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eng 님이 들어왔습니다.
juhoon> 이렇게 누추한곳에 몸소 조인해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소이다.
baeng> 아닙니다. 저야말로 그렇게 후한 선물도 받고 이렇게 초대를 해주시니
감격할 따름입니다. 저에게 이렇게 호의를 베푸시니 어찌 안올수가 있겠습니까...
급한 약속이 있어도 그저 전진할 뿐이지요.
juhoon> 아니 올시다. 이 늙은이야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송병석 장군은 당대의
최고의 사나이 토스 아니겠소이까. 그저 내 죽은뒤에 내 식구들을 잘 보필해달라는
말을 부탁할 뿐이오.
baeng>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이제 그만 들어갈까요? 1:1문근영헌터라고 했지요?
방파십시오.
181818> 아 씨 존내 말많네 그냥 스타나 하러왔으면 닥치고 할것이지
181818 님이 나가셨습니다.
곧 주훈은 방을 만들고 송병석과 가볍게 1:1한판을 즐겼다. 원래 목적은 가볍게 져주어서
송병석을 띄우는것이었으니 주훈은 초시계도 꺼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져주었다.
juhoon> 정말 최고의 솜씨입니다. 귀신이 울고 갈 정도의 스타 실력입니다.
baeng> 허허 별말씀을 주훈님 입구를 못막으셨더군요
juhoon> 허허... -_-;;; 아 내가 병석님에게 소개해줄 사람이 있소. 내 몸소 기르고 있으나
스타 실력이 미천하여 공의 가르침을 청하려고 하오.
baeng> 아 그렇습니까? 누구인지?
intotherainbow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juhoon> 오 왔느냐? 그래 나는 이만 약속이있어서 나가니 병석님에게 가르침을 받도록
하여라.
intotherainbow> 부끄럽사옵니다.
juhoon> 뭘 부끄러워할게 있느냐? 그럼 병석장군. 이만 물러나겠소
baeng> 아 예...예.. 자 그럼 한판 하겠소?
intotherainbow> 예..예.
그렇게 송병석은 한판 지도를 해주었다. 이번에도 송병석은 무난히 승리했다.
baeng> 이렇게 스타 한판 한것도 인연인데 얼굴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소? 혹시 사진
이라도 있소?
intotherainbow> ;;;;;잠깐 기다리시옵소서
김성제는 곧 캠으로 찍은 사진중 가장 이쁘게 나온 사진을 보냈다.
intotherainbow>
송병석은 사진을 보았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미인이
있었다니... 송병석은 모니터에서 눈을 뗄수 없었다.
intotherainbow> 소녀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baeng> 아.. 아...아니되오. 아니 아직 연습이 덜 끝났소. 더 연습을 해야 진정한 실력자
가 될수있소
intotherainbow> 지금은 곤란한데....
baeng> 그럼 내일 오후 9시 어떻소?
intotherainbow> 그럼 제가 방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방제는 1:1배용준헌터
비번은 1111입니다. 리버가 스캐럽채우는 기다림으로 기다리겠나이다.
baeng> 알았소. 내 그리로 가리다.
김성제는 그말과 함께 로그아웃하고 나가버렸다.
송병석은 그저 그것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bbadajung> 주감독, 왜 여기로 오자고 한게요? 준 선물은 잘 받았소만. 덕분에 하드에
있는 동영상 모두 시디로 구웠소이다.
juhoon> 사실은 제가 감독님에게 한 선수를 소개해 드리기 위해섭니다. 뭐하느냐
어서 정감독님께 사진을 보내 드리거라.
intotherainbow>
정수영이 사진을 보았다. 그리고 흠칫 놀랐다. 그 빼어난 미모에 넋이 나간것이리라.
'이 선수를 잘키우면 얼굴도 되니 금세 스타가 될수있겠구나. 더구나 희소성이 큰
여성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냐.'
bbadajung> 스...스타성이 있는 선수구려. 그래 나의 가르침을 받겠느냐?
intotherainbow> 소녀... 지금은 마음의 준비가 덜되었으니 내일 오후 9시가 어떻겠습
니까?
bbadajung> 그래 나야 뭐 상관은 없다.
intotherainbow> 채널 아시아 방제 1:1배용준헌터 비번 1111 입니다. 제가 방을 만들까요?
bbadajung> 아니다. 내가 만들어놀테니 들어오기나 해라.
intotherainbow> 말씀 받들겠습니다.
주훈은 그렇게 말하고 나가는 김성제를 바라보며 그저 눈물만 흘릴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운명의 다음날 저녁 9시...
intotherainbow 님이 방에 들어왔습니다.
bbadajung> 기다리고있었다. 자 그래 이제 고 누를까? 종족선택은 다했느냐?
intotherainbow> 잠깐... 마우스 세팅좀...
bbadajung> 그래 천천히 해라. 기다릴테니
baeng 님이 방에 들어왔습니다.
baeng> 많이 기다렸지? 컴퓨터 부팅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자이제... 시작? 헉 당신은?
bbadajung> 아니 이놈! 네가 여기 왜있는거냐?
baeng> 이러실수 있습니까? 어떻게 이럴수가
baeng님이 쫒겨났습니다.
bbadajung> 아니 병석이가 여기는 왠일이냐?
intotherainbow>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비번을 알아냈는지... 무섭습니다. 다시
들어오면 어떡하나요?
bbadajung> 그래 걱정마라 내가 방을 다시 팔테니.. 그리로 옮기도록 하자.
정수영은 그 말과 함께 새롭게 방을 만들었다. 방제는 1:1미오성이었다.
어처구니 없이 방에서 쫒겨나 그것도 자신이 따르는 정수영감독에게서 쫒겨난 송병석은
화가 치밀었다. 그것도 어떻게 자신이 눈여겨보고있는 여자게이머를 가로챈단 말인가?
송병석은 화가나서 길가에 있는 음료수캔을 차버렸다.
"앗!!"
주훈이 머리를 감싸쥐고 땅바닥에 엎드려 몸을 배배 꼬았다.
"아니 주훈 감독님, 아니십니까?"
"우욱... 우...우... 아 송장군 아니시오. 아 그래 우리 아이와 연습게임한다고 들었는데
어찌 이리 길거리에서 배회중이란 말이오."
송병석은 주훈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자초지정을 말했다. 주훈이 그 말을 듣고 탄식
하며 말했다.
"이런... 어떻게 이런일이.. 송장군이 상심이 크겠구려.."
"내 생전에 배틀넷 방에서 ignore당한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렇다고 어쩔수는 없지 않소이까. 정수영감독님은 이나라의 최고권력을 가지고 있는
승상이시니 힘없는 우리로선 어쩔도리가 없지않겠소."
"힘이없다고? 내가?"
"아 이 늙은이가 입방정을 떨었나보오. 송병석 장군이라면 시대가 알아주는 최고의 맹장
아니시오. 그런 사나이토스가 이렇게 정수영밑에서 썩고 있으니 안타까워서 그랬소이다."
"내 그냥 가만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잘생각했소. 그래 역적밑에서 일해서 후대에 썩은 이름을 남기느니 역적을 몰아내고
이 스타판을 안정케 한다면 장군은 천대만대에 이름을 널리 알릴수 있는 것이오. 혹시
알겠소? 잘만하면 대통령이 장군을 보기위해 국회로 초빙할수도 있고 공군사관학교에서
강의를 맡길수도 있소. 내 계책이 있으니 그대로 따르겠소?"
"주감독님의 가르침에 따르겠습니다."
주훈은 모든게 거지반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그 뒤 모든일은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주훈은 곧 MC용준에게 달려가 MC용준으로 하여금 정수영에게
MC자리를 물려준다는 칙서를 내리도록 권유했다. 정수영이 그 칙서를 받고 기분좋게
MC자리를 받으러 이리로 올때 기습을 한다는 전략이었다.
"내 MC자리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제 목이 쉬고 몸이 허하니 예전의 랩실력이 나오지
않는도다. 정수영감독은 오랜 감독시절을 보내 말빨이 있고 체력이 든든하니 MC자리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도다. 이에 저 옛적 아름다운 고사를 빌어 MC자리를 정수영감독에게
주니 어서와서 나의 대를 잇길 바란다."
주훈이 칙서를 정수영에게 바치니 정수영이 이를 보고 매우 기뻐했다.
힘든 감독자리에비해 MC자리는 항상 TV에 나와 인기를 얻을수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저 선수 빠따 덜맞았나요? 아 저 선수밀실 3박 4일행이네요 게임끝나고 잠시
이리로 오라고 하세요' 정수영의 머리속에선 여러 방송 멘트들이 수십개가 지나갔다.
정수영은 곧 차를 준비시키도록 했다.
차에 올라서 정수영이 한참을 가고 있을 무렵, 어디선가 아이들의 동요 소리가 들렸다.
"수학도 0점이고 영어도 0점이다."
"이게 무슨 노래요?"
정수영과 같이 타고 있던 주훈이 노래를 잠시 생각해보니 수학의 수와 영어의 영은
정수영감독의 파자가 아니던가. 즉 정수영감독의 최후를 누군가가 아이들의 동요에 실어
알리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공부못하는 애들이 시험 망쳐서 그러는가 봅니다. 신경쓰지 마옵소서."
차는 어느덧 MC용준이 기거하는곳 앞까지 왔다. 경비병들이 정수영의 차를 제지했다.
"여기서부턴 걸어오셔야 합니다. 또한 수행병들은 뒤에 물리쳐 주십시오."
정수영감독은 아무런 의심없이 몸소 차에서 내려 문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 계속 걸어
가는중 왠지 묘한 살기가 느껴졌다. 정수영이 무언가 의심쩍어 주변을 돌아볼때 갑자기
어디선가 수십명의 괴한들이 방망이를 들고 나타났다.
"아니 이놈들 이게 뭐하는짓이냐?"
"천하의 역적 정수영은 방망이를 받아라."
"병석은 어디있느냐? 송병석은 어디에 있어?"
"주군 찾으셨습니까?"
"그래 역시 너밖에 없다. 어서 저 괴한들을 쫒아내라."
"그러지요."
하지만 송병석이 보낸 질럿 한부대는 정수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정수영은 입도 제대로
뻥긋하지 못하고 그대로 앨리 당하고 말았다. 송병석이 정수영의 마우스를 뽑아들고
크게 소리쳤다.
"정수영은 앨리당했다!!!!"
곧 우레와 같은 함성이 온 집안내를 가득 메웠다. 사람들이 얼싸안고 환호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릴때쯤 송병석은 이미 근처 PC방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에겐 같이 기쁨을
공유할 시간이 없었다.
baeng님이 들어왔습니다.
baeng> 그래 기다리고 있었구나. 내가 왔다.
intotherainbow>
난 남자다
intotherainbow 님이 나가셨습니다.
"이런 쉣~~~!!!!!"
남자는 인생에 세번 운다고 했던가? 세상에 나왔을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때, 그리고
그 남은 한번... 송병석의 두 눈가엔 뜨거운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인터넷은 믿을게 못돼라는 말을 연신 되뇌이며...
주훈이 정수영의 마우스를 들어 저자거리에 매달았다. 그리고 정수영의 마우스와 키보드
를 모아 불태웠다. 어찌나 컴퓨터앞에서 먹고 자고 했는지 마우스와 키보드는 음식물
기름과 찌꺼기들이 많아 그 불은 한달동안 타오르며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정수영은 사라지고 세상은 평온을 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하늘은 아직도 그 평온
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난세의 출현을 위해. 그리고 그 난세를 기회삼아
하늘로 승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영웅들을 위해...
정수영의 죽음의 대가로 그들은 알게 되었다. 평화로운 날 들은 이미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