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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6/20 19:23:04 |
Name |
SEIJI |
Subject |
스타 삼국지 <25> - 우리를 벗어난 소청춘 |
임요환이 그렇게 자신의 근거지를 빼앗기고 떠도는 신세가 되자 곽동훈이 그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곧 송병석에게 전령을 보내 미네랄 1만, 가스 5천을 줄터이니 함께
임요환을 치자고 제안했다. 그에 혹한 송병석이 임요환을 들이치자 임요환은 놀라 도망
쳤다.
송병석은 곽동훈에게 약속한 미네랄과 가스를 내놓으라고 했으나 곽동훈은 차일피일
이유를 대며 미루기 시작했다. 곧 속은 것을 안 송병석은 불같이 화를내며 군사를 일으킬
준비를 했다. 그러자 최진우가 송병석을 만류했다.
"아니됩니다. 곽동훈은 언덕에 근거하여 병력은 200찼고 미네랄은 넉넉하니 쉽게 넘볼
상대가 아닙니다. 차라리 임요환을 불러들여 SK 주유소나 맡겨 멀티를 지키게 하신다면
서로 커세어와 다크템플러같은 사이가 될테니 쉽게 이땅을 지켜내실수 있을 겁니다."
송병석이 그말을 옳게 여기고 임요환을 불러들였다. 박용욱이 넌지시 한마디했다.
"송병석을 어찌 믿을수 있겠습니까? 가지 않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가 나를 좋은 뜻으로 부르는건데 어찌 아니 갈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임요환이 송병석에게 가자 송병석이 맨발로 달려나와 임요환을 따뜻이 맞이했다.
"내 아우의 회사를 뺏으려 한게 아니라 공의 아우가 버스를 몰고 함부로 사람을 버스에
태워 관광보내니, 혹시 일이 잘못될거 같아 이 회사를 맡은 것 뿐이오."
송병석이 그리 너스레를 떠자 임요환이 넉살좋게 웃으며 말했다.
"저역시 이 회사를 형에게 양보하려 한지 오랩니다."
그리고 짐짓 SKT를 도로내놓으려는 송병석의 말을 뿌리치고 SK 주유소로 돌아갔다.
"휴우..."
북쪽에서 그와같은 변란이 있는 동안 남쪽에선 김동수의 아들 임성춘이 깊은 탄식을
뇌까리고 있었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부강한 강대국을 만들어보겠다고 시작한 새우
잡이배, 자신을 찾아온 숱한 재사와 장사들을 새우잡이배로 보냈던 그는 한바탕 풍랑을
맞아 모든 새우잡이배가 뒤집어 엎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려갔다.
결국 새우잡이로 큰 적자를 본 그는 김동수와 가까웠던 곽동훈의 근거지에 머물러 얹혀
사는 신세가 되었다.
"휴... 적당히 잡고 올껄..."
임성춘은 계속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곽동훈은 임성춘에게 말해 남쪽을 평정하면 그 땅을 자신에게 주기로 약속하였다. 그말을
듣고 힘이 난 임성춘은 전력을 다해 남쪽을 정벌 크게 승리하여 개선했다. 그러자 곽동훈
은 약속을 어기고 그 땅을 자신이 가장 아끼는 부하들에게 나누어줘 버렸다.
임성춘이 화가나 그 이유를 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그냥" 한 마디 뿐이었다.
"아버지는 호랑이를 때려잡으시고 강동을 평정하신 당대의 영웅이었으나 그 자식된
나는 남의 부하장수노릇이나 하고 있으니 무슨 면목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볼 수 있단
말이냐!"
"주군."
"누구냐!"
"작은 주군. 김동준입니다."
"이재훈입니다."
"오 동준장군, 재훈장군이구려..."
"어찌하니 이 야밤에 자지않고 탄식만 하고 계십니까?"
"허허... 아버님을 생각하니 이 자식이 너무 못난듯 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겠구려."
"주군. 어찌하여 마음을 약하게 먹으시나이까. 지금은 비록 고단하여도 후에는 좋은
일이 있을 것이옵니다."
"그렇습니다. 주군. 분명 크게 대업을 이루실 날이 올것입니다. 대업을 이루기위해선
차라리 이곳을 떠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이곳을 떠난다해도 내게 군사도 하나 없는데 무엇을 한단 말이오."
"군사야 곽동훈장군에게 얼마를 빌려오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재훈이 말하였다. 그러자 김동준이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건 곤란하오. 곽동훈 장군의 성격상 아무런 이유나 아무런 담보도 없이 군사를 빌려
줄리 만무하외다."
"담보라... 아.. 이건 어떻소?"
갑자기 임성춘이 가슴 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품 속에서 낡은 판 하나를 꺼냈다.
"아니 이것은...?"
"이건 내 아버지가 물려주신 옥키요. 옥으로 만든 판에 시디키가 있어 옥키라고 하고
이 시디키로 전세계 0.1%만이 접속할수 있다는 로얄 배틀넷에 접속할수 있소. 이정도
물건이라면 곽동훈이 내게 군사를 빌려줄수 있지 않겠소?"
"그렇습니다. 충분할듯합니다."
임성춘은 그 즉시 곽동훈을 찾아갔다. 그리고 군사를 빌려달라고 청했다.
"군사? 그건 빌려서 뭘 어쩔려고?"
임성춘은 속에서 계속 터져나오는 "그냥"이라는 말을 힘겹게 삼키며 말을 이었다.
"제 숙부께서 백영민에게 곤경을 당하신다고 하니 돕고싶습니다. 군사를 내어주십시오.
만약 군사를 내주신다면 그 담보로 이 옥키를 드리겠습니다."
"뭐!! 옥키를.. 어서 가지고 와보아라."
임성춘이 옥키를 곽동훈에게 주자 곽동훈이 떨리는 손으로 옥키를 받아들고 시디키를
넣어보았다. 정말 아무 사람도 없는게 로얄 배틀넷에 접속되어 있었다.
"오오. 진짜로구먼. 알았네 내 당장 고르고 골라 뽑은 예비 프로게이머 지망생 1000명을
빌려 주겠네."
임성춘은 곽동훈이 빌려준 군사들을 이끌고 거칠것없이 남쪽으로 밀고 내려갔다.
그 옆에는 역전의 용사 김동준, 이재훈, 손승완이 기라성같이 버티고 있었다.
그가 한참을 내려갔을때 그의 맞은편에서 한무리의 군대가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
고 있었다. 임성춘이 시야업을 하여 멀리 내려다보니 낮익은 얼굴이 보였다.
시원시원한 눈, 오똑한 코, 조각같은 턱선... 마치 귀여니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올법한
조각같은 외모를 가진 사내가 다가오자 임성춘은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기욤! 기욤 패트리가 아닌가!!"
"주군. 주군을 기다렸습니다. 이제 제가 주군을 보필하여 주군이 대업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욤 패트리, 멀리 외지에서 올라와 한국말도 서투르고 먹고 사는게 막막했을때 임성춘의
아버지 김동수가 그를 거두어 주었다. 그 때 기욤은 당시 어렸던 임성춘과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그 사이가 마치 한쌍의 템플러를 보는듯 하였다. 임성춘이 잠시 곽동훈에게
의지할동안 기욤과 잠시 떨어지게 되었으나 이제 임성춘이 대업을 위해 날개짓을 하려는
순간 가장 믿음직스러운 기욤을 만났으니 이 어찌 반갑지 아니한가...
"그래. 아우밖에 없네. 아우만 있으면 내 뭐 두려워할게 있겠는가? 부디 나를 도와 대업을
이루어보세."
"예. 주군에게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습니다. 당대의 뛰어난 재사입니다."
"호오 그가 누군가."
"준희님. 어서 오시오."
기욤이 데려온 사람 역시 기욤만큼이나 뛰어난 미모를 온몸에서 내뿜고 있었다. 수줍은듯
하면서도 이목구비가 또렷한 미소년같은 그를 보자 임성춘은 이렇게 탄식했다.
"아 세상엔 잘생긴 사람이 이리도 많구나..."
"이분이 주군 임성춘이오."
"반갑습니다. 저는 성은 문 이름은 준희라고 합니다."
"그래 반갑소. 앞으로 나를 도와 대업을 이루어 주시구려."
문준희가 수줍은듯 고개를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것을 동의의 뜻으로 본 임성춘이 힘을
얻어 전군에 명령을 내렸다.
"돌격이다!! 상대는 백영민이다!! 모두 한걸음에 내달려 박살을 내버리자!!"
전군의 함성소리가 하늘을 가득 메웠다.
한편 백영민은 임성춘이 쳐들어온다는 소리를 듣고 불같이 노했다.
"아직 대가리에 마나도 안찬놈이 너무 방자하구나. 누가가서 임성춘에게 쓴맛을 한번
보여주겠는가?"
"제가 나가겠습니다."
크게 소리치며 나선것은 최인규였다. 그 옛날 김도형을 위험에 구해준뒤 백영민에게
왔다가 머무르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백영민은 최인규의 그런 당돌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싸움은 외모로만 하는게 아니다! 아직은 장수로 쓸수 없으니 내 옆에서 명을 기다리도록
해라."
그 말에 최인규는 머쓱하여 뒤로 물러섰다. 백영민은 전군을 끌고 임성춘의 군대와 맞서
싸웠다. 하지만 기세가 오를데로 오른 임성춘의 군대에 백영민의 군대는 크게 패하고
뒤로 물러서게 되었다.
크게 이기고 의기양양하게 온 임성춘이 다음날, 그 마을의 한 시민을 잡아 물어보았다.
"가까운 산 근처에 김대기의 사당이 있는가?"
"저쪽 근방에 있습니다."
그러자 임성춘은 장수들에게 김대기의 사당을 찾을것임을 밝혔다. 장수들이 의아해하며
까닭을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어젯밤에 김대기께서 나를 불러 적절한 운영으로 승리하라라고 하셨소, 내 당연히 찾아가
예를 올려야겠소이다."
"안됩니다. 저 산은 백영민의 진지와 너무나 가까운곳에 있어 자칫 습격을 받으면 낭패에
빠질수 있습니다."
"그깟 백영민따위가 뭐가 두렵다는게요."
그리고 김동준, 이재훈, 손승완등 12명의 장수들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임성춘이 김대기
의 사당에 향을 올리고 절을 하며 말하길
"만약 이 성춘이 대업을 이루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수있다면 마땅히 엠겜 캐스터에
김대기를 영입하고 엠겜 오프닝곡으로 대기송을 BGM으로 깔겠나이다."
한편 백영민의 진지에서도 임성춘이 소수의 병력만 끌고 산을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백영민은 매복이 있을지몰라 쉽사리 병력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최인규가 그것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지금 공격해야 임성춘을 사로잡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복이 있을지 두렵네."
"무슨 그 나약한 말씀을. 제가 가서 임성춘을 사로잡아 오겠습니다."
하고 백영민의 명령을 듣지 않은채 산위로 올라섰다.
"용기있는 자는 나를 따르라!!!"
모든 백영민의 부하들은 펄쩍펄쩍 뛰며 산으로 올라서는 그를 비웃기만 할뿐이었다.
최인규가 산에 올라서서 임성춘에 앞에 나타나자 임성춘이 크게 놀랐다.
"너는 누구냐!!!"
"나는 랜덤테란 최인규다! 너를 사로잡으러 왔다."
"니까짓게 나를 사로잡을수 있다고 보느냐??"
임성춘이 가소로운듯이 코웃음치며 최인규에게 달려들었다. 최인규역시 있는힘껏
임성춘에 맞서 싸웠다. 두사람의 재빠른 키보드연타와 현란한 마우스 움직임에 모두들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임성춘의 드라군이 한타싸움에서 이기는듯 싶더니 최인규의
열을 맞춰 세운 탱크가 불을뿜자 임성춘의 드라군이 녹아내렸다. 다시 임성춘의 템플러가
천지스톰을 작렬하자 이제는 최인규의 벌쳐가 본진안으로 들어와 프로브를 학살했다.
그렇게 얼마를 더 싸웠을까? 최인규와 임성춘이 동시에 마우스와 키보드를 상대에게
던지자 서로 상대의 마우스와 키보드를 움켜쥐었다. 상대의 무기를 서로 봉쇄하자 둘은
어쩔수없이 바닥에 뒹굴며 맨주먹으로 싸웠는데 성난 용과 호랑이가 어울려 싸우듯
처절한 싸움이 벌어졌다.
순간 임성춘이 최인규의 마우스선을 뽑아 마우스를 낚아채자 최인규가 동시에 임성춘의
키보드를 뽑아 등에 매었다. 그 때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린 백영민의 부하군대들이 물밀
듯이 밀어닥치자 임성춘은 어쩔수없이 12명의 부하장수들을 이끌고 후퇴하였다.
다음날, 임성춘이 부하들을 시켜 빼았은 최인규의 마우스를 장대에 달아 소리치게 했다.
"최인규는 어디있느냐? 프로게이머가 마우스를 버리고 도망가는게 말이 되느냐?"
최인규도 지지않았다. 곧 임성춘의 키보드를 장대에 꽂아 부하들에게 소리지르길
"임성춘의 키보드가 여기있다!! 키보드를 버려두고 도망가는게 말이 되느냐?"
하며 응수했다.
그렇게 서로 목청을 높여 서로 이겼다 졌다를 반복할무렵 최인규가 군사를 이끌고 나와
임성춘에게 맞섰다. 최인규를 사로잡아 자신의 부하로 쓰기를 원했던 임성춘이 기욤에게
의논했다.
"간단합니다. 최인규를 유인하여 서,남,동쪽에서 우리군사를 매복시켰다가 급습한다면
쉽게 최인규를 사로잡을수 있을겁니다."
좋은 계략이라고 생각한 임성춘이 기욤에게 모든 준비를 맡겼다. 그리고 몸소 나서서
최인규와 맞서 싸웠다. 처음에는 온힘을 다해 맞서 싸우는 척 했던 임성춘이 짐짓 힘이
모자른양 뒤로 물러서 후퇴했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최인규가 뛰어들었다. 그렇게
멀리 최인규를 유인한 임성춘이 때가 되었다 싶자 신호를 하자 사방에서 기욤이 매복시킨
병사들이 몰려나와 최인규를 덮쳤다.
병사들이 최인규를 꽁꽁 묶어 데려오자 임성춘이 짐짓 노한듯 병사들을 꾸짖었다.
"내가 최인규를 모셔오라고 했지 꽁꽁 묶어오라 했느냐!!"
그리고는 스스로 최인규의 몸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최인규에게 말했다.
"나는 그대가 참된 대장부임을 알고 있소. 어떻소? 나를 도와 주지 않겠소?"
"죽은 목숨 살려주신것만도 감사할진데 어찌 거절하겠나이까. 제 모든것을 다 쏟아 장군을
보필하겟나이다."
최인규를 손안에 얻은 임성춘이 그 기세로 백영민을 몰아치니 백영민은 그 기세를 못이겨
어쩔수없이 자신의 근거지를 버리고 도망칠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차지한 영토아래
많은 예비프로게이머들과 PC방손님들을 따스히 대접하며 보살피니 그곳에 사는 사람
들은 모두 임성춘을 외치며 온게임넷은 안보고 엠비시게임만 보았다.
그렇게 강동을 평정하고 아버지가 못이룬 대업을 이룰 기반을 착실히 마련한 임성춘은
자신의 꽃쾌남같은 미모를 과시하기위해 역시 빼어난 미모를 가진 기욤, 문준희, 최인규
를 자신과 묶어 꽃미남 프로토스 4인방이라고 칭했다.
"주군 꽃미남 프로토스 4인방은 너무 깁니다. 요즘 추세에 맞게 짧게 영어약자로 바꾸시는
것이."
최인규가 말하자 임성춘이 준비했다는듯 말했다.
"그래. 이미 준비해두고있었소. 프로토스 4인방. F4가 어떻소?"
"저..저. 프로토스는 F가 아니라 P로 시작되지 않나요?"
"준희. 이런 아둔한 친구. 그럼 파이어뱃은 PIRE BAT인가? 팩토리는 PACTORY야?
자네 영어를 야매로 배웠구만."
"아... "
임성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깃발위에 F4라고 썼다. 그뒤 강동의 사람들은 임성춘,
기욤, 최인규, 문준희를 가리켜 F4라고 불렀다. 모든게 그곳에 기욤이 없었을 때 생긴
불상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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