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회' 의 고마운 분들께 -
냉랑테란 님 - 하찮은 작품을 기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가림토는 브루드워의 저그시나리오가 끝나는 시점부터 엄청난 활약을 할 전사입니다. 기대(?)해주시길.
몰라주는아픔 님 - 결국 15회도 늦게 되었네요 ; 항상 연재를 독촉해주셔서 감사(?)합니다.-_;;;; 아... 친구분들의 리플은 복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아케미 님 - 연상은 연상으로 끝내세요^^;;; 오리지널엔 메딕이 없어서 마린 파이어뱃의 고생이 많았습니다. 이것때문에 제가 설정에 골머리를 많이 앓았었습니다 -_-;;; 수신자 건에 대해서는 제가 잘못한것이니 수정을 하겠습니다.;;(그런데 이놈의 귀차니즘 --;;)
바람의언덕 님 - 비타넷에 이미 고마움을 전달하였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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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언덕(Hill Of Wind)의 전투양상 -
(13회부터 시작된 바람의 언덕의 전투양상)
- 서부 아이어(West Aiur) 지도 -
(확대해서 보세요~)
- 블랙 워터 스테이션(Black Water Station) 지역의 지도 -
(11회-12회의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테란vs저그 최초의 전투와 관련된 지도)
- 14회까지의 줄거리 -
모든 상황이 종료된 시점. 프로토스는 더이상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암울한 현실속에서 분통을 터트리던 폴트. 짐 레이너의 이런저런 조언과 여러가지 생각 끝에 "프로토스의 역사서"를 서술하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테란은 뜻밖의 비보와 놀라운 소식으로 코프룰루섹터 전역이 충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짐 레이너는 황무지로 이동하라는 의심스러운 명령을 받고 블랙 워터 스테이션 남쪽의 황무지 지역으로 이동. 거기서 럭키아이와 재회한다.
블랙 워터 스테이션에서 저그를 전멸시킨 레이너일행은 또다른 적에 대한 첩보를 입수, 방어하기 좋은 바람의 언덕 남쪽요새로 옮겨간다. 맹스크와 연락을 취한 레이너는 바람의 언덕 남쪽요새에서 사수할 것을 결의하는데......
아이어 리치마을에서는, 갑자기 의회로 불려간 소린을 대신하여 여러 전사들이 수련장의 여러 어린질럿에게 레인보우마을로 견학을 갈 것을 명령하였다. 그런데 레인보우가 폴트와 그의 친구들이 있는 셔틀에 탑승하는 것이 아닌가?
- 이번회의 간략한 주요인물소개 -
** 프로토스
폴트(Folt) - 주인공. 어린 질럿.
폴리(Poli), 포트(Port) - 주인공과 마음이 썩 잘 맞는 친구들.
레인보우(Rainbow) - 인투더레인과 같이 레인보우마을의 방어를 담당하는 전사. 인투더레인에게 많은것을 배운 명망높은 전사이다. 리버에 관한 전술운용에 있어 질리아스(Zealias) 다음으로 아이어에서도 최고라고 평가받는 전사이다.
** 저그
- 아직 알려진 바 없음 -
** 테란
짐 레이너(Jim Raynor) - 마 사라의 보안관중 하나. 자신이 빌려준 드랍쉽이 파괴되어 나르치 일족이 참변을 입은 것에 많이 괴로워한다. 그리고,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을 죽게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으며,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구원을 나서게 된다.
15회 - 멩스크(Mengsk)의 야망(野望) (4)
4. 쾌진격(快進擊)
「짐 레이너의 일기(Jim Raynor's Memory) 10th - 승리」 - 짐 레이너(Jim Raynor) 著
“공격하자! 저 빌어먹을 것을 제거하여 우리의 땅을 정화시키자!”
내 우렁찬 목소리가 바람의 언덕사이의 계곡을 흘러갔다. 그와 더불어 나의 복제마린, 복제 파이어뱃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고동빛이 감도는 꽃처럼 생긴 정체불명의 저그의 그 물체로 달려들었다. 땅을 뒤덮는 보라색 유기물질에 파이어뱃의 발이 닿는 순간,
“푹”
짧고 굵은 소리와 함께 갑자기 땅으로부터 새빨간, 그리고 무척이나 예리한, 키는 나보다 더 큰 가시하나가 갑자기 솟아오르며 한 파이어뱃의 팔뚝을 관통하였다.
“!!!???”
그 무식한 가시에 팔에 깊은 상처가 난 파이어뱃은 죽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심한 출혈에 잠시 땅에 무릎 한쪽을 꿇으며 잠시 휘청거렸다. 하지만 역시 전투 병기답게 복제마린, 복제파이어뱃들은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무식하게 그저 돌진을 하였다. 얼마 후, 부상당한 파이어뱃도 땅을 박차고 일어나 그 고동빛이 감도는 꽃처럼 생긴 저그의 물체로 달려들었다.
사정거리에 들어온 마린들은 즉시 그 물체를 향해 무지막지한 총알을 퍼부었다. 13명이나 되는 마린들의 총격에 그 고동빛 나는 꽃은 선혈을 내뿜기 시작하였다.
파이어뱃은 아직 사정거리 안에 들지 못했고, 마린들만 총질을 하여 그 물체에 상당한 데미지를 입혀 그 물체가 파괴되려할 찰나에, 그 물체는 온힘을 다하여 꿈틀거렸다. 그 꿈틀거림과 동시에 오염된 땅에서는 아까와 같은 무식한 가시가 솟아올라 한쪽 팔을 심하게 다친 파이어뱃을 또다시 공격하였다. 그 공격에 그 파이어뱃은 다리에도 심한 상처가 생겼다.
하지만 그것이 그 물체의 최후의 공격. 이윽고 그 물체는 공격을 더 버티지 못하고 파괴되었다. 그 꽃처럼 생긴 저그의 물체가 터지면서 오염되었던 땅은 서서히, 서서히 정화되어갔다.
그 살인하는 추악한 꽃을 지상에서 지워 버리고난 후, 나는 다친 파이어뱃에게 지혈제를 먹이고 발라주었다. 복제 마린, 복제 파이어뱃은 그 유전적 결함 때문에 한번 받은 데미지는 죽을 때까지 복구가 되지 않는다. 무식하게 큰 가시공격을 두 번이나 받은 그 파이어뱃은 너무나도 심한 데미지를 입었기에, 전혀 회복이 되지 않아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죽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복제병사들이 조금 불쌍해졌다.
나는 그 파이어뱃을 돌보아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저건 필히 저그의 방어타워일 것이다. 비록 공격딜레이가 좀 길었지만, 파괴력이 무시무시하군. 주의할 필요가 있겠어.’
대열을 정비한 후 바람의 언덕을 바라보았다. 저 언덕위에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있을지 궁금했다. 나는 곧바로 본진에 송신을 넣었다.
[나는 짐 레이너다. 지금 1차 전투에서 전사자 없이 저그를 전멸시켜버렸다. 지금 바람의 언덕을 장악하려 하는데, 컴셋스테이션에 정보를 요청한다.]
얼마 후, 컴셋스테이션에서 요청한 정보가 입수되었다. 그 정보에 의하면, 바람의 언덕엔 지금 막 우리가 제거한 저그의 방어타워가 두 개씩이나 있었는데, 그 방어타워 주변의 적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파이어뱃에게 그냥 녹아버리는 소형괴물 말고도, 블랙 워터 스테이션지역에서 보았던 그 키가 4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다리 하나짜리 꿈틀꿈틀 괴물과 아까 공중에서 공격을 감행하던 날개달린 저그괴물. 이렇게 세 종류가 바글바글하였다. 게다가 적들은 언덕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어서, 섣불리 들어가면 낭패 보기 십상이었다. 여기서 나는 적절한 작전을 강구해야했다.
5분 동안 심각하게 고민하였다. 바람의 언덕을 재탈환하면, 언덕 주위에 펼쳐진 저지대들에 대한 시야를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언덕은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녔다. 하지만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는 완만한 길은 이곳밖에는 없을뿐더러, 그 길도 그렇게 넓지 못하다. 그런데 위에는 무지막지한 저그의 병력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종합세트로. 게다가 위력이 막강한 저그의 방어타워도 2개. 도저히 2부대로는 저들을 이길 수 있을지 확신이 도저히 서질 않는다. 결국 나는 바람의 언덕을 포기하기로 했다. 계속 언덕 서쪽의 저지대를 돌아서 적들을 깡그리 쓸어버려야겠다는 작전으로 선회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허나 작전을 선회한다면 위험요소를 안게 된다. 적이 배후에서 기습을 할 수 있다는 위험요소이다. 바람의 언덕위의 무수히 많은 저그병력이 우리의 뒤통수를 친다면 우리는 여지없이 전멸해버릴 것이다.
“성동격서(聲東擊西)!”
갑자기 머리로 번개와 같은 속도와 빛으로 스쳐지나간 게 있다. 바로 성동격서. 하지만 엄청난 도박이다. 저그라는 종족이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무언가의 구심점이 있어야한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즉, 한 곳의 저그를 공격하면 다른 곳의 저그들이 구원을 와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지금의 공격을 할 때, 아무 곳에서도 저그의 지원 병력이 오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저그에게는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무언가의 구심점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전투도중에 뒤통수를 맞을 염려는 극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배후에 적을 놔두고 진군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더라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결국 성동격서는 전제부터가 부정되어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줄어들게 되었다. 결국 나는 다른 고민을 해야 했다.
아하, 저그라는 종족은 단순하여 쉽게 유인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방금 전의 전투역시 저그들이 그 방어타워 주변에서 싸웠다면 우리는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했을지도 모른다. 허나 저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곧바로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즉, 바람의 언덕 위의 저그들도 유인하여 우리가 유리한 곳에서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마린 하나를 이용하여 바람의 언덕 위의 모든 병력을 유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언덕 입구엔 마린이 반원형으로 대열을 갖추어 서서 기다리게 했다. 이번엔 파이어뱃이 마린들을 엄호할 차례였다. 언덕입구는 좁다. 적들이 내려올 때도 일렬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즉 병목현상에 의해 전력이 분산된다. 언덕을 내려오는 한 놈, 한 놈에게 마린이 총알을 선사해준다면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적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살아남는 적들이 마린을 향해 달려온다면 그땐 파이어뱃이 마린을 엄호하게 한다. 작전의 요지는 대충 이러했다.
(나의 작전구상)
다행히도 저그는 나의 유인책에 걸려들었다. 저그들은 언덕을 일렬로 내려오면서 전력이 분산. 나는 놈, 커다란 놈, 소형괴물 등, 종류와 관계없이 깡그리 전멸하였다.
전투가 싱겁게 끝나자, 언덕위로 진군할까 생각해 보았지만, 언덕 위의 방어타워 두 개가 껄끄러워서 포기하였다. 후방에서 급습당할 염려가 없어진 것에 만족한 나는, 그대로 언덕 서쪽의 저지대를 돌아 저그들을 모조리 때려잡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길게 세로로 장사진대열을 이루며 진군하였다. 바다에서 그물을 길게 펼쳐서 물고기를 서서히 몰아 깡그리 잡는 식으로 천천히 진군하였다. 그렇게 진군한지 5분. 저 멀리 아까와 같은 저그의 방어타워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주변으로는 파이어뱃에 곧바로 녹아버리는 저그의 소형괴물들만 바글바글하였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 나는 본진의 컴셋스테이션에 정보를 요청하였다. 하지만 정보에 의하면 전부 소형괴물뿐이었다. 땅속엔 아무 이상 징후가 없었다.
나는 첫 번째 전투와 같이 저들을 유인하여 파이어뱃의 막강한 화력과 마린의 원호사격을 이용하여 전멸시킨 후, 그 저그의 방어타워를 공격하였다. 다행히 그 방어타워는 아까와는 달리 가시를 한번만 땅위로 내밀었고, 거기에 다친 마린만 하나 있을 뿐, 역시 전사자는 한명도 없었다. 또다시 완벽한 승리를 이루어냈다.
이번 전투도 무사히 끝낸 후, 바람의 언덕의 서쪽에 존재하는 또 다른 커다란 언덕을 공략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언덕은 바람의 언덕과는 달리 언덕의 위가 매우 넓다. 방어타워가 어느 방향에 있느냐에 따라 언덕에 재빠르게 올라가 쉽게 제패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다.
다시 컴셋스테이션에 정보를 요청하였다. 허나 컴셋스테이션에서는 마 사라 상공에 떠다니는 인공위성에게 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에너지를 거의 다 소모하여 몇 분간은 정보를 보내줄 수 없다고 하였다. 이런. 결국 나는 저 언덕위에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있을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싸워야한다.
하지만 몇 분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싸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바람의 언덕위의 저그들을 유인해 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마린 한기를 앞세우고 뒤에서는 언덕입구를 아까처럼 반원모양으로 둘러쌌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언덕 위의 정보를 전혀 몰랐다는 것이었다. 그 방어타워가 언덕 입구에서 꽤나 가까이 있었는지, 저그를 유인하던 마린이 가시 두 방에 즉사해버렸다. 다행히 유인은 성공하였지만······.
이번에도 특별히 힘들이지 않고 이번에도 저그를 몰살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전사자가 한명 있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싸운다면 별 피해 없이 저그를 다 무찔러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문뜩 드는 이상한 의문점. 저그가 이토록 별 볼일 없는 것 치고는, 마 사라 전체의 피해가 너무 막중했다. 혹시 그렇다면?
의문은 갈수록 증폭되었다. 허나 지금 중요한 교전이 한참일 때.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 방어타워가 언덕에서 꽤나 가깝다고 판단한 나는 언덕점령을 또다시 포기하고, 계속 진군하였다.
5. 하늘에서 본 아이어
“레, 레인보우. 어, 어째서 이 셔틀에······?”
특히 심하게 당황한 폴리(Poli)가 레인보우에게 더듬더듬 물어보았다. 하지만 레인보우는 대답대신 폴리에게 가벼운 미소로 응답하였다.
잠시 후, 셔틀은 이륙했다. 목적지는 레인보우 마을. 서부아이어의 북쪽하늘을 가로지르며 무섭게 날아갔다.
다소 삭막한 분위기. 폴리와 포트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고, 나는 그저 창문 밖의 풍경을 구경하였다.
아·······. 아름답다······.
하늘에서 본 아이어는 이런 것이구나.
절로 떠오르는 고전적인 시가(詩歌) 한편.
날라에게 골탕 먹을 때, 단단히 배워둔 시가(詩歌). 나도 모르게 막 떠오른 시상 하나를 프로토스의 전통 시가(詩歌)의 형식을 빌러 입으로 읊어보았다. (7회 참조)
“아름답구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황홀하구나. 손을 위로 뻗어,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저 푸른 하늘의 구름 한 조각. 눈을 아래로 향해, 보일 듯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아득한 대지의 한그루의 나무. 구름과 나무 사이의 아득한 공간 사이. 그 사이로 하늘과 땅이 서로 손 붙잡고 만나, 앞을 내다보면, 하늘과 땅의 경계선이 아득히 펼쳐진다.
보았다. 들었다. 느꼈다. 아이어의 자연을 유유히 즐기고 있는 한 마리의 새 보았다. 들었다. 느꼈다. 나 홀로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물아일체, 마음속 황홀함을 느끼고 있노라.”
그렇게 읊고 나니, 갑자기 마음이 포근해졌다. 모든 고뇌와 번뇌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날라는 시가를 즐겨 부르는 것일까? 마음속 고뇌를 털어버리기 위하여? 이것이야말로 시가(詩歌)의 위력?
“휴······.”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뱉었다.
“하하하.”
그런데 갑자기 레인보우(Rainbow)가 웃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크게 웃던 레인보우의 얼굴이 갑작스럽게 정색이 되더니 내게 큰 소리로 일갈하였다.
“폴트 네 이놈!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시가(詩歌) 따위를 누가 부르라고 했더냐!”
갑작스럽게 냉온탕을 오간 듯, 태도를 바꾼 레인보우의 언행에 나는 조금도 당황함이 없었다. 아무 흔들림 없이 고요했다. 시가에서 불렀던 대로 내 마음이 물아일체의 경지에 도달하였나보다. 나는 차분히 대답을 했다.
“그 말은 제게 하지 마시고 날라(Nal_rA)에게 가서 직접 따지십시오. 제게 시가를 가르친 자는 날라입니다.”
“날라라고? 방금 날라라고 했는가?”
“네. 날라라고 했습니다. 그가 저에게 시가를 지어달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하여 어쩔 수 없이 지어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차분하다 못해 냉랭함이 감돌아서, 나 자신도 섬뜩해진 나의 말투에 셔틀내의 분위기는 완전히 냉각되었다.
폴리와 포트는 당황의 극치를 넘어서서 경악을 하였고, 레인보우도 놀란 표정을 얼굴에서 감추지를 못했다.
셔틀은 소리 없이 하늘을 가로질러 유유히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잠시 후, 레인보우는 또다시 정색을 하더니 내게 다가와 조용히 물어보았다.
“폴트야, 너 날라를 만난 적이 있느냐?”
“네. 레인보우와 만난 다음날에 리치가 찾아왔어요. 저를 보고 싶어 하는 전사가 있다고요. 그 전사가 날라였습니다.”
“무엇 때문에 날라가 너를 보자고 했었지?”
“그의 말은 너무 추상적이어서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요. 따라서 그가 저를 왜 만나고자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어요.”
“시가를 지어보라고 했었나?”
“네. 날라가 먼저 시가를 지어서 제게 들려준 후 답가를 해달라고 요청했었지요.”
“그래서?”
“답가를 지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한다면······. 그때처럼 제가 머리를 굴려본 적은 없었을 겁니다.”
“무슨 시가를 주고 나누었지?”
“그걸 알아서 뭐하시게요? 제가 그때 무슨 시가를 지었는지, 그가 어떤 시가를 들려줬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네요.”
나는 꿈 이야기를 형상화한 시가를 주고받았노라고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꿈을 꾸었다는 것이 폴리와 포트가 알아버리고 만다. 폴리와 포트가 나와 뜻이 잘 맞는 친구들이라곤 하지만, 꿈을 꾼 것까지는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친구들을 은근슬쩍 바라보면서, 눈을 찡그리며, 고개를 기우뚱하며,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고 하자, 레인보우도 눈치를 챘는지 더 이상 물어보지는 않았다. 잠시간의 침묵.
“이번엔 제가 물어봐도 될까요?”
“무엇을?”
“왜 레인보우는 저와 폴리, 포트가 탄 셔틀에 타셨죠?”
“······”
“대충 짐작은 가는데, 제 짐작이 맞을까요? 제가 짐작한 바를 말해도 될까요?”
“아니. 내가 말하도록 하지.”
레인보우의 입에선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폴리와 포트를 당황시킨 레인보우의 탑승. 과연 그는 무슨 말을 할까. 우리는 그의 입술의 작은 흔들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