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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6/04 01:13:04 |
Name |
저그ZerG |
Subject |
말이라는 것 |
며칠 전, 신문을 뒤적거리다가 링컨에 관한 한 일화를 발견했습니다.
링컨이 선거를 치루던 당시, 링컨의 상대 후보가 링컨을 이렇게 비방했다고 합니다.
"링컨은 두 얼굴을 가진 위선자다!"
그러자 링컨은 이렇게 응수했다고 합니다.
"내 얼굴이 두개라면, 이 얼굴로 돌아다니겠습니까?"
전 이 일화가 너무나도 감명깊었습니다. 막말하는 이 사회에 경종을 울려 줄 수 있을만한 일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누나와 함께 TV를 보고 있었는데 어느 정치인의 막말에 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누나에게 링컨에 관한 일화를 얘기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물었죠.
"캬~ 진짜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저런 모습을 보여줄 순 없을까?"
그러자 누나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말했으면 정치인이 농담 따먹기나 한다고 바로 반격 들어올걸?"
오늘 언어영역 지문을 풀고있는데, 비문학 지문에서 이런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언어는 제자 원리에서는 뛰어나지만, 그 사용에 있어서는 결코 뛰어나지 않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말은 가장 뛰어난 언어이다!'라는 교육을 받고 자란 저이기에 이런식의 접근은 매우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펜을 멈추고 이 글귀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글귀를 읽었을 때는 코방귀를 뀌면서 '웃기고 있네, 우리나라 언어는 최고라고'라고 생각을 했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맞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문학 작가들이 쓰는 언어로서의 한국어라면 그 사용에 있어서도 뛰어나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만, 대중이 두루 사용하는 것이 언어라고 생각해 봤을 때, 우리 대중이 쓰는 한국어는 그 사용에 있어서 뛰어나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말은 너무나도 각박해져 버렸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의 언어 사용이 결코 뛰어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사랑스런 친구야"라는 말이 "이 씨X 놈아!"가 된지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는 이제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언어생활이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요? 언제부터 우리는 '아름다운 말'을 사용하지 않은걸까요? 왜 우리는 '아름다운 말'을 사용하지 못하는 걸까요?
전 현대인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속에 여유가 없으니 상대방의 말에 너무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고 상대방도 그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고 그 결과가 오늘날 우리의, 지금의 언어생활로 나타난게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말이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착하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는 말을 하는게 아니고, 남을 배려하는 말을 하기 때문에 내가 착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말하기에 앞서서 마음속에 여유를 갖고 한번 생각을 가다듬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언젠가는 우리도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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