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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2/09 15:02:03 |
Name |
군용건빵 |
Subject |
썰렁한 차례. |
오늘 설날입니다.
우리 집이 큰집이기에 집에서 차례를 지냈지요.
울 아버지 부모형제가 없습니다. 가족끼리만 차례를 지내지요.
제 인생 22년동안 늘 그래왔습니다.
아니.. 20년 동안인가요..
군에 있을 때는 아버지와 엄마와 형만 지냈겠죠.
그리고 작년에는 아버지와 엄마만 차례를 지냈을 겁니다.
자식의 세배도 받지 못하구요.
형이 저보다 7개월정도 군대를 늦게 갔거든요.
저는 작년 12월에 전역했습니다.
중3때 쓰러지셔서 반신이 마비되신 아버지와 결석이 생겨서 몸이 아프다시는 엄마가 저 혼자 절하는 것을 바라고시고 계셨습니다.. 엄마는 설 연휴가 끝나고 입원을 해서 수술해야 됩니다. 결석이 뭐 그리 대단한 병은 아니지만 아버지가 쓰러지신 뒤로 울 가족이 병에 민감해져 버렸거든요. 그래서 크게 걱정이 됩니다.
혼자 술을 따르고 술잔을 향 위에 돌리고 젖가락 놓고... 지방도 제가 썼습니다.
정말 쓸쓸했습니다.
그것을 아버지는 옆에 주저앉아서 보고 계시더군요. 도와 줄 수가 없으니깐요.
엄마는 저를 거들어주시는데 바로 옆에서 본 모습이 정말 작아보였습니다.
절을 할 때 22년동안 살면서 처음 진심으로 가족의 건강을 빌었습니다.
아버지가 걸으실 수 있게, 엄마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형이 몸건강히 전역할 수 있게,
절을 하며 빌었습니다.
그리고 세배를 드렸습니다.
엄마가 그러더군요. 새해에는 엄마한테 성질 좀 그만 내라고..
눈물이 흐를뻔했습니다.
그래서 퉁명스럽게 한 마디 했죠. 엄마는 그만 좀 아프라고요.. 아프지나 말라고..
저는 나쁜 아들입니다.
저를 위해서,저 때문인지도 모를 병에 걸리셔서
지금까지 고생하십니다.
이제 효자 될께요. 아프지나 마세요.
P.S. 이곳에 2년 2개월만에 글쓰네요.
02년 11월 입대할때 글을 썼었거든요.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런지.. 전 그때 답글달아주신 분 기억못하겠거든요 -0-
늦었지만 ^^ 저 전역했습니다. 축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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