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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7/02 04:52:30 |
Name |
S_Kun |
Subject |
왠지 센치한 열대야의 짧은 여행 |
침대에 누워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내일 아침 일곱시 반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야만 한다. 시험이 있으니까.
땡시라는 시험같지도 않은 시험인지라 내일 아침에 가서 두시간만 공부하고 칠 예정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일곱시 반에 일어나야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낮, 시험을 친 이후에 한숨 늘어지게 잔데다, 요즈음은 시험기간이라 밤샘이 생활이다 보니 쉬이 잠들 수 없다.
불 끄고 침대에 누운 시간은 세시 이십분. 그리고 한참동안 뒤척뒤척. 이제와서 잠들어봐야 네시간도 채 자지 못한다. 갑자기 일곱시 반이라는 기상시간이 부담스러워 진다.
귀에 들어오는 건, 더운 바람소리. 갑자기 저 멀리 어딘가의 절에서 울리는 듯한 종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선가 풍경이 딸랑거리는 듯한 소리도 들려온다.
갑자기 센치해진다.
-여름이구나.
결국은 GG를 선언하고는 일어나서 불을 켜고, PC를 켜고, 시간을 확인한다. 네시 이십분. 한시간이나 뒤척거렸군.
지금 다시 눕는다 해도 세시간도 채 자지 못한다. 깔끔하게 포기.
포기하고 나니 문득 배가 고파온다.
가벼운 간식거리를 사러, 집에서 일분거리에 있는 할인마트를 찾아나선다.
달빛이 비치는 골목에 바람이 분다. 방 안에서는 마냥 더운 바람이었지만, 밖에서는 이 이상 시원할 수가 없다. 공기는 덥지만, 바람은 시원하다.
달을 바라보니 갑자기 짝사랑하는 그녀가 떠오른다. 그녀가 옆에 있다면 행복할텐데.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을 건너간다.
-그녀가 옆에 있다면 편히 잠들 수 있을텐데.
별 의미없는 생각을 하며 할인마트에 들어선다.
언제나 먹는 감자칩을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평소에 먹던것과 비슷한 감자칩과 사이다를 들고는 계산대 앞에 선다.
"이천 백원입니다."
계산을 끝낸 지금, 손 위에 들려 있는 동전은 사백 오십원.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통이 보인다. 잠시, 감자칩과 사이다를 옆에 두고는, 아이스크림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리고는 메론맛 아이스크림을 하나 들고 온다. 사백원.
할인마트를 나서는 왼손에는 감자칩과 사이다가, 오른 손에는 메론맛 아이스크림이 들려있다. 잠시 근처에 감자칩과 사이다를 내려놓고는 메론맛 아이스크림을 뜯는다.
다시금 걸음을 옮기면서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는다.
시원하다.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썩 마음에 든다.
그렇게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할짝대면서 집으로 향하는 길이 왠지 너무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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