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5/02/17 03:06:42 |
Name |
Timeless |
Subject |
[소설]When a Man Loves a Woman #6: 격언은 맞는 말이다 |
'gg yo'
'gg'
'MinusTongJang has left the game'
끝이났다. 일주일간 테란과 400게임을 한 나와 군대에서 100일간 스타는 커녕
마우스도 제대로 잡아보지 못한 사람과의 대결은 너무도 손쉽게 결판이 났다.
3판 연속 상대는 별 힘도 써보지 못했다.
왠지 허무했다. 내가 이 사람을 이겨서 무엇을 얻고자 했던가..
일주일간 누적된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오는 듯 하다....
................................................................................................................................................................................................................................................
'헉'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었나 보다. 시계를 보니 아까로부터 3시간이나 지나있었다.
op Timeless-(1)
분명 나 혼자 밖에 없었지만 화면에는 다른 사람이 쓴 말들이 남아있었다.
MinusTongJang: 수거요.
MinusTongJang: 잘하시네요.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MinusTongJang: 흠..
MinusTongJang: 잠수?
MinusTongJang: ......
MinusTongJang: 다음에 다시 하죠. 그럼 이만.
군대에서 첫 휴가 나온 사람을, 3판 내리 이기고나서, 아무말도 없이 잠수를 타버린 나..
그것도 여자친구 앞에서 말이지. 그 남자는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그것을 지켜봤던 혜인이는 어떤 기분.. 어떤 마음일까?
'오빠, 그동안 고마웠어요'
'어? 이제 그만 배우게?'
'네^^; 바쁜 일이 생겨서 스타 거의 못할 것 같아요.'
'응.. 그래..'
자세하게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정말 바쁜 일이 생겼다면 다행이지만,
그 날 일로 그러는 것이라면 내가 너무 초라해질 것 같아서 묻지 않았다.
내가 단지 '남자 친구 기분 상하게 한 사람'으로 남았다면 너무 초라할 것 같아서..
하지만 머지 않아 나는 초라한 사람이 되었다.
혜인이는 베틀넷 시스템을 잘 모른다. 명령어는 거의 알지 못한다.
내가 친구추가 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안된다고 투덜거리기만 했다.
알고보니 자친구 아이디라 이미 리스트가 꽉 차있었던 것이었고,
어쨌든 그런 이유로 나를 친구리스트에 추가하지는 못했었다.
혜인이는 서로 친구추가를 해야 베틀넷에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하나보다.
가끔 눌러보는 나의 /f l 에 MinusTongJang은 너무도 자주 접속되어 있었다.
나에게 표시되지 않는 어떤 채널에서 혜인이는 오늘도 스타를 하고 있다.
과연.....
그 날, 나는 이긴 것 일까?
과연 그럴까?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