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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3/28 11:40:41
Name Nerion
Subject 임요환, 동양, 4U...... 그리고 SKT1


제가 임요환 선수를 처음 만난것은 한빛 배였습니다. 당시 테란이란 종족으로 우승을 일궈냈었는데... 개인적으로 전 '테란의 황제'라는 닉네임 보다도, 엄재경 해설이 말한 '환상의 테란' 그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뭐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마치 줄 평행타기를 보는 것 같아요. 항상 승부사의 기질과, 그게 실패하면 바로 떨어지는... 그런 줄타기가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전 '환상의 테란'이라는 닉넴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이사를 가는 과정에서 한동안 게임리그를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 에버 프로리그였군요... 그때 임요환 선수의 억대 연봉 기사로 떠들썩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당시 팀원들과 같이 계약한 것이 아니라 동양측이 임요환 선수만을 원했었는데 임요환 선수가 자기 팀원들도 같이 떠안긴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에버 프로리그 하면 기억나는 것이.. 주훈감독님의 스톱워치... 그리고 진출했을때 주훈감독님의 함성과 함께 주먹질(?)이 기억에 납니다. 그리고 김성제 선수의 어머님이 병 때문에 마음고생도 심했었고, 본인도 심했었고... 참 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결승에서 주훈 감독님의 우승하고 나서 눈물과 함께 이 우승을 성제 어머님이 병상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이 됐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관객들을 향해 선수들과 함께 절하는 것을 보고... 참 뭔가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마이큐브배에서는 박용욱 선수의 우승 후 인터뷰가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박용욱 선수가 우승한 후 인터뷰가 길어질까봐 주저하자... 전용준 캐스터가 우승자는 30분이어도 계속해도 된다고 말한게 기억에 납니다.

그렇게 동양과의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을 원했으나 그것이 잘 이뤄지지 않아 4U가 나오게 됩니다. 그때가 얼마나 열악했었던지, 당시 팀리그 결승 전에 후아유에서 4U편을 방영해 주었는데 성상훈 코치님이 이 방송을 보고 계신분들은 반찬 좀 달라고... -_-;;; 아무튼 숙소가 정말 열악해보였더군요.. 거의 20여명이 2개의 방에서 자고 옷장이 없어서 그 하도 많은 옷들이 걸릴데가 없어서 겹쳐서 넣기도 하고...

그런 4U에게 개인적으로는... 팀리그 우승이 정말 큰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스폰을 망설이게 되던 SK측에서도 팀리그 우승으로 결심하게 되었고, 열약한 환경에서 우승이란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SKT1.. 참 그동안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들은 참 많이 달려왔습니다. 열약한 환경속에서도 꾸준히 달려오고 좋은 성적을 내준 그들에게, 그들의 팬은 자부심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좋은 아예 팀을 인수하게 되서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고 그동안의 고생이 말해주지 않나 싶습니다.

저번 일주일 전이던가요.. 김현진 선수의 방출소식을 듣고 참 씁쓸했습니다. 절대 떨어질 수 없었을 것 같은 5명의 멤버...... 즉 임요환, 김성제, 최연성, 이창훈, 김현진 이 5명의 선수가 서로 떨어지게 되어서 아쉬웠거니와, 그간 김현진 선수의 행보를 생각하면 아쉬움에 아쉬움만이 남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점차 프로화 되어가는 게임리그를 보면서 어찌 보면 그것이 당연한 일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과거의 향수가 저를 아직까지도 붙잡고 있나 봅니다. 지금까지도 아쉬워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점점 이렇게 성장해 나가는 게임리그 가운데에, 이러한 과정이 결과적으로는 앞으로의 E-Sports의 존립이 더 발전해 나아갈 수도 있겠습니다만은... 그러나 서로를 아껴주고 동고동락했었던, 점차 추억이 되어가는 지난 일들이 이제는 점차 볼 수 없는 것처럼 프로화되어가는 게임리그를 보면서 '이것이 결국은 선수와 게임리그를 위하는 길이다' 라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이 짧은 것 같기도 한 것 같지만 서로 고생한 원년멤버들이 이제는 프로화 되어가는 게임계의 속성때문에 떨어지는 것이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앞으로의 이 E-Sports의 방향에 옳은 길이라는 것이... 저에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군요...

어찌되었든...... 지난 5년동안 지켜본 저의 입장에서는 이 SKT1은 참으로 잊지 못할 팀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임요환, 동양, 4U...... 그리고 SKT1

그들이 있었기에 마치 동고동락한 동료처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임요환, 김성제, 최연성, 김현진, 이창훈...... 당신들이 있기에 저는 같이 당신들을 보며 위안을 삼았으며,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신들이 있어준 것에 대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From SKT1's Fan -



PS : 동영상의 출처는 비타넷의 형운님의 작품입니다. 무단링크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트래픽때문에 진절머리난 기억이 -_-;

PS 2 : 링크를 초록나무그늘님이 다른 걸 제공해주셔서 트래픽 걱정은 없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__) 즐감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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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28 11:43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트래픽 문제가 생기면 자삭하겠습니다.

제가 형운님의 허락을 받긴 받았었는데.. 그 트래픽이 무시못하더군요 -_-;;
05/03/28 11:52
수정 아이콘
우와..
감동적입니다.ㅠㅠ
저도 동양시절부터 4u, 지금의 티원이 있기까지 지켜봤지만 김현진 선수의 방출소식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며 뭉친 팀이라 정말 좋아라 했었는데..
어디에 있든 마음만은 함께였으면 좋겠어요.
영상 참 감동적입니다.
초록나무그늘
05/03/28 11:53
수정 아이콘
http://myfile.hanafos.com/~chanah/1.wmv 이거 링크하세요^^;; 트래픽 걱정은 없으니.. 글이 참 좋네요. 저도 아무리 프로 프로 해도..결국 예전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네요.
05/03/28 11:57
수정 아이콘
초록나무그늘// 그 주소대로 링크시키면 되나요?
초록나무그늘
05/03/28 11:58
수정 아이콘
네^^;;
05/03/28 11:59
수정 아이콘
링크시켰습니다. 감사합니다 ^^;
초록나무그늘
05/03/28 11:59
수정 아이콘
흐..6월달까지는 지워지지 않을걸요
이솔레스티
05/03/28 12:00
수정 아이콘
그들은 프로니까. 성적에 따를 수 밖에 없지 않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런 글을 보니 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감사합니다.^^
05/03/28 12:47
수정 아이콘
레인보우 브리지인가요? 잘 어울리네요. 사소한 딴지하나 걸자면 오리온측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4u측에서 계약을 하지 않은 겁니다.오리온은 약 5억원가량의 지원을 제시하며 계약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4u는 그 때 대기업 스폰을 바라보고 있었거든요.
05/03/28 12:50
수정 아이콘
토성// 그때 재계약을 할려고 했으나 4U측이 좀더 금액을 올려달라고 해서 결국 합의가 안되어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4U는 아직 잡힐지도 모르는 대기업만을 바라본다고 해서 계약을 하지 않은게 아니라 금액등 다른 팀원들의 대우에 맞지 않아서 계약을 못한겁니다.
05/03/28 12:53
수정 아이콘
토성// 기사 전문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의 대규모 이동이 시작됐다.
 
임요환(23·오리온) 이윤열(20·KTF) 홍진호(22·KTF) 박정석(21·한빛) 등 국내 프로게이머 '4대 천왕'이 모두 둥지를 바꿀 전망이다.
 
프로게이머 이적 중 가장 큰 이슈는 임요환의 오리온 재계약 여부. 지난달 28일 계약기간이 만료된 임요환은 3주가 넘도록 지루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임요환이 오리온에 내건 계약조건은 팀내 다른 선수들에게 연봉을 지급하고, 팀운영비도 인상해 달라는 것. 오리온이 팀리그인 온게임넷 프로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봄 오리온은 임요환과 연봉 1억원에 팀운영비 6,000만원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오리온은 임요환 외에 최연성(20) 김성제(21) 등에게는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다.
 
임요환이 오리온에 제시한 금액은 각 선수 연봉 포함 4억2,000만원. 하지만 오리온에서는 3억5,000만원을 제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계약이 결렬될 경우 대기업 및 인터넷 게임 포털에서 오리온팀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곳도 3∼4곳에 달한다.
 
따라서 임요환이 내년에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천재 테란' 이윤열은 KTF에서 투나SG로 내부적으로는 이적이 확정됐다. 이윤열은 현재 투나SG 합숙소에 머물고 있는 상태. 올여름 6개월에 5,000만원으로 KTF와 계약을 체결했던 이윤열은 투나SG와의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이적이 완료된다. KTF의 홍진호도 이번주 중 투나SG로의 이적 여부가 결정된다.
 
이윤열과 홍진호를 놓치게 된 KTF는 한빛 박정석과 변길섭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석과 변길섭은 현재 KTF 팀 숙소에 합류해 연습하고 있다.
황재훈 기자
05/03/28 13:08
수정 아이콘
Nerion // 기사 내용을 보자면 오히려 토성님의 말씀에 가까운거 아닌가요?
05/03/28 13:09
수정 아이콘
어...// 토성님은 오리온이 충분한 돈을 지급할려고 했는데 5억원을 말이죠.. 그런데 4u는 그게 마음에 안들어 다른 대기업을 물색한다는 요지의 댓글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리온이 실제로 제시한 금액은 선수들의 연봉도 턱없이 부족하고 팀 운영비에도 미달하죠...

결국 금액이 모자라서 결렬된 것이지, 다른 대기업을 물색할려고 한게 아닙니다.

토성님이 말한건 5억원이지만 실제 오리온은 3억 5천만원이고 당시 4U가 제시한 것은 4억 2천만원이죠.
05/03/28 13:18
수정 아이콘
아 금액부분을 얘기한게 아니구요...다른 스폰도 기대 됐었기 때문에 굳이 오리온의 조건을 수용하진 않았던 것처럼 보여서 드린 말씀입니다...기사를 보니 그런 뉘앙스를 받았다는 겁니다..저에겐...Nerion님의 말씀도 무슨뜻인지는 알겠구요 ^^
ForeverFree
05/03/28 13:54
수정 아이콘
환타지 스타
Milky_way[K]
05/03/28 14:43
수정 아이콘
참으로 감동적인 영상입니다.. ㅠ0ㅜ......
DuomoFirenze
05/03/28 16:48
수정 아이콘
옛 추억이 모락모락...
05/03/28 17:19
수정 아이콘
아,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네리온님 죄송합니다.
겁쟁이테란
05/03/28 22:41
수정 아이콘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보니 찡하네요..
김민우
05/03/29 00:31
수정 아이콘
처음엔 임요환 선수때문에 오리온 팀이 좋았는데...

보면 볼수록 다른 선수들도 좋아지더군요...김현진 선수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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