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5/03/22 11:50:43 |
Name |
이솔레스티 |
Subject |
파이팅 김현진!!! |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보기 시작한 것은 2004년 한창 더운 여름날,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때부터였습니다. 그땐 제게 망가진 컴퓨터를 대신할 하나의 유희거리였지요. 당시 개인리그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프로리그를 간간히 보면서, 임요환 선수에 대한 호의와 기적의 6연승을 이루어가던 t1팀에 눈길이 갔습니다. 처음엔 임요환 선수의 팀이기에, 다음에는 잘나가는 팀이기에 좋아했지만, 2라운드 접어들어서는 성적에 관계없이 가장 좋아하는 팀이 되었습니다.
황제, 임요환 선수와, 괴물이라는 이름이 너무 잘 어울리는 최연성 선수와, 귀여운 외모와 달리 악마 같은 플레이를 펼치는 박용욱 선수, 팀플전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이창훈 선수. 놀라운 리버 드랍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 된 김성제 선수. 등 그 외에 많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제 눈길을 끈 건 kos. 김현진 선수였습니다.
처음에는 현진선수 역시 그렇게 눈에 띄는 존재는 아니었죠. 1라운드때 나도현 선수에게 역전패 당해서 한동안 저의 원망을 한 몸에 받아야했고, 강력한 투 테란 사이에서 제 몫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도 자주 했습니다. 가끔 나오는 백업 멤버정도랄까요.
하지만 그런 현진선수가 제 눈에 확 들어온 것은 2라운드, soul과의 경기였습니다.
1경기인가 2경기인가, 지고 나서 3경기 상대는 에이스 변은종 선수였죠. 그런데 T1팀의 마지막 선수는 김현진 선수. “아, 이번에도 졌구나.”하고 한숨을 푹 쉬고 있는데 빠른 바이오닉과 벌처 러시로 경기를 단번에 승리로 가져가는 걸 보고 “어머, 세상에.” 하고 깜짝 놀랐답니다. 그 이후 가능성 있는 선수라고 마음에 콕 찍어놓고 있었죠.
이후 에버 스타리그와 2라운드의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많은 게 잊혀졌습니다만, 챌린지 리그가 시작하면서, 그 존재를 알게 되면서. 1위 결정전부터 다시 경기를 보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T1팀의 선수이기에, 서서히 김현진 이라는 선수가 좋아졌기에, 열심히 응원했지만 결과는 아쉽게 듀얼행. 그래도 듀얼 에서 잘하면 된다, 1위 결정전에까지 올라간 게 어딘 거냐. 하고 웃어넘겼는데.
이래저래 악재의 연속이었죠. 레퀴엠에서 신정민 선수에게 지고, 비프로트스 3에서도 박지호선수의 어마어마한 물량에 결국 GG선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경기. 끝나고 나서 고개를 푹 숙이고 키보드를 챙기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감상적이지만, 이후 현진선수의 행보 하나하나에 주목하기 시작했고요.
일종의 동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동정이 애정이 되고, 애정이 그를 계속 주목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이번 스토브리그가 조용히 지나가기 바라면서 MML을 기다렸는데. MML역시 패배로 끝나고 말았죠. 이번에 방출 소식이 들리면서 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이 아쉽더군요. 조금 더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이때까지 주어진 기회라는 것도 최연성, 임요환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거나 늘 아슬아슬한, 승패가 엇갈리는 그런 기회였는데. 안심하고 경기에만 임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면 안 될까. 하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어쩌면 이게 기회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테란이 강한 팀에 있으니까 좋은 점을 더 많이 흡수할거야. 라고 기대하셨지만 어쩌면 두 강한 선수 사이에서 많이 위축되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부진에의 이유야 잘 모르겠지만 강한 두 선수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잡지 못한 탓도 있겠죠. 하지만 앞으로 테란이 약한 팀, 또는 좀 더 보강이 되어야할 팀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세운다면 다시 한번 2002년의, 강한 루키 김현진 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높이는 길은, 뛰어난 실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강한 자신감이랍니다.
엄재경 해설께서도 그러셨죠.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선수인데 2% 모자라는 게 있다고. 그 모자람이 이길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이 아닐까. 멋대로 추측해봅니다.
파이팅 김현진 선수! 더 높은 곳으로 날기 위한 잠시간의 공백기라고 생각하고 힘내세요!
이상 철없는 팬이었습니다.
PS. 이창훈 선수나 박정길 선수의 방출은 사실 좀 의외네요. 이건준 선수 역시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드래프트행이라, 박태민 선수의 영입으로 저그 라인이 강해졌다고는 하나 백업선수는 몇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다른 팀에 가서라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세요.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