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2/08 02:06:24
Name 치토스
Subject 효도는 일찍 하는게 좋습니다 뒤늦게 후회하지 마세요
요번에 아버지께서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지셨습니다.

아버지께 용돈받을날이 다 됬는데 (저는 아버지와 떨어져 삽니다)

소식이 없자 저는 아버지한테 독촉 하듯이 또 전화를 했죠..

"아버지 돈 빨리 입금시켜줘요" 이런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아버지랑 같은 회사에

다니시는분이 전화를 받더니 "XXX 아드님이세요? 지금 아버지 쓰러져서 병원이야"

상황은 쓰러지신지 하루가 좀 경과 되었고 보호자가 없어서 수술을 못받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저는 다 따로 살기 때문이죠)

천우신조로 제가 그래도 돈달라고 전화라도 했기 망정이지 용돈 제때 받았으면

평생 타지에 사는 아버지께 안부전화 한번 안하는 제가 전화할일도 없고 그래서 아버지는

보호자사인이 없어서 수술도 못받고 돌아가실뻔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아버지와 가까운곳에 사시는 큰외삼촌께 전화를 드려서 수술을 마쳤고..

한 4일 지난 오늘 병원에 왔습니다. 그래도 상태가 다른 똑같은 증상의 환자들보다는

많이 회복상태가 빨라서 오늘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습니다

수술로 뇌 반쪽을 떼내셔서 이제 정상적인 생활은 힘들다고 하더군요

뇌를 상당량 떼내었기 때문에 오른쪽은 완전 마비상태입니다 오른팔하고 오른다리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세요.. 그래서 자꾸 아버지가 낑낑 대시면서 왼쪽으로 몸을 움직이려

합니다.. 눈을떠도 제가 바로 앞에 있어도 저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눈을 마주쳐도

제가 누군지도 모르죠.. 아버지 눈만 바라보면 그냥 눈물이 나네요

물론 아버지가 없는분도 계시고 저희 아버지보다 더 상태가 심각하신 분들도 있다는걸

알지만.. 인간이 참 이기적이라고 느끼는게 저는 제가 세상에서 저희 아버지가

제일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맨날 돈필요할때만 전화하고.. 생일때 생일축하한단 말

한번 못하고 그나마 추석이나 설날때 얼굴 한두번씩 보는 아버지한테 아들 노릇도 못하고

정말 후회됩니다.. 아버지 생일때 그 흔한 양말이라도 몇족 사다드릴걸.. 늦은밤 자기전에

아버지께 잘 주무시라는 전화 한마디 못한게 정말 후회가 되고 한이 됩니다..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보면.. 몇달전만 해도 밤에 늦게 돌아다닌다고 저한테

호통치던 모습이 생각나는데.. 지금 아버지는 저에게 호통은 커녕 낑낑 앓으시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이 정말 슬픈 현실이네요..

여러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늦었다고 생각했을때가 제일 좋은 기회입니다.. 돈벌고 호강 시켜드리는게 진짜 효도가 아닙니다.

내일이라도 아침에 일어나셔서 친척들 다 계신데서

"아버지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구요 아버지가 최고에요"

저렇게 한마디 하는게 효도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KTF엔드SKT1
05/02/08 02:09
수정 아이콘
아버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KTF엔드SKT1
05/02/08 02:09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전혀 다른 댓글이..
하얀 로냐프 강
05/02/08 02:46
수정 아이콘
할 말이 '힘내세요!' 이 것 밖에 없네요..
빨리 쾌유하시길 빕니다!
HerOMarinE[MCM]
05/02/08 02:48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이 글 보시는 분들도 나중에 후회할 짓 하지마시고....그리고 글쓰신분 다 잘되시길 빌겠습니다.
낭만토스
05/02/08 03:07
수정 아이콘
저도 힘내세요 라는 말밖에 할수가 없네요. 제가 생일이 3월인데 '생일선물이나 파티 대신에 그돈으로 엄마 아빠 건강검진 받아보세요' 라고 말하려고 생각중이었는데, 해야곘네요. 반드시!
강짱SoulMate
05/02/08 04:07
수정 아이콘
항상 이런 글 볼 때마다 생각하면서도 막상 잘 안되는 게 효도더군요.
조그만 용기를 더 내면 되는데...

힘내시구~~ 쾌유하시길 바랄게요.
05/02/08 07:42
수정 아이콘
빠른 쾌유를 빌게요. ^^ 힘내세요.
05/02/08 09:25
수정 아이콘
님께서 독촉성(?) 전화를 하신 것....

아마도, 신께서 한번만 기회를 더 줄테니 이번에 징~하게 효도 한 번 해봐라! 하시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보다 상태가 좋으시다구요? 그럼 그것에 감사하세요. 지금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세요. 그리고 효도하세요... 네 맞아요, 효도 해야되지요.... (<-이러면서 자기 애비한테는 말 한마디 붙이지 않는 -_-;;)
베㉹관리㉶γ
05/02/08 09:43
수정 아이콘
가슴이 찡해지내요. 아버님 꼭 일어나실수 있으실겁니다! 힘내세요.
05/02/08 10:42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나니 참 슬프네요. 아버지는 어릴적 저에겐 너무나 강한존재였는데.. 저를 길러낸 투박한손으로 저를 안고는 몇일씩 안깍은 수염으로 부비부비 비비기도 하시고 같이 축구도하고.. 치토스 아버님께선 아직 살아계신게 정말 다행입니다. 잘 보살펴드리세요..
05/02/08 12:10
수정 아이콘
강장SoulMate님 말씀대로, 생각하면서도 잘 안되는 게 효도더라구요... 힘내세요!
好色家
05/02/08 20:17
수정 아이콘
힘내시길 바랍니다..!!
위드커피
05/02/09 08:07
수정 아이콘
후아..
천상의목소리
05/02/10 23:07
수정 아이콘
ㅠ_ㅠ 눈물찔끔... "힘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922 김동수해설가님이 원하던.........(제목수정) [20] 최연성같은플5234 05/02/08 5234 0
10921 떠나가는 그들을 기억하며... [9] 로베르트3072 05/02/08 3072 0
10920 선수들 대회출전하면 얼마쯤 받죠? 제가 스폰이라면 이만큼 주겠습니다 [8] 나멋쟁이4208 05/02/08 4208 0
10919 엎친데 덮친격에 설상가상이란 말이 생각나는 어떤 아저씨의 사연 [29] 치토스4027 05/02/08 4027 0
10918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 [13] 어딘데3317 05/02/08 3317 0
10917 지율스님의 10가지 실수 [140] 정애숙7696 05/02/08 7696 0
10916 -스타크래프트와 공부- [15] lxl기파랑lxl3909 05/02/08 3909 0
10915 피지알 말이죠^^ [38] 총알이 모자라.4057 05/02/08 4057 0
10914 드디어 오늘입니다. [16] 세상에서젤중4001 05/02/08 4001 0
10913 밤 10시가 다되어서 세중게임월드를 갔는데.. [10] 아..너무 많네4159 05/02/08 4159 0
10911 효도는 일찍 하는게 좋습니다 뒤늦게 후회하지 마세요 [14] 치토스3889 05/02/08 3889 0
10910 KTF 우승한지 2년이 넘었다...징크스인가? [26] 원가스울트라4512 05/02/08 4512 0
10909 pgr에서의 글을 '걸러' 읽는다는 것 [9] 롱다리최3415 05/02/08 3415 0
10908 '논리'라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3] 비류3399 05/02/07 3399 0
10905 요즘 자게의 분위기... (제목수정) [30] RedTail3672 05/02/07 3672 0
10904 오늘 피터 선수 모습 멋있었습니다.. [24] 제로스3674 05/02/07 3674 0
10903 이젠 그들만의 게임중계는 지겹다. [102] bobori12347673 05/02/07 7673 0
10900 복수의 스타리그. [10] 하심군3815 05/02/07 3815 0
10895 프로토스의 이름으로 스타크레프트를 접수한다 [27] 상갓집개3540 05/02/07 3540 0
10894 Msl결승전....을 다녀와서. [19] 도루묵~!3360 05/02/07 3360 0
10893 저는 어쩔수 없는 윤열선수의 '빠'인가봅니다 [20] 하이메3599 05/02/07 3599 0
10892 ToT 클랜 과 Hyo 클랜 Regame 결과 올려봅니다.. [30] 제로스5358 05/02/07 5358 0
10890 저그와 테란 밸런스의 절정기를 달린다. 그리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17] Ace of Base4753 05/02/07 475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