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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2/14 23:2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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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 |
Subject |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5회] |
Port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인지라..^^ 아무래도 가속이 붙을듯...합니다..^^
To. 컨트롤황제님. 리플에도 말씀드렸지만 카메오신청 되셨습니다..~ 다만 언제 출연할지... 닉네임과 어울리는 역을 매치시키는데 약간 고생을 하고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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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회의 간략한 인물소개 -
** 프로토스
테사다(Tassadar) - 코프룰루 섹터 원정대 총사령관. 실수로 인해 타르소니스에서 예상치 못했던 적들에게 공격받는다.
그르르르(Grrr) - 날라(Nal_rA)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걸려 테사다를 따라온 프로토스의 전사. 테사다와 마음이 잘맞는다.
폴트(Folt) - 주인공. 어린질럿. 자신이 꾼 꿈때문에 여러 전사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테사다의 원정은 전혀 모른다.
리치(Reach) - 신(新)아이어 4대천왕중 한사람. 카다린 크리스탈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리치(Reach)마을을 지키는 전사. 많은 수의 전사를 통솔하는 데 있어 아둔 이후의 최고수준이라 평가받는다. 혼란스러워하는 폴트를 옆에서 감싸준다.
날라(Nal_rA) - 카스이후 아이어 최고의 예지자라는 평가를 받는 아이어의 신(新) 4대천왕중 한사람. 알 수 없는 말을 하여 듣는 프로토스들을 혼란시킨다. 테사다와는 매우 절친한 사이. 의회에서 발언권이 쎈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스자갈(Raszagal) - 다크템플러의 대족장. 테사다에게 중요할 수도 있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 저그
아직 알려진 바 없음.
** 테란
듀크(Duke) - '테란동맹'의 알파전대 총사령관. 갑자기 '코랄의 아들' 소속으로 바뀐다. 이유는 현재 불명. 짐 레이너와 함께 타르소니스를 공략한다.
아크투러스 멩크스(Arcturus Mengks) - 동맹측 반군 '코랄의 아들'의 두목. 상당히 잔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테사다의 메세지를 무시한다.
짐 레이너(Jim Raynor) - '코랄의 아들'에서 활약하는 유능한 장군. 멩크스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듯.
사라 케리건(Sarah Kerrigan) - '코랄의 아들'에서 활약하는 유능한 장군.
5회 - 우주 저편에서 찾아온 적들 (2)
「테사다전기(Tassadar 傳記) 6장, 다크템플러 (3)」 - 알타니스(Artanis) 著
“그르르르! 듀크의 함대에 옵저버를 붙이게!”
“무슨 생각인가?”
“아무래도······. 코프룰루 섹터의 주인공이 바뀔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말이야. 누가 이기는지 한번 봐야겠어.”
테사다의 명령을 받은 옵저버 2기는 코프룰루 섹터를 가로질러 타르소니스(Tarthonith) 행성으로 갔다.
타르소니스의 상공엔 듀크의 함대가 공격을 준비중이였다.
“저들의 전투를 지켜본 연유에 우리도 타르소니스로 향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가?”
“멩크스란 작자는 분명히 정신파 생성긴가 뭔가로 패배한 저들을 쓸어버리겠지.”
“패배? 나는 테란동맹이 쉽게 패배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르르르는 말을 흐렸고, 테사다는 고개를 저으며 컴퓨터 쪽으로 향했다. 아무 말 없이 이것저것을 명령내린 후 무언가를 지켜보던 테사다. 그르르르는 아무 말 없이 테사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무언가를 찾아낸 테사다는 그르르르에게 손짓으로 불렀다.
“이것을 보게.”
“이것은?”
“최근에 입수한 메시지지. 듀크가 어떤 이유로 배신을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테란동맹의 핵심부대라 할 수 있는 알파전대의 총사령관이었네. 적을 자기 손안에 있는 듯이 알고 있을 터······. 질 리가 있겠나? 이 메시지만 보더라도 그가 타르소니스의 약점을 뻔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역시······. 방어선을 돌파하고, 정신파 생성기로 잔당을 전멸시킨다? 정신파 생성기라······.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네.”
테사다와 그르르르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궁금한 것은 많은데 아직 해결의 실마리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었다. 테란동맹이 개발한 것으로 추측되는 정신파 생성기. 그리고 그것에 반응하여 생성기가 있는 곳으로 몰려드는 저그들. 정말로 저그는 테란동맹의 비밀병기일까? 테사다는 그것이 궁금했다.
옵저버의 보고에 의하면 듀크와 짐 레이너는 예전 알파전대가 주둔했던 곳에 착륙했다. 거대한 타르소니스의 상공의 방어기지에서 남쪽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옵저버 한 기가 그 넓은 방어기지를 돌아다니다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격추되었다. 테란의 무언가가 육안으로 도저히 볼 수 없는 옵저버를 격추하였다. 따라서 나머지 한기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옵저버만으로는 테사다의 시야가 매우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테란들이 프로토스가 정찰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면 귀찮아지지만, 다행히 두 세력모두 전투에 돌입하였기에 눈치는 못 챈 듯 했다.
테란은 어떤 식으로 싸우며, 어떤 무기와 기계를 지녔는지 등의 정확한 전투상황을 알지 못한 테사다는 약간 초조해했지만, 동맹보다 세력이 약한 코랄의 아들 쪽이 승리를 할 것이라 확신하며, 또다시 정신파 생성기를 사용할 것이라 생각하여 천천히 타르소니스로 이동하였다.
간트리쏘가 타르소니스의 열일곱 번째 위성에 도착했을 때, 다크템플러의 족장 라스자갈(Raszagal)로부터 메시지가 수신되었다.
[아직 제라툴(Zeratul)이 그곳에 당도하지 않았나봅니다. 무척 중요한 것을 발견하여 이렇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우리가 아이어에서 쫓겨나 우주 이곳저곳을 표류할 때, 사쿠러스(Sacurus)라는 행성에서 고대유적을 발견하였지요. 그 유적에 흥미를 느낀 우리는 곧바로 이곳에 정착을 하였는데, 그 유적은 놀랍게도 젤-나가(Xel' Naga)의 것이었습니다.
당신도 아시겠지만, 아이어엔 카다린 크리스탈이 있지요. 카스(Cas)가 이 크리스탈을 통해 모든 것을 깨달아 영원한 투쟁을 종식시켰었지요.
카다린 크리스탈과 마찬가지로 이 고대유적 또한 젤 나가의 손을 거친 것입니다. 젤-나가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라면 젤-나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전부 알아낼 수는 없지만, 아주 미세하게나마 그들의 기척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 같군요.
그래서 우리는 그 유적으로 젤-나가를 엿보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기척을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습니다. 다만 정체불명의 어떤 것 속에서 젤-나가의 느낌이 약간, 아주 약간 느껴졌습니다.
아이어엔 카스와 관련된 기록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카스가 카다린 크리스탈을 발견했을 때 당시의 정확한 상황을 알아낼 수 있다면, 요 근래 우리들의 마음에 절망의 빛을 뿌렸던 정체불명의 적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스자갈로부터 수신된 메시지는 테사다와 그르르르에게 혼란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과연 저그라는 종족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날라의 추측대로 그들은 젤-나가의 피조물이란 말인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혼돈 속에 빠진 테사다와 그르르르의 마음속에 절망의 빛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2.
날라(Nal_rA)에게.
잘 지내는가?
그대도 알다시피 나는 지금 아이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편지를 쓰고 있다네. 아이어를 떠나기 전에 제발 그대의 꿈들과 추측들이 빗나가길 루나(Luna - 아이어의 첫 번째 위성)를 보며 간절히 빌었었건만, 지금 내 주변에 벌어지는 일들이 꼭 다크 샤이닝(Dark-Shining - 아이어의 두 번째 위성)의 어두운 빛을 보는 것 같아.
나는 의회가 모르게 다크템플러들과 접촉을 시도했고, 마침내 아둔(Adun) 이후 처음으로 다크템플러들과 연락이 되었다네. 모처럼 들뜬 마음으로 며칠을 지냈지. 한심스럽기 그지없는 테란들의 행동을 지켜보며 적들에 대한 정보를 모집하던 도중, 놀라운 소식이 들어왔다네.
다크템플러의 족장 라스자갈(Raszagal)이라는 자로부터 온 메시지인데, 동봉하겠네. 내가 편지에 옮겨 적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이 좋을 거야. 아무 때나 볼 수 없는 다크템플러의 따끈따끈한 메시지니까 그대도 우리와 같은 감정을 한번 느껴봐.
아이어는 지금쯤 포가튼 라이트(Forgotten-Light - 아이어의 세 번째 위성)의 은은하고 수려한 빛이 밤하늘에 수놓고 있겠군.
잘 있게. 친우(親友)여. 다음에 아이어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아무 걱정 없이 평화롭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네.
내 무운을 빌어주게.
그대의 벗 테사다(Tassadar)가.
「테사다의 편지들(Letters Of Tassadar), 7장, 날라(Nal_rA), 리치(Reach)에게 中」- 페이(Pay) 著
의회는 보시오.
현재 나는 코프룰루섹터에 도착해 있소. 역시 관습대로 일을 처결하기엔 무리수가 많소. 테란이라는 종족은 그 적응력에도 놀랍지만, 서로 편 갈라서 싸움질하는 데에도 무척 능한 것 같소. 도착해보니 그들은 일심 단결하여 저그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들 싸움에 저그를 이용해먹고 있소. 도대체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지경이요.
아직 저그라는 종족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기에 자세히 보고하지는 못하오. 하지만 의회에 한 가지 통보할 것이 있소.
이에 나는 대법관 알다리스(Aldaris)가 약속한대로 모든 작전을 내 임의대로 변경하겠소. 작전에 대한 권한은 전부 나에게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뒷날 이런저런 소리가 없기를 바라기에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오.
행여나 모를 기습사태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시오. 날라가 말한 게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갈수록 강렬해지는구려.
한심하기 그지없는 현재 코프룰루 섹터의 작태에 대한 전황자료를 첨부하오. 엔 타로 아둔(En Taro Adun). 포 아이어(For Aiur).
「테사다의 편지들(Letters Of Tassadar), 16장, 의회에 보내는 편지 中」- 페이(Pay) 著
3. 敗北
「테사다전기(Tassadar 傳記) 7장, 테사다의 실수」 - 알타니스(Artanis) 著
테사다가 이런저런 편지를 쓰는 동안, 타르소니스에서 벌어진 모든 전투는 종료된 듯 했다. 역시 테사다가 예상한 대로 코랄의 아들의 압승이었다.
또한 예상대로 멩크스는 정신파 생성기를 가동했고, 우주 저편으로 엄청난 저그떼거지들이 몰려와 타르소니스의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했다.
여기서 테사다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왜 저그는 테란동맹만 공격하고 코랄의 아들은 공격하지 않는지.
역시 저그는 정신파 생성기에만 반응하고, 그 생성기를 작동시킨 자들에겐 공격을 안 하는 듯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테사다의 머릿속은 갈수록 복잡해지기만 했다. 철저히 정신파 생성기에만 반응하는 저들을 보니 저그가 테란의 비밀병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뿌리를 단단히 내렸기 때문이다.
눈 깜빡할 사이에 테란동맹의 잔당은 전멸하였고, 테사다는 코랄의 아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저그를 공격할 준비를 갖추었다.
혹시나 모를 제라툴과의 연락 때문에 그르르르와 테사다는 간트리쏘에 남았고, 일부 병력만이 폐허로 변한 타르소니스의 방어기지에 상륙하여 주둔기지를 만들었다.
테사다는 멩크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멩크스의 의중이 궁금했을 뿐더러, 행여 저그들을 정리할 때, 저들이 방해라도 하면 귀찮아지기 때문이었다.
[안녕하신가. 멩크스. 나는 프로토스라 불리는 우주 저편에 사는 종족의 테사다라고 한다. 벌써 눈치 챘겠지만, 우리는 그대들 테란을 위해 단지 저그들을 쓸어버리는 데에 목적이 있다. 방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메시지를 보낸 지 수십 분이 지났지만, 멩크스로부터 답장은 오지 않았다. 테사다는 그들이 묵인한 것으로 간주, 저그에게 공격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테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몸이 가냘픈 ㅡ 테란의 장교로 추정되는 사람이 주변에 비슷한 복장을 한 사람들과 같이 드라군을 향해 무언가를 조준하였고, 피할 겨를도 없이 드라군에게 적중하였다.
드라군들은 그 공격에 아무런 데미지를 입지 않았지만 그 공격은 테사다와 그르르르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공격을 받은 드라군은 전혀 움직이질 못했고, 그 틈을 타서 탱크라고 추정되는 기계가 드라군에게 공격. 순식간에 드라군부대의 반이 전멸하였다.
당황한 테사다는 황급히 후퇴를 명령하였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테란진영에서 속도가 무척 빠른 무언가가 잽싸게 달려와 프로토스 군의 퇴로를 차단하였다.
그 속도가 빠른 날렵한 기계는 드라군 뒤에 대기하고 있던 질럿들과 드라군에게 무언가를 던지며 공격하였는데, 질럿들이 빠르게 하나 둘 씩 죽어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 날렵한 기계는 무언가를 배설했다. 다리가 달린 그 조그마한 물체는 땅으로 파고 들어가더니, 땅에 숨자마자 곧바로 적에게 반응하며, 달려가 순식간에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그 폭발과 더불어 날렵한 기계도 파괴되긴 했으나, 프로토스의 드라군 쪽이 피해가 너무 컸다. 여러 번의 폭발과 함께 질럿과 드라군부대는 전멸했다.
이어 테란의 탱크라는 기계와 그 재빠른 기계는 진군을 시작했고, 순식간에 프로토스의 기지 두 개를 박살내었다.
프로토스 입장에선 규모가 크지 않은 부대였다. 하지만 테사다의 참패였다. 테란의 수준을 얕잡아 본 것이 컸다. 그리고 전투 전에 정보전을 소홀히 했던 것도 패배의 원인이었다.
얕잡아봤던 테란에게 소중한 전사들을 잃은 테사다는 당황하며 마 사라(Mar Sarah)로 퇴각하였다. 허나 후퇴하는 도중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테사다가 물러나자마자 저그는 테사다를 공격했던 테란부대를 어마어마한 숫자로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주변 상공에 맴돌고 있던 멩크스의 다른 부대는 그저 그 모습을 뻔히 지켜보면서 퇴각을 했다. 멩크스는 저그에게 공격을 받는 자신의 부대를 놔둔 채 유유히 다른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4. Reach
후······.
도대체 몇 시간을 잤지?
수련장에 무단결석을 한 사실이 너무 찝찝했다. 한숨 자고나니 저지른 일의 심각성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시계를 보니 아직 수련장의 수업이 전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소린(Sorin)이나 친구들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처벌이야 둘째 치더라도, 왜 수련장에 결석했는지 묻는다면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다.
어디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만 가만히 있기엔 너무 답답했다. 집안의 공기가 이렇게 숨통을 조여 오듯 탁하게 느낀 적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마땅히 할 게 없었다. 이럴 때 레인보우가 말해줬던 그 리버게임기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레인보우는 정말로 내게 그 게임기를 주려나? 준다면 언제 주려나?
책꽂이를 보니 역시 눈에 들어오는 책이 없었다. 「위대한 발견(Great Discovery - 날라 著)」,「아둔 전기(Adun 傳記) - 작자미상)」,「제 333회 정기의회 의사록 - 대법관 알다리스(Aldaris) 정리」등. 어렵거나, 한번 읽어봤거나, 전혀 흥미 없는 책 달랑 3권만 있다. 게다가 마음도 어수선한데 어떤 글자가 눈에 들어올까.
마음도 어수선하고 집안에만 있기엔 답답하여, 잠시 외출할까 생각했다. 이 시간엔 친구들 모두 수련장에 있을 테고, 소린역시 수업 때문에 바쁠 것이라 생각했다. 즉, 이 시간엔 꺼림칙한 말상대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집 밖을 나서니 어찌나 그 공기가 상쾌하던지. 시원한 아이어의 바람은 내 몸속으로 들어가 오만가지 묶은 것들을 전부 쓸어버리는 느낌이다. 조금 걸었다. 목표는 동쪽 호수. 리치마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 나무와 호수의 절묘한 조화.
호숫가에서 잠시 바람을 쐬고 있는데, 등 뒤로 무언가 기척을 느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는 절로 의심이 들었고 몸이 움츠러들며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기척은 갈수록 커졌고, 나에게 가까워졌다. 그와 동시에 내 마음은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줄기의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하늘을 담아냈던 호수의 잔잔한 표면은 한줄기의 바람과 함께 살랑살랑 일렁거렸다. 나무 역시 바람과 함께 나뭇가지가 춤을 추더니 잎사귀를 몇 개 떨어뜨린다. 그 잎사귀 몇 개가 바람과 함께 내 얼굴을 가볍게 때렸다. 마음이 요동칠수록 바람 또한 점점 거칠어졌다.
마음속의 요동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무언가가 내 어깨위로 감촉을 남기며 약간 심술궂게 몰아치던 바람이 홀연히 멈추었다.
무언가 익숙한 이 느낌. 고개를 천천히 뒤쪽으로 돌렸다.
“여기있었구나······. 폴트(Folt)."
이 낯익은 목소리는······?
그의 얼굴을 차분히 살펴보니 리치(Reach)였다!
그 순간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마음 깊은 곳에서 북받쳐 올라 울음을 터트렸다.
5.
“어이, 왜 울어. 바보같이······.”
6.
“울지 마······. 많이 힘들었구나?·····.”
7.
“그래, 뚝 그치고 우리 집에 가자. 너와 만나고 싶다는 전사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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