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경이 17로의 제후들을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진군하자 곧 이 소식이 블리자드
회사에서 메가웹으로 이동해 쉬고있던 정수영에게 알려졌다.
"뭐 강도경이 난을 일으켰다고? 이런 아테네올림픽에서 역기나 들것이지. 감히
나에게 도전을 해? 그래 누가 누가 참여했는가?
정수영이 이운재에게 물었다.
"제 1진 그냥 대세 곽동훈 제 2진 엠겜 캐스터 김철민
제 3진 99 PKO 준우승자 국기봉 제 4진 코카콜라배 스타리그 4위 이근택
제 5진 한빛 팀플의 한축 박영민 제 6진 2000kigl 왕중왕전 결승전의 김동우
제 7진 헥사트론 팀플의 한축 김갑용 제 8진 프리챌배 3위 박찬문
제 9진 천상테란 이창덕 제 10진 SOUL감독 김은동 제 11진 PLUS감독 조정웅
제 12진 온겜 해설위원 김도형 제 13진 GO감독 조규남 제 14진 메카닉의 아버지
김대건 제 15진 패스트캐리어의 전설 김태목 제 16진 강동의 김동수
제 17진 저그 대마왕 강도경 등입니다."
"어째 전편하고 명단이 많이 달라진거같은데?"
"작가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름 대충대충 붙이다보니...;;;"
"음 그래.. 그래 선봉은 누구인가?"
"강동의 농사꾼이라고 불리는 김동수라고 합니다."
"그자는 어떤 인물인가?"
"자고로 옛 춘추전국시대때 명 전략가로 대기병법을 쓴 김대기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대단한 명장이라고 합니다."
"음..."
정수영은 입맛이 씁쓸했다. 대기병법... 한민족 반만년의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며 최고의
병법서를 꼽으라고 할때 하나는 하나는 후삼국시대 왕건을 도와 고려를 세운 도선이
지은 도선비기가 있고 하나는 21세기초무렵 스갤에 아오조라 김대기라는 이름으로 올린
전략들을 후세사람들이 모은 대기병법이 있다.
(참고자료 :
http://sai007.byus.net/zboard/view.php?id=dcstar&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4)
그 뛰어난 전략가 김대기의 후손이 지금 정수영을 노리고 쳐들어오고 있는것이다.
정수영이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이운재를 보며 말했다.
"음.. 우리 군에는 김동수를 막을 자가 없단 말이냐?"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저 송병석이 있지않습니까?"
송병석이 당당히 정수영앞에 다가와 소리쳤다. 그 기골장대한 아름다운 자태에
정수영이 기분좋게 껄껄 웃었다.
"내 너를 잠시 잊고 괜한 걱정을 했구나. 그래 나가서 김동수를 꺽어 이 근심을 해결해
주려구나."
"주군의 명령일진데 어찌 감히 거역하겠나이까. 당장 쳐들어가서 아작을 내고 오겠습
니다."
"잠깐!! 어찌 마린 한마리잡는데 인터셉터가 꽉 찬 캐리어를 쓰려 하십니까? 그깟
마린 한마리는 벌쳐 한마리 보내는게 격에 맞습니다. 저를 보내주십시오."
정수영이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 테테전의 최강자 한웅렬이 서있었다.
정수영이 흡족한 미소를 띄며 한웅렬을 일으켜세워 격려했다.
"그래 이렇게 다들 나서려고 하니 내 어찌 마음이 편하지 않으리오. 어서 나가 김동수
를 꺽고 테테전뿐만 아니라 대플토전도 잘한다는걸 보여주고 오너라."
한웅렬이 보무도 당당하게 군사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장군. 어서 들이닥이닥쳐서 모두 밀어버립시다."
김동수곁으로 김동수를 따르는 네 장수가 줄을 섰다.
김동준은 자를 루키라고 썼는데 해설을 잘 했으며
이재훈은 자를 한량이라고 썼는데 옵드라를 잘 썼으며
손승완은 자를 포톤이라고 썼는데 포톤러쉬를 잘 썼으며
김상훈은 자를 프리챌배4위라고 썼는데 김동수에게 져서 프리챌배 4강에 머물렀
었다.
여기에 하드코어를 잘 쓰는 김동수가 가운데 쓰니 그야말로 범같은 장수들이요,
게이머들이었다.
김동수가 부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 병력을 이끌고 한웅렬에게 맞섰다. 테테전
최강자인 한웅렬은 첫 판에서 크게 패해 거점 PC방으로 들어갔고 나올 생각을
안한채 공컴전을 하고 있었다.
한편 강도경의 막사로 곽동훈이 들어왔다. 미네랄 보급을 맡은 곽동훈이 강도경에게
말했다.
"장군, 김동수는 범같은 자로 그가 만약 메가웹에 들어가면 전용준을 내쫒고 MC를
볼 장수입니다. 그럼 우리들은 평생 저 선수 연습안하나요? 와 같은 비난을 생중계
내내 들어야 할겁니다. 상상이 가십니까?"
순간 강도경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걸 느꼈다. 강도경이 말했다.
"이거 큰일이로구나.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미네랄 공급을 끊으면 됩니다. 그럼 김동수는 더 이상 유닛을 뽑을 여력이 없어
자멸하게 될것입니다."
강도경이 곧 그리하라고 지시했다.
더이상의 미네랄 공급을 받지 못하는 김동수는 곧 아사 직전 위기에 몰렸다.
미네랄이 없어 병사들은 카카루나 전갈같은 중립동물들을 잡아먹었으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더 이상 병력을 뽑지 못했다.
이러한 소식을 밀정을 통해 알게된 한웅렬이 싸움을 걸었다. 그동안 김동수의 도발에
PC방만 지키며 나오지 않던 한웅렬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한웅렬의 매서운 공격에 김동수의 전 병력이 처참히 무너지며 김동수는 피눈물을
흘리며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한웅렬의 계속되는 추격은 참으로 집요하고 끈질겼다.
곧 김동수 옆에있던 김동준, 이재훈, 손승완등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김상훈만이 그옆에
서 그를 지키고 있었다.
"주군. 주군이 머리에 쓰고있는 프리챌배 우승 트로피를 벗으십시오. 적의 눈에 너무 띄기
좋습니다. 적이 그 트로피를 쫒아 추격할 것입니다. 제가 대신 쓰겠습니다."
김상훈은 김동수의 우승 트로피를 빼았아 거침없이 다른방향으로 달렸다. 김동수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웅렬이 김상훈을 추격하며 소리를 질렀다.
"저자가 김동수이다. 저자만 잡으면 반정수영연합군의 기세가 어그러진다. 모두
저놈을 향해 따라가라!!"
"내 이놈들!!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내가 바로 프리챌배 스타리그 우승자 -김상훈(작은
목소리로)- 이다!!"
김상훈이 무서운기세로 맞서싸웠다. 하지만 중과부적이라 한웅렬의 탱크부대에
곧 본진이 밀려 쥐쥐를 치고 나가 버렸다.
쓰라린 패전을 딛고 김동수가 안전한 곳까지 도달했을때 그의 주변에 남아있는
병사들은 거의 없었고 거지반 피가 반이상은 깍인 상태였다. 김동준, 이재훈, 손승완이
그에게 돌아왔으나 김상훈만이 돌아오지 못한것을 알고 김동수가 울면서 소리쳤다.
"아 상훈아! 내가 너의 원수를 꼭 갚아줄것이다!!!"
"동수....우..."
김동준과 이재훈은 차마 말을 계속 잇지 못했다. 이글거리는 분노로 충혈된 김동수의
두눈을 마주보았기 때문이라.
한편 반정수영연합군의 진영은 이 패전소식에 참담해하고 있었다.
강도경이 말했다.
"곧 한웅렬이 여기로 밀어 닥칠거요. 어떤 좋은 방법이 없겠소?"
하지만 모두 꿀먹은 벙어리마냥 조용히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강도경이 기가찼다.
"아니 어찌 17개가 되는 제후들중 한웅렬 저자를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이오.
아 이자리에 김선기나 박대만만 있었어도 한웅렬따위는 쉽게 막았을 터인데..."
강도경이 긴 한숨을 쉬며 탄식했다. 그때 누군가 크게 소리쳤다.
"내가 나가서 한웅렬을 물리치고 오겠소!"
모두가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임요환뒤에 서있던 한 건장한 사내가 한손에 청룡
키보드를 꼬아 잡고 서있는게 아닌가.
"음.. 그대는 누구인가?"
"저는 임요환님의 부하인 박용욱이라고 합니다. 지금 임요환의 드랍쉽에서 카운터
를 보고 있지요."
"뭐...뭐..? 카운터 직원? 카운트 직원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끼어드는게냐?"
순간 홍진호가 일어서서 끼어들었다.
"장군. 저자가 비록 카운트 직원이기는하나 풍채가 좋고 무언가 남달라보이는게
단순한 카운트 직원은 아닌듯 싶소이다. 요즘 카운트 직원들도 시간 남을때 스타를
하며 실력을 기른다고 하니 저자를 내보내는게 어떨까요."
"그래도... 고작 카운트 직원 내보냈다고 저들이 우리를 얼마나 무시하겠소."
"무시할라면 무시하라지요. 하지만 저에겐 이 장수의 오늘 바이오리듬이 최상으로
보입니다."
홍진호가 그렇게 말하며 박용욱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어디서 가져왔는지 녹차한병을
따서 박용욱에게 주었다.
"자 이 녹차를 마시고 밖으로 나가 열심히 싸워주길 바라오."
"괜찮습니다. 이 녹차는 한웅렬을 물리치고 나서 마시기로 하지요."
박용욱이 그렇게 말한뒤 청룡키보드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모두들 떨떠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밖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누가 이겼는가 모두들 궁금해서 고개를 빼들고 밖을 쳐다보는 찰나 경비병이
목청높게 소리쳤다.
"박용욱이다!!! 박용욱이 이겼다!!!
박용욱이 프로브한마리로 한웅렬 기지를 유린하며 단시간내에게 경기를 마치고
보무도 당당하게 뛰어오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 거침없는 박용욱의 힘찬 뜀박질을 보며
머릿속에 유재석을 떠올리고 있을즈음 박용욱이 안으로 들어와 녹차를 잡았다.
"이제 마시겠습니다."
그리고는 벌컥벌컥 녹차를 들이켰다.
아직 녹차 건더기가 바닥에 가라앉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