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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4 11:18:08 |
Name |
김성수 |
Subject |
MLB.COM 중계방송을 보며 |
제 방에는 엑스포츠 채널이 나오지 않습니다. 야구 없인 못사는 제가 메이저리그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 결국 거금을 들여 MLB.COM의 시즌권을 구입하였습니다. 덕분에 매일매일 이경기 저경기 다 챙겨보느라 잠못드는 밤을 지내고 있지요.
오늘 1교시 수업이 있었던지라 박찬호 선수 중계를 6회부터 보았습니다. 제가 보기전까지는 무척이나 잘 던졌던 것 같은데 제가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흔들리는건지 결국 7회에 백투백투백(중계진의 표현. 재밌어서.. ^^;) 안타를 내주고 2실점하네요. 그래도 다음 타자 착실하게 아웃잡고 메이헤이에게 마운드를 넘겼습니다.
오늘 경기는 폭스스포츠넷(FSN SOUTHWEST)에서 중계를 했습니다. 진행자는 줄곧 알링턴에서 박찬호 선수가 지금껏 보여온 여느 피칭보다도 오늘의 피칭이 훌륭하다고 칭찬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자꾸 미소가 지어져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박찬호 선수가 교체되던 순간, 쇼월터감독은 박찬호 선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고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더군요. 덕아웃의 모든 선수들도 일어나서 악수하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박찬호 선수를 격려하는 모습이라니. 정말이지 온 몸에 소름이 쭈욱 돋았습니다. 한가지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은 중계진도 관중들을 보라며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고 소리치던 모습이었습니다. 관중들도, 중계진도, 덕아웃의 선수들도 다 같이 박찬호 선수를 바라보며 격려하고 소리쳐주던 모습이 저를 뭉클하게 했습니다.
작년에도 MLB.COM을 통해 경기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해외에 있었던 때라)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중계진들은 항상 회의적이었고, 관중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었죠. 심지어 중계진들이 박찬호 선수의 몸값이 얼마인줄 아냐면서 혹시 천삼백만불이 아니라 십삼만불 아니냐고 그럼 규정상 최저연봉보다 적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둥 노동착취라는 둥의 농담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홈팀 중계진이 말이죠. 원래 사람이 외국 나가면 애국자 된다고 그때 얼마나 속상하고 화가나던지 그냥 컴퓨터를 꺼버리고 방송국 홈페이지에 항의메일도 보내고 했었는데... 박찬호 선수 패전한 다음 날에는 학교가서 일본애들이 이치로 안타친 이야기할때면 억장이 무너지곤 했었습니다. (그래도 이치로 져지는 같이 샀었다는... ^^;)
모쪼록 오늘 박찬호 선수가 승리투수가 되던지 못되던지를 떠나서 알링턴에서의 갈채는 정말이지 감동적이네요. 박찬호 선수에겐 텍사스에서의 생활이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마무리 잘 할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페드로가 보스턴구장 마운드에서 내려올때면 투구 내용에 상관없이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보스턴 선수 전원과 한명한명 악수하던 것처럼 알링턴의 관중들에게 기립박수를 받고 텍사스 선수들 한명한명과 악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성수.
ps. 바라하스의 일루라인타고가는 안타 보신분들, 공에 스핀먹은거 보셨나요? 먼지를 일으키며 돌더군요. 마치 레지 제대로 쳐서 씨내루 이빠이 먹은것 처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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