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넷 티엠님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보고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라 써봅니다.
*** 이 글은 픽션입니다. ***
Pantech&Curitel_Ondine: GG
메시지가 뜸과 동시에 수많은 팬들, 해설자들은 아쉬워하며 소리를 질렀다.
"네. 나도현 선수. 지금 팬택이 팀플에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마지막 경기에 나도현 선수가 뛰기때문에 이번 팀플의 패배는
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
"그렇죠. 물의 요정이란 뜻의 운디네(Ondine)로 새롭게 아이디를 만들고 또한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미를 둔 거 같은데, 중요한 팀플에서 제일 먼저 gg를 치다
니요!! 아아. 나도현선수. 과거 스타리그 4강까지 가던 스타급센스는 어디로 간
거죠? "
중요한 경기에서의 패배라니...나도현은 그저 씁쓸한 눈빛만을 허공에 띄우며
팬들의 시선을 애써 외면했다. 시선을 멀리 응시하고 주변을 다시 보는 순간
나도현은 깜짝 놀랬다. 그녀가 있다. 바로 손만 뻣으면 닿을 듯한 가까운 거리에 그녀가 있던 것이었다.
경기는 패배. 다시 해설자들의 음성이 귀에 거슬릴 정도로 크게 들렸다.
"다음 경기 - 개인전하기전. 잠시 쉬었다가 가겠습니다."
나도현은 멍하니 그녀를 보았다. 그녀도 나도현을 바라 보았다.
~~~~~~~~~~~~~~~~~~
나도현과 그녀의 첫만남은 한 여름의 밤 바닷가였다.
"최수인?"
"응. 물 수(水) 사람 인(人)."
"뭐야. 인어공주라는 의미라도 있는거야?"
"그냥 고향이 인천이고, 울 엄마와 아빠가 만난게 여름바다였데.
그 이후로 만나서 결혼하고 날 낳으셨는데, 아빠가 바다에서 일하시거든.
바다와 친한 사람이 되길 바라며 그렇게 지어주셨어."
...
그 둘은 친해지기 시작했고 나도현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스타크래프트를
보여주기 위해 게임방으로 가서 자신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녀의 한마디는 의외의 것이었다.
"도현아. 조용히 게임할 수는 없니?"
"응? "
"계속 그렇게 S를 누르고 R을 누른다고 빨리 나오는건 아니잖아. 그리고,
조용히 누르고, 소리없이 움직이는게 더 상대에겐 강력하지 않을까? "
"그...그래? "
순간 나도현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었다.
"내 아이디에 니 생각을 담을께. Silent_Control. 어때?"
"치이...아이디만 그러면 뭐해? "
그녀는 비록 이렇게 대답하긴 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냥 푸근했다.
....
그리고, 그녀는 프로게이머가 된 나도현을 자주 보긴 힘들었지만, 게이머가
되서 활약하는 그에게 무언가 선물하고 싶었고 마우스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나마 안면이 있는 박정석을 찾아갔다.
"정석오빠."
"웅? 수인이 아이가? "
"네. 오빠 혹시 스타하기 좋은 마우스 추천해주실 수 있어요?"
"내는 그런거 신경안쓰는데, 이번에 트래커라는 마우스 100개 주문했다
아이가. 그 오면 내가 두개 줄께. 도현이랑 둘이서 커플 마우스 해브러라."
"오빠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그렇게 마우스를 받았고, 이곳저곳의 친구들에게 수소문 해서, 옴론버튼을
이식하고 패드서클까지 붙혀서 나도현에게 선물했다.
그 마우스를 받은 나도현은 다음 출전한 스타리그에서 4강까지 오른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박정석. 그녀도 누구를 응원해야 될질 몰랐고, 그저
하늘에 승패를 맞겼다.
Silent_Control: GG
KTF_Reach: GG
Silent Control has left the game.
...
나도현의 패배였다. 2:3 풀세트 접전이었다. 하지만, 패배는 패배다.
나도현은 급히 마우스와 패드를 챙기고 회장을 빠져나왔다.
그래도 잘했다고 격려 해주려 수인은 나도현을 쫓아갔다. 나도현은 뛰어서
인적이 뜸한 주차장으로 갔고, 수인이 주었던 마우스를 집어 던지고 울며
소리쳤다. 아쉬웠을 것이다.
이해는 하지만, 수인은 자신이 선물로 준 마우스까지 던질 정도로 흥분한
도현과 자신의 거리가 꽤 멀어졌음을 느꼈다.
수인은 아무런 말도 않고 그냥 조용히 등을 돌렸다.
~~~~~~~~~~~~~~~~~
도현과 수인은 인적드문 주차장으로 발을 옮겼다.
도현은 조심스래 말을 걸었다.
"얼마만이니? "
"피...너가 여기서 내가 준 마우스 던질때 이후로 처음이잖아. "
도현은 얼굴이 달아올랐다. 제대로 사과도 못했었다. 용서를 빌고 싶었다.
그리고, 새로운 유니폼과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날아오르는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에 있는 도현의 앞에 그녀가 무언가 내밀었다.
"마우스?"
"예전에 정석오빠한테 두개받아서 똑같이 개조했었잖아. 근데, 내가 썩히기엔
너무 아까워. 마우스는 장식품이 아니잖아. 너가 썼으면 좋겠어.이젠 졌다고
던지지 말아라. 알았지? "
한없이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나도현은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는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고 경기장으로
발을 옮겼다.
...
마우스를 쥐고 나도현은 팀부스에 돌아왔다.
송호창감독은 안절부절이다. 스코어는 2:2. 보니까 이윤열이 아슬아슬하게
이긴거 같다. 마지막은 나도현의 차례이다. 상대는 최근 각광받는 신인이다.
도현은 수인에게 받은 마우스를 세팅하고 자신의 아이디로 들어갔다.
그녀가 예전에 응원하던 그 자리에 앉아있다. 마우스도 한창때의 그 마우스다.
힘찬 응원소리. 화려한 조명.
나도현은 심호흡을 하고 마우스에 있던 손을 키보드에 올리고
메시지 창에 서로 멋진 게임을 하자고 GG를 쳤다.
Silent_Control: GG
해설자들의 해설이 귓가에 맴돈다.
"아! 나도현선수. 예전 아이디 Silent_Control을 쓰는군요. "
게임은 시작됐다.
나도현의 SCV는 정확히 4군대로 퍼졌고 한치에 딜레이와 오차없이 자원을
캐기 시작했다.
유달리 나도현의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는 컸다.
예전 그녀 - 수인과 만나서 게임할때 처럼..
*** 이 글은 픽션입니다. ***
*** 이 글은 픽션입니다. ***
*** 이 글은 픽션입니다. ***
by Lunatic Love
Special Thanx to 비타넷 티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