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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6 12:04:34 |
Name |
jjune |
Subject |
한 명의 천재보다 근로자 다수의 역량 강화가 더 중요 |
다음에서 퍼온글입니다
CEO 중에서도 이를 인식하는 사람이 있군요...
(인식 못한다기보다는 알고 있으면서 애써 외면하는 것이겠지만요..)
삼전 등등에서 혹사 당해보신 분들 정말 실감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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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근로자들을 손발만 있는 사람들로 탕진될 때까지 쓰지 신체적으로, 지적으로 보충을 안 해줍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역량이 떨어져 근로자들에겐 직장 밖이 낭떠러지가 됩니다. 이 때문에 생산성이 35프로밖에 안 됩니다. 지금처럼 대학 갓 졸업한 사람 뽑아 써먹다가 일정한 시점에 몰아내면 가장 낭비적인 구조입니다.”
21세기의 가장 이상적인 기업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 겸 대통령 직속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별위원회'(신경쟁력 특위) 위원장의 이야기다. 문사장은 4조 2교대 평생학습체제를 바탕으로 지식근로자 양성, 일자리 나누기, 직원 삶의 질 향상 등으로 상징되는 유한킴벌리 모델을 확립한 CEO로 평가받는다. 신경쟁력 특위도 이 같은 그의 경험을 높이 산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출범했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그의 회사 사무실에서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양극화와 실업문제, 인력양성 문제 등을 주제로 두 시간 가량 인터뷰했다.
문사장은 국내 기업들의 근로방식을 ‘과로체제’로 규정하고 과로체제로 인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한 예로 “국내에서 산업재해로만 한 해 12조 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3000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며 “이는 그렇게 언론에서 떠드는 노사분규로 인한 부담이 2조4000억원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평생학습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 이처럼 엄청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평생학습을 하면 한 직장에서 평생 근무하게 되고 직원이 해고의 대상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 미래 역량을 같이 갖춘 사람이 된다”며 “70세까지 근무할 수도 있어 국가의 복지 예산도 줄이고, 개인 불안도 줄일 수 있다”고 평생학습의 효과를 열거했다.
그는 또 연간 1500(유럽)~1800시간(미국, 일본) 가량 일하는 선진국과 연간 2400시간 가량 일하는 우리나라를 비교하며 국내 평균 근로시간을 학습 시간까지 포함해 2000시간으로만 줄여도 최소 15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도 문화해설사, 심리도우미, 학습도우미 등 사회적 일자리를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고 변호사, 디자이너, 컨설턴트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사장은 ‘과로체제’가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 “노사문제로 나라 망할 것처럼 말하는데 과로로 인한 산업재해로 매년 12조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에는 지도층이 눈 감고 있다”며 “이는 지도층의 무식 내지 무관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천재 한 명이 수십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이른바 ‘천재경영론’에 대해 “대기업 다 합해도 100만명을 고용 못 하는 현실을 볼 때 대표적인 왜곡사례”라며 “각 대기업이 매년 수천명을 뽑는다고 하지만 실제 총 직원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금 모으기, 벤처붐, 부동산, 카드 붐 등을 통해 10년째 대기업을 도와주면서 수백만 신용불량자가 생겨났지만 대기업은 부실비율을 엄청나게 줄였다”며 “이제는 2000만 이상 다수의 역량 강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자리 창출이 최대의 복지요,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산재로만 한 해 12조여원 경제 손실...노사분규 부담 2조4000억원 능가"
"평생학습과 인적 자원 투자해 산재 막고 지식근로자 만들어야"
-유한킴벌리가 국내외에서 존경받는 기업이나 우수 경영 사례 등으로 주목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경제적 성과가 두드러져서인 것 같다. (4조 2교대 평생학습 체제로 전환한 98년 이후) 순이익이 10배정도 뛰고 일자리도 많이 늘렸다. 또 노사분규가 없어졌고 생산 원가를 3분의 1로 줄여 토지와 설비 등 자원절약 효과도 컸다. 세 가지 성과가 합쳐져 종업원들도 노사분규가 있었는지 까먹을 정도가 됐다. 우리 사업분야는 제일 먼저 해외에 개방돼 고생했지만 고급품이든, 저가품이든 우리 제품으로 대체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해외까지 진출했다. 중국 북경, 상해 등에서 우리 제품 점유율이 각각 2위, 1위로 올라섰다. 우리 인력이 해외 진출도 많이 했다. 이러니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은 회사가 된 것이다. 예전에는 작은 규모의 산업이다, 성장이 멈춘 산업이다 등등 회사에 대해 말이 많았다. 하지만 노사분규를 해결하고 직원들에게 평생학습을 보장하고 순이익을 직원들과 나눠 상생했다. 협력회사들과 함께 지속적인 혁신을 선도하면서 납품업체는 납품업체대로 업그레이드하고, 대리점도 정보화, 전산화해 동반성장하니 신인도와 사회적 평가가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평생학습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모든 사람들이 요즘 컴퓨터를 사면 386을 안 쓰고 성능이 더 좋은 최신 모델을 산다. 사람도 컴퓨터처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기능이 저하된다. 신체적으로나 지식 등 사회적 역량에서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평생학습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평생학습을 하면 많은 효과가 생긴다. 우선 한 직장에서 평생 근무하게 된다. 직원이 해고의 대상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 미래 역량을 같이 갖춘 사람이 된다. 70세까지 근무할 수도 있어 국가의 복지 예산도 줄이고, 개인 불안도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 산업재해로만 한 해 12조 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그렇게 언론에서 떠드는 노사분규로 인한 부담이 2조4000억원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다.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개인이 불구로 고생하고 일부는 죽게 된다. 일년에 산업재해로3000명 가까이 죽는다. 사망자의 배우자, 자녀 등 가정이 불안해진다. 이런 걸 다 막는 것이 안전혁신이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게 평생학습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다.
"한국, 과로체제만 해소해도 일자리 수백만개 더 창출"
"고부가 서비스 인력 키우고, 사회적 일자리 만들어야"
-최근 '고용 없는 성장' 문제가 심각한데 일자리 나누기가 대안이 될 수 있나.
청년실업이 100만이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200만이다. 실질적으로 200만명은 사실상 휴폐업 상태나 다름없다. 통계에 숨어 있는 거지 실질적인 경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아니다. 지금까지 패러다임으로 보면 고용 없는 성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으로 중국의 발전이 계속 진행돼 중국산 수입이 늘면 일자리가 줄 수 있다. 또 기업 인수합병 등에 의해서도 일자리가 많이 줄 수 있다. 생산직이든 기술직이든 정보화로 일자리가 줄어들 요소만 있다. 반면 일할 사람은 늘고, 고령화로 한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졌다. 부양가족이 없어 나이든 분들도 일하고 싶어 한다. 주부도 일하고 싶어한다. 엄청난 수급불균형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과로하고 있는데 과로문제만 해소해도 일자리가 크게 늘 수 있다. 선진국 가운데 일을 많이 한다고 하는 미국, 일본 등은 연간 1800시간, 유럽은 1500시간 일하는데 우리 근로자들은 평균 2400시간 일한다. 우리가 특별히 체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너무 과하다. 이 같은 심각한 불균형 상태를 미국이나 일본 수준 정도로 수렴해 갈 필요가 있다. 일단은 2000시간 정도까지만 가자. 그 중에 200~300 시간은 교육하자. 그렇게 하면 외국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을 받아들이고 우리만의 독특한 평생학습 시스템으로 갈 수 있다. 2400시간을 1800+200~300시간 체제로 가면 450만명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중국 이전 등으로 국내에서 문 닫는 상황 등을 포함해 소극적으로 잡아도150만명 일자리는 늘어난다. 그래서 내가 평생학습 통해 100만명 일자리를 확보하자고 한 거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도 다 입증한 방법이다. 종업원들을 죽고 다치게 놔둘 거냐. 근무시간 줄여서 집안과 사회와 국가를 지키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거냐.
선진국에서 500명이 일하는 것을 우리는 100명이 일한다. 미국의 1인당 교수 수는 우리보다 6배가 많다. 언론계도 마찬가지다. 생산직은 30~40프로 차이가 난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시정할 수는 없지만 불법 과로와 합법이지만 과도한 근로는 지양하자. 미국, 일본 등 가장 성공한 모델로 가자.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 수준으로 가자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 인력 적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교수, 언론인, 변호사, 의사, 디자이너, 컨설턴트 등이 적어서 외국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전문 서비스직과, 관리를 잘하고 사업을 잘하고 분석하고 기획하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이것을 외국에서 사다 쓴다. 우리가 이들 인력을 대체하면 지식산업에서 200만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비중이 OECD 국가들은 10~20%인데, 한국은 53%나 된다.
여가 문화를 위한 서비스혁신을 통해서도 인력을 늘릴 수 있다. 국내에 박물관, 미술관 등 각종 문화시설을 4500개 이상 만들어놨다. 하지만 이들 시설은 낮에만 이용할 수 있어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외국은 낮에는 기획하고 저녁에 주로 공연한다. 우리는 해설사도 없고 공개를 낮에만 하니 활용률이 5프로도 안 되는 드문 나라다. 이렇게 하면 문화산업에서 5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문화산업뿐만 아니라 농촌과 산림에서도 해설사를 양성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학습형 사회적 일자리가 8~16프로를 차지한다. 우리 나라의 0.4프로와 비교하면 160만명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학습도우미, 심리도우미 등 이런 일자리는 만들 여지가 많다. 선진국에는 일자리 종류가 3만5000내지 4만개가 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1만5000개밖에 안 된다. 일자리 종류가 우리 국민소득 1만5000불을 결정한다. 우리가 선진국 수준으로 가려면 직업의 세분화에 비례해 일자리 종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한다.
"우리 고용률 선진국보다 6%이상 낮아...엄청난 인적 자원 낭비"
"직원 단물 뽑아먹고 껌 뱉듯 하는 풍토 가장 낭비적인 구조"
-우리 사회 인력 양성 및 활용 수준을 어떻게 보나. 인력 활용수준을 양적으로 보면 올해 기준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3750만명이다. 이 가운데 1500만명은 주부나 학생, 조기퇴직자나 군인이나 고령자로 남아 있다. 고용률이 60프로로 남아 있다. 선진국은 66프로 수준이다. 우리 고용률은 엄격히 따지면 57프로 밖에 안 된다. 엄청난 인적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이래서는 국제경쟁력이 있을 수 없다.
(기자가 ‘국내 실업률은 유럽국가보다 낮지 않느냐’고 묻자) 실업률을 가지고 말하면 안 된다. 실업률 통계는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일하겠다는 의지를 굉장히 강하게 보여준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실망실업자나 잠재실업자는 다 빠져 있다. 실업통계에는 안 잡히지만 정책의 대상으로 고용률을 삼아야 한다. 어느 나라나 고용률을 가지고 따진다. 선진국 수준에 비해 우리는 오히려 375만명 안팎이 덜 고용되고 있다.
질적으로 따져도 문제가 많다. 일자리를 갖고 있는2260만명 가운데 3분의 1은 정규직, 3분의 1은 비정규직, 3분의 1은 자영업자다. 자영업도 은퇴해서 갈 데가 없어서, 퇴직금이나 은행 융자로 하는 경우가 35프로나 된다. 이 비율이 선진국 비해 두 배 이상 된다. 사실상 실업이다. 고용의 질이 아주 나쁜 거다. 나머지 사람들도 직장 가져도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연간 2400시간, 특수직은 연간 3000시간도 일하니 과로사가 속출한다. 이런 상황이 저출산 문제로도 이어진다. 지속 가능하지 못한 사회, 경제, 민족이 된다. 외국은 커뮤니키 칼리지 등을 통해 평생교육하는데 우리는 교육은 없이 나이가 좀 들면 은퇴해야 하는 걸로 생각한다. 여기에 결정적 결함이 있다. 고용자들도 근로자들을 손발만 있는 사람들로 고갈될 때까지 쓰지 신체적으로, 지적으로 보충을 안 해준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역량이 떨어져 직장 밖이 낭떠러지가 된다. 이 때문에 생산성이 35프로밖에 안 된다. 비정규직 비율도 바로잡아야 하고 일하는 방식도 과로상태에서 일과 사회와 국가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생산성이 30프로 대에서 100프로로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 좋은 사람 뽑아서 단물 쏙 빼먹고 씹던 껌 버리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신체적, 정신적, 지적으로 재충전해야 직장도 경륜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지금처럼 대학 갓 졸업한 사람 뽑아 써먹다가 일정한 시점에 몰아내면 가장 낭비적인 구조다.
-그러면 선진회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 인력 양성 체계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그릇을 튼튼하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선의 기술과 성공사례, 최선의 지혜, 미래의 성공 사례로 가득한 그릇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부가가치 전문직, 관리직과 문화산업과 관련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대학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개선의 여지는 많지만 대학 교육까지는 우리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직장 내 학습문제를 빨리 해결해 지식 근로자로 가야 하고, 고부가 서비스 전문직이라든가 관리직, 문화서비스직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해외시장을 봐야 한다. 먼저 외국에서 수입돼 들오는 것을 국산화하고 다음에는 외국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외국 시장에 익숙한 사람이 20프로는 되야 한다. 선진국에 많이 있는 학습형 사회적 일자리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시민단체나, 정부나 학계가 만들 수 있다.
"직무 유연성 확보 안하고 노동 유용성 완화만 요구는 범죄"
"지도층의 무식 내지 무관심 때문에 '과로체제' 계속"
-비정규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기업들은 여전히 노동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외국에서는 유연성을 따질 때 기술의 유연성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용 유연성은 나중 문제다. 신문기자든 생산직이든 관리직이든 다기능을 갖고 있느냐,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따진다. 상호호환성 있게 일하고 유연하게 일하게 한다. 예를 들어, 한 부문이 자동화 되면 다른 부문에 가서 일할 수 있도록 인력이 다기능화 돼 있다. 두, 세가지 일을 같이 할 수 있게 돼 있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업종으로든 기능으로든 제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사람들을 더 쉽게 해고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면 범죄다. 외국 기업은 사람을 해고할 때도 회사 내에서 세 번의 잡오퍼(Job Offer)를 주고 그래도 안 될 때 사람을 자른다. 흔히 말하는 레이오프(Layoff)는 해고가 아니다. 일시적으로 해고해도 회사의 경쟁력이 생기면 다시 뽑겠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직원들의 다기능, 업무 유연성을 키워주고, 보상의 유연성을 늘려준 뒤 해고나 고용의 유연성을 얘기한다. 근로자의 기술 유연성을 확보해주지 않고 고용 유연성만 주장하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다. 일부 언론과 학자들이 노동유연성 개념을 왜곡한 것이다.
-일부 언론과 학자들이 왜 왜곡한다고 보나.
사안의 전체를 소개하지 않고 어떤 이해집단에 유리한 것만 보급한다. 양쪽 이야기보다 한 쪽 이야기만 전하는 게 많다. 고용과 해고의 유연성은 일부 기업인들에게는 단기적으로는 매력 있는, 욕심이 나는 기회다. 기업 CEO의 임기가 3년밖에 안 되는데 직원 30프로를 해고하고 40프로를 비정규직으로 만들면 단기적으로는 회사 이익이 느는 것처럼 보인다. 근로자와 직장의 미래, 학습할 기회 등을 희생해서 일시적으로 배당을 많이 하고 CEO는 스톡옵션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을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생기는 일시적 이익을 바탕으로 스톡옵션을 받는다면 이는 남의 소득을 자기 것으로 옮기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를 옹호하는 일부 학자나 전문가, 언론이 있다. 신뢰할만한 언론, 학자, 전문가가 많아야 한다. 일부의 이야기가 너무 크게 들리고 다수 일반인은 숫자는 많은데 흩어져 있어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
-왜 많은 한국 기업들이 과로체제를 고수하고 있나.
관습의 노예가 돼 있어서다. 사람을 더 뽑기보다는 특근을 시키려 한다. 장기적 비전 없는 근로자들에게도 유인효과가 된다. 찰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같이 가는데 이는 가정과 개인의 행복을 희생하는 것이다. 특근을 하면 수당을 못 주게 해야 할 텐데 우리는 특근하면 돈을 더 주게 돼 있다. 과로한 속에서 특근하면 생산성도 떨어지고 개인에게도 안 좋다. 특근 한도를 정해놔야 하는데 한도를 정해도 기업들이 법을 안 지킨다. 관행을 고쳐야 하고 경영자와 근로자의 일시적 욕구를 바로잡아야 한다.
작은 부분이지만 기업들이 노조를 무서워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노조 결성률이 12프로 밖에 안 되므로 전체 기업의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노조 힘이 강한 일부 기업에서는 노조를 무서워하는 경영자나 일대 주주가 가능한 한 사람 수를 제한하려는 경향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지도층이 관심이 없다. 노사문제로 나라 망할 것처럼 말하는데 과로로 인한 산업재해로 매년 12조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에는 눈 감고 있다. 이는 지도층의 무식 내지 무관심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대기업만 계속 도와줘...이제는 다수 인력의 역량 강화에"
"천재 양성론 대표적 왜곡사례"
-심각한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뭔가.
고용 현황을 보면 대기업은 120만명 정도 고용할 뿐이고 나머지는 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 등이 고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동안 부동산 붐도, 카드채도 모두 대기업을 위한 것이었다. 해외 나가서 망한 대우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든가, 삼성자동차 인수 정리하는데 들어간 것도 금융기관을 살리는 것으로 보였지만 궁극적으로는 다 대기업을 위한 것이었다. 이제는 재정을 사람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으로, 개인역량을 키우는 데로 돌려야 한다. 중소기업과 지역 대학들이 협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건설사업 중심 재정, 대기업 중심 재정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 근로자들의 평생학습을 돕고 지식산업화해야 한다.
기업도 할 일이 있다. 예를 들면, 대기업들이 반제품, 소재 업체들의 혁신을 도와줘 공급망을 혁신해야 한다.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업종 전체의 성장을 도우면서 동반성장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주요 기업이 협력회사들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데 아주 중요하다. 이는 중소기업의 역량을 키워 직원들의 월급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이다. 국제경쟁력을 키워 해외진출도 가능하게 하는 길이다. 이걸 잘하는 게 도요타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스코와 한전 등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상태다. 개별 기업들도 역량을 사람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저임금 고정자산 위주 구조에서 인적 자원 투자 위주로 개별 기업의 틀을 바꿔야 한다.
-선진국에 비해 여성 인력의 활용이 저조한데.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는 21세기는 여성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여성들의 창조력, 완벽성, 여성들의 상대적 청렴성, 자원 절약성 등은 잘 알려져 있다. 여성들을 많이 고용하는 기업들이 경쟁력이 있다. 그런 나라는 여성들이 총리로도 나오고 삼부요인으로 많이 배출된다. 우리 회사는 관리직과 주요 전문직, 고부가 서비스직의 절반은 여성인력이다. 여성들은 사회를 전반적으로 투명하게 하고 성실하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술문화, 접대문화도 준다. 깨인 기업일수록, 앞선 기업일수록 국제적 기업이나 투명성 중시하는 기업들일수록 이런 쪽으로 가리라고 본다.
하지만 지금처럼 과로 체제여서는 여성에게 한계가 있다. 근로자들이 혹사하는 문화에서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불가능하다. 외국처럼 과로를 법으로 금하든가, 그렇게 못하면 과로를 지양하는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여성들의 일자리가 늘고 가정과 사회적 일의 양립, 상생이 가능하다. 외국에서는 여성들을 위해 6시간 안팎의 단축근로를 특별히 개발한 것이 많다.
마지막으로 출산 보육의 걱정은 국가가 맡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데 돈 얼마 안 들어간다. 개인에 맡기니 일을 못하게 된다. 국가와 지역사회 공동체, 기업이 함께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 공동 학습도우미가 있어서 옛날 대가족 제도에서 할어버지나 이모, 삼촌 등이 해주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게 안 되니 할머니, 할아버지는 외롭고 애들은 사서 고생한다. 마을에서 쉬는 어른들을 방과후 학습도우미, 보육도우미, 심리도우미 등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한 명의 천재가 수십만명을 먹여 살리니 천재를 키워야 한다’는 소위 ‘천재양성론’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 천재 몇 명이 우리 세금을 다 내주면 그렇게 해야지. 하지만 말만 그렇지 10만명도 고용하는 기업을 못 봤다. 일자리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너무 과장하면 안 된다. 대기업 다 합해도 100만명을 고용 못 하는데 대표적인 왜곡사례다. 각 대기업이 매년 수천명을 뽑는다고 하지만 실제 총 직원수는 줄어들고 있다. 언론에도 네트(순증감)는 안 나오고 신입사원 뽑는 얘기만 나온다. 천재 한 사람이 수십만명을 먹여살린다면 천재가 100명 나오면 1억은 먹여살려야 하지 않나.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천재도 있어야 하겠지만 다수 직장인들의 역량 강화가 더 중요하다. 일부 기업과 언론이 왜곡 안 하면 좋겠다. 국내에서도 스톡옵션 백억 가져가는 임원이 나오는데 총 고용인원은 안 는다. 일본, 대만, 독일처럼 장기적 시각으로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는 국민의 힘이 얼마나 센가. 아까도 말했지만 전 국민이 대기업을 벌써 몇 번째 도와줬나. 외환위기 이후 금 모으기, 벤처붐, 부동산, 카드 붐 등을 통해 10년째 대기업을 도와주면서 수백만 신용불량자가 났지만 대기업은 부실비율을 엄청나게 줄였다. 세계적 브랜드도 늘었다. 이제는 2000만 이상 다수의 역량 강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철학과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이 최대의 복지요,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다.
인터뷰 후기
문사장은 미리 준비한 답변자료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매우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가 인터뷰에서 선보인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인식과 통찰력은 평균적인 국내 기업 CEO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그는 또 친절과 매너가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있는 ‘신사’의 풍모를 풍겼다. 기자가 인터뷰에 앞서 ‘생명의 숲’ 활동을 주도하는 문사장과 우연히 남도 답사기행을 함께 했을 때였다. 그는 식사를 할 때 다른 사람의 물과 냅킨을 먼저 챙기고 항상 식사를 한 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는 말을 식당 주인 등에게 빠뜨리지 않았다. 유한킴벌리가 국내외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손꼽히게 된 데에는 문사장 개인의 능력과 성품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4년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CEO의 자리에 오른 그는 입사 10년차이던 안식년 기간 동안 선진기업의 인간존중경영을 배워와 오늘날의 유한킴벌리를 만든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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