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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05 22:08:46 |
Name |
홍정석 |
Subject |
밑에 글쓰신 저그zerg님에게 드리는 글... |
죄송합니다. 아래 저그zerg님의 글에 딴지를 좀 걸겠습니다..
역시나 네모반듯하고 예의바른 글이지만, 이런 글이 통한다면 pgr은 앞으로도 똑같이 저그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비난받고, 고로 발전하지 못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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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교육과정 - 작문교과를 이수하신분이라면 알고 계실만한 글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글이란 누군가가 볼 것을 목적으로 하여 쓰여진다. 일기의 경우라도, 자신이 보는것을 목적으로 하여 쓰여진다. 누군가에게 보여지지 않는것을 전제로 하고 쓰는 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말씀이시지요... 대략은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 보여지는 글이라고 항상 예의바르고 맞춤법 준수할 수는 없지요. 유머도 섞이고 인터넷의 특성인 약간의 가식도 던질 수 있는 용기.. 그게 바로 자유게시판의 성격이라고 봅니다. 말씀대로라면 말이라는 것도 누군가 들으라고 있는 건데... 혼잣말에서도 그토록 국어책을 읽으십니까.. 예의바르고 남을 힐난하지 않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도를 넘어서면서부터 피지알이 문제였고 그점이 지적사항이지요... 사소한 유머도 제지당하고 약간의 감정적 표현도 제지당하고 심지어 맞춤법조차 지적당하는 피지알... 문제는 거기에서 출발했습니다. 출발선을 명확이 그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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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PGR을 비판하는 가장 중심되는 말이 이거더군요.
'자기들 맘에 들지 않는 글이 있으면 개떼같이 몰려들어서 (인터넷 네티켓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쓰고)물어뜯고, 우리는 예의를 지켰어요~ 라고 말하면서 빠져나간다. PGR 위선쟁이들!'
->저도 그 말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역시 피지알을 사랑하기에..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면이 없었다고도 감히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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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물어보고 싶습니다. 자신이 글을 쓸 때, 자신의 글이 가지고 올 반향을 생각하지 않고 글을 써보신 분 있으십니까? 기본적으로 글이란, 남의 반응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써야지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오늘일만은 아니지만, 오늘 인터넷 종량제를 찬성하는 한 유저분의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 수없이 많은 반대글이 달렸죠. PGR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눈치만 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반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겁니다. 종량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들에게 종량제의 좋은 이점을 알려서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바꿔보려는게 글쓰신분의 생각이었을 겁니다.
글 쓰신분도 예상하셨겠지만 진짜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다굴하는걸로밖에 안보이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댓글 수십개가 실시간으로 좌르륵 달렸죠. 그렇지만 글쓰신분은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나가셨습니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고, 또 독자들의 반응에 대한 대응책까지 생각을 해 놓으셨겠죠.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글쓰신분의 답글다는 속도는 느려졌고, 그렇게 댓글이 100개가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글쓰신분이 글을 삭제했습니다.
잠시 후 PGR 그동안 잘 썼다는 말과 함께 PGR 이 마치 지금의 더러운 정치판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라는식의 글을 쓰고는 사라지셨습니다.
->오늘의 일 하나를 가지고 모두를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하시면, 피지알을 욕하시는 분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저도 인터넷 종량제를 반대합니다만, 그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죠.... 오늘 일을 기화삼아.. 이것봐라... 피지알 욕하는 사람은 이런 식이다 라고 하시는 것은 보기 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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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신분은 분명히 수없이 많은 반대의견이 댓글로 달릴거라는걸 알고 계셨을겁니다. 그걸 감내하고라도, 조금이나마 뭔가를 바꿔보기위해서 글을 쓰신거구요. 근데, 하다가 더 이상 처리할 능력이 안되니까 글을 지워버리시더군요. 뭐, 전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몸으로는 일일이 답변하기에 너무 많은양의 댓글들이 올라왔죠. 자신이 더 이상 책임질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깔끔하게 글을 삭제함으로서 뒤처리를 하신것까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런 다음에 PGR 이럴줄은 몰랐다, PGR 썩었다 이런 글은 왜 올린건지 묻고싶군요. 이럴줄 몰랐다고요? 정말 몰랐나요?
->이미 나가신 분입니다. 바로 이런 점이 피지알이 욕을 먹는 이유입니다. 님께서는 상당히 경어체와 함께 나가신 분을 존중하는 듯 하고, 그럴 수도 있다라며 이해하는 척 하시지만 님께서는 그럼 이해하셨나요? 그를 존중하시나요? 제가 보기엔 이 문단에서의 님의 요지는 쥐뿔도 모르고 능력없으니까 글 지우고 나갔다. 대책도 없는 사람이다... 라고 쓰신 걸로 보여지네요... 이미 나가신 분이 나가신 다음 들어오셔서 글을 읽어보았다고 칩시다. 제가 얘기한대로 직설적으로 표현한 글이 기분이 나쁠까요 님의 글이 기분이 나쁠까요.. 님의 글이 더 기분이 나쁠겁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님만큼.. 그리고 저만큼 똑똑합니다. 님의 글에 숨겨진 뜻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예의와 경어로 덮어졌을 때 그 사람은 더 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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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오늘일만이 아닙니다. 오늘이 처음이라면, 이런글 안 썼을겁니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의 경우, 무조건 글쓰신분이 '저 PGR나갑니다. 이렇게 썩었을 줄 몰랐습니다' 라는식의 글을 쓰고 나가시는군요.
이런 반응 알았던거 아닙니까. 일부러 총대맨건 글쓰신분이 아닙니까? 총대매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것에 힘을 실어주려고 했던것 아닙니까? 근데 왜 나갈 때 'PGR썩었다' 식의 글을 쓰고 도망가는겁니까? 우리가 글쓰신분께 억지로 총대매도록 시켰습니까?
-> 제 친구녀석도 여기서 쫓겨난 적이 있었습니다만.... 님처럼 그렇게 되진 않았었습니다. 녀석의 글은 자삭이 아니라... 운영자가 아무 말없이 그냥 삭제했구요... 쪽지로 엄청 많은 비난의 욕을 감수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예의 바르게.... 이런 말을 글로 쓰면 게시판 더러워지니까 쪽지로 보낸다는 자기 합리화와 함께요....
그렇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당사자밖에 모릅니다. 님말대로 그런식으로 사라지신 분들도 계시고 또는 변명한마디 못하고 쓰기권한 삭제되시는 분도 계십니다. 함부로 일반화하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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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때 글쓴이는 독자들의 반응을 염두에 두는것이 정상입니다. 그리고 특히 토론글의 경우에는 독자의 반응에 대한 자신의 대응까지도 생각해두는게 정상입니다. 아니, 정상이 아니라 기본이지요.
처음에 글 쓰기전에는 분명히 '수없이 많은 반대글이 달릴거고, 그들을 설득해서 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해야지' 라는 식으로 생각했을텐데, 글 쓰고서 나중에 감당할 수 없으니까 '이런 썩을놈들. 다굴치냐? 위선자들...' 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겁니까?
글을 쓸때, 기초적 개념은 좀 가지고 씁시다. 글은 누군가가 읽기위해서 쓰는겁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반응은 필수적인겁니다. 만일 그런 반응을 감당할 수 없다면 글을 쓰지 마십시오. 자신이 쓴 글의 반응에 대해 불가피한 여건상 대응할 수 없다면, 그냥 글만 지우세요. 따로 글 써서 쪼잔한 모습 보이지 마시구요.
->결과를... 그것도 주관적으로.... 원하는 만큼의 결과만을 보고 인과관계를 맺어버리시네요... 약간은 억지스러운 거 아시죠? 님 말씀대로 저도 억지좀 부려본다면.. 군부독재에 항거한 민주투사들도 한심한 인간들이 되는건가요? 민주화운동을 했다면 고문당할거라는 반응 정도는 필수로 예견했을 것이고 고문을 감당할 수 없다면.. 민주화 운동도 하지 마라.. 쪼잔하다... 이건가요? 죄송합니다. 너무 심한 억지군요.. 어찌되었든..감당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차후의 문제입니다. 자신의 의견은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어야 합니다. 감당못해 그 의견을 제시치 못하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이미 썩어버린 사회입니다. 다원성이 상실된 사회이지요...오히려 그런 의견에 대한 결과를 감당못하게 하는 사회를 비난해야 마땅합니다... 묻고 싶습니다... 님께서는 말씀하신 모든 것에 대하여 감당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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