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태그 걸었습니다. 팔콤사의 영웅전설3 BGM중에 하나인데,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참고로, 테란 스토리와 플토 스토리는 같은시간대에 전개되는 것이 아닙니다^^. 테란스토리는 지금 전개되는 플토스토리의 입장에선 과거입니다. 이점 숙지해주세요~
- '# 19회' 의 고마운 분들께 -
잡담군 님 - 업데이트가 좀 늦었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케미 님 - 여러 독자분께서 흥미롭다고 해주시는데.. 독자분들이 흥미로울수록 작가는 부담되요.~_~;
컨트롤황제 님 - 아..아포칼립스. 조만간 올라올 외전에 등장하십니다.~ 나경보선수는 아직 생각해둔게 없구요^^;;; 아마 등장하더라도 상당히 늦게 등장할듯 합니다.
Avin 님 - 시야가 좁아지신게 아니라 제가 게을러서.. 라는게 맞는이유일듯합니다-_-; 멩스크의 뒤통수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메가톤급으로 포장되어졌습니다.-_-; (미션스토리, 그 이상으로요^^)
냉랑테란 님 - 어짜피 이 글의 주인공은 어린질럿이고 프로토스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다만 지금 테란스토리를 전개해야하기에.. 상대적으로 플토의 비중이 적어졌으나 본격적인 저그와의 전투에 돌입하면 상황은 역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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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 아이어(West Aiur) 지도 -
(확대해서 보세요~)
- 블랙 워터 스테이션(Black Water Station) 지역의 지도 -
(11회-12회의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테란vs저그 최초의 전투와 관련된 지도)
- 바람의 언덕(Hill Of Wind)의 전투양상 -
(13회-16회, 바람의 언덕 전투양상)
- 지난회까지의 줄거리 -
모든 것이 상황종료된 시점. 아직 완숙한 질럿이 되지 못한 폴트는, 자신이 현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한을 역사서를 쓰면서 풀어가고자 한다.
- 프로토스 -
평범한 전사를 꿈꾸는, 그러면서 아이어가 돌아가는 것을 잘 알고있는 리치마을의 어린질럿 폴트는 프로토스가 경험하기 힘든 꿈을 꾸므로써 방황하기 시작한다.
꿈으로 인해 며칠 사이에 상당히 많은 일들이 스쳐지나가 마음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폴트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사이, 폴트가 전사가 되기위해 수련하고 있는 곳의 강사질럿 '소린(Sorin)'이 누군가의 투고로 인해 의회로 불려가고, 현 제도의 모순에 반발감이 컸던 다른 기성전사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의회의 제도를 바꾸려 한다.
한편 테사다는 의회의 명령을 받고 그르르르와 함께 코프룰루 섹터로 향한다.
- 테란 -
평화로웠던 테란의 거주구역 코프룰루 섹터에 정체 불명의 외계인이 습격해온다. 마 사라의 보안관 중 하나였던 짐 레이너는, 행정관 럭키아이와 함께 저그라 불리는 정체 불명의 외계인과 맞서 싸운다.
레이너는 자신의 판단착오로 인해 자신의 군기지가 있던 마을의 명문 '나르치 일족(Nal_ch一族)'이 전멸하자, 그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민이 많은 가운데, 나르치 일족의 유일한 생존자를 멩스크가 데리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다.
한편 테란 연합측에서는 레이너가 저그를 공격한 것에 대한 죄를 물게된다. 그로인해 궁지로 몰린 레이너와 럭키아이는 멩스크에게 위탁을 하게 되는데......
- 이번회의 등장인물 -
** 프로토스 **
폴트(Folt) - 평범한 질럿의 인생을 꿈꾸는 주인공, 어린질럿. 자신의 꿈과는 다른 일들이 자꾸 펼쳐지는 것 때문에 많이 예민해져 있다. 호기심이 많다.
폴트의 친구들 - 폴리(Poli), 포트(Port)등 다수.
레인보우(Rainbow) - 인투더레인과는 좀 다른, 차분한 성격을 지닌 전사. 하지만 화나면 무척 무섭다는 소문이 있다.
리치(Reach) - 신 아이어(新 Aiur) 4대천왕(四大天王; 줄여서 신 사대천왕)중 하나. 뛰어난 병력운용과 대규모부대의 통솔력은 많은 각광을 받고있다.
날라(Nal_rA) - 신 4대천왕(四大天王)중 하나. 별명은 몽상가.
** 저그 **
- 아직 알려진 바 없음 -
** 테란 **
짐 레이너(Jim Raynor) - 무척 정열적인, 동족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한 테란의 장군. 연합출신이였으나, 연합의 행동에 반감을 품고 멩스크에게 의탁하고 있다.
럭키아이(Lucky-Eye, Kang) - 무척 이지적이면서, 동족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한 테란의 장군. 레이너와 함께 하고있다.
악튜러스 멩스크(Acturus Mengsk) - 무언가 속내를 알 수 없는, 반 테란연합의 선두주자 '코랄의 아들'의 총사령관.
사라 캐리건(Sarah Kerrigan) - 멩스크의 신뢰를 받고있는 용감하고 유능한 여전사. 계급은 중위.
20회 - 멩스크(Mengsk)의 야망(野望) (9)
얼굴에 온갖 피곤한 표정을 가득 담고 멩스크(Mengsk)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멩스크의 무신경도 참 대단했다. 그 때문에 기분이 더 상했으나, 사적인 감정을 발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재빨리 안정시켰다.
“디스크 분석이 다 끝났소?”
“아니. 지금 분석 중에 있다. 아까는 내가 그대의 훌륭한 작전성공에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경황이 없었다. 치하하는 것을 잊어서 그대를 다시 불렀다.”
어울리지도 않는 말을 하는 멩스크 주변엔 무척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럭키아이(Lucky-Eye)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캐리건(Kerrigan)이 서 있었다. 이 둘이 있다는 것은, 고작 내 승리를 ‘치하’하기위해 나를 불러낸 것이 아니라는 걸 육감으로 느꼈다. 캐리건과 눈이 마주쳤을 때에는 전과 같이 알 수 없는 증상들을 느꼈다. 하지만 또다시 럭키아이 등등에게 놀림 받기 싫어서 다른 쪽을 바라보며, 멩스크의 말에 차분한 척 하며, 날카롭게 대답을 하였다.
“내게 수고했다는 말 대신에 다른 할 말이 있지 않소?”
나의 날카로운 말이 멩스크의 심중을 정확히 찔렀는지, 그는 잠시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허나 멩스크는 어설픈 호걸행세를 하며 대답하였다.
“이런······. 레이너, 그대는 눈치가 빠르군. 하하하. 하지만 그대의 노력은 정말로 치하해주고 싶었다. 근데 아직 일이 끝난 게 아니라서 말이지······. 캐리건이 자세히 설명해줄 것이다.”
멩스크는 캐리건에게 ‘자신이 할 말’을 넘겼다. 캐리건은 멩스크의 말이 끝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설명을 하였다.
“요점만 말하겠어요. 안티건(Antigan)이 연합군에게 반란을 일으킬 준비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연합군이 이 사실을 파악하고 듀크(Duke)장군이 이끄는 알파부대를 파견했어요.”
“안티건이라고???!!!”
캐리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럭키아이의 한마디 외침이 있었다. 하지만 멩스크는 그의 외침을 가볍기 무시하고 캐리건의 뒤를 이어서 용건을 이야기하였다.
“레이너, 안티건을 해방하고 그 안티건의 시민들에게 우리의 좋은 의도를 알리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캐리건중위가 도와줄 것이다. 준비되는 대로 안티건으로 출격하여 연합에게 경종을 울려라.”
“잠깐!”
멩스크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마디의 짧고 굵은 외침이 있었는데, 모두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주목하니 럭키아이였다.
“멩스크, 당신 너무하는 거 아닌가? 레이너는 지금 심신이 모두 피로하다. 어떻게 쉴 시간조차 주지 않는가?”
그는 엄청난 노기를 내뿜으며 멩스크에게 다짜고짜 따졌다. 이런 럭키아이의 언행에 멩스크의 얼굴엔 상당한 노기가 감돌았으나, 이내 평정심을 되찾으며 럭키아이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을 했다.
“나도 그의 피곤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편히 쉴 수 없을 때다. 한시가 급한 때라서 말이지·······. 레이너가 이렇게 쉬지 못하는 것은 그의 전투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레이너도 그것을 잘 알고 있지. 레이너는 자신을 이토록 피곤하게 만드는 자신의 전투능력에게 화풀이를 해야 할 것이다.”
기가 막혔다. 저 자의 능구렁이 같은 화술이 아무런 대구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럭키아이역시 말문이 막힌 듯 했다. 캐리건도 아무 말을 하지 않은 채 우리를 주시하였다. 서로 오가던 말이 잠시 끊기자 노기가 충천했던 사령실의 분위기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내가 가겠다. 나도 전투능력엔 자신이 있다. 나는 여기 와서 계속 쉬기만 했으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의욕이 충만하다. 그러니 내가 가겠다.”
잠시 후, 럭키아이는 자신이 직접 가겠다고 요청하였다.
“럭키아이, 그대는 수비에 무척 뛰어난 자다. 이곳을 지켜라. 그리고 그대는 이 디스크분석을 도와주어야 한다.”
멩스크는 그의 요청을 가볍게 무시하고 이곳에 있을 것을 부탁하였다. 여태껏 반말조로 말하던 럭키아이가 약간 완곡한 말투로 그에게 부탁을 한 번 더 했다.
“······이번만큼은 내가 가겠소. 안티건에는······.”
갑자기 말끝을 흐리는 럭키아이. 그리고 귀가 쫑긋해진 멩스크.
“안티건에는?”
“안티건에는······. 내겐 안티건에 가야 할 이유가 있소.”
말에 힘이 갑자기 없어진 럭키아이. 무언가 간절한 바람이 묻어나는 그의 말투에 멩스크가 마지못한 척, 크게 엄포를 하며, 그의 요청을 승낙하였다.
“그렇게 가고 싶다면 레이너 대신 가라. 단, 안티건 해방작전을 실패한다면 곧바로 연합군으로 가서 벌을 달게 받으라. 무슨 말인지 알겠나? 즉, 실패하면 이곳에 돌아오지 말라는 뜻이다.”
럭키아이를 무시하는 멩스크의 포고. 안 그래도 꾹 참고 있던 내 마음에 기름을 부어버렸다.
“아니! 럭키아이를 어떻게 보고······.”
큰 소리로 그에게 따지고 들려는 찰나에 캐리건이 내 행동을 제지하였다.
“멩스크, 걱정 마세요. 럭키아이는 충분히 유능한 장군이고, 저도 옆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까요.”
나를 제지한 캐리건이 나를 대신하여 한 한마디에 멩스크는 꽤 흡족했는지, 디스크 분석을 핑계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나와 럭키아이, 캐리건, 이렇게 셋은 멩스크가 없어진 틈을 타 재빠르게 대합실로 옮겼다.
캐리건이 먼저 입을 열었다.
“럭키아이, 레이너. 그대들의 불쾌한 심정은 공감하지만, 지금은 험한 언행을 멩스크에게 하지 마세요.”
캐리건의 매우 투명한 두 눈동자는 나와 럭키아이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를 바라보는 순간 또다시 나는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캐리건은 이런 나의 행동에 약간의 슬픈 미소로 화답한 후, 럭키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안티건에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나요? 상당히 안티건을 의식하는 것 같은데······.”
상당히 날카롭게 파고드는 캐리건의 말에 럭키아이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조용히,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아니······. 레이너가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그를 쉬게 하려는 차원에서 내가 지원한 것이다······.”
“그렇습니까?……. 뭐 일단은······.”
캐리건은 더 이상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 어차피 안티건에 가면 다 알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나는 그가 안티건에 자청하여 가는 이유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아무튼 레이너, 우리는 안티건에 갈 준비를 하겠습니다. 그간의 피로를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푸시길 바랍니다.”
캐리건이 준비하러 가자, 럭키아이도 나에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당부하면서 일어났다. 나 역시 그들이 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내 방으로 들어갔다. 정말로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11. 우려(憂慮)
날라(Nal_rA)였다! 서녘 노을빛을 배경으로 등장한 그의 모습은 정말 몽상가답게 몽환적이었다. 그는 다짜고짜 오더니, 우려의 목소리로 말을 했다.
“왜 그렇게들 경솔한지······. 전사 제일의 덕목이 용기라지만······.”
“날, 날라. 당, 당신이 어째서 이곳에?”
당황한 것은 레인보우(Rainbow)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약간 말을 더듬거리면서 날라, 당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그 연휴를 물었다. 하지만 날라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에 다른 말만 늘어놓기 일쑤였다. 역시 몽상가는 몽상가다워 몽상가였다.
“작전은 나름대로 치밀하게 짜놓았군. 그래봤자 장기판 위의 말일 뿐이지······.”
“장기판 위의 말······?”
“레인보우, 어설픈 연극은 때려치우고 얼른 리치(Reach)를 구하러가라. 지금 리치(Reach)가 위험하다.”
“그 무슨 말인가? 장기판 위의 말이라니? 그리고 리치가 위험하다니? 아무리 그대의 별명이 몽상가라지만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말을 하면 어쩌자는 건가?”
“지금 그 한마디를 할 시간에 당장 카시니온으로 가라. 시간이 없다. 아, 이 편지와 함께······.”
날라는 레인보우 손에 편지 한 장을 쥐어주었다.
“당장 가라. 그 편지는 절대 카시니온에 당도하기 전에는 보지 말고. 애들은 내가 책임지도록 하지.”
날라의 재촉에 레인보우도 무언가 급박한 것을 느꼈는지, 당장 셔틀을 타고 동쪽방향으로 무섭게 날아갔다. 그 광경을 모두 지켜본 나와 어린질럿들은 모두 날라에게 달려가 또다시 아수라장을 연출하였다.
“당신은 누구에요?”
“나는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방랑자 같은 전사야.”
“장기판 위의 말은 무슨 뜻이에요?”
“그건 인형이란 뜻이란다.”
“정말로 전사 리치가 위험한가요?”
“아니. 그저 레인보우를 놀려보고 싶었을 뿐이다.”
“오늘 우리들이 견학을 간 거 알고계세요?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거죠?”
“그건 다 꿈속의 꿈이다. 하룻밤 자고나면 모두 허황된 것들일 뿐이지.”
자꾸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날라의 대답에 친구들은 약간 장난기를 섞어서 물어보았다. 아까의 그 불안감이 감도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친구들의 얼굴엔 장난기가 묻어 있었다.
“원래 말을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하시나요?”
“난 꿈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대로 말할 뿐이다.”
몽상가는 대단했다. 단 몇 마디로 모든 어린전사들을 침묵시켰다. 그의 말에는 꼬투리를 잡을 ‘여지’는 풍성했으나, 그의 차분하고 고요한,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 말투는 ‘모든 입’을 함구시키는데 충분했다. 거기에 더 놀라운 것은 내 친구들의 표정은 평상시대로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자, 모두들 이제 집에 가봐라. 오늘은 그저 푹 자거라. 침대에 누우면 피곤에 지친 몸은 스르르,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것이 개운하여 상쾌할 거다.”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그의 맨 마지막 말에 어린 전사들은 모두 각각의 집으로 돌아갔다. 나도 무의식적으로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는데, 갑자기 날라가 내 어깨를 잡으며 귓가에 조용히 말했다.
“잠깐. 너는 빼고.”
포가튼 라이트(Forgotten-Light : 아이어의 세 번째 위성)가 그윽하게 그 향취를 품어내는 늦은 밤. 나는 날라에게 이끌려 리치의 집에 와있었다. 우선 나는 오늘 저녁에 단 몇 마디로 모든 것을 해결한 날라의 언행에 찬사를 보냈다.
“참 대단해요! 어떻게 몇 마디로 그 시끄러운 상황을 잠재울 수 있었나요?”
이에 날라는 아무 느낌 없이, 무덤덤한 어조로 대답하였다.
“어린 전사들이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려워해요? 무엇을······?”
나는 그의 말에 약간 짐작되는 바가 있었다.
“레인보우는 연극이 너무 서툴렀어. 자꾸 숨기려는 기색을 보이니 어린 전사들이 더 당혹해하며 그 두려움을 풀기 위해 그렇게 질문공세를 펼쳤던 것이다.”
“네?”
“그런 의미에서·······. 아까 너와 너의 그 친구는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지?”
“네.”
“그건 네가 사정을 대충 알고 있기 때문이었지. 알고 있으니 물어볼 필요를 못 느꼈던 것이지.”
“!!!!!!”
“왜 프로토스(Protoss)의 전사들은 한결같이 생각이 짧은지 모르겠다. 그 위대한 아둔(Adun)조차도 그랬고······."
내 짐작이 맞아떨어짐과 동시에 날라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크게 개의치 않고 다른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아까 리치가 위험하다는 거, 사실인가요?”
“리치? 그래. 지금 위험하긴 하지······.”
“근데 왜 날라는 이곳에 있는 거예요? 도와주러 가야죠.”
“이 녀석, 지금 유도질문을 하는 건가? 전에 봤을 때와는 딴판인걸! 하하하······.”
날라에게 유도질문을 함으로써, 지금 도대체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내려는 내 의도가 정확히 들켰다. 당혹스러웠다.
“그런 건 아니고······. 리치가 위험한데 왜 날라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지 궁금했을 뿐이에요. 정말로요.”
나는 맨 마지막의 ‘정말로요’에 무게감을 실어서 대답했다. 이에 날라는 그의 주특기인 ‘아리송한 말’로 대답을 해 주었다.
“리치를 위기에 빠트린 것도 의회이지만, 리치를 구하는 것도 의회야. 그러니 내가 갈 필요가 없는 거지······.”
그는 여기까지 말한 후에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인투더레인(Intotherain)······. 그렇게 존경받는 아이어 5개의 창(槍) 중에 하나이면서 왜 그리 경솔하게 행동했는지·······. 전사들의 경솔함을 뛰어넘는 의회의 멍청한 실수들······. 갑작스럽게 우주 저편에서 적이라도 나타난다면 아이어를 고대로 적의 손에 내어줄 작정인가?”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뭐······. 이쯤 할까?”
“네?”
“오늘은 우선 자자. 내일이나 내일 모레, 리치와 레인보우가 무사히 돌아오거든 그때 얘기를 하자꾸나.”
“왜 저만 따로 리치의 집으로 데리고 오셨나요?”
“그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리치가 위험에 빠져있다는 말 때문에 네가 잠을 못 잤겠지?”
“!!!!!!”
“지금은 급할 이유가 전혀 없어. 지금은 여유를 즐겨야 돼. 앞으로는 여유를 즐기고 싶어도 즐길 수 없을 테니까······. 잘 자라.”
21회 - 멩스크(Mengsk)의 야망(野望) (10)
12.
「짐 레이너의 일기(Jim Raynor's Memory) 14th - 세대의 드랍쉽(Dropship)」 - 짐 레이너(Jim Raynor) 著
“레이너(Raynor)님, 휴식 중에 죄송합니다. 지금 밖에 자신을 리치아(Richia)라고 말하는 여자아이가 레이너님을 뵙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달콤한 잠에 겨우 빠져들었던 나는 갑작스러운 컴퓨터의 보고에 잠이 깨어 순간적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내가 지금 너무나도 피곤하여 지금은 만날 수······.”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잠깐! 리치아라고 했나?”
“네. 리치아라는 여자아이가 레이너님을 뵙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만날 수 있다고 전하라.”
내가 갑작스럽게 말을 바꾸니 컴퓨터는 문법이 맞지 않는 내 말에 오류를 발견했는지, 내게 친절하게도 지적을 해주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문법이 맞지 않는 문장입니다.”
“암튼 지금 들여보내라.”
“알겠습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면서 리치아가 들어왔다. 검은 긴 머리가 인상적인 그녀의 얼굴은 상당히 침울해보였다. 무언가 엄청난 번뇌들로 하여금 그녀의 얼굴을 그리 만들었으리라. 그녀는 조심스럽게 내게 다가왔다.
“우선 앉아.”
나는 내 침대 옆의 의자에 앉으라고 권유하였다. 그녀는 조금 눈치를 살피더니 의자에 살며시 앉았다. 의자에 앉은 그녀의 행동은 전에 보았던 것과 다른 점이 없었다. 양 손의 손가락을 서로 꼼지락대면서 시선은 다른 데로 향해있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억장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 무슨 일로 나를 보려했어?”
“······.”
리치아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말이 안 나오는 것 같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 아무 말이나 해도 상관없으니까······.”
나는 그녀가 내 과오를 비난했으면 했다. 그러면 그 애도 마음이 후련해질 테고, 나도 나의 무거운 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저기요······.”
이윽고 그녀의 말문이 열렸다.
“응? 뭔데?”
“······복수하겠어요.”
복수하겠다는 그녀의 한마디. 나를 상대로 복수하고 싶은 것인가? 나는 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내가······. 미운가?·····.”
“······네?”
“내가 생각 없이······. 드랍쉽을 빌려주어 일족을 파멸로 몰아갔다는 것······. 그것 때문에 내가 밉지?”
“······무슨 말씀이신지?”
“아, 아무것도 아니다······. 그럼 누구에게 복수를 하려고?”
“······저의 일족을 파멸시킨 ‘놈’들이요.”
일단은 그녀의 적개심의 대상이 내가 아닌 듯 했다. 그녀의 일족을 전멸시킨 것이 저그(Zerg)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하고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래······. 누구에게 복수하려고?”
하지만 그녀의 한마디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멩스크(Mengsk)요.”
멩스크라니? 그럼 나의 드랍쉽 세대를 격추시킨 것은 저그가 아니라 멩스크였단 말인가? 나는 그녀의 한마디에 어안이 벙벙하다 못해 입이 떡하니 벌어져 아무 말도 안 나왔으나 그녀는 계속해서 천천히 이야기를 해 나갔다.
“그놈은···저그라는 놈들이···우리를 공격하여도···가만히 있었으며···내가 타고 있던···마지막 한대의 드랍쉽을···격추시켰어요. 용서 못해······.”
“뭐, 뭐라고?”
“레이너, 저를···강하게 훈련시켜주세요······. 그 부탁을 하려고···찾아왔어요.”
리치아는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나를 향해 절을 했다. 당황한 나는 그녀의 행동을 간신히 저지시킨 후 지금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대충 조합하여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나는 도통 무슨 일인지 하나도 알 수 없구나. 미안하다. 우선은 내가 잘 알 수 있게 그간 있었던 일을 글로 써서 가져다줄 수 있겠니?”
그녀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글로 써줄 것을 부탁하였다. 글이란 것은 쓰다보면 마음이 정리가 되어, 말할 때 빼먹었던 것도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글이란 것은 쓰다보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나는 우선 그녀에게 글로써 써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도대체 그녀는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다행인 것은, 리치아의 얼굴빛이 아까보다는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그녀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는 꿈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엄청난 말들을 들었으니 달아났던 잠이 다시 돌아오겠는가. 멩스크에 대한 의심이 마음속으로부터 끝없이 자라나면서 씁쓸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상당히 흘렀다. 나는 잠깐잠깐 얕은 잠을 취하고 있었는데, 또다시 컴퓨터의 목소리가 들렸다.
“레이너님. 밖에 럭키아이(Lucky-Eye)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으로 뫼실까요?”
“······그래.”
럭키아이가 벌써 돌아온 것을 보니 안티건(Antigan)해방작전은 의외로 간단히 끝난 듯 했다. 휴식이 또다시 방해받아 기분이 결코 유쾌하지는 않았으나, 럭키아이의 안티건작전 수행은 상당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다만 내 얼굴은 깊은 피로감에 상당히 찌들어져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럭키아이의 얼굴은 희색이 만연했다. 원하던 일이 잘 풀린 듯 했다.
“며칠은 걸릴 줄 알았는데, 금방 해치우고 오는군, 역시 럭키아이다워. 수고 많았어.”
그가 들어오자마자 그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꺼내며 대화를 시작하였다.
“응! 무사히 잘 끝냈지. 안티간이 생각보다 가까워서 2시간 만에 상륙했다네. 우선 안티건의 주요기지들과 연락을 취했지. 그리고 우리는······.”
그는 말하는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응당 같이 기뻐해줘야 할 일이건만 퉁명스럽게도, 매몰차게 그의 말을 도중에 끊어버렸다.
“럭키아이, 영웅담은 나중에 듣도록 할께. 많이 피곤해서 말이지······.”
“응?”
럭키아이는 영문을 모른 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술 한 잔을 원샷할 시간이 지났다.
“어? 별로 못 쉬었나? 눈이 새빨개서 터져버릴 것 같군. 그럼 난 이만 나가보겠네.”
머쓱해져서 나가려는 럭키아이. 그의 모습을 보고 내가 좀 지나쳤던 것 같았다. 분명 “원하던 일”이 잘 풀려서 다짜고짜 나에게 달려왔을 터.
“잠깐 기다려. 어떤가? 일은 잘 풀렸나?”
나가려던 그의 등을 붙잡는 내 한마디에 럭키아이는 뒤돌아서서 또다시 희색이 만연해졌다.
“물론이지!”
“축하하네! 그런데 왜 혼자 왔나?”
“캐리건은 멩스크와 이야기중이네.”
“캐리건 말고.”
“아하, 내 가족들? 지금 멩스크의 비밀기지에 몸을 숨기라고 전해두었네만······.”
“그래. 잘됐다······.”
갑작스럽게 내 기분이 우울해졌다. 럭키아이는 말끝을 흐린 나를 슬며시 보더니 또다시 머쓱해진 표정을 지었다.
“아, 많이 피곤한가보군. 난 이만 나가보겠어. 푹 쉬게.”
럭키아이가 나가고 난 후, 침대에 누워 상념에 젖어버렸다.
‘······크리스(Cris)는 무사할까?’
럭키아이가 안티건 해방작전에 자청하여 나선 이유는 바로 “가족” 때문이었다. 그는 마 사라(Mar Sarah)출신이지만, 그의 아내 메리(Mary)는 안티건(Antigan)출신이었다. 럭키아이가 타르소니스 군사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 메리와 만나 결혼했다고 했다. 그는 마 사라의 행정관을 맡고 마 사라에 아내와 함께 돌아왔다. 자식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메리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럭키아이는 자리를 비울 수 없는지라 마 사라에 혼자 남고 메리와 두 자식에게 안티건의 친정에 가 보라고 했는데, 그것이 몇 년간의 이별이 될 줄이야······.
그 당시 연합군이 안티건의 일부분자들이 불순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안티건의 모든 항공편을 중단시켜버렸다. 그로인해 그의 아내와 아들은 안티건의 친정에 발이 묶여서 마 사라로 돌아오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안티건의 독립을 멩스크가 지원해주면서 럭키아이는 몇 년 만에 가족과 상봉하게 되었다.
가족과의 상봉에 무척 기뻐하는 럭키아이의 얼굴을 보니 타르소니스에서 공부하고 있을 여동생 크리스가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하도 경황이 없어 어수선하여 잠시 잊고 있던 내 동생. 내가 멩스크 휘하에 있다는 것이 연합군에 알려졌으니 무사하지는 못할 텐데······. 동생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러고 보니 내 동생이 유학을 갈 때, 마 사라에서 타르소니스로 드랍쉽 세대가 동시에 출발했었다. 5년 전, 크리스마스를 앞둔 며칠 전. 맞다. 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