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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14 23:57:58
Name Feval
Subject 오영종... 그의 땀이 내게 가르쳐 준 것...
필자는 고등학교 3년을 학교의 불합리한 교육제도에 대한 반발심에
공부에 대한 열정없이 혼자 교육제도에 대해 비판만 하다가
3년을 어정쩡하게 보내고 현재 독학으로 재수를 하는 중인 재수생이다.

고등학교시절, 내가 제일 싫어하는말이 '사당오락'이라는 말이었다.
'4시간 자면 대학을 가고, 5시간을 자면 대학에 떨어진다.'
예전만큼 이 말이 자주 회자되지는 않으나,
실제 4시간씩 자고 공부하는 학생들을 칭찬하는 부모님이 왜 그렇게 싫었는지...
부모님이 그런 학생들을 부러워 할때마다, 나는 이런말을 하곤 했다.

"무조건 많이 한다고 공부가 느는건 아니잖아요!
공부를 조금 덜 하더라도 수면시간을 충분히 갖는것이
학습효율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잖아요!"

물론, 나는 이런말을 해 놓고 깨어있는시간에도 노력하는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핑계는 핑계를 낳을 뿐....
나는 계속 나의 '노력하지 않음'을 변명으로 둘러대고,
온갖 달콤한 말로 부모님에게 나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믿음을 갖게 만들 뿐이었다.

"아무리 네가 머리가 좋다고 해도 엉덩이 싸움에서 밀리면 지게 되는거야."

어머니는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하셨다.
유치원때 IQ가 143이 나온적이 있던 나는
나의 학습능력에 대한 막연한 믿음으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중학교때 측정한 IQ는 보통학생들처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생들보다는 이해력이 조금은 좋음을 평소에 느꼈기에
나는 내 머리를 믿고 한번 이해된 내용같은것은 그냥 지나가곤 했다.
나의 목표는 나의 실제 능력에는 터무니 없게 높은 학과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능 당일날 아침까지도 나는 성공할 수 있으리란 막연한 자신감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리고, 나는 결국 재수를 하게 되었다.




....


오늘도 나는 부모님이 여행을 가신 틈을 타서
'오늘만 놀고 내일 또 열심히 하자. 하루정도 쉰다고 어떻게 되겠어?'라는 생각을 하며

'재수하면서 스타를 하지도 말고, 경기 시청도 하지말자. 정 궁금하면 기사확인만 하자.'

라고 다짐했던 것을 무참히 깨버리고 온게임넷을 시청했다.

때마침 시작한 듀얼토너먼트 1위 결정전.
가끔 스타크래프트 관련 기사는 봐 왔기때문에
오영종대 안기효의 듀얼토너먼트 1위결정전이 열린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언제인지는 정확히 몰랐었는데 마침 그날이 오늘이었다.

나의 주종족이 프로토스이기때문에 PvP 경기는 항상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경기에 매우 몰입했다.
그리고, 정말 엄청난 경기끝에 승리한 오영종 선수....

오영종.... 얼마전 그에대한 기사가 떠올랐다.
스폰서도 없고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는 PLUS....
그런 팀에서 '스타리거'를 배출하기 위한 노력....
"원래 오영종은 프로토스전을 잘 한다"라는 조정웅감독의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도 10시간이라는 엄청난 시간을 연습하는데에 보내는 그가
'스타리거'라는 목표를 향해 연습시간을 서너시간 더 늘린다.
그것에 대한 기사였다.

'프로토스전이 제일 자신있는건데도 오히려 연습량을 늘린다?'

'스타리거'

분명 그것은 오영종의... 그리고 PLUS의 꿈이자 목표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그는 그것을 이루었다.




노력...

오영종선수가 5경기에서 우승하는 순간
갑자기 내 머릿속에 내 고등학교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노력이란것은 해 보지도 않고 무작정 열심히 하던 녀석들을 비난하던 날들....
어머니가 말하시던 노력의 소중함....
'나는 무조건 성공 할 것이다'라는 막연한 자신감....

그리고, 내가 여태껏 가져왔던 태도에 대한 생각들......

나는 얼마나 노력을 하며 살아왔던가.
나는 내가 그렇게 절실히 원하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해 보았는가....
그렇게 자신감에 차있으면서 왜 노력 한 번 해보지 않았는가....
노력도 하지 않고 너무 막연한 믿음으로 살아오진 않았는가....


노력의 중요함........
나는 오늘 그의 땀을 통해 그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나의 한순간 느슨하게 풀어졌던 마음이 그에 의해 다시 꽉 조여 매어졌다....




덧붙임 1) PGR에서 2년째 글 구경만 하다가 처음 써보는 글이네요..
PGR은 길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다가 보니 너무 길어진 듯 -_-...
(아니지.... PGR에서 이정도면 짧은 글인가;;)

덧붙임 2) 제가 느낀 그대로 쓰다보니 약간 듣기 거북한 표현이 있는 듯;;
그래도, 솔직히 쓰는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해 해 주십시오 (- -)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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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05/05/15 00:02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좋은글 보고갑니다.
05/05/15 00:02
수정 아이콘
제가 스갤에 박성준선수에 대해 썼던글과 비슷하네요..
저도 제로벨 오영종선수 많이 좋아합니다..^^
플러스팀이 더 힘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꿈꾸는사냥꾼
05/05/15 00:12
수정 아이콘
재수하시는가 보네요,,
오늘 경기,, 오영종 선수가 했던 노력을 거울삼아
열심히 공부하셔서 원하는 대학에 원하는 학과, 합격하셨으면 합니다^^
눈시울
05/05/15 00:12
수정 아이콘
제가 박성준 선수 우승할 때 그런 감동을 정말 많이 받았죠.
뉴타입
05/05/15 00:18
수정 아이콘
아 Plus...
정말 오영종 선수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좋은글 봤습니다..
05/05/15 00:2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노력..근성.. 너무나도 절실히 느끼는데
잘 안되는군요 ㅠ_ㅠ
내일은태양
05/05/15 00:28
수정 아이콘
이런글들을 읽으면 몸에서 알수없는 이상한 기운이 감싸게 되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edelweis_s
05/05/15 00:33
수정 아이콘
Feval 님같은 과오를 제가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ㅜㅜ 중학교 때 어느정도 좀 했다고 자만하고 깝치다가 이번 고등학교 첫번째 중간고사에서 크게 데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해야지요... 쉽지는 않지만... Feval님도 열심히 하셔서 원하시는 대학 들어가셨으면 좋겠어요!
몰라주는아픔
05/05/15 00:44
수정 아이콘
히히히...저도 오늘 오영종선수에 대해 관심가져봣더니 멋이썸슴 히히
악플러X
05/05/15 00:49
수정 아이콘
zzzzzzzzzz
dddddddddd
마구 클릭! 영종공장장
질럿과뮤탈이
05/05/15 01:04
수정 아이콘
질럿공장장 오영종선수, 항상 중소기업(예선)에서만 머물더니 피나는 노력(10시간+@)으로 결국 대기업(스타리그)에 입성하는군요.
질럿공장장의 스타리그입성을 축하하면서 이 글의 추게행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추게에서 보고 싶은 글입니다.
정수철
05/05/15 01:06
수정 아이콘
저도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꼈다는-
올해는 수능 잘치셔서 원하는 곳에 합격하세요,
저는 가고싶은 곳이 너무 높아, 점수 되는데로 대학을 넣었다가 1학년인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거든요,
글 잘 쓰셨네요^ㅡ^;
CrazyFanta
05/05/15 01:08
수정 아이콘
오영종 요즘 너무 맘에든다 장난아니라 죽도록 연습하는게 눈에 훤하다. 영종선수 진짜 일냄시다!!!
야부키죠
05/05/15 01:23
수정 아이콘
오영종선수 스타리그에서도 일 냈으면합니다!
Youmei21
05/05/15 02:22
수정 아이콘
최연성선수를 지목하고싶다는데 그럴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ㅡ'
05/05/15 02:59
수정 아이콘
오영종 화이팅...

많은 플토들이 있지만 4대플토급으로 성장할수 있는 선수로 전 오영종과 송병구를 꼽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 주시길... 박용욱선수가 막 다시 겜 시작했을 때 보았던 플토의 희망을 오영종 선수에게서 봤습니다. 이번 결승전은 플토전이라 보지 않을 것이지만 결승 진출전에서 테란잡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해서 플토경기를 많이 보여 주세요.
하얀조약돌
05/05/15 03:13
수정 아이콘
스폰이 없어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노력해서 목표를 이루는 오영종 선수 같은 프로게이머를
볼때마다 제 자신을 돌아 보게 됩니다.
오영종 선수! 스타리거에서 일 한 번 내 봅시다!!^^
삼성칸)사랑해
05/05/15 10:48
수정 아이콘
오영종선수-_-b 스타리그에서 좋은모습 보여주세요 ^^
이동현
05/05/15 11:38
수정 아이콘
스타리그진출한 오영종 선수도 축하드리고~
더불어 필자님의 인생에도 화이팅을 기원해봅니다~
아케미
05/05/15 11:55
수정 아이콘
오영종 선수와 함께 Feval님께도 파이팅을 외칩니다. ^^
가을의전설
05/05/15 12:04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 플러스의 일로... 플러스 그리고 오영종 선수의 팬이 됬죠^^
너만아는바부^^
05/05/15 13:23
수정 아이콘
오영종 선수에 대해 조금 알아서 글을 올립니다~
오영종 선수는 광주 출신으로 공부도 잘했습니다. 고 1때 반에서 3-5등안에 들정도였지요~ 그러다가 게임에 빠져들어 공부를 그만둘 정도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저그유저였는데 저그전을 못해서 저그 상대로 토스를 하다가 토스유저로 전향하게 되었지요~ 저그도 못하는 것은 아니라 구 겜아이 18-900에 들정도의 실력이였지요
너만아는바부^^
05/05/15 13:27
수정 아이콘
엄청난 연습으로 실력을 키워나갔으며 물량은 저그유저일때도 많았습니다. 미네랄이 1000을 넘을때가 별로 거의 정도로 유닛을 엄청나게 잘뽑았답니다~ 그러다가 케이텍에 입단하게 되어 차분히 실력을 키워나가게 된것이지요~
나라야
05/05/15 13:46
수정 아이콘
저도.. 머리만 믿고 고등학교 3년간 노력은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저그런 대학에 다니고 있답니다.. 재수를 해도 노력은 하지 않을 것 같아서..
글쓰신 분께서 오영종 선수를 보고 느끼셨다면. 열공하셔서 원하는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전-_-아직 멀었네요.. 노력의 중요성을 깨닫는건.. 말입니다.
05/05/15 20:55
수정 아이콘
정말 오영종... 뭔가를 보여줄것만 같은 신인...
05/05/16 11:09
수정 아이콘
오영종 선수 언제 이렇게 성장한 겁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우승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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