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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5/15 03:05:55 |
Name |
SEIJI |
Subject |
스타 삼국지 <20> - 임요환, 서주의 주인이 되다. |
허도로 MC용준을 데리고 온 후 홍진호는 모든일을 일사천리로 해치웠다.
우선 허도에 자체적으로 큰 스타 경기장을 준공하고 MC용준이 편안히 해설할수있는
캐스터석을 마련했다. 그리고 수백개의 관객석을 마련하는 동시에 관객들이 종이한장
달랑 놓고 자리맡았다며 어디론가 가지 않도록 은행창구 번호뽑는 기계를 하나 떼와서
정해진 시간에 좌석표를 나눠주기로 했다.
그런 여러일을 동시에 끝마친뒤, 홍진호는 조용호를 데려와 앞으로의 일을 의논했다.
"우리가 세력이 커졌으니 앞으로 더욱더 많은 장수와 모사가 필요하지 않겠소?"
"옳으신 말씀입니다. 이에 제가 한 사람을 소개할까 합니다."
"오오. 누구란 말이오?"
"근처 PC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임정호라고 합니다."
"오 나도 그 이름은 들어본적이 있소. 데리고 오시오."
곧 사람을 보내 임정호를 데리러오게 했다. 임정호는 자가 매직으로 일찍부터 많은
이들이 그의 재주를 기이하게 여겼다. 그는 처음엔 강도경을 섬겼으나 곧 강도경이 너무
많은 TV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것을 보고 "무릇 뛰어난 프로게이머는 게임외의
다른것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할일에 충실해야 하는데 강공은 헛되이 방송프로그램에
나가니 테란을 꺽고 패업을 이루기는 어려울거 같소." 하고 강도경을 떠나 나왔다.
홍진호가 임정호를 만나서 여러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나가자 다른사람에게 말하기를
"나를 도와 저그의 첫 우승을 이룰자는 저 자일 것이다." 라고 말했다. 한편 임정호도 밖을
나서머 큰소리로 말하길 "내가 드디어 참된 주인을 만났구나" 라고 하였다.
한편 임요환역시 평원PC방에서 네이버뉴스리플란에 악플을 달며 놀다가 홍진호가
MC용준을 데리고 허도로 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러 제후들이 그것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임요환만큼은 그 사실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홍진호가 MC용준을 보호하고 있다는건 그가 천하를 위해 가장먼저 첫발을 내딛었
다라는거다. 그렇게 첫발을 내딛는 것만으로 그의 야망은끝나지 않을것이다. 그의 야망은
어디까지일까? 김동수나 임성춘처럼 캐스터 자리를 넘보는것인가?'
곧 임요환의 머리속에 예전 프로게이머들끼리 테란은 사기냐? 아니냐? 라고 토론을
벌였을때 '테란은 사기요, 테란 하지마오'라며 왠 생뚱맞은 시까지 읊으며 테란 사기라고
열변을 토해냈던 홍진호가 생각났다. 그 속사포같이 쉼없이 쏘아대는 랩에 임요환은
그저 L.I.F.E 라며 자기도 랩이랍시고 몇마디 우물거릴수 밖에 없지 않았던가...
'홍진호가 MC용준옆에 붙어 캐스터가 된다? 차라리 노홍철이 9시 뉴스데스크를 하는게
낫지...'
임요환은 그저 한숨만 내쉴뿐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아직도 김대건의 도움을 받고 있는
식객일따름... 천하를 향해 한걸음 내딛기에는 그의 세력은 너무나 보잘것없이 초라했다.
"요환형님! 요환형님!"
"연성이 아니냐. 왜이리 호들갑인게야?"
"요환형님을 만나러 누군가가 찾아왔습니다. 미끈하게 잘생긴게 한인물 하던데요?"
"뭐 나만큼?"
연성은 이럴때마다 형이 부끄러웠다.
"한번 만나보시구려. 애타게 형을 찾고 있으니 다급한 일인 모양이오."
요환은 곧 연성의 뒤를 따라 PC방으로 달려갔다. 왠 사내가 요환의 앞에 서서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했다.
"제 이름은 최인규 자는 랜덤이라고 합니다."
"오 그대도 프로게이머이오?"
"예 그렇습니다. 랜덤을 잘해서 랜덤최강이라는 말도 듣곤 했지요."
"프로게이머로서 얼굴이 수려한걸 보니 나만큼 팬층도 두텁겠구려. 허허 참고로 내팬은
50만명.. 허. 이건 결코 내자랑은 아니오."
"-_-"
옆에 있던 박용욱이 헛기침을 하며 요환을 제지하였다. 곧 정신을 차린 임요환이 다시
근엄한 표정으로 최인규에게 물었다.
"그래 무슨일이시오?"
"저의 집안은 몹시도 가난하여 늙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김도형이라는 자칭 옛 세계 1위 프로게이머라는 분이 오셔서 득햏을 아느냐고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모른다고 했더니 저를 데리고 어떤 집회같은데 데려가셨
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흰 옷을 입고 두손을 모아 연신 절을 하며 울먹이고 있는데
김도형께서 왠 도인같은 옷을 입고 나타 모두들 득햏하라 라고 소리지르셨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갑자기 광분하여 득햏! 득햏! 하고 소리지르며 울부짖더군요. 그래서 저도
득햏! 득햏! 하고 소리쳤더니 김도형님이 저에게 다가와 빵을 주더군요. 그 빵으로 저의
모자가 생계를 꾸려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도형님이 옛 황건적의 잔당들에게 PC방이
포위되어 위기에 처해있기에 제가 은혜를 갚기 위해서 이렇게 도움을 청하러 온것입니다.
부디 도와주십시오."
임요환이 이야기를 듣더니 사정이 매우 딱하고 안타까웠다. 임요환은 최인규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아우들을 불러모았다.
"어서 빨리 출진준비를 하여라."
"오호...!! 드디어 출진입니까? 요즘 버스 운전대를 안잡아서 손이 근질근질하던차인데."
"허허.. 이거 또 롯데월드에 가서 바이오리듬 체크하고 와야겠구먼."
임요환은 김대건에게 가서 병력을 지원해주길 요청했다. 사실 병력보다도 박정석을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더 굴뚝같았다. 김대건이 흔쾌히 허락하자 임요환은 박정석을
데리고 김도형을 구하러 달려갔다.
임요환 삼형제와 박정석 최인규가 들이닥치자 황건적의 잔당들은 꽁지가 빠지게 도망
갈수 밖에 없었다. 이리저리 공격하며 한참 재미를 보고 있던 그들은 황건적의 잔당들이
안드로메다까지 날아가자 공격을 멈추었다.
김도형이 임요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이렇게 고마울때가... 이 은혜를 어찌하면 좋으리오."
"별 말씀을...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보다 더 큰 문제가 있소."
"그게 무엇입니까?"
"서주의 성상훈을 아시오?"
"알다마다요. 인의가 있는 어진 프로게이머 코치가 아니십니까."
"그렇소. 그런데 성상훈이 곤경에 처했다오."
"무슨 일인지?"
"홍진호가 허도에 MC용준을 모시고 이에 그의 스승 변성철을 모시기위해 자기 근거지로
오시라고 메일을 보냈소. 변성철이 메일을읽고 홍진호한테 갔는데 그 길목에 서주를
지나게 되었소. 마침 성상훈은 홍진호하고 친해질겸 신선한 서주우유 맛좀보라고 변성철
을 모시고와 극진히 대접하였소. 변성철도 좋아라하며 연신 우유를 마셨는데 알고보니
그 우유가 상한것이었다라는구려. 변성철은 곧 심한 복통과 설사를 동반하다 응급실로
실려갔는데 홍진호가 이에 앙심을 품고 성상훈을 치려고 수만의 병력을 보냈소이다."
"아니 게이머가 드라군을 컨트롤했는데 드라군이 공을 쏘다가 뚜껑을 닫는다고 해서
이는 드라군 뇌없는게 잘못이지 게이머가 잘못한게 아니듯이 우유가 잘못이지 어찌
성상훈코치님이 그런 핍박을 받으신다는겁니까?"
"말 다했소."
임요환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후 말했다.
"제가 가서 성상훈님을 돕겠습니다."
"오오 고맙소. 정말 고맙소."
임요환은 다시 서주로 탱크를 몰았다. 서주는 이미 홍진호의 히드라부대가 겹겹히
둘러싸서 들어갈곳이 없었다.
"이를 어쩌면 좋은가?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으니."
최인규가 나서서 말했다.
"제 미약한 실력이나마 한번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그러더니 최인규가 히드라부대밭을 연신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뛰어다니다가 간혹
점프도 하며 히드라들의 얼을 빼놓았다. 그 순간 임요환과 박정석등이 길을 열고 서주로
들어갔다.
성상훈이 임요환을 보며 반갑게 맞아들였다.
"이렇게 도와주러 오시다니 이 늙은이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나오는구려."
"늙은이라니요. 아직 나이트도 갖다오실만큼 정정하지 않으십니까."
"험...험... 그래 홍진호가 서주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는데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제가 홍진호에게 군사를 물리라는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과연 홍진호가 그걸 받아들이겠소?"
"받아들이지 않으면 싸울수밖에요."
임요환은 곧 홍진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을 보내 편지를 전달했다.
"이 머리만 큰 촌놈이 어찌 나에게 이럴수가 있단 말이냐?"
홍진호가 편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연신 씩씩거렸다. 옆에 있던 조용호가 홍진호
가까이 가서 조심스레 여쭈었다.
"뭐라고 씌여있길래 그렇습니까?"
"이걸 보시오. 말로 싸우면 한마디도 못할 거면서 감히 나에게 편지로 훈계하려 들다니."
조용호가 편지를 펴보았다. 거기엔 다음과 같이 씌여있었다.
'진호님의 명성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이 벙커링밖에 모르는 요환 고개를
숙여 삼가 고하니 변성철이 급성식중독으로 병원에 실려간것은 성상훈님의 잘못도 아니고
우유가 상한데 있었던 겁니다. 이에 이 어리석고 벙커링만 할줄아는 요환이 외람되이 말하
니 군사를 물려 돌아가주십시오. 군사를 먼곳까지 보내다가 빈집털리기에 당하면 그만큼
쓰라리고 아픈것은 없습니다. 이 점 깊이 생각하여 주신다면 벙커링밖에 할 줄 모르는
요환 삼가 머리 아래로 숙여 깊이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이 자식, 겸손한척 하나 은근히 벙커링 강조하며 내 화를 돋구지 않소. 그것도 세번이나
이런 ㅅㅂ,ㄹㅁ!"
"임요환의 말이 사못 지나치긴 하나 틀린말은 아닌듯 싶습니다. 너무 본진을 비워두는것도
좋지않습니다. 무언가 본진에 변고가 생기지 않았는가 걱정이 되옵니다."
그러한 조용호의 걱정은 곧 사실로 드러났다. 정수영의 잔당들에게 쫒겨난 송병석이
정처없이 떠돌다가 홍진호의 본진을 들이닥쳤다는 소식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홍진호가 이에 놀라 어쩔수없이 임요환의 설득을 받아들이고 군사를 뒤로 물렸다.
'임요환. 그대는 실로 HOT속의 강타요, 쥬얼리 속의 박정아로다. 남들은 그대를 김대건의
식솔정도로 우습게 취급하나 나는 다르다. 그대는 곧 하늘로 날아올라 내가 천하를 차지
하고 우승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것이다.'
한편 서주는 연신 축제분위기였다. 홍진호의 위협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모두들 어깨의
큰 짐을 벗어던지고 신나게 축제를 즐겼다. 성상훈이 임요환을 보며 넌지시 말했다.
"이제 나는 늙었소. 더 이상 이 서주를 지키기에는 내 힘이 너무 부족하외다. 그러니
그대가 내 뒤를 이어 이곳을 지켜주었으면 하오."
"아니 무슨 말씀을... 어떻게 감히 어리석은 제가 이곳을..."
"겸손이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해가 되오. 제발 이 늙은이의 청을 받아주시오."
"그럴수는 없습니다. 제가 덥석받는다면 사람들은 제가 딴맘이 있어 도와준줄 알것입
니다."
성상훈의 부하 이창훈이 거들었다.
"아닙니다. 요환님. ,아무도 요환님을 비난하지 않을겁니다. 부디 우리 주군의 청을
거절하지 마옵소서."
"창훈이는 내가 제일 아끼는 저그로 팀플시 쓸만한 인재요. 그리고 김현진이라는 선수
역시 밤 12시이전에는 쓸만한 선수요. 모두 그대를 도와 이 서주를 잘 지탱해줄수
있을겁니다."
"형님, 저렇게 말씀하시는 데 받으시지요."
"그래요. 까짓거 우리도 한번 짱 먹읍시다."
"이놈들! 너희들은 형을 인의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그러느냐?"
임요환이 크게 소리치며 아우들을 크게 면박했다. 용욱과 연성이 시무룩해져 뒤로 몸을
뺏을때 어디서 큰 함성이 들려왔다.
"요환님 부디 이 서주를 통치해주옵소서!!"
"요환님 요환님 우리를 제발 버리지 마옵소서!!"
"우리들은 요환님만 보면 볼에 홍조가..."
어디서 소문을 듣고 50만 드랍동 회원들이 서주로 단체 오프라인 정모를 온것이었다.
그들의 간곡한 청에 임요환은 다시금 오랫동안 생각했다. 어쩌면 임요환은 이러한 팬들의
자발적인 지지까지 머리속에 계산해두고 있었던것일수도 있었다. 그만큼 임요환은 고단수
였다.
"알겠습니다. 미천하지만 제가 어리숙한 솜씨나마 서주의 주인이 되겠습니다."
곧 수많은 임요환의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그날 PGR과 스갤은 두부에러로 난리가
났다. 임요환은 서주 큰머리 테란의 약자를 따 서주를 SKT라고 바꿔 명명했고 SKT의
게이머들은 모두 임요환이 자신들의 주인이 된것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홍조가를 소리높여
불렀다. 길가다 홍조가를 듣는 사람치고 볼에 홍조가 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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