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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6/19 21:03:44 |
Name |
SEIJI |
Subject |
스타 삼국지 <24> - SKT는 남의 손에 넘어가고 |
임요환에게 홍진호의 칙서가 도달한것은 다음날 저녁이었다. 임요환이 봉투를 열고
칙서를 확인하니 그 안에는 자신을 정식으로 SKT 사장으로 임명한다는 글과 함께 비밀
쪽지가 하나 들어있었다.
임요환이 비밀쪽지를 여니 그 안에는 송병석을 처치하라라는 밀명이 같이 담겨 있었다.
'그대를 SKT의 사장으로 임명할테니 당장 역적 송병석을 처단하라. 이 쪽지는 영국에서 시작해........'
임요환이 곧 아우들을 불러 쪽지를 보여주며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였다.
최연성이 기다렸다는듯이 크게 소리쳤다.
"이제 명령도 받았으니 가릴것없이 송병석의 키보드선을 잘라버리고 와야겠소!!"
"연성아. 너는 어찌 이것이 홍진호의 계략인걸 모르는게냐?"
"그렇습니다. 형님. 마인 하나로 두 드라군을 잡으려는 계략으로 연성이가 아직 벌쳐마인
의 사기성을 잘몰라 저리 그러는가 봅니다."
박용욱이 신중하게 말하였다.
"그래 이 계략대로 하다간 나나 송병석이나 한쪽이 상하게 되는 법. 그러면 좋아서 낄낄
할것은 홍진호일것이다."
임요환은 곧 송병석을 불러 홍진호의 쪽지를 보여주었다.
"형님, 홍진호가 이런 밀서를 보내 형을 해칠려고 합니다. 아마 홍진호의 간혹한 잔꾀가
숨어있는 계략인듯 싶습니다."
"오오.. 이런 스톰으로 쌈싸먹을놈! 고맙소. 정말 고맙소. 아우가 아니었다면 큰일날뻔
했구려."
송병석은 임요환의 손을 덥석 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날 밤안으로 PC방에
달려가 스타관련 커뮤니티에 "임요환, 그렇게까지 나쁜놈은 아니구나." 라는 글을 도배
하였다.
스타관련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글을 읽던 홍진호가 송병석이 올린 그 글을 보고나서
크게 놀랐다. 곧 다시 조용호를 불러 논의를 계속했다.
"이런 그대의 계략을 따랐다가 두 놈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소.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조용호가 마치 이런일은 이미 예견되었다는 양 준비된 말들을 내뱉었다.
"그럼 구울탄마지계를 쓰십시오. 울트라를 몰아 마린을 집어삼키는 계략으로 임요환에게
하여금 곽동훈을 황명을 내려 곽동훈을 치게끔 합니다. 그래서 임요환이 SKT를 비우면
송병석이 임요환의 뒤를 칠테니 이를 바로 울트라의 입을 빌려 마린을 집어삼키는 계략
입니다."
"그것 참 좋은 계략이구려. 당장 시행하도록 하시오."
임요환은 다시 홍진호의 사신이 가지고 온 칙서를 받아들였다.
"MC용준이 내게 곽동훈을 공격해서 엘리시키라고 한다."
"이것 역시 홍진호가 꾸민 계략이 아닐까요?"
"계략이라고 하나 MC용준이 내게 내린 명령이니 만큼 따르지 않을수 없다. 누가 여기
SKT에 남아 이곳을 지켜야 할텐데..."
"저요!! 제가 남을래요!!"
최연성이 큰소리를 치며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임요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최연성을
바라보았다.
"그대의 용맹과 스타실력만큼은 나역시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자네는 일단 버스를
몰면 너무 지나치게 버스를 즐기며 무리수를 두는 나쁜 버릇이 있다.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는 용욱이가 남으면 좋겠지만 용욱이는 앞으로 내 옆에서 나에게 조언을 하며
나를 도와야 하고..."
"어찌 형님은 나를 그리 못믿으시오!! 내가 형님이 없을동안 버스를 몰아 이곳을 빼았기
거나 한다면 성을 갈겠소!!"
용욱이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옆에 녹슨 가위를 던지며 나지막히 말했다.
"만약 그리된다면 니 스스로 자르거라."
임요환과 박용욱이 회사를 떠나는걸 보며 녹슨 가위를 든 연성이 조그맡게 읊조렸다.
"그 성이 아닌데..."
임요환이 떠난이후로 최연성은 처음 몇일간은 회사를 잘 지켰다. 좋아하는 버스운전도
딱 끊고 아무리 유리한 경기라도 레이스도 뽑지 않았다. 그렇게 몇일동안은 무난하게
회사를 지켰던 최연성도 날이 지나다보니 몸에 좀이 쑤시고 그게 더욱 심해지니 잠을자도
눈앞에 빨강, 파랑, 초록, 노랑색이 왔다갔다하는 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자신도 모르게 모니터를 양손으로 잡고 빙빙돌리는 금단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그의 부하들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형님과의 약속이 아니더냐!!"
"너무 자신을 얽매이는것도 좋지 않습니다. 오늘까지만 버스를 모시고 내일부터 자제하
시면 될 일 아닙니까."
"그래... 너무 혹사하는것도 오히려 약속을 지키는데는 방해만 될뿐. 그래 딱 오늘까지다!"
연성은 곧 회사사람들을 불렀다. 그리고는 회사사람들을 버스에 앉히고 떨리는 손으로
버스키를 잡고 버스시동을 켰다. 부르르릉하는 굉음을 내며 검은 매연을 뒤로 뿜으며
버스가 힘차게 나아가자 버스 손잡이를 잡던 그의 손은 더욱더 바빠졌다. 순간 드리프트,
부스터, 순간 가속, 360도 회전, 커팅 드리프트등... F1레이싱에 나가는 포뮬라차로도 하기
힘든 온갖 기술들을 버스로 해보이며 그는 어느덧 제로의 영역을 느끼기 시작했다.
버스가 4시간만에 서울-부산을 왕복하고 오자 버스에 타고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구역질을
하며 정신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최연성이 버스에서 내려 보니 한 노인이 버스를 타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서있었다.
"자네는 왜 내 버스를 타지 않는가?"
"주군의 명령때문에 저는 버스를 타지 않습니다."
"뭐? 주군? 여기서는 내가 대장이야. 당장 버스에 승차하도록!!"
"장군. 저는 송병석의 장인 되는 사람입니다. 제 사위의 낯을 보셔서라도 한번 관용을.."
"뭐 송병석??"
순간 최연성은 송병석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관광을 해서 이겨도 시원찮을 놈.
그 송병석에 대한 미움이 그대로 그 노인에게 옮아져 최연성은 강제로 노인을 등에 업고
버스에 올라 버스에서도 가장 진동이 심하다는 뒷자리에 앉혔다.
"자 이제 시동 겁니다!! 안드로메다까지 출발!!"
노인은 너무나 억울했다.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버스 바닥에 X을 싸지 않나, 그걸 누가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유포시키지 않나... 최연성에 대한 미움과 증오가 쌓일대로 쌓여
결국 그는 송병석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런 내 장인이 그 짐승같은 최연성에게 몹쓸꼴을 당했다는구려. 이 최연성 그놈을!!"
"좋은 기회입니다. 지금 임요환이 여기에 없는 이때가 바로 장군을 위해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입니다."
"하지만 임요환은 나를 따뜻하게 받아주지 않았소?"
"큰일을 하시려면 그런 조그만 정에 좌지우지되선 안됩니다. 더구나 임요환은 그렇다쳐도
그의 아우들이 장군을 보는 시선이 어떻습니까?"
"음 마치 프로브가 벌쳐를 보는 듯했소."
"그렇습니다. 여기에 계속 있다간 장군이 화를 입으실테니 장군이 먼저 선수를 쳐야 합
니다. 더군다나 임요환은 평상시에는 착한척하나 게임때는 상대 배려없이 승리를
위해선 무슨 수를 다하는자. 이 SKT는 장군을 위한 곳으로 장군의 대업을 위해선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할곳입니다."
최진우의 말에 송병석은 다시금 흔들렸다. 그리고 잠시 한숨을 쉰채 마음을 정한듯
최진우에게 말했다.
"당장 전 병력을 모아 최연성을 치겠소. 오늘 밤에 말이오!!!"
그날밤, 최연성은 온힘을 버스운전에 쏟아 그 피로를 못이기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의 부하들 역시 죽음의 버스를 8시간 타느라고 인사불성이 되어 간혹 알수없는 헛소리
등을 해대며 쓰러져 있었다.
이 나즈막히 조용한 순간, 송병석의 대부대가 최연성의 진지를 습격했다.
순간 너무나도 평화스러운 적막함은 공기를 찢어놓을듯한 비명과 괴성으로 바뀌었고
회사안은 어느새 불바다가 되어 미친듯이 사방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 소란스러움에 최연성은 눈을 떳으나 낮동안의 무리로 그 역시 제 몸상태가 아니었다.
비몽사몽한 가운데 장팔선마우스를 뽑아들고 송병석의 군대에 맞섰으나 제 한몸가누기도
시원찮았다. 결국 그는 눈물을 뿌리며 회사뒷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칠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임요환이 일구어놓은 첫번째 기업은 너무나 어이없이 쓰러질수 밖에 없었다.
최연성이 녹슨가위를 들고 임요환과 박용욱 앞에 꿇어앉아 큰소리로 통곡하니 임요환
역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는 쉽게 짐작할수 있었다. 최연성은 그들앞에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에 있었던 자초지정을 상세히 말하였다. 박용욱이 그 소리를 듣고 노해 소리질렀다.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그 곳이 우리 형님에게 얼마나 중요한곳이거늘, 그런식으로
도망쳐와서 뻔뻔하게 얼굴을 들이미는 거냐? 그러고도 네가 사내란 말이냐?"
"흑. 그러잖아도 내 형님들에게 잘못을 고하고 약속대로 하려고 했소. 이제 모든걸 다
털어놓았으니 당장 이 가위로..."
연성이 가위를 잡고 바지춤을 잡으려는 순간 요환이 급히 달려나와 그의 팔을 움켜
잡았다.
"아우, 자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우리가 복숭아음료를 주는 PC방에서 도원결의를 할때
맺었던 맹세를 잊었던것인가? 서로 같은 날에 배틀넷 아이디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같은 날에 로그인 정지를 당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깟 회사야 잃어버리면 다시
찾을 수 있지만 아우는 한번 잃으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걸 왜 모르는가. 어서 가위를
버리게."
"그래, 연성아. 오늘의 과오는 다음에 공을 세워 깨끗이 씼으면 되는거다. 형님을 위해서
앞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되는거야."
요환과 용욱이 연성의 등을 쓸며 위로했다. 연성은 너무나 감격하여 두 형의 품에 안겨
비오듯이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는 연성을 바라보며 두 형은 긴머리의
화장을 짙게 한 연성을 생각하며 몸서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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