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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5/31 06:49:23 |
Name |
그믐달 |
Subject |
잊어버리고 있던 기본.. |
...비슷한 주제의 글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만 그래도 일단 그냥 쓰겠습니다.
댓글로 달자니 너무 길기도 하고..사실 전부터 해오던 생각이니까요.
요즘....피지알 분위기가 별로라는 말이 많죠?!
뭐..사실 많이 변한건 사실일겁니다.
가입안하고 보기만하던 시절까지 다 합쳐봐야 고작 1년 좀 넘는 저도 느끼고 있으니까요.
어떤 분은 신규회원이 많아지고, 그들 중 대다수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려서 그런것같다고 하시더군요.
나이가 어리니 생각이 다르기 마련이고, 조금은 자유분방한 그들의 눈에는 오히려 이렇게 깍듯한것이 답답하기도 할것이라고.
일단 그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신규회원이 많고, 대다수가 나이가 어릴것이란건 사실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피지알은 갑자기 확 커버린건 아닙니다.(적어도 제가 접한후에는 그랬습니다.)
조그만 친목커뮤니티(?)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커오는동안..
많은 사람들이 신규가입을 했고, 많은사람들이 탈퇴도 했을겁니다.(아마도 연령층은 점점 어려졌을테죠.)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도 '피지알스러움'은 유지가 되었습니다.
많은 생각 다른사람들이 오랜기간동안 들락날락하는데도 말이죠.(사실 지금도 피지알은 피지알스럽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은것(?)은 비단 신규회원의 수나 나이때문만이 아니라생각됩니다.
아무리 신규회원이라도 기존의 분위기라는건 무시 못하는 거니까요.
예컨대, 모두가 조용조용 귓속말로 이야기하는 곳에 가게되면,
아무리 평소 목소리가 큰 사람이라도 자신도 모르게 낮추게 됩니다.(정말 생각없는 사람이 아니라면요..;;)
그런데 글을 쓰기까지 2달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는 피지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가입한지 몇달이 지나서야 겨우 write 버튼을 조심스레 눌러보는 저같은 족속도 있으니까요.
제 생각에는 지금 피지알의 문제는 생각의 다름이 아닙니다.
생각이야 모두 다를수 있는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화'내지는 '토론'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형식의 문제도 아니라고 봅니다.
여기 피지알은 그런 형식에 있어서만은 굉장히 엄격한 곳이니까요.
제 생각에 지금 피지알의 분위기 문제는...
첫번째, 상대방에대한 배려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피지알의 규칙은 엄격합니다.
그리고 회원모두가 그 규칙을 준수하려고 노력하고있죠.
누군가 잘못된 글을 올리면 지적해주기도 마다하지 않습니다.(쉽지않은 일입니다.)
그것이 피지알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지요.
그런데..어느샌가 규칙을 위한 규칙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즐이님이 쓰신 공지사항을 읽으면서 그런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이구나..'
15줄을 넘기라는 이야기도, 이모티콘이나 채팅용어를 자제하라는 이야기도,
글을 쓰기전에 가까운 시일에 비슷한 이야기가 없었는지 검색을 해보라는 이야기도,
읽는 사람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배려하라는 거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적을 할때에는 글쓴사람을 배려해서 지적하라는 부분에서는 감동할뻔했습니다.;;
글쓴이가 읽는이를 배려하는것처럼 읽는이도 글쓴이를 배려하라는 이야기니까요.
배려...그것이 기본입니다.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는 그 배려를 위한 형식인겁니다.
그런데 어느샌가 그 알맹이는 빠져버리고 껍데기만 남아서 활개를 치더군요.
배려는 사라지고 규칙들만 난무하더군요.
물론 규칙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이 중요하다면 물을 담을 그릇도 중요한 것이지요.
그릇이 없다면 물은 그냥 흘러버리고 말테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물이 없는데 물을 담을 그릇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저 모양유지일 뿐이지요. 속은 비었는데 말이지요.
규칙을 지키는 것은 좋습니다.
그것을 위한 지적도 좋고, 조금 쓴소리도 상관없습니다.
그 안에 배려가 녹아있다면 말이지요.
그리고 두번째,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러번 말한것 같지만 여기는 커뮤니티지요.
말그대로 '대화'하는 곳 입니다. 대화는 '말하고 듣는'것입니다.
그런데 말하는 것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가끔~..^^;;)
자신의 생각만 실컷 이야기하고선, 그걸로 끝내버립니다.
혹은 다른사람의 생각이 자신의것과 다르면 그냥 무조건 우기거나, 아니면 지워버립니다.
자신의 글을 시간내서 읽고 생각하고 이야기해준 사람은 전혀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귀막고 입만 움직이는 겁니다.
자신이 알고있는것이 전부인 3살배기 어린애처럼 말이지요..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있다면 상대방과 이야기할수 있을테고, 토론으로 발전할겁니다.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없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수정하거나 확신할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그 어느것도 하지않고 그냥 넘겨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인이상 생각이 다를수도 있는거고, 틀릴수도 있는겁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남의 말을 들을줄도 알아야 '대화'를 할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배워가고, 그러면서 생각이 넓어지는거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2사람 이상 모인다면..그것은 사회생활인겁니다.
그것이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상관없이 사회생활입니다.
사회생활의 기본은 배려와 예의라고 배웠습니다.
표현하는 방식이야 다를수 있습니다만, 기본은 그 두가지라고 배웠습니다.
그것을 가식이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학교를 안나왔거나, 헛나온 사람일겁니다.
기본적인 사회생활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니까요.(당장 회사생활을 석달만 해보라고 권하겠습니다.;;)
적어도 다른이를 배려한다면, 예의를 아는 나이의 사람이라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고집한다거나,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행동은 않겠지요.
배려와 예의, 그리고 겸손...
우리는 참..중요한걸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위에서 말한 배려와 겸손은 이곳에서 말하고 듣는 우리 말고도..
우리의 대화주제가 되는 사람들, 사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게 100%맞다는 오만과 배려할줄 모르는 말들로 상처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것을 지적하다가 좀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지요...;;
p.s: 처음 쓴 글인데 너무 길군요..(요약정리 안되는 이 머리같으니..ㅡㅡ^)
이 긴 글을 쓰면서 제 행적을 생각해 봅니다..;;
잘한거 하나 없군요..;;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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