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2/19 11:44:35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추억의 PGR] 'Boxer's Army'
잠깐 잠깐씩 지난 시간의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도 좋겠죠?
추게나 지나간 게시판에서 제가 마음대로 글을 가끔씩 올리겠습니다.
꼭 추게에 간 글이 아니더라도 좋은 글들을 한번씩 돌아보는 것도 좋을듯해서요.
기준은 1년 이상된 글들입니다.

오늘 고른 글은 스카티님이 2004년 1월 이윤열 선수와의 프리미어 결승을 앞둔 임요환 선수를 위한  응원글입니다.
.....................

..Arnold Parmer.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아실 이름입니다.
잭 니클로스와 함께 골프계를 양분했던 사나이, 그린 위의 신사 아놀드 파머.
수차례에 걸쳐 메이져대회를 재패했으며 유독 마스터스 시리즈에 강했던 그는,
멋진 매너와 센스로 인해 매스컴과 팬들에게 늘 최고의 인기선수였습니다.

아놀드 파머가 라운딩을 하는 곳엔 늘 'Arnie's Army'라는 이름의 갤러리들이 구름처럼 그를 따랐습니다.
이 갤러리들의 특징은 선두 스코어권의 선수들을 쫓아 라운딩을 하는 대신에 늘 파머와 함께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할 때뿐만이 아니라 컷오프 탈락의 순간에도 함께였고,
아쉽게 패배의 분루를 삼킬 때 조차 어김없이 파머와 동행했기에 매스컴에서는 이들 갤러리를 '아놀드의 군대'라 부르곤 했습니다.





2002년의 마스터즈 오픈.
팬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게 됩니다. 대회의 1,2 라운드를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 '아놀드 파머'와
당대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거 우즈'가 함께 라운딩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매스컴에서도 '역사의 순간'이라는 헤드라인을 붙이며 관심을 쏟았고 수많은 골프팬들의 이목이 모아진 이 라운딩에서,
비록 노장 파머는 드라이버 샷의 난조를 보이며 우즈에게 큰 스코어 차이로 뒤졌지만,
노익장을 발휘하여 컷오프를 통과하며 올드팬들을 열광시킵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이미 선두권 그룹에 비해 한참이나 뒤떨어진,
TV 순위화면에조차 표시되지 않을 정도의 스코어를 기록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희끗한 수많은 '아놀드의 군대'들은 파머와 라운딩을 함께 했습니다.
젊은 시절, 그들을 열광시키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눴던
불세출의 영웅의 마지막 마스터스 시리즈가 될지도 모를 라운딩이었기 때문이죠.

Arnold Parmer는 마스터스에서의 마지막 퍼팅을 마친 후 나흘 동안 자신과 라운딩을 함께해준
자신의 'Arnie's Army'에게 모자를 흔들어 보이며 감사의 눈물을 글썽였고
팬들은 마스터스에서의 마지막 18번 홀을 더블보기로 마무리한 거장에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팬과 선수와의 관계는 우정과도 같습니다.
선수의 성공에 가장 기뻐하는 것 역시 팬일 것이고, 좌절의 순간 함께 맘 아파하는 것 역시 팬일 것입니다.
흔들림 없이 묵묵히 응원해주며, 선수의 마지막을 함께해주는 것 역시 팬들의 몫일 것입니다.
마치 Arnie's Army가 수십 년을 아놀드 파머와 함께했던 것처럼 말이죠.


박서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린 위의 그는 결코 혼자가 아니란 것을요.
수많은 올드 갤러리들이 오늘도 그와 함께 라운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최고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당신임을 믿기에…….                                                                       - Scottie27.



...................

추게 216번에 등록되어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미
05/02/19 11:59
수정 아이콘
이런 것도 멋진데요? ^^ 다음에는 세츠나님의 '세상아, 나를 중심으로 돌아라!!!'를 한 번…;;
남자이야기
05/02/19 12:30
수정 아이콘
이글과 함께 흐르던 머라이어 캐리의 히어로가 생각나네요^^;
김준용
05/02/19 12:52
수정 아이콘
굉장히 동의합니다. 한번 졌으니 "하수"운운하는 사람은 "팬"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05/02/19 12:58
수정 아이콘
역시 임요환선수 팬 중엔 고수가 많습니다.
영혼의 귀천
05/02/19 12:58
수정 아이콘
그 당시에도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죠.
임선수가 꼭 봤으면 하는 그런 글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166 한빛 vs Kor 플레이오프 관전평 [5] 사일런트Baby3236 05/02/19 3236 0
11165 방송 경기에 한 두번쯤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은 패치 요인들.. [16] 신의 왼손 Reach.3373 05/02/19 3373 0
11164 운명의 마지막승부 2004-2005 그랜드파이널 챔피언결정전 엔트리 예상 [15] 초보랜덤3582 05/02/19 3582 0
11163 조심스레 제 의견을 말해봅니다 - 맞춤법에 관하여. [15] [必 勝]무한초3239 05/02/19 3239 0
11162 MBC movie배 팀리그에서의 프로토스와 저그, 프로토스와 테란의 상대전적 [9] 마동왕3457 05/02/19 3457 0
11161 WoW의 성공에 관한 글 [25] 샤프리 ♬3479 05/02/19 3479 0
11159 박태민, 5경기의 악몽.. [3] GoDing3498 05/02/19 3498 0
11158 천재와 마술사 [9] 다륜3838 05/02/19 3838 0
11157 때묻지 않은 두 청년, Boxer와 oov를 만났습니다(약간 추가) [37] malicious7317 05/02/19 7317 0
11156 불안불안. 왔다갔다. 안절부절. 초조근심. [8] Lenaparkzzang3326 05/02/19 3326 0
11155 이래서 김정민입니다.(주관적인 응원글 ^^;;) [8] ggum3373228 05/02/19 3228 0
11154 [추억의 PGR] 'Boxer's Army' [5] 총알이 모자라.3279 05/02/19 3279 0
11153 한빛 스타즈, 그 이름을 향한 믿음 [10] XellOsisM3360 05/02/19 3360 0
11151 주간 PGR 리뷰 - 2005/02/12 ~ 2005/02/18 [5] 아케미4912 05/02/19 4912 0
11150 요즘 이윤열 선수가 자주 선보이는 sk테란.. [30] Dizzy6997 05/02/19 6997 0
11149 MSL과 OSL의 기묘한 관계... [10] SoulMate3965 05/02/19 3965 0
11148 2월 넷째주,스타크래프트계 3종족의 추세 [11] legend3205 05/02/19 3205 0
11147 KTF의 선봉올킬..그 역할을 해줄선수는??? [55] 서지훈퍼펙트4467 05/02/19 4467 0
11146 NADA!!!!!!!!!!!!!!!!!!!!!!!!!!!!!! [16] Groove3453 05/02/19 3453 0
11145 전 PGR 이 좋습니다~!!!!! [15] 냉랑테란3215 05/02/19 3215 0
11144 쌩뚱맞지만 과거로 돌아가서.. [8] feat. Verbal Jint3716 05/02/19 3716 0
11143 우리나라 남성 7대 보컬...[수정판] [104] 굳프토6908 05/02/19 6908 0
11142 MBC MOVIES배 5차 MBC game팀리그.. 앞으로의 행방은? [4] 그린웨이브3333 05/02/19 333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