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회' 의 고마운 분들께 -
rOmantiC 님 - 처음부터 보신다라...;;; 뭔가 부담되는 이느낌.. ^^;;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
아케미 님 - 아케미님의 추측에 대해 언급할 수 없는 점을 사과드리며 -_-;;;;; 농담이고, 그 연합군의 헛소리가 오리지널 테란미션의 재미를 한층 더 업해주는 요소라고 할까요.. ^^;; 저그는 도대체 뭐야? 라는.... 앞에 나온 테사다의 전기를 기억하신다면, 저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테사다를 한번 생각해보심이.. ^^;;;
벨리어스 님 - 듀크.... 묘한 여운을 남겨주셨군요 ^^;;;
Q.E.D. 님 - 혹시 또 닉네임을 바꾸셨나이까? ;;;;;; 어떤분이신가 했습니다 ;;;;;;
eternity.. 님 - 저그미션, 플토미션은 몰론 스토리전개상 필수불가결의 요소인지라..^^; 미션은 단지 이 연재물의 발단부분인 샘입니다 ^^;;
컨트롤황제 님 - 아포칼립스... 그 네임에 걸맞는 훌륭한 역을 생각해두었습니다만, 문제는 플토미션 서술전까지는 전혀 등장할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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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 아이어(West Aiur) 지도 -
(확대해서 보세요~)
- 블랙 워터 스테이션(Black Water Station) 지역의 지도 -
(11회-12회의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테란vs저그 최초의 전투와 관련된 지도)
- 12회까지의 줄거리 -
모든 상황이 종료된 시점. 프로토스는 더이상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암울한 현실속에서 분통을 터트리던 폴트. 짐 레이너의 이런저런 조언과 여러가지 생각 끝에 "프로토스의 역사서"를 서술하기로 마음먹는다.
평화롭기만 하던 서부 아이어 리치마을. 어린 질럿 폴트는 다른 예비전사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로토스라면 거의 꾸지 않는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그 꿈때문에 이런저런 심란한 일들을 한꺼번에 겪는다.
한편, 의회엔 "미지의 생명체"가 프로토스가 관할하는 외곽지역 코프룰루섹터에 나타났다는 정보가 입수되고, 이에 따라 테사다는 코프룰루섹터로 원정을 떠나게 된다.
테사다는 금지된 다크템플러와의 몰래 연락을 시도하며 테란이라 불리는 종족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한편, 테란은 뜻밖의 비보와 놀라운 소식으로 코프룰루섹터 전역이 충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짐 레이너는 황무지로 이동하라는 의심스러운 명령을 받고 블랙 워터 스테이션 남쪽의 황무지 지역으로 이동. 거기서 럭키아이와 재회한다.
그리고 짐 레이너는 블랙 워터 스테이션을 공격하고 있는 괴물들은 연합군이 알아서 처리하겠으니 가만히 잠자코 있으라는 명령에 화를내며 그 지역을 공격하고 있는 괴 생명체를 공격할 준비를 하는데...
- 이번회의 간략한 인물소개 -
** 프로토스
폴트(Folt) - 주인공. 어린 질럿.
폴리(Poli) - 주인공의 친구.
** 저그
- 아직 알려진 바 없음 -
** 테란
짐 레이너(Jim Raynor) - 마 사라의 보안관중 하나. 자신이 빌려준 드랍쉽이 파괴되어 나르치 일족이 참변을 입은 것에 많이 괴로워한다. 그리고,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을 죽게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으며, 블랙 워터 스테이션 지역의 구원을 나서게 된다.
나르치 일족(Nal_ch 一族) - 마 사라의 나르-첼리오(Nar_Chellio) 시(市)에서 알아주는 명문가문. 이번 크리스마스때 일족 전원이 타르소니스로 여행을 간다. 도중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에게 기습을 받아 일가 전체가 참변을 당한다.
리치아(Richia) - 나르치일족의 유일한 생존자. 어린 여자아이.
럭키아이 강(Lucky-Eye Kang) - 짐 레이너의 죽마고우. 곤경에 빠진 레이너를 도와주며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해준다. 레이너와 함께 블랙 워터 스테이션지역에 지원을 가게 된다.
에드문드 듀크(Edmund Duke) - 테란 연합의 알파 전대의 제독. 어처구니 없는 명령을 계속 내린다.
맥(Mac) - 짐 레이너 기지의 드랍쉽 "호프(Hope)"호 파일럿.
13회 - 멩스크(Mengsk)의 야망(野望) (2)
「짐 레이너의 일기(Jim Raynor's Memory) 7th - 바람의 언덕」 - 짐 레이너(Jim Raynor) 著
드랍쉽 파일럿 맥(Mac)의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무언가 작은 안도감을 느꼈다. 처참한 참사였으나, 생존자가 극소수나마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그마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안도감이라기 보단 죄책감에서 그나마 조금, 아주 조금 가벼워진 것이겠지만······.
그런데 수신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분명 메시지는 맥의 것이었으나, 수신자는 전혀 알 수 없는 이름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누가 구원해주었기에, 여태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름이 수신자로 되어있을까.
우선 나는 이 메시지를 잘 확인하였노라고 답장을 보내려 하였지만, 럭키아이 강(Lucky-Eye Kang)이 내 행동에 제지하였다.
“레이너, 기다려보게.”
“응?”
“이 메시지를 보낸 수신자 말이야……. 누구일까?”
“글쎄······. 누굴까?"
“이 메시지의 수신자를 확인할 때 까지는 답장 보내지 말게.”
“그게 무슨 말인가? 내 부하가 적의 공습으로부터 잘 살았노라고 연락을 해 왔는데 무시해버리란 말인가? 세상에 그런 상관은 없다네.”
하지만 럭키아이는 무덤덤했다.
“만일을 위해서야. 우리는 오늘의 행동으로 듀크의 미움을 샀어. 행여 이 정체불명의 수신자가 멩스크일행이라면 우리는 반역자들과 내통했다는 오해마저도 살 수 있어.”
“그건 지나친 기우(杞憂)야.”
“행동을 조심히 처신하게나. 우선 듀크에게 오늘 일에 대해 해명을 해야겠네.”
“······알았네.”
럭키아이는 내게 행동을 조심하라는 당부를 단단히 한 뒤, 알파전대의 총사령관, 에드문드 듀크(Duke)에게 오늘 일에 대한 자세한 정황과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정중하게 전달하였다.
몇 분 뒤, 듀크로부터 답장이 수신되었다.
[행정관(럭키아이), 자네의 메시지는 잘 받았다. 자네의 말은 구구절절 옳아. 하지만 그건 평상시 때의 일이야. 지금은 전시이다. 전시엔 원칙을 우길 수 없다는 말이다. 하여, 연합군의 원칙적인 규칙에 대해 자네가 말한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한 가지 당부를 좀 해두지. 자네 같은 변두리의 촌놈들은 모두 똑같아. 제대로 된 충성이란 무엇인지 하나도 모른다니까······. 명심하게. 지금 너희 같은 촌놈들이 원칙, 그것도 평상시에나 지켜야 할 원칙을 따질 때가 아니란 말이다. 너희는 명령을 어겼고, 그로인해 반역자가 되었으니, 순순히 항복하시게. 항자는 불살이니, 내가 좋게 알아서 처리해주겠다. 죽지는 않을 거야.]
오만불손하고 무례한 듀크의 답장을 받아 본 럭키아이의 얼굴은 곧바로 시뻘게졌다. 그의 얼굴엔 엄청난 화를 꾹 참는 것 같은 느낌이 묻어나오는 중에, 나는 더 이상 내 행동에 대해 조심스러운 처신을 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듀크의 생각을 잘 알았다. 우리가 무슨 행동을 하던 간에 그는 우리를 반역자로 계속 몰아붙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을 확실히 처리하는 편이 낫다. 하여, 나는 곧바로 맥의 부탁대로 정체불명의 수신자에게 답장을 보냈고, 나의 이 행동에 럭키아이는 더 이상 제지하려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답장을 보낸 후, 행여 그들에게 추가적인 답장이 오지 않을까 기다리며, 듀크의 오만불손한 답장에 같이 화를 내며 앞의 일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는 중, 컴셋 스테이션(Commset Station)의 병사로부터 급한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안관님, 행정관님. 바쁘시지 않으시다면 이 보고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블랙 워터 스테이션지역 16개의 외곽기지에서 저그(Zerg)로 알려진 외계인이 무수히 많이 포착되었습니다. 기지 3군데는 이미 저그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들은 압도적인 숫자를 바탕으로 하여 무서운 기세로 나머지 기지들을 차례차례 공격 중에 있다고 합니다. 언제 이곳으로 그들이 닥칠지 모르니 대비를 강구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보고를 받은 나와 럭키아이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그라는 놈들이 우리가 오늘 쓸어버린 블랙 워터를 점령하던 놈들 말고도 더 있었단 말인가? 그것도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가? 이제 더 이상 답장이니, 듀크이니 논의할 개제가 아니었다. 지금 당장 주위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적들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일이 남은 것이다. 우선 우리는 수비하기 더욱 편리한 곳으로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이 블랙 워터의 저그들을 다 쓸어버려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이 곳 주변엔 저그가 출몰하였다는 보고가 없었다. 속히 이동을 하면 도중에 공격을 받지 않고 무사히 옮길 수 있을 것이다.
럭키아이가 순간적으로 방어할 곳으로 잡은 곳이 블랙 워터 지역에서 남서쪽으로 약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바람의 언덕(Hill Of Wind)남쪽의 요새였다. 그곳이라면 얼마간은 수많은 적들을 상대로 잘 싸워낼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줄 때까지······.
황급히 부하들에게 이동할 것을 명령하니, 나와 함께 이곳으로 강행군했던 내 부하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대단했으나, 지금 그들의 불만을 들어줄 게제가 아니었다. 엄하게 윽박지르며 이동을 하고 있는데, 정체불명의 수신자로부터 답장이 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안녕하신가. 내가 누구인지 궁금했겠지? 나는 '코랄의 아들'을 대표하는 악투러스 멩스크(Arcturus Mengsk)일세. 자네는 연합군의 과도한 선전공작에 우리를 나쁜 놈으로 알고 있을 테지만, 우리처럼 테란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야. 우주공간을 항해하던 도중에 드랍쉽이 저그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더군, 그래서 우리는 곧바로 저그에게 공격을 퍼부었는데, 불행하게도 생존자가 단 두 명이었어. 그 두 명중 하나가 파일럿이기에 물어보니, 그대의 부하였다고 하더군, 행여 그대가 이번 참사를 알고, 절망에 빠져 있을까봐서 다급하게 메시지를 띄웠으나 도무지 응답이 없는 거야. 그래서 차선책으로 럭키아이 라는 행정관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다행히 자네가 그곳에 있었나보군. 생존자가 단 둘밖에 없는 사실에 대해서 나는 자네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네.
아무튼, 우리의 첩보망에, 오늘 그대의 전투소식을 알게 되었고, 멋지게 이겼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 하지만 저그들은 그대가 오늘 상대한 숫자의 몇 십배, 아니 몇 백배가 마 사라에서 바글거리고 있어. 안타깝게도 연합군 측에서는 마 사라를 버리려고 하는 것 같더군······.
우리는 저그와 싸우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하네. 하지만 그 준비를 할 때까지 저그들은 기다려 주지 않을 것 같군. 하여 내가 그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지. 우리가 드랍쉽 수십 대를 보내어 마 사라의 모든 생존자들을 구출하는 걸 도와주겠다. 물론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만, 우리 코랄의 아들은 연합군의 법과 전혀 무관하게 행동한다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 대한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가 돌아다니지. 만일 자네가 우리의 도움을 받아들인다면 자네 역시 무법자가 되는 걸세. 하지만 마 사라의 모든 시민들을 구할 기회가 아닌가?]
지금 내 코가 삼척인 상황 ㅡ 듀크가 우리를 반역자로 낙인찍은 것과, 저그들의 공격. 내외 쌍방공격으로 하여 나와 내 부하, 그리고 럭키아이와 럭키아이의 부하들도 살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ㅡ 에서 멩스크는 내게 마 사라의 모든 지역의 생존자들을 구할 수 있게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그 조건에 내 마음이 홀라당 넘어갔다. 듀크에게서, 아니 연합군에게서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아니 우리를 버리려 하는 상황이라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라도 저들과 손을 잡아야 살 수 있다. 그것도 우리와 우리들의 부하뿐만이 아닌 마 사라의 생존해있는 모든 시민들이······.
럭키아이는 멩스크의 파격적인 제의에 잠시 망설이는 듯 했지만, 나는 더 이상 망설임 이 없었다. 그들에게 바람의 언덕 남쪽 요새의 위치를 가르쳐주었다. 우리가 저그의 이목을 집중시켜 시간을 끌 동안, 마 사라의 모든 생존자들을 먼저 구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모든 생존자를 구출한 연휴에 우리에게 드랍쉽을 보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멩스크의 메시지를 확인 한 후, 우리는 바람의 언덕 남쪽의 요새에 기지를 꾸렸다. 그리고 방어준비를 철저히 하였다. 저그의 숫자는 예측할 수 없이 많은데 우리의 숫자는 터무니없이 적었다. 게다가 전투, 강행군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이래서는 제대로 싸우기는커녕 버틸 수조차 없는 노릇이었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결국 나와 럭키아이는 심각한 고민 끝에, 유전자를 조작한 복제 마린을 생산하기로 했다. 그 복제마린을 만들기 위하여 배럭(Barracks)을 지었다. 유전자를 조작한 복제마린을 만들기는 쉽다. 보통 마린들의 유전자 일부를 채집하여 표본을 만든 뒤 그것으로 마린을 규격대로 대량생산하는 것이다. 몰론 인성적으로 제대로 된 마린이 나올 리가 없다. 그들은 그저 싸움밖에 모르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살상병기일 뿐이다.
신경강제제거수술을 통하여 마린을 만드는 법도 있지만, 우리는 이 방법을 통해 마린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전혀 되질 못한다. 이 방법은 죄를 지은 마린들, 그리고 범죄자들을 마린으로 강제로 만들 때나 쓰는 방법으로써, 엄청난 무식함이 묻어나오는 행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린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한 복제마린들과 결코 다를 바 없는 살상병기일 뿐이며, 결코 마 사라의 모든 시민들과 마린들은 신경강제제거수술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복제마린들을 생산하고 있는 중에, 컴셋 스테이션으로부터 연락이 들어왔다.
[2급 경보! 바람의 계곡 넘어 저그진영이 3개나 포착되었습니다. 그들이 언제 이곳에 쳐들어올지 모릅니다.]
복제마린들은 다른 일은 전혀 하지 못하고, 그저 싸움만을 위한 존재들이다. 그들에게 진지구축을 맡길 수가 없었다. 결국 내 부하들과 럭키아이 부하 모두에게 SCV복장을 착용시켜서 싸움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게끔 했다. 일부 SCV에게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미네랄과 가스를 채집하라 일렀고, 일부 SCV는 벙커를 짓고, 일부 SCV는 새로 생산된 복제 마린들의 보급을 위해 서플라이 디팟(Supply Depot)을 짓게 하였고······.
[1급 경보! 바람의 언덕 대피시설이 저그에 의해 공격당하고 있습니다. 12시 20분에 구조신호를 발동했습니다.]
나는 곧바로 이 구조신호를 받고나서 일하던 내 부하들에게 SCV복장을 벗게 한 후, 곧장 공격받고 있다던 그 지역으로 달려갔다. 그 지역으로 있는 힘껏 달려가니 저그는 온데간데없었고, 폐허만 남아 있었다. 결국 아무도 구해내지 못하고 요새로 돌아와야 했다. 요새로 돌아오니 남아있던 럭키아이가 계속해서 전투준비, 아니 수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멩스크가 모든 시민들을 구하고 우리들을 구해줄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계속 부하들을 독촉 하며 살기위한 몸부림을 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리 건너편에 저그의 조그마한 생물들 몇 마리가 달려왔다. 7마리정도 되는 것으로 보아 정찰대인 듯 했다. 벙커에 들어갈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곧장 그들을 사살하였다.
그들을 사살한 후 계속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번엔 공중에서 무언가 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의 진원지를 높이 바라다보니 처음 보는 ㅡ저그로 보이는ㅡ생명체가 공중을 유유히 날갯짓하며 날아오고 있었다. 그들은 곧장 날아오더니 입으로 추정되는 부위에서 무언가를 내뱉었는데, 그것이 벙커를 때리고, 바로 옆의 벙커로 튕기고, 그 튕긴 것에 다시 벙커 옆에 서있던 마린을 저격하였다. 그들이 내뿜는 물질은 우리를 3단공격하는 듯 했다. 비록 그 세 번째 공격에 당한 마린은 별 상처를 입지는 않았으나, 최초로 보는 저그의 공중생명체이기에 긴장을 하고 전부 벙커로 들어가 그들에게 총알세례를 퍼부었다. 한, 몇 초 총알세례를 퍼부으니 그들은 공중에서 산산조각나면서 더러운 살 조각과 피로 그것이 날던 하늘의 바로 밑이 얼룩덜룩해졌다.
별거 아닌 놈이지만, 저들이 떼거리로 몰려오면 좀 피곤해질 수가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이 있듯이, 저들의 숫자가 꽤 많아지면 꽤나 많은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 저들상대로 전문적으로 대응을 하는 미사일 터렛(Missile Turret)의 필요성을 느꼈다. 결국 터렛에 사용되는 미사일을 제작, 공급해주는 엔지니어링 배이(Engineering Bay)를 만들고 터렛도 군데군데 짓기 시작했다.
그렇게 버틸 준비를 하고 있는데 또다시 경보가 발령되었다.
[1급 경보! 컴셋으로 확인한 결과 지금 바람의 언덕 쪽에서 무수히 많은 저그들의 움직임이 감지되었습니다.]
드디어 저들이 떼거리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몇몇 부하들을 제외한 나머지 부하들에게 SCV 복장을 벗고 싸움준비를 갖추게 하였다. 복제마린들을 맨 앞에 세우고, 부하들을 벙커에 배치하였다. 한명의 희생자라도 나오질 않길 바라는 심정에서였다.
얼마 후, 터렛에서 미사일이 요란하게 발사되기 시작하였다. 그 미사일이 발사되는 쪽을 바라보니, 아까와 같은 날아다니는 괴물 몇 마리가 터렛 바로 위에서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벙커의 사거리가 닿지 않는 곳이라서 터렛 혼자서 그 괴물들을 상대해야 했다. 터렛이 그 괴물과 상대하는 도중에 벙커 쪽으로 무수히 많은 저그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 저그들은 복제마린들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더니 무섭게 발톱으로 그들을 긁기 시작했다. 복제마린들은 역시 살상병기답게 물러섬 없이 공격당하는 도중에도, 저그를 향해 총을 계속 난사하였다.
하나 둘 씩 적과 아군 모두 산화되어갔다. 복제마린들이 하나 둘 씩 쓰러지기 시작했고, 저그들은 무수히 많이 죽어 그 근처의 전쟁터가 전부 비린내가 진동하는 피바다가 되었지만, 저그들은 한도 끝도 없이 밀려왔다. 배럭에서 생산되는 족족 입구 쪽으로 마린들을 보내어 전력을 보강하였지만, 저들의 계속되는 물결은 끝이 없었다. 드디어 1차방어선이 무너지고, 저그들은 결국 벙커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그들은 벙커를 때리기도 전에 족족 피로 승화되었다. 알고 보니 그 벙커에 파이어뱃 두 명이 배치되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곧바로 배럭에 복제 파이어뱃을 생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한도 끝도 없이 몰려오는 저 저그들을 상대로 파이어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파이어뱃의 숫자가 점점 많아지고, 주 격전지를 입구 뒤편에 위치한 벙커에서 차츰차츰 앞으로 밀고나갈 즈음에, 공중을 날던 저그가 터렛과 결별한 뒤, 곧바로 파이어뱃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뿔싸, 파이어뱃은 하늘을 나는 적에게 원거리공격을 할 수 없는데······. 이번엔 황급히 배럭에 마린을 생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그 괴물 새의 숫자는 극히 적었다. 그 괴조(怪鳥)들의 공격이 복제파이어뱃에 꾸준히 데미지를 주긴 했어도, 한 번에 치명상을 주는 것이 아니었다. 복제파이어뱃들은 괴조들의 공격을 맞으면서 계속 몰려오는 조그맣고 단순하며 그저 무기라면 발톱밖에 없는 무식한 저그들을 향해 새하얗게 불태웠다.
얼마 후, 복제마린들이 추가되면서, 복제파이어뱃들을 엄호할 수 있게 되었다. 계속해서 다리를 건너오는 저그들을 죽여 버렸다. 한도 끝도 없이 넘어오는 저그들의 숫자가 점차 줄기 시작하더니, 결국 후퇴하였다. 저그들의 공격이 일단은 중지되었다.
잠시간의 정적······. 얼마 후 닥쳐올 2차 공습을 대비하여 잠시 휴식을 가졌다. 터렛도 몇 개 더 짓고, 복제마린, 복제파이어뱃도 조금 더 생산하였다.
잠시 후, 저그들은 또다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1. 그림
킹덤(Kingdom)하고 말싸움 같지도 않은 말다툼을 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침대에 누워 억지로 잠을 취했다. 잠깐 잠이 들려고 하는 사이,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폴트(Folt)야. 집에 있어? 나 폴리(Poli)다.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일없어.”
“매몰차기는······. 그럼 잠시 걷는 건 어때?”
“······나 피곤해.”
새의 지저귐이 요란하다.
“······”
나뭇가지들 사이로 무성한 잎사귀, 산들바람이 스치고 지나가 부스럭거린다.
“······”
햇볕은 쨍쨍.
“······”
둥실둥실 하늘을 흘러가는 뭉게구름의 자취.
“······”
그 뭉게구름에 잠시 해가 가리어져 약간 어두워지는 리치마을의 전경.
“······”
이불을 정리하는 소리.
“······알았어. 좀 기다려. 금방 나갈 테니까.”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폴리가 환한 얼굴을 띄고 나를 반겨주었다.
“우리 뒷산에 가자.”
“······”
나는 고개만 잠시 끄덕거리고 그의 뒤를 쫓아갔다. 뒷산까지 가는 길에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새들은 지저귀고 바람만 내 귓등을 스쳐 지나가는 그저 그런 날보다 약간 더 기분 좋은 일상.
계속 쭉 걷노라니 마음이 약간 상쾌해짐을 느꼈다. 뒷산에 도착하니 폴리가 내게 나뭇가지를 전달해주었다.
“자, 항상 그랬듯이, 나를 위해 그림을 그려줘.”
“······”
“이왕이면, 서쪽 절벽에서 바라보는 키다린 크리스탈의 모습을 그려줬으면 좋겠어.”
“!!!”
폴리······. 이놈은 대체 내게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하지만 나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내 특기인 그림을 땅바닥에 멋들어지게 그리기 시작했다.
‘아······. 그러고 보니까 그림을 참 오랜만에 그리는 것 같구나······. 북쪽에서 셔틀이 왔을 때도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그림만 그리고 있었고, 폴리는 그저 내가 그리는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림이 다 완성될 무렵, 그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역시 폴트는 그림을 잘 그려. 뭔가 특별하다니까·······.”
그렇게 그는 내 그림을 칭찬해줬다. 그리고 잠시 동안의 침묵.
“폴트, 기억나나······.”
“······”
“너는 계속 너의 입으로 ‘나는 평범해’ 라고 외치고 다녔지만, 어렸을 때부터 쭉 지켜본 내게 있어 너는 참 특별한 친구였어.”
폴리는 잠시 숨을 돌리더니,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특별하니까······. 특별하니까, 너무 평범하게 보이려 하지 마······.”
“!!!”
폴리의 그 한마디에 나는 바로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됐어. 그만해. 네가 날 얼마나 안다고 그런 말을 막 하는 거지? 나는 특별한데 평범한 척 하는 거라고? 웃기지마. 웃기지 말라고.”
폴리 따위가 내 마음을 재단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그렇게 말을 내뱉고는 훌쩍 집으로 가버렸다. 그 뒤에는 폴리는 우두커니······.
‘평범하고 싶다. 평범해지고 싶다. 가늘고 길게 살고 싶다. 그의 마지막 유지처럼 말이야·······. 나는 5년 전의 일을 또다시 번복하고 싶지 않아.’
‘······나는 참 멍청한 질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