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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30 21:59:13 |
Name |
SEIJI |
Subject |
스타 삼국지 <14> - 메가웹은 찾았으나... |
정수영이 온게임넷 방송장비들과 SCV들을 끌고 세중게임월드로 이동하고 있다는
걸 알게된건 그날 저녁이었다.
모두들 놀라며 한편으론 분노에 치밀어 소리를 질렀는데 그중 김동수가 가장 소리가
컸다. 반정수영연합군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의견이 분분한채 우왕좌왕 하고 있을
무렵, 홍진호가 운을뗐다.
"지금이 바로 추격하여 뒤를 칠 절호의 기회입니다. 마땅히 추격군을 보내어
적을 완전히 살육해야 합니다."
그러나 총사령관 강도경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중간중간에 스탑러커라도 매설해뒀으면 어찌하오? 그렇게 무턱대고 추격하다가
전멸당할수도 있소이다. 매사에 신중해야 하는법이오."
"신중은 무슨... 지금 쫒아가지 않으면 더이상기회는없소이다. 장군."
"하지만 모두들 지쳐있고 지금은 날이 어두워..."
"무슨말씀을하시는겁니까?지금아니면기회가없다라니까요?그렇게소심해서어찌
큰일을이룰수있단말입니까?위험부담을감수하고공격에공격그렇게폭풍스타일로
밀어붙여야이길수있단말입니다.지금하늘이주신절호의기회를놓치고언제또다음
때를기약한단말입니까?"
홍진호가 격앙되어 급히 말하다보니 말에 점점 띄워쓰기가 없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강도경은 여전히 떨떠름하게 쳐다보았다. 더이상 설득이 먹히지 않을거라는 걸 알게된
홍진호가 탄식하며 밖으로 나섰다.
"내, 연예인 물먹은 선수하고는 큰 일을 도모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강도경이 그렇게 탄식하며 뛰쳐나간 홍진호를 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호지롷"
홍진호가 자신의 장수들만 데리고 정수영을 쫒기 시작했다. 이윤열, 이병민, 김정민,
김민구등이 그를 따랐다. 한편 세중게임월드로 이동하는 정수영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 바람이 불며 길을 지나가던 아가씨 치마가 위로 감겨 올라갔다.
붉게 상기된 정수영이 이운재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징조인가?"
이운재가 답했다.
"바람이 분 방향을 보니 곧 적이 우리의 뒤를 치러 추격군을 보낸것 같습니다. 당장
매복병력을 보내 추격군을 저지해야 합니다."
정수영은 그말을 옳게 여기고 길목길목에 스탑럴커를 매설해두었다.
한편 빠르게 정수영을 쫒으려고 홍진호가 저글링들을 몰아세우며 다급히 달리다보니
점점 속업안된 오버로드와 간격이 멀어졌다. 덕분에 적절한 디텍팅을 하지못한
홍진호의 저글링들은 갑자기 솓구친 촉수들에의해 줄줄이 케쳡이 되고 말았다.
"으악!!!"
"꾸에에엑~~~!!!"
"지금 컴퓨터 앞에 박지호 앉아있냐?"
순식간에 전병력이 비명을 지른채 비참하게 궤멸당하였고 홍진호는 자신의 부하장수
들과 함께 떨어져 적에게 쫒기는 신세가 되었다. 홍진호는 그러한 자신이 너무나
비참했다.
"저기있다. 홍진호가 저기있다!!"
정수영의 병력들이 홍진호를 추격했다. 홍진호가 열심히 도망쳤으나 강이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대로 비참히 죽을 바에야 몇놈이라도 죽여 킬수라도 올리고 죽겠
다고 다짐하고 홍진호가 등뼈를 잔뜩 비축해두고 있을 찰나
"형님. 제가 왔습니다."
김민구가 오버로드를 타고 다가왔다.
"어서 오버로드에 오르십시오. 한시가 급합니다."
"그래 민구구나. 알았다. 어서 오버로드에 타고 도망가자."
홍진호는 황급히 오버로드에 올랐다. 속업안된 오버로드라 무지 느렸으나 정수영의
병력은 지대공이 전혀 안되는 병력들뿐이라 하늘에 떠있는 오버로드를 저글링 쫒던
질럿 뮤탈 쳐다본다라는 심정으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오버로드가 무지 느리구나."
"이 상태로는 곧 스컬지 테러를 당하게 됩니다. 강만 건넌뒤 내려서 도망갑시다."
홍진호와 김민구는 강을 건넌뒤 곧 오버로드에서 내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얼마 도망
갔을 찰나 한무리의 군대가 앞에 보였다.
"형님, 어느군대인지 제가 보고 오겠습니다."
김민구가 몰래 숨어서 적진 가까이 다가갔다. 펄럭이는 깃발에 '뱅'이라는 글짜가
써있었다. '적의 군대구나.' 김민구는 놀라 재빠른 몸동작으로 뒤돌아서 달아나려고
했다.
"저기 적이있다!!!"
김민구가 홍진호에게 다가와 소리쳤다.
"적의 군대입니다. 적에게 발각되었으니 곧 이리로 밀어닥칠것입니다."
"민구야. 더이상 도망갈데도 없고 그냥 우리 여기서 킬수나 올리고 장렬한 최후를 맞이
하자. 괜히 더오래 시간끌며 배넷 하다간 한 만큼 돈 더내야한다."
"예, 형님. 그게 바로 KTF적인 생각 아니겠습니까"
"KTF ㅅㅂ,ㄹㅁ"
홍진호와 김민구가 alt+f4를 누를 준비를 하며 살기어린 눈으로 추격해오는 적들을
쏘아보고 있을 찰나 뒤에서 요란한 함성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적이냐?"
"저..적은 아닌것 같습니다만."
"이놈들아!! 나의 주군을 다치게 하지마라!!"
"아 주군. 김정민인것 같습니다."
"주군 여기입니다!! 무사하셨군요!"
"병민이도 왔구나!!"
"피...피래미들은 꺼..꺼졍"
"윤열이도 왔구나!!"
이윤열과 이병민 김정민이 홍진호를 둘러싸며 호위했다. 그 덕분에 정수영의 군대는
더이상 공격할수 없었다. 홍진호는 자신의 부하들의 호위를 받으며 전투에서 패배한
피로를 풀기위해 찜찔방으로 향했다. 홍진호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패배였다.
한편, 정수영이 모든 병력을 이끌고 세중게임월드로 도착한것은 날이 밝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강도경이 뒤늦게 정수영을 추격하려고 군대를 메가웹으로 보냈으나
메가웹은 이미 정수영군대의 노략질과 파괴에 폐허가 되어 더이상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폐허가 된 메가웹을 찾은 것은 김동수였다.
"이곳이 바로 프로게임의 역사가 담긴 스타리그의 산실 메가웹이란 말인가?"
김동수가 탄식했다. 김동수는 일단 먼저 지하밀실에 갇힌 온게임넷 PD들을 풀어주고
부서진 컴퓨터들과 의자들을 정리한뒤 쓸만한 키보드와 마우스를 모았다. 이미 산산조각이 나서 더이상 쓸수없는 마우스들은 마우스볼만 따로 빼서 모아 두웠다. 그리고 컴퓨터
에서 아직 쓸만한 램과 하드도 빼서 차곡차곡 모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메가웹주변을 정돈하며 쓸만한 것들을 모아두었던 김동수는 여러군데
박살나고 깨진 책상에서 왠 밝은 빛이 나오는것을 보았다.
"저 책상 서랍을 한번 열어보아라!"
김동수가 부하에게 소리쳤다. 부하가 곧 달려가 책상서랍을 열어보니 일기장이
있었다.
"그냥 평범한 일기장이 있는데요. 그외에 별 다른건 없는 거 같습니다."
"더 잘좀 뒤져봐. 분명히 뭔가가 있을것이다."
"앗 장군 밑에 뭔가가 있습니다."
"아니 뭐가 있단말이냐?"
"책상 서랍 밑에 구멍이 있길래 볼펜같은 걸로 꾹 찔러넣었더니 밑판이 올라가고
그안에 비밀공간이 있었습니다. 왠 네모판에 숫자같은게 파져있는데 아마 여기서 빛이
나는거 같습니다."
김동수가 네모판을 받아들었다.
37GBF-D234DF-A3198G 이상야릇한 글귀를 보고 김동수가 한참을 생각하다 부하중
해설을 많이 해서 아는것도 풍부한 김동준에게 네모판을 건내서 물어보았다.
김동준이 네모판을 건내받아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오오~"하는 소리를 내며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아니 이게 뭔데 그러는가?"
"오~ 이런 귀중한것을 제가 만지게 되다니... 이건 블리자드 대대로 내려오는 로얄
시디키입니다. 옥으로 만들어 거기에 씨디키를 새겼다고 해서 옥키라고 합니다.
이런 귀중한것을..."
"이게 그리 대단한것인가? 이 시디키로 무엇을 할수있는가?"
"이 세상에 선택받은 사람들만 들어갈수있는 로얄 배넷에 접속할수 있습니다."
"로얄 배넷? 일반 배넷하고 뭐가 다르길래?"
"사람이 없어서 게임을 못합니다."
"-_-;;;"
김동준이 옥키를 김동수에게 바치며 말했다.
"주군. 주군에게 이 옥키가 들어오게된것은 하늘이 주군으로 하여금 대업을 이루시라고
명령하신것과 다를바없습니다. 어서 이것을 가지고 강동으로 돌아가 큰일을 이룰 발판
을 마련하옵소서."
"... 그래. 네 말이 옳다. 지금 당장 강동으로 돌아가 큰일을 도모해야 할것이야.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 강동으로 돌아가자꾸나."
김동수가 서둘러 돌아가려는 채비를 하려는 찰나, 김동수의 한 부하가 강도경에게
다가가 일러바쳤다.
"뭐!! 그게 사실이냐??"
"사실이고 말굽쇼. 제가 제 두눈으로 똑바로 봤습니다. 아마 오늘 장군에게 와서 병을
핑계로 이곳을 떠난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래 놀라운 정보로구나. 무엇을 원하느냐?"
"헤헤... 장군이 알고계신 연예인 전화번호라도 몇개.. 여자껄로"
"음... 알았다. 옛다. 정성한 전화번호다."
"이런 썅!"
다음 날, 김동수가 초췌한 표정을 하고 강도경의 진영으로 찾아왔다.
"장군, 내가 요즘 몸이 앞서 고향으로 돌아가 요양하려 그러니 허락해 주시오."
"허허. 장군. 장군의 병은 몸에서 오는게 아니라 마음에서 오는게 아니오?"
"그게 무슨말씀이신지?"
"내 장군의 병이 어디서 오는지 알고있소. 어서 가슴에 품은 옥키를 꺼내놓으시오!"
강도경의 서슬퍼런 외침에 김동수가 순간 낯빛이 햐얗게 변했다. 하지만 김동수도
곧 이성을 되찾고 맞서 대들었다.
"그게 무슨 헛소리요? 옥키? 그건 새로나온 성장촉진제요? 난 키가 왠만큼 커서
그딴거 필요없소!!"
"그딴식으로 둘러대도 소용없다!! 네가 블리자드에서 만든 로얄 배넷을 들어갈수있는
시디키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가 이미 입수되었다. 그것을 가지고 돌아가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는가? 반역을 꾀하려는게 아닌가? 어서 빨리 내놓아라. 그럼 목숨만 살려
주겠다!"
"모함이오! 그렇게 아무런 증거도 없이 모함한다면 나역시 가만히 있지 않으리다!!"
김동수와 강도경이 서로 서슬퍼런 눈빛을 주고받으며 칼을 뽑았다. 주변의 사람들이
그런 둘을 말리기 시작했다.
"총사령관. 동수장군이 저렇게 말씀하시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는듯 싶습니다. 참으십
시오."
"동수장군. 어서 칼을 내려놓으시오!!"
강도경이 소리쳤다.
"네이놈!! 네놈이 옥키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걸 무슨수로 증명할테냐?"
"만약 내가 옥키를 가지고 있다라면 제명에 프로게이머 생활을 끝마치지 못하리라!!"
김동수가 그렇게 내뱉으며 부하들을 데리고 강도경의 앞을 떠났다. 그런 김동수를
보며 강도경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홍진호 장군이 옵니다!!"
그때 밖에서 부하가 소리쳤다. 강도경이 냉큼 밖으로 나가 홍진호를 맞아 들였다.
자신이 추격병을 같이 보내지 않아 홍진호가 참패를 하게 되어 자기 나름대로 죄책감
도 있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기 때문기 때문에 홍진호를 맞아들이는 강도경의 태도는
더욱더 각별했다.
허나 그러한 강도경과는 달리 홍진호의 눈은 싸늘했다.
"모름지기 일이라는건 뜻과 행동이 맞는 사람들끼리 해야 하오. 이렇게 손발이 안맞는
사람들과 무슨 큰 일을 이루겠소. 나는 내 고향으로 돌아가리다."
홍진호가 그 말만 남기고 떠나버렸다. 그렇게 떠나는 홍진호를 강도경이하 다른 사람
들은 그저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반정수영연합군, 처음에 그들은 정수영타도라는 대의를 내세워 봉기하고 그 대의를
위해 숱한 피를 흘리며 결국 메가웹을 되찾았으나 아무 쓸모없는 폐허가 된 메가웹
위에서 그들은 점점 와해되어 가고 있었다. 김동수가 떠나고 반정수영연합군의 실질적
인 창시자 홍진호마저 떠나버리니 반정수영연합군은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게 되었고
더이상 그들은 대의를 위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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