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5/03/04 02:04:37 |
Name |
꿈에서라도 |
Subject |
To. boxer |
To. 요환
이 편지가 많이 놀라울 꺼야.
횟수로는 벌써 4년. 그 때 아무말 없이 우주로... 나의 고향 별로 가버렸잖아.
그 땐 어쩔 수 없었어. 우리 별이 너무 위험했거든.^^;
우리 군대의 분열과 저그와 프로토스의 연합군이 쳐들와서 전멸 직전 상황인 고향을
구한다고 연락 못한거니까 용서해주길. ㅜㅜ
그래도 다행히 우리 별을 지켜냈어. 아마도 너와 함께 끝없이 전쟁을 연구하던 나날들의
덕택을 좀 본것 같아.
그리고 이제 별의 복구 작업을 하고 있어. 거의 마무리 단계야. 시간적 여유가 좀 생겨서
지구 상황을 알아보고 이렇게 너한테 편지를 쓰는데 말이지... 화가나서 편지의 처음 부분
부터 심각한 이야기를 할뻔 한걸 겨우 참았어.
너 대체 어떻게 된거야?
여전히 테란의 황제로 불리고 인기도 가장 많지만 실력은 형편 없어 졌더라.
아니 실력이 형편 없어진게 아니라 마음가짐이 엉망이 되어 버렸더군.
팀리그에 나가면 한 녀석은 꼭 해치우지만 다음 경기에서 집중력이 엄청 떨어지더라구.
업된 기분을 사정없이 가라앉히던 옛날의 냉정함은 어딜 갔지?
이번 스타리그 같은 경우도 사소한 실수와 너의 자만이 불러 일으킨 결과인거 알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어. 예전의 너에겐 승리 밖에 보이지 않았잖아. 그 감각.
어둠속을 뚫고 나오는 한줄기 빛 같은... 절대적인 그 감각을 잃어버린거야?
내가 떠난 뒤 구나. 너의 마음 속에 열정이 서서히 꺼지고. 만족해 버리고. 다 잡은 경기
같으면 방심해 버리고. 한경기 이기면 그게 너무 좋아서 다음 경기에 집중 못해버리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포스트 임요환을 찾는거야.
기분 나쁘지 않냐? 니가 뻔히 선수 생활 하는데 너의 뒤를 이을 누군가를 찾는게 말이야.
그런데 넌 우주박애신공이더라. 아니 니가 더 찾고 있는거 같아. 이제 제발 그 부담이
'소지섭의 간지홍수처럼 넘쳐흐르는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것 같단 말이지.
하지만 그럼 넌 먼 훗날 후회할거야.
늙으면 불꽃과 같은 열정을 쏟을 기회가 없거든. 다 타버린 열정의 재들만 넋놓고 구경
해야하는 시기란 말이지.
그건 싫지? 나도 싫어. 난 또 다른 너니까. 그러니까 다시 태우자 우리의 열정을.
이번 스토브리그 끝날 때 까지 다시 너에게로 갈게.
내가 너의 열정이 되어줄게.
찌질이들을 청소해버리자. 큭큭.
그리고 해설자들과 팬들의 뒤통수를 다시 한번 때려주자.
그럼 다시 만날 그날 까지............... 연습 열심히 하고 있어!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