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pgr21에 우연찮게 오게 되고,
아이디도 혹시 했다가 살아있는 것을 알게 되고,
즐겁게 기웃거리다가 기분 좋음에 글도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후 계속되는 눈팅,
답답한 마음과 찌푸려지는 댓글에,
지쳐가게 되더군요.
각설하고,
'이-스포츠' 팬은 너무나 많은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국내 대다수 스포츠의 관객동원은,
동일한 관중도 다른 경기에서는 새로운 '숫자'로서 생각합니다.
그래서 '야구 관중 400만'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당시의 활황을 되살리고픈 안타까움도 커다랗죠.
경기장을 찾지 않는 관중은,
'소외 돼야 마땅하냐?'는 아니지만,
기꺼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아가며 응원하는 이들의 정성스러움이,
폄훼될 수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구체적인 문제는,
너무나 많은 목소리를 내는 경기장을 찾지 않는 팬들의 의견이(이-스포츠의 특성상),
경기장을 찾아가며 발품을 파는 이들의 의견을 압도하면서,
소수의 생각을 묵살하고,
드러나는 다수의 의견을 정답처럼 규합한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팬(위 스포츠처럼 기준)이 경기장을 찾는,
그것도 압도적인 격차로 차이나는,
그러한 스포츠가 무언지 아는 사람은,
그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습니다.
(무엇인지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자신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 팬들이 조용하다고 무시 되서는 안 되며,
마음은 경기장에 있지만 함께하지 못한 팬들도 간과 되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당연히,
함께 내는 목소리가 작다고 흘려들어서도 안 되고,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다수의견이라고 무턱대고 동의지지해서도 안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지만 더욱 발전적인 팬 문화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하면서도 깊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이-스포츠'라는 것이 가지고 '규모'(혹은 지나치게 편행된 인기)라는 부분입니다.
젊은이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해변에 10만이 모인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1. 하지만 한국에는 1000만이 넘게 모여드는 스포츠가 있습니다.
2. 어렸을 때부터 학업을 포기하고 매진하며,
깨어있는 대부분을 자신이 겪었던 혹은 누군가가 경험했던 과거를 들춰보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각골하며 애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3. 각종매체에서 각광받는 여러 동료들을 바라보며,
자신을 다듬는데 값진 젊음을 기꺼이 바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4. 올림픽에서만 채널이 고정되는 비인기 스포츠임에도,
나머지 4년 동안 묵묵히 자신의 경기장과 훈련장에서,
너무나 가혹한 땀을 흘리며 열과 노력을 다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스포츠'의 열혈 팬들은,
자신이 집중하는 '이-스포츠'의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을,
'타 스포츠의 두드러진 선수들에게 비교'하면서도,
'타 스포츠의 소외된 선수들은 생각지도 않는다'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제가 보는 것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이 아님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혹은 인기)가 적은 스포츠는 어떤 특정 스포츠에 비해,
비교할 수조차 없는 열악함을 감내하고 있으며,
'이-스포츠'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점(인기)을 인지하고,
적은 규모로 인한 아쉬움보다는,
편 가름 없이 서로 보담으며,
진실한 응원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대다수의 국민이 인터넷을 하지만,
온라인상의 시끌벅적함이 '이-스포츠'의 내실을 다지는 것은 아니며,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팀에 즐거워하지 않고,
편 가르기에 바쁜 것은,
전혀 발전적인 양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이-스포츠'의 성장에 힘을 더해야 할 때가 분명하며,
특정시기 후에 어처구니없이 겪고 있는 편 가르기에,
파릇한 젊은이들이 물들어갈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기성의 잘못된 가치판단과 식견에 부지불식간에 녹아들지말고,
자신의 행동이,
너무나 '자신이 보고싶어하는 현실만을 볼 뿐인',
닫혀있는 시선은 아닌지 고민해야 합니다.
작년 메이저리그 야구의 관중 동원 수는 7000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짧게 말하자면,
우리도 저 정도의 스포츠를 탄생시키고 나서,
시기 섞인(얼마나 재미있습니까?^^) 편 가르기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내고 싶은 말과 단어들을 아끼고,
목소리를 좀 더 줄이면서,
'이-스포츠'의 발전을 바라며,
아옹다옹 편 가르기를 없애고,
서로 칭찬하고 서로 안타까워하며,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이-스포츠'를,
이 한국에,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1. 예전에 써 놓았다가 잔뜩 망설인 글이라,
지금의 게시판 분위기나 최근 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생뚱맞은 글입니다.
그럼에도 민감한 문제에 묻어가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묻히는 것이 낫다고 생각되어서,
지루한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