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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2/14 00:26:07 |
Name |
Timeless |
Subject |
[소설]When a Man Loves a Woman #5: 테란 킬러 |
300게임? 400게임?
모르겠다.
눈은 이미 흐리멍텅해져있고, 머리는 떡지고, 어깨, 허리, 손목, 손가락 다 아프다.
방은 또 쓰레기 투성이다. 혼자 있는 것이 좋아 방학 때도 자취방에 남아있다.
평소에는 청소도 하고, 밥도 잘 해먹고,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씻는다.
하지만 지난 7일간 거의 그러지 못했다. 널려있는 빵 봉지, 과자 봉지, 지저분한 상..
거울을 보......... 고 싶지가 않다.
대신 이런 폐인 모드 끝에 얻은 것이 있다. 테란에 대한 자신감과 그에 상응하는 실력이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단 한 게임도 지지 않았다.
센터배럭, 바카닉, 원팩 더블, 원팩 원스타, 투팩 조이기, 건담러쉬, 페이크 더블,
투팩 더블 등등 어떤 것이 와도 자신있다.
단!!
공방에서 말이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다른 곳엔 가보지 않아서..
컴퓨터는 지난 일주일간 항상 켜져 있었고, 베틀넷은 내 새로운 아이디로 접속되어 있었다.
물론 그 애를 만날 때는 원래 아이디로 들어가서는 바쁜 척 알려 줄 것만 알려주고
이 아이디로 재접한 후 게임을 했다.
어느덧 그 애의 남자친구가 휴가를 나오는 날이 되었다. 그 애는 언제 접속할지 모르겠다며 잠시 안녕을 전했다.
하긴.. 첫 휴가 나와서 바로 스타부터 하지는 않겠지..
친구들도 만나고, 여자친구도 만나고, 집에서 쉬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해야겠지.
그래.. 너가 그러고 있을 때 나는 더욱 더 갈고 닦으마..
이상하다. 나는 분명히 그 남자를 알지 못한다. 자세한 인적사항은 커녕 이름도 모른다.
그런데도 괜히 드는 이 날카로운 기분은 뭘까?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
뭐 마음은 그냥 가는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는 주의니까. 피식 웃으며 방을 만든다.
어제부터 내 방제는 '1:1 로템 난플토 테란고수만' 이다.
방제가 저렇다고 고수만 들어오지는 않는다.
초보도 들어오고, 아예 읽지도 못하는 외국인도 들어오고, 중수도 들어오고, 진짜 고수도 들어온다.
상대가 누구든 나는 상대를 모르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한다.
Machine[Real]이라는 테란 유저가 들어왔다. 전적은.. 와우!
이용자가 많아서 안 나온덴다. 역시 나는 이 사람을 모르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5,4,3,2,1 쉬익~
나는 2시다. 가장 좋아하는 스타팅 포인트다. 내가 일주일간 갈고 닦은 빌드는 오직 하나.
나만의 변형 옵드라이다. 계산해서 만든 것은 아니지만 돈과 가스가 딱딱 맞는 느낌에
이 빌드로 굳혔다. 실제로도 상당히 효율적인 옵드라라고 믿는다.
첫 파일런을 짓고 12시로 정찰 갔다. 입구만 살짝 들어갔다 나오는 실수는 하지 않는다.
미네랄이 보일 때 까지 들어갔다가 8시로 꺾는다. 가는 도중에 SCV를 만났다. 상대는
8시이다. 물론 난입은 실패했다.
상대 앞마당에서 일단 미네랄을 캔 후 배럭스 짓는 SCV를 때리고, 서플을 때리고 했다.
마린이 나온 후에는 상대 앞마당 쪽에서 대기했다.
내 본진에서는 상대 SCV가 왔다 갔다 한다. 첫 드라군이 나와서 그녀석을 잡은 후
8시로 보냈다. 마린 3기가 언덕에 버티고 있어서 일단 탱크 안닿을 곳에 빼놓았다.
두번째 드라군부터는 내기지에 두었다. 로보틱스를 짓고, 넥서스를 지었다.
조금 빠르긴했지만 거리가 있으므로 건담이든 초반 조이기든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5번째 드라군은 미리 12시 입구로 보내놓았다. 옵저버가 가보니 내가 초반 압박이 없자
다크 드랍이나 리버 드랍을 염두했는지 터렛이 빠른 것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원팩 더블이었다.
프로브와 드라군 한 기를 더 12시로 보내며 트리플넥을 준비한다.
잠시 후에 벌쳐가 12시에 마인 심으러 오지만 입구에서 막힌다. 트리플을 돌리며 본진과 12시에 게이트를 총 10개 돌렸다.
상대는 나올 생각을 안하고, 삼룡이를 먹으려 든다.
나도 무리 하지 않고, 12시 앞마당을 가져가면서 하이템플러 드랍을 준비한다.
10게이트에서 쉬지 않고 뽑은 병력으로 나오지 못하게 압박을 한다.
상대는 이제 충분히 모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나오려 한다.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게이트 7개를 더 늘린다.
상대가 나오면서 터렛짓고, 시즈 모드하는 동안 나는 하템 드랍으로 재미를 본다.
그러면서 달려들 준비를 한다. 17게이트에 이제는 6시 앞마당도 넥서스 소환.
분명히 이번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가 더 전진할만한 병력은 안되게
줄여놓으면 필승이다. 들어가기 전에 일단 게이트에 질럿들을 찍어둔다.
질럿은 잘 펼쳐두었다. 셔틀에는 템플러를 실어놓았다. 드라군도 적당한 위치에 두었다.
마인제거 및 시즈 포격 희생 질럿들을 가장 뒤에 두고, 상대 깊숙히 무빙을 찍는다.
그리고 셔틀을 날리며 나머지 병력들을 컨트롤 하면 딱 타이밍이 맞는다.
그러면서 한 순간 게이트로 가서 이미 넘치고 있는 미네랄로 질럿 예약을 걸어둔다.
질럿이 다 죽는 순간 드라군은 잠시 빼도, 이미 17게이트에서 두턴이 돌아 3부대 가까운
질럿이 나와있다. 다시 돌진하기 전에 보험으로 스타게이트를 4개 지었다. 그리고 다시
돌진. 상대는 아까보다 벽이 얇아져있었다. 스톰으로 일꾼도 잃었고, 팩토리 숫자가
적다보니 충원 속도가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결국 그대로 삼룡이까지 밀면서 게임은 끝이 났다.
자신감이 넘친다. 그 사람과 빨리 붙고 싶다.
두근두근하다. 내가 그 애 때문에 두근두근 한 것인지. 스타때문에 두근두근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란 것이다.
/stats TrK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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