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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7/04 22:16:51
Name Daviforever
Subject 무적함대? 우리는 해적, POS다.

지난 토요일, 에버 스타리그 결승에서 박성준 선수가 극적으로
이병민 선수에게 5차전을 승리할 때, 저는 일산에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생각해보면 POS란 팀을 알게 되고, 좋아한지도 2년 반이 넘었네요.
(물론 군대에서 2년을 보내긴 했지만...-_-;;;)

그때를 기억합니다. 이운재, 도진광 선수가 에이스이던 시절의 POS를...
에버 프로리그 예선장에서, 안 좋은 쪽의 두 팀에 POS가 포함되었을 때...
삼성과 2:1로 뒤지던 상황에서 이운재 선수는 이현승 선수와,
도진광 선수는 김동우 선수와 맞붙었습니다.
앞 경기가 4경기고, 뒷 경기가 5경기이지만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이운재 선수가 캐리어에 건물 쓸리면서 떨리는 손으로 gg를 쳤을 때...
도진광 선수의 게임은 사실상 무의미해졌습니다.
그러나 도진광 선수는 경기를 계속했습니다. 바로 옆자리였으니 알았겠지만...
그날 개인전 세 경기를 모두 내준 이운재 선수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계몽사배 팀리그를 기억합니다.
그때 협회의 이상한 행정으로 삼성과 POS가 아예 대회에 못 나갈뻔 했었습니다.
(랭킹 20위권 선수가 없는 팀을 제외시킨다는 해괴망칙한 룰로...)
POS 팬들은 비록 소수였지만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팀리그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첫 경기 AMD 전, POS 선수들은 열심히 했고 예상과 달리 3:1 승리를 거둡니다.
그날의 열띤 응원전에 자극받은 팬들은 기어이 팀단위 써포터즈를 결성합니다.
네, 포세이돈의 탄생입니다.

이곳 저곳에서, 비록 경기는 적었지만, 승률도 좋지 않았지만,
소고 소리가 메가웹과 세중에 울려퍼지고 검은 두건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감독님과 코치님, 프로게이머, 써포터즈는 가족이었습니다.
승리하면 모두 같이 기뻐하고, 패배하면 아쉬워하면서도 절대 기죽지 않았습니다.
다음번에 복수하면 되는 거라고, 그게 해적이라고...

군대에서 열심히 선임 말 잘 듣고 있을 무렵, 해적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이운재 선수의 KTF 이적,
비극적인 8.15 패러독스 대첩(일부 사람들에게는 안 좋은 추억이랍니다)
여전한 pc방 예선 징크스, 양대 팀단위 리그 모두 예선탈락,
(팀리그는 문준희 선수가 3킬했으니 최연성 선수에게 역올킬당함)
도진광 선수의 프리미어...음 더 말하고 싶지 않네요.
그리고 여전히 좋지 않았던 재정...
플러스가 04년에 정말 안 좋았다지만 03년 가장 위기였던 팀은 POS였습니다.

04년 초부터 박성준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양대 메이저 본선에 진출합니다.
올라가면서 패러독스 대첩의 복수까지 단단히 해냅니다.(vs 임요환, 남자이야기)
(POS Spirit- 지면 복수한다, 복수는 철저하게, 복수한 뒤부터는 절대 지지 않는다)
프리미어 리그 본선에 진출하더니,
8강에서 서지훈 선수, 4강에서 최연성 선수(!)를 잡고,
그 저그한테 1년 넘게 공식전에서 패배가 없던 최연성 선수를 잡고 결승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질레트 스타리그 우승, itv 우승...

이때가 재정은 최대 위기였습니다.
숙소와 연습실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팀 개인전 No.2였던 박정길 선수마저 아쉽게, 팀을 떠나고 맙니다.
그래서 이고시스템과의 스폰 계약은 극적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이고시스 POS는 지난 스토브 때 선수도 영입했습니다.
(선수 내준 기억만 워낙 많아서...박지호 선수 영입소식 듣고 참 기분이 묘했었죠.)
이제 스타리거도 두 명이고,
작년에는 하위에 가까운 중위권이었지만
이제는 가운데에서, 더 위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모든게 박성준 선수 덕분이란 분들이 많으시겠죠.
물론, 박성준 선수 정말 대단하고, 이제 최고라 해도 손색없는 랭킹 1위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어려운 순간에도 팀에 대한 애정으로, 믿음으로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하태기 감독님, 박용운 코치님, 임정호 코치님^^
지금은 팀에 안계신 성재명 감독님, 그리고 서형석 코치님,
이운재, 도진광, 박경수, 박민현, 염보성, 서경종, 김동현, 지영훈, 박지호, 문준희 선수...
그리고 아직 이름을 못 외운 연습생 선수들까지...(미안해요^^)
포세이돈의 초대 회장님이었던 송지연님, 성준동의 얼굴이었던 겨울님,
포세이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중이신 우울님, 쪽쪽님,
결승전 하면 꾸준히 와주시는 레오님,
POS의 진정한 권력자 김재준 형님,
그리고 지금 고생하시는 태준님 이하 성준동 운영자 분들...
제가 미처 지금 이 순간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정말 죄송하지만 적지 못한 모든 분들...

이분들이, 이 모든 분들이 지금의 이고시스 POS를 만들었습니다.
마치 2005년 7월 2일 저녁 일산에서의 5차전처럼,
정말 높은 벽에 질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몇번 있었지만
참고, 참고, 또 참아서 결국 지금의 팀을 만들었습니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해 가야 합니다.

7월 6일 수요일, 우주해적은 정규리그 16연승 중인 무적함대 KTF를 만납니다.
물론, 전력상으로는 우주해적이 뒤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주해적은 상대가 크면 클수록 더 신납니다. 더 뺏을게 많으니까요.
승리, 또는 패배 어떤 쪽이던 절대로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겁니다.
쉽게 물러나면 그건 POS가 아닙니다.


무적함대와 우주해적의 경기, 이 1Round에서 가장 떨리고 멋진 승부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우주해적이 또한번 멋진 태클을 성공시켜주길 바랍니다.


p.s 포세이돈을 다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한데 어떻게 될진 모르겠네요...^^
     프로리그 재미있게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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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일이삼
05/07/04 22:2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05/07/04 22:30
수정 아이콘
POS Fighting~!
05/07/04 22:33
수정 아이콘
참 협회... 저런 룰까지 만든적도 있나요 -_-;;
ELMT-NTING
05/07/04 22:40
수정 아이콘
저건 좀 된일이죠 허허허허
저때 계몽사배 팀리그에서 기타 약팀이라 분류되는 팀을 빼고,
스타성이 있고 흥행을 끌 수 있을만한 팀만 집어넣기 위해서
랭킹 20위 이상의 선수가 있는 팀만을 대상으로 한 규정을 처음에 발표했습니다.
제가 더 들은 바로는 그 때 이운재 선수가 자신이 랭킹 20위안에 못들었다고 굉장히 미안해 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그 때 협회나 지금이나 생각해 보면 별로 다르지도 않군요.
05/07/04 22:45
수정 아이콘
협회는 정말 아스트랄한 존재.
이운재 선수는 POS가 가장 어울리는 선수
푸른바람부는
05/07/04 22:46
수정 아이콘
멋진 응원글이네요. POS분들이 보시면 행복하시겠네요^^
POS 무적해적군단이 되시길...Fighting!!
05/07/04 23:04
수정 아이콘
이번주가 POS와 KTF의 대결이군요.... POS....... 플러스와 함께 가장 좋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팀이네요..... 다른 팀에선 느껴볼 수 없는, 뭐랄까..... 암튼,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포스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요..... 아직도 계몽사배 팀리그에서의 활약은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때 마지막 경기가 김연국 선수였나요? 리틀 차두리...... 변은종 선수랑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아쉬웠어요...... 그 선수 그 게임을 마지막으로 유학간걸로 아는데, 소식 아시나요?

p.s : 그때나 지금이나 협회는 뭘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죠 -_-
산재보험료싫
05/07/04 23:08
수정 아이콘
참으로 멋진 응원글입니다. 이런글 보면 눈물이 -_-; GO팀 빠 이지만.. POS내일 응원하겠습니다.
05/07/04 23:08
수정 아이콘
박성준선수 가 최대 변수일듯...
05/07/04 23:11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감동받음 ㅜ.ㅜ
김효경
05/07/04 23:13
수정 아이콘
내일 기적 아닌 기적이 일어 날 거라고 믿습니다.
진공두뇌
05/07/04 23:40
수정 아이콘
We are Pirates Of Space.
We STEAL YOUR WIN.
05/07/05 00:11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는 약팀(?)을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서... POS 화이팅!!

P.S 상대적으로 약팀이라 한겁니다...오해하지 말아주세요ㅠㅠ
남자이야기
05/07/05 00:15
수정 아이콘
POS 화이팅!!!
05/07/05 00:17
수정 아이콘
POS에 가장 큰 애정을 가진 지도 2년 넘는 시간이 흘렀네요. 예나 지금이나 이 팀의 면면을 살펴 보면, 어쩌면 이렇게 플레이에 개성이 넘치는 선수들만 쏙 모여 있을 수 있는지. 그 때문에 POS의 경기는 언제나 기다려지고, 또 재미있는 경기에 환호하게 됩니다. 명경기의 패자 측에 서 있을 경우도 정말 많았지만,(무승부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그들이 만들어낸 게임이니 그저 소중할 뿐입니다.
조금 멀다는 핑계로 오프도 여태껏 한두번밖에 나가지 못하고 온라인에서조차 거창한 글 한번 써본 적이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언제나 그들이 활짝 웃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약팀 취급받던 서러움을 이제 떨치고 많은 사람들 앞에 POS의 매력을 보여줄 때지요.
수요일에 POS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우리 팬들은 언제나 그들이 경기로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05/07/05 00:24
수정 아이콘
전 글쓴이의 애정에 놀랐습니다. pos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계신분 같네요. 이번 결승 5차전 후 박성준 선수가 특별히 고맙다고 했던 ~~형이 누군지 혹시 아시나요? 위에 열거한 이름중에 있나요?

응원은 원래 약자에 대해서가 더 의미가 깊겠죠. pos나 ktf나 최선을 다해 멋진 결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05/07/05 01:03
수정 아이콘
그 형은 스피리스 스폰서 담당자 김경은씨입니다.
05/07/05 01:41
수정 아이콘
피오에스!! 정말 정이 가는 팀입니다^^ 물론 제 팬인 박지호 선수, 박성준 선수가 있어서 너무 좋지만요.ktf와의 일전! 꼭 승리하시길 바라고, 팀플만 좀 살아난다면 우승권에 가까워질수도 있겠는데요!
사고뭉치
05/07/05 01:41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이렇게 POS의 역사를 정리해주시다니..; ^^;;
다비님 고마워요~ ^^/
포르티
05/07/05 01:51
수정 아이콘
덜덜덜. 다비님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성준 선수 때문에 POS퐈가 되었거든요. 그 이전의 스토리는 잘 몰랐는데 덕분에 개념정리 착실하게 하고 갑니다.
optical_mouse
05/07/05 04:40
수정 아이콘
아주 좋은 글인듯 하네요 ^^
제가 비록 테란쪽이지만 박성준선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pos도 왠지 나쁘지 않게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05/07/05 07:04
수정 아이콘
July 화이팅 입니다 !
Soulchild
05/07/05 10:49
수정 아이콘
아이옵스때 그 추운 인천의 경기장에서 덜덜 떨면서 3:0 으로 지고나서 차마 식사자리에서 밥을 못먹을 것 같아서 그냥 집으로 가고난 후 얼마간 멍했었죠.. 이번 일산에서는 너무 맛있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7월 2일에서 3일로 넘어가는 그 기억은 정말 인생에서 잊기 힘든 멋진 추억이었습니다. 성준동은 멋진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이 분위기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세~!
재규어
05/07/05 11:10
수정 아이콘
차기 스타리그도 POS 선수가 우승!
호수청년
05/07/05 11:12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니 POS를 막 응원하고싶어집니다~
anti-terran
05/07/05 13:44
수정 아이콘
아르마다와 드레이크가 이끄는 해적의 격돌을 연상케하네요. 어떻게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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