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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7/07 06:4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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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28회] |
28회 - 기만책(欺瞞策) (3)
6. 再會, 그리고······.
레이너가 전장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저그는 듀크의 군대를 전멸시킨 후였다. 이는 듀크가 방심했던 탓이 가장 컸다. 듀크는 입구가 하나이고 나머지는 낭떠러지로 둘러싸인 고원지대에 기지를 차리고, 그 입구 쪽에 벙커 2개와 시즈탱크를 3대 배치했다.
저그가 본진을 공격하면 병력을 회군하여 입구지역에서 본진의 방어병력과 협공을 할 생각이었다. 어느 정도 대비를 갖추었다고 판단한 듀크는 저그의 한 멀티지역에 전 병력을 쏟아 부었는데 갑자기 듀크의 본진으로 엄청나게 많은 저그의 수송선이 나타나 그 고원에 저그의 엄청난 무리들이 상륙했다. 히드라(Hydra)로 알려진 그 저그의 생명체는 엄청난 화력을 퍼부으며 테란의 모든 건물을 파괴했고, 이에 듀크는 화급히 그 지역에서 철수를 하여 다른 지역에다가 최후의 수비라인을 펼쳤다.
저그의 파상공세는 계속되었다. 듀크는 역시 노련한 장군인지라 똑같은 수법에 지지 않으려고 세 개의 섬에 기지를 분산배치하고, 터렛(Turret)을 그 세 개 섬의 외곽에다가 도배를 하였으나, 저그는 교묘하게도 틈을 찾아서 그 곳에 또다시 상당한 유닛을 상륙시킨 후 기지를 각개격파 하였다. 결국 패배한 듀크는 차 행성에서 퇴각을 하였고, 저그는 본진으로 복귀하였다.
레이너가 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듀크가 퇴각한 이후였다.
레이너는 듀크가 떠난 자리에 기지를 꾸리고 방어라인을 구축하였다. 저그를 공격하여 괴멸시키고, 캐리건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레이너가 꾸준히 방어준비와 공격준비를 갖추고 있었는데 저그는 알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모든 준비가 끝난 레이너가 공격명령을 내리려 할 찰나. 저그들은 또다시 그들의 수송선으로 대규모 상륙을 하여 레이너가 꾸며놓은 방어라인을 괴멸시켰다. 레이너는 배럭을 건설하여 상당수의 복제 마린과 복제 파이어뱃부대를 만들었으나, 이역시도 히드라로 알려진 저그의 생명체들에게 무참히 괴멸되었다. 히드라의 숫자가 마린의 총알수보다도 많아서 저항을 해보지도 못하고 괴멸되었다. 그러나 특이한 점이 있었다. 저그들은 레이너의 기지와 그의 병력들만 괴멸시켰을 뿐, 레이너에겐 일체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레이너 혼자 남았을 때, 저그들은 재빨리 퇴각을 하였다.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자기 병력과 기지가 괴멸되어버린 레이너는 망연자실했다. 저그들을 때려잡아야 캐리건을 구하든지 말든지를 할 텐데, 이제 남은 건 레이너 본인과 레이너가 타고 있는 벌쳐, 그리고 자신의 기함 하이퍼리온뿐.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편에서 누군가가 터벅터벅 걸어왔다.
레이너는 그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자신에게 걸어오자 곧바로 경계태세를 취하였는데, 그 터벅터벅 걸어오는 존재는 레이너를 공격할 의사가 없는 것 같았다. 점점 다가오는 그 존재를 집중해서 바라본 레이너는 그 얼굴의 윤곽을 확인한 순간 숨이 멎어버렸다.
“아니, 캐리건, 캐리건 당신인가?”
그녀는 무척이나 흉측하게 변해버렸다. 아름다운 백옥 같던 얼굴은 푸르죽죽한 얼굴로 변해버렸고, 그녀의 손엔 엄청나게 거대한 손톱. 결국 레이너는 때를 맞추지 못했다. 그녀는 완벽하게 저그로 탄생하였다.
“캐, 캐리건, 저것들이 당신에게 무, 무슨 짓을 한 거야?”
하지만 캐리건은 아무 말도 없었다.
“사, 사라(Sarah) 당신, 당신이 사라 맞아?”
무섭게 변해버린 캐리건. 레이너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정신을 잃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되돌리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정신을 잃지 않았다. 이윽고 캐리건이 입을 열었는데, 그 목소리는 꼭 악마의 목소리 같았다.
“어느 정도는······. 하지만 나는 예전의 나를 훨씬 뛰어넘는 존재야, 짐. 당신은 여기 오지 말았어야 해.”
무섭게 변해버린 캐리건의 목소리를 들은 레이너는 또다시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아서 정말 안간힘을 쓰며 눈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당신이 여전히 살아있는 꿈을 꾸었어. 나를 부르고 있었다고!”
“그래. 내가 크리살리스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당신과 악투러스에게 텔레파시로 접촉했어. 악투러스는 기여고 나를 죽여 버리겠다는 의지로 듀크를 보낸 것 같아. 나를 저그의 손아귀에 빠트린 것도 모자라서······. 죽일 놈.”
멩스크, 이놈은 어찌 된 작자인가. 하긴, 자신이 그토록 무참하게 버렸으니 후환이 두려웠겠지······. 역시 인간이란 존재는······. 레이너는 여기까지 생각하니 문뜩 자신이 인간인 게 서글퍼졌다.
“······.”
“짐, 나는 지금이 좋아. 나는 저그의 일부이고, 현재의 내가 더 좋아.”
캐리건의 이 한마디는 레이너의 마지막 희망마저도 무너트려버렸다. 이에 반감을 품은 레이너는 소리쳤다.
“왜지? 왜? 그토록 추악한 모습이 좋단 말이야?”
“······.”
이번엔 캐리건이 말이 없었다.
“왜 저그가 되는 것이 좋은 거지? 도대체 왜? 이유를 말해주면 나도 저그가 되겠어!”
레이너는 생각나는 대로 단어를 말했지만, 저그가 되겠다는 말까지 내뱉자 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에 캐리건은 냉소를 지으며 레이너에게 대답했다.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 짐. 나는 너를 죽이기 싫어. 당장 이곳을 떠나. 이것은 내게 호의를 베풀었던 너에 대한 나의 보은이야. 그리고 절대 나와, 아니, 저그와 맞설 생각 따위는 하지 말아 줘.”
레이너는 결국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인가?”
“그래. 당장 이곳을 떠나. 되도록 멀리 떠나. 다음에 만나게 되면 난 너를 죽일 수밖에 없어.”
레이너는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딛고 하이퍼리온에 탑승했다. 이륙하는 하이퍼리온의 창문에 캐리건의 모습이 비추었다. 레이너는 그 모습을 보고 하염없이 울었다.
“사라······. 안녕······.”
캐리건은 이륙하는 하이퍼리온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땅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짐······. 안녕······.”
7. 아오조라(Aozora)
레이너가 슬픔에 빠져 하이퍼리온을 타고 우주를 방황하고 있을 무렵, 프로토스 기지엔 또 다른 테란이 방문을 하였다. 그의 이름은 아오조라(Aozora). 테사다의 초빙을 받고 이곳에 온 것이었다.
이것저것 살펴보던 아오조라에게 테사다가 먼저 말을 건넸다.
“당신이 아오조라인가?”
하지만 아오조라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프로토스의 이것저것이 신기했는지, 대답대신 목을 가볍게 끄덕였다. 테사다는 적절하게 이것저것을 살펴보는 아오조라의 행동에 더 이상 방해를 하지 않고 계속 구경하였다.
“아, 실례했소. 내가 호기심이 적절하게 많아서······.”
아오조라는 멋쩍은 듯, 그제야 인사를 제대로 했다.
“아니, 신경 쓸 것 없소. 자. 구경을 다했으면 이리로······.”
아오조라는 테사다에 이끌려 넥서스의 중앙사령실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니 프로토스 전사 셋이 더 있었지만, 역시 아오조라의 눈에도 제라툴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제라툴의 존재 때문에 아오조라는 레이너와 프로토스가 처음으로 만났을 때와 비슷한 얘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우선 우리의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하오.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서 저그에 대해 고견을 듣고자 하는데······.”
현재 코프룰루섹터에서 저그에 대한 권위자는 프로토스와 테란 통틀어서 아오조라가 최고였다. 그는 테란연합에서도 처음으로 벌쳐를 새롭게 재해석. 먼 훗날, 메카닉 테란이라 불리는 체제를 완성하는 데 있어 적절한 역할도 했다.
“프로토스 분들은 저그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엄청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테란인 저에게 저그에 대해서 듣고 싶으십니까? 우선 그 이유를 들어야겠습니다. 대답여부에 따라 제가 적절하게 답변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테사다는 아오조라의 약간 당돌한 말에 잠시 망설이는 것 같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아오조라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프로토스의 기본전략은 항상 막강한 소수엘리트가 전투를 하는 것이오. 허나 저그는 우리 전략을 근본부터 무너트리는 대량물량체제를 지향하고 있소. 얼마 전까지는 그들은 발톱달린 조그마한 소형 괴물이 주력이었는데, 요즘 들어 스리쿠션으로 공격하는 날아다니는 생물체와 키가 우리 질럿과 비슷한, 초록색 액체를 내뿜는 괴물들이 주력이오. 헌데 그 괴물들이 엄청난 물량으로 공격해온다면, 우리는 결코 전투를 이길 수가 없소. 그것이 현재 우리 프로토스의 고민이오.”
아오조라는 테사다의 말을 그의 노트에 적절하게 무언가 포인트를 적어가며 들었다. 테사다의 말이 끝나자 아오조라는 노트에 적혀있는 것을 적절히 살펴보더니 이야기를 해 나갔다.
“이런, 우선 저그 생물들에 대한 개념정리가 적절하게 필요할 것 같군요. 테란 말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적절하게 적을 알고 적절하게 나를 알면 전투에서 백전백승한다는 뜻이지요.”
아오조라는 저그에 대한 자신이 연구한 모든 것을 프로토스에게 설명해주었다.
“우선 저그라는 종족이 어떤 종족인지부터 말씀드리지요. 저그의 기원은 아는 바가 없으나, 그들은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생명체들을 자기 종족으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이 있습니다. 현재 저그의 모든 생물체들이 그 과정에 따라 저그가 된 존재들이지요.
저그에겐 라바(Larva)라는 애벌레가 있습니다. 그 애벌레가 저그 생명체들의 유전자정보를 입수하여 알이 되는데, 저그의 각 생명체들은 그 알에서 태어나게 됩니다. 참으로 효율적인 구조이지요. 그 유전자정보만 라바에게 던져주면 라바가 알아서 생명체를 만들게 되니까요.
각 생물체들의 유전자에 대한 정보는 저그의 유기체로 이루어진 건물에 있으며, 그 건물들을 파괴하면 그 지역에서만큼은 그 유전자를 지닌 생물체탄생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프로토스의 여러 전사들은 아오조라의 설명을 집중하여 들었다. 테사다는 옵저버 하나를 준비하여 아오조라의 말들을 녹음하게까지 하였다. 아오조라의 설명은 계속해서 이어져갔다.
“아까 말씀하신 그 발톱으로 공격하는 소형 괴물은 저글링(Zergling)이라 하며, 그들의 유전자정보는 스포닝풀(Spawning Pool)이라는 유기체에 들어있습니다. 그 유기체만 파괴시킨다면 저그는 더 이상 저글링을 생산할 수 없게 됩니다.”
아오조라의 말이 잠깐 끝나는 틈을 타 제라툴(Zeratul)이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잠깐, 이야기 중에 말을 끊어서 미안한데, 그 라바라는 것은 어디서 튀어나오는 것이오?”
아오조라는 그 질문을 예측한 듯, 당황 없이 답변하였다.
“저그는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들의 지배자를 중심으로 피라미드처럼 하위구조가 펼쳐지는 종족입니다. 그들의 지배자 밑에는 셀러브레이트(Celebrate)들이 있고, 그 셀러브레이트의 둥지를 하이브(Hive)라고 합니다. 셀러브레이트 밑에는 퀸(Queen)이 있는데, 그들의 둥지는 레어(Lair)이지요. 퀸 밑에는 오버로드(Overload)가 있는데, 그들의 둥지는 헤처리(Hatchery)라고 합니다. 라바라는 것은 이 둥지들이 건설되면 자동적으로 생산됩니다.”
“가장 하위구조인 오버로드와 그의 둥지 헤처리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헤처리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전자정보는 오버로드와 드론(Drone)이라 불리는 저그의 일꾼생명체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오버로드가 아니고 드론인데, 드론 이 녀석들은 제각기 자유롭게 저그의 유기체건물들로 변태가 가능합니다. 드론이 스포닝풀을 건설하게 되면 라바에서 저글링이 변태가 가능해지고, 스포닝풀의 유전자정보에 따라 헤처리는 레어로의 변태가 가능해집니다. 이런 식의 구조를 통해 하이브가 그들의 정점에 서게 되는데, 현재 저그가 코프룰루섹터에 풀어놓은 그들의 생물체는 대게 레어체제의 생물체들입니다.”
제라툴이 또다시 묻는다.
“그렇다는 것은, 하이브체제의 그들은 더욱더 강력하다는 것인가?”
이에 아오조라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하이브체제의 저그는 그 파괴력과 살상력이 프로토스의 기술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정도라고 봅니다.”
* BGM은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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