동동거림 정도니깐
이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떄는 잠시 바라보는 게 어울린다.
왜 있을까?
왜 저기에 저것이 있는 것이지?
아니 어머니는 나를 도와주실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쩄든 내가 한 짓이 아니니깐..
잠이 든 후 누가 다녀간 걸까?
누가 집 열쇠를 훔쳐간 것일까?
아직 여기에 있는 것인가?
모든 것에 근거는 하나이다.
내가 하지 않았다.
확실히 몽유병같은 건 없다.
적어도 내 세상속에서는 없다.
책에서는 봤지만 삶면서 몽유병 환자를 보기는 그리 쉽지는 않다.
안타까운 일일지 모르지만 인간 진화의 모든 군상이 모인다는 군대에서도 보지 못했다.
난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누가 한거지?
누가 가져다 놓은거지?
아직 여기에 있는 걸까?
여기에 들여다 놓을 정도면
여기에서 이미 나갔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작은 방의 문이 열린듯 하다.
여기까지 상상을 하는 데 무리가 없는가?
약간 다른 내용을 꿈꾸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당신의 눈 앞에 갑자기 시체가 생겼다는 것이다.
얼굴부터 정강이까지 난자된 갈라진 살덩이리들이
가지런히 놓여져있다는 것이니깐..
생각해보자.
시체가 있다. 난자된.. 내 안에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것이
갈라진 피부와 피부들 사이에서 숨쉬는..
무엇이 가장 걱정되는가?
답은 이미 자신 안에서 나와 있을 것이다.
나는 정상인의 궤도에서 살아왔다.
나는 사회적이고 나는 어긋나지 않았고
적당한 개성을 갖추고 적절한 행복과 그리 심하지 않은 슬픔을 겪고 살아온
나는 이런 상황 자체를 겪는다는 것이 불쾌하다.
2시간동안 소파위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다.
눈을 떼면 공포가 밀려올 듯 하다. 눈을 뗼 수가 없다.
아니 눈을 뗄 수 없는 이것이 공포이다.
7시는 해가 질 시간이다. 불을 켜놓은 채 티비를 보고 있지는 않았다.
적보라색 빛과 함께 점점 그것은 검은색으로 바뀌어간다.
약간의 냄새만 아니라면 커다란 반죽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아니 사실 반죽일테지만..
아버지는 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래부터 없다면 그로부터 생기는 행복뿐만 아니라 슬픔조차 없는 것이니깐..
그렇지만 어머니는 걱정이 된다.
현재에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만큼의 행복과 불안을 같이 몰고 온다.
나는 아직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도 오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다.
나는 이런 일을 겪을 사람이 아니다.
그것과 눈 마주칠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것은 애초에 눈같은 게 없으니깐..
다행히 작은 방은 작게 열린 채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이 나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지만
그래도 움직이지 않는 다는 것이 나에게 힘을 준다.
열린 채 움직이지 않는 방이 기묘하게도
움직이지 않던 나의 몸을 움직인다.
잠시 고개를 돌리고 시체를 바라 본다.
이제야 공포에서 벗어나 현실이 들어온다.
난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 잠들고 난 내 앞에는 시체가 있다.
이것을 치워야하나라는 생각이 언뜻 든다.
하지만 지워버린다.
난 정상적인 인간이니깐..난 비정상이 아냐..
우선은 만지기가 불쾌하다. 미학적으로 그리 아름답게 조각된 시체는 아니다.
냄새가 난다. 인간은 죽으면 냄새가 난다는 것이 참으로 불편한 생물이다.
갑작스레 내가 혐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체는 여기에 들어와서
이 거실안에서 죽었다.
정문 앞에는 핏자국이 없었다.
아니.아니다. 분명히 자루같은 것에다 넣고 들고 왔을 것이다.
모든 집은 문을 잠근 순간 밀실이지만
그렇다고 시체가 생긴 모든 집이 밀실 살인은 아니다.
바보같은 생각을 하면 안된다.또다시 공포가 찾아오기 전에 거실의 모든 불을 켰다.
시체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소리를 치며 모든 방문을 열었다. 다소 과장된 몸짓으로 혹시 있을 범인을 한방에 때려눕힐 듯이 날라차기를 시도하는 듯한 행동으로 공포를 털어내려 했다.
작은 방에 범인이 있었다.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것은 천장에 목을 매단 채 나를 바라본다.
대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인가?
어제까지 '착한 남자 나쁜 남자'따위의 글에 공감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달마야 놀자2를 보다 잠든 어디서나 찾을 수 있고
사회에 잉여요소인 정상적인 인간이다.
내가 아는 사람이다.
내가 아는 사람이어서는 안된다.
내가 아는 사람이 목을 매단 채 나를 바라봐서는 안된다.
내가 아는 사람이 목을 매단 채 시체와 함꼐 나를 바라봐서는 안된다.
다른 모든 걸 인정해도
내가 아는 이 사람이 내게 원래 없었던사람이어선 안된다.
이제 보니 거실 천장에는 피가 튀어있다. 분수처럼 퍼져있다.
모두 어디에 있는가?
무엇보다 나는 누구인가?
그렇다면 이제
저기 있는 시체는 당신에게 어떤 걱정을 안겨주는가?
이제 답이 나왔나요?
당신에게 이제 가장 걱정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때로는 일탈적 상상이 삶을 풍족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하핫*^^*
실험적으로 써본 상상인데 즐거우셨나 모르겠네요 제가 원래 상상하는 걸 좋아해서요^^
부족하지만 갑자기 떠오른 공상을 글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p.s 강민 선수가 올라가지 못한 건 아쉽지만 저그전을 이겨서 기쁘네요^^
그럼 엠겜에서는 화이팅하길^^ 여러분도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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