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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7/10 17:11:32 |
Name |
클레오빡돌아 |
Subject |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 |
안녕하세요~~ 아주 오랫만에 글을 써보네요..
제목은 되게 심호한것 같지만 실은 그냥 경험담입니다 ^^
경험담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pgr에 와서 글쓰기 버튼을 얻은 후 제일 처음 쓴 글에 선생님에 대한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대충 내용을 요약하면...
우리 학교 선생님중에 아주 좋은 선생님이 계신다... 대충 이정도?? 하하;; 너무 짧나요? 직접 읽어 보세요~ ^^
고등 1학년때부터 정말 존경해오던 선생님이십니다..(지금 전 2학년..)
지금도 그 맘엔 변함이 없고.. 얼마전 또 한번 절 감동 시켰습니다.
지금 저희 학교는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상태라 수업 분위기가 잘 안만들어 집니다.
2학년인데도;; 아무튼.. 그 때문에 저희 반 애들은 만만한 선생님께는 영화를 보여달라고 떼를 씁니다.
'담에 수업 열심히 할게요~ 영화 봐요~' ,'지금 수업 분위기 안잡혀요~ 그냥 영화봐요~' 등등의 말을 하면서.. 소리도 지르고.. 선생님들을 난감하게 합니다.
이럴 때 선생님들 반응은 2가지 입니다. 딱 잘라서 '안돼!'라고 하는 경우와 '담엔 수업 열심히 하는거다?" 하시며 영화를 보여주는 경우.. 선자의 경우;; 수업 하는 애들은 하겠지만.. 영화 보고 싶었던 애들은 맥 빠져서 거의 수업 안합니다;; 제대로 될리가 없죠;; 시험도 끝났는데..
만만함으로 치면 제가 존경하는 그 선생님은 2등으로 치자면 서럽죠;;
그정도로 만만한 선생님이신데.. 담당 과목이 수학인지라 저희반 애들도 수학이 중요한건 아는지 영화보자 소리를 하지 않다가.. 얼마전 재밌는 영화가 생겨.. 결국엔 보자고 떼를 썼습니다.(참기 힘들엇나 봅니다;; 저역시 ^^)
그렇게 선생님께 떼를 쓰게 되었고.. 선생님은 그저 고개만 설레 설레 저으시다가 갑자기 입을 열으셨습니다.
다른 선생님들과는 다른 엄청난 포쓰를 뿜으며...
'너희들.. 이중에 심자실(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따로 모아서 공부 하는 곳이고 시험칠때마다 등수대로 바뀝니다.) 가려고 하는 학생들이 있을거다.. 아니 많을거다.. 근데 들어간사람 있냐? 없을거다.. 왠줄 알아? 너희들 거기 들어가겠다고 열심히 공부하지? 근데.. 심자반 애들도 거기서 열심히 공부해.. 그래서 그 벽을 넘지 못하는거다..'
이 말을 꺼내시니 저희반 애들이 약간 수그러 들더군요..
그리곤 진지하게 저희 진로에 대해서 말하셨습니다..
'옛날에 내 제자놈중에.. 지금 봉급 한달에 많으면 300만원 넘게 받는놈이 있어.. 나보다 더 많아.. 근데 그놈 대학 안나왔어.. 안나와도 먹고 살길이 있지.. 근데.. 그놈도 그렇게 봉급 받기 전까진 되게 힘들었다.. 한달에 100만원도 못받는일 하면서 그걸 5년동안 견뎌서 그렇게 성장한거다.. 우린 지금 그렇게 힘든 길을 걷지 않기 위해 공부 하는거다..그렇지만 대학 안나와도 길은 있어..'
이런 말씀 하시다가 갑자기 부모님 얘기를 꺼내셧습니다.
'너희 부모님들이 원하는게 뭘꺼 같냐? 서울대,연세대 가서 돈 많이 버는거?? 그건 미친소리고.. 그냥 번듯한 직장 얻어서 편하게 사는걸 원하신다..'
이 말 하고 나서는 정말 애들 기 팍 죽엇습니다;; ^^
그 선생님이 워낙 유머 감각도 있으시고 하니.. 저렇게 진지한말 하는 중간 중간에 웃긴 말도 하셨죠..
'지금 노조 파업 한다고 난리지?? 분명히 이중에 80%는 그거 한다.. 그때 다시 만나자..'
'고등학교 에어컨 빵빵하지?? 사실 초등학교 부터 달아줘야해.. 그 어린것들이 뭘안다고 학교와서 공부하고.. 아오.. 내가 교육부 장관 되서 할일이 태산 같은데 여기서 뭐하는건지..'
저희반 애들 조용해지니깐..
'전기톱 어디갔냐?'(텍사스 전기톱 연쇄 살인사건 보자고 햇엇습니다)
정말 재밌으신 분입니다 ^^;;
진지하게 얘기 하시면서도 편한 분위기로 흐르게 해주시는..
하지만.. 시간은 어느새 흐르고.. 네 그렇습니다.. -_-.. 30분 동안 그 얘기 하시면서 수업시간은 20분 밖에 안남았더랬죠.. 하하..
그래도.. 저희반 애들 그 20분 동안.. 정말 집중해서.. 수업들었습니다. 그렇게 집중한거 처음봤어요 ^^
이 선생님.. 정말 크게 되실분 같습니다.. 다른 선생님들과 뭔가 전혀 다른 포쓰를 가지고 계십니다.. 저만의 착각일가요? ^^ 뭐 그렇지 않아도 좋습니다.. 전 선생님 자체로서의 그분을 존경하니깐요..
그 이후에 5분 남기고 영화를 틀긴 틀었는데.. 스포일러 하시더군요.. ^^
'이 영화 배경은 텍사스야' ..... 스포일러 맞죠?? 하하하;;
읽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__)
ps. 제목에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라 했는데.. 과연 저때 저 선생님이 뭐 어떻게 했길래 저희를 그렇게 완벽하게 설득 하셨을까요? ^^;; 생각해봐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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