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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2/06 23:50:03 |
Name |
하얀그림자 |
Subject |
[MSL 결승후기] 저그는 더 이상 결승의 제물이 아니다! |
하아, 방금 집에 도착하고 나서 서둘러 결승후기를 적습니다. 어제 프로리그 결승에서 제가 응원하던 KTF가 아쉽게 지고 나서 MSL 결승에서는 부디 제가 응원하는 박태민 선수가 이기기를 기도 했는데 그 기도가 결국 이루어졌습니다.
가수 J의 간단한 발라드 공연으로 시작한 MSL 결승.
경기 시작하기 전 박태민 선수의 세팅 시간이 역시나 마음에 걸렸는데, 아니다 다를까 조금 지연되더군요. MSL 결승에서 항상 논란거리가 되는 게 해설이나, 함성 소리 같은 게 타임머신 같은 방음막 장치가 헤드셋 말고는 없어 들릴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는 데요. 7전 4선승제 결승이라는 새로운 제도의 게임역사를 펼친 두 선수. 처음 그런 우려와는 달리 정말 멋진 경기를 펼치더군요.
한 6시쯤 되서 시작한 1경기. 그야말로 최고의 명경기였죠. 테란과 저그가 할 수 있는 모든 마법의 향연을 다 보여준 것 같습니다. 초반 스탑럴커로 인해 1시 박태민 선수의 멀티 견제에 실패하면서 박태민 선수가 조금 유리하겠구나 싶었죠. 이후 박태민 선수가 저글링 무탈 럴커로 이윤열 선수의 병력을 쌈싸먹기해 전투해 승리하자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천재 테란 이윤열. 베슬이 한 부대 넘자 그 효과는 정말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베슬의 이레디에잇으로 박태민 선수의 병력을 효과적으로 견제해주면서 설마 설마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그 때 박태민 선수의 디파일러 플래그로 베슬의 활동을 제약하자 또 전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윤열 선수의 저항도 거셌습니다. 덮치려는 목동 부대를 메딕으로 바리케이트를 친 뒤 디파일러에다가 EMP를 쏴주며 마나를 없애고 싸워주는 모습은 정말 '와, 진짜 천재다...' 하고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정말 이걸 역전하나? 이윤열 선수의 말도 안되는 플레이에 전율을 느끼는 동안 박태민 선수도 정말 최고의 플레이로 전혀 흔들리지 않고 상대의 멀티를 견제해가며 결국 승리하는 모습은 MSL 우승의 신호탄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정말 이렇게 전율을 느낀 경기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게임 만으로 사람이 이렇게 놀랄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죠.
그렇게 1경기를 명승부 끝에 박태민 선수가 잡아내고 2경기 맵은 아리조나. 루나가 박태민이라면 아리조나는 이윤열이었죠. 그렇게기에 결코 질 수 없는 맵이었던 아리조나에서 이윤열 선수는 또 패하고 말았습니다. 초반 빠른 팩토리에서 벌쳐가 달리자 승자결승 당시 2경기의 그 무서운 벌쳐가 생각나더군요. 과연 이윤열 선수 초반 벌쳐 1기 가지고 대단한 컨트롤을 보여주더군요. 하지만 안정적으로 잘 막은 박태민 선수. 이후 벌쳐 속업을 하면서 다수 벌쳐로 본진에 난입하려 하지만 정말 박태민 선수의 기가 막힌 대응으로 정말 잘 막아줬습니다. 이후에는 박태민 선수의 무탈이 경기를 압도했습니다. 다수의 멀티에서 돌아가는 개스로 박태민 선수의 무탈은 이윤열 선수의 골리앗을 압도했습니다. 그렇게 이윤열 선수가 2연패에 늪에 빠져드며, 정말 혹시나 4:0 의 승부까지 내다볼 수 있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것은 이윤열 선수의 4:0 이 아니라 박태민 선수의 4:0 이었죠.
하지만 이윤열 선수는 역시 대단했습니다. 호락호락하게 3경기까지 내 줄 이윤열 선수가 아니었죠. 3경기의 이윤열 선수는 그야말로 천재였습니다. 초반 벌쳐 한 기 난입으로 앞마당 멀티를 제대로 견제해주면서 자신은 멀티를 늘려나가며 경기의 우위를 늘려갔지만, 박태민 선수도 다수 저글링을 확보해 이윤열 선수의 앞마당을 급습, 다수 마린을 모두 제거하며 박태민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죠. 하지만 이후 이윤열 선수는 도무지 역전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쥐어주지 않았습니다. 숨막힐 듯한 운영으로 박태민 선수의 멀티를 모두 제거해가며 2기 드랍쉽에 디펜시브를 걸며 본진을 위협시킨 뒤 본 병력으로 공격을 나가 당황한 박태민 선수는 이윤열 선수의 러쉬를 막지 못하고 결국 GG를 선언합니다.
경기 스코어는 2:1. 승부를 예측하기에는 역시 일렀습니다.
4경기 맵은 레이드 어썰트. 양 선수 다 해볼만한 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반 몰래 팩토리를 박태민 선수가 조기에 발견했지만 첫 나온 벌쳐는 다른 선수도 아닌 이윤열 선수의 벌처였습니다. 벌처로 약간의 재미를 봤지만 박태민 선수도 저글링으로 싸먹으며 잘 대응하며 경기의 긴장감은 유지되었습니다. 이후 이윤열 선수의 투스타 레이스. 하지만 박태민 선수의 오버로드는 그걸 놓치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스포어 콜로니로 방어하며 무탈을 모아갔습니다. 이윤열 선수는 2기의 드랍쉽을 생산하며 마린 메딕과 함께 본진에 총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드랍쉽이 공중에서 격추되거나 하는 불상사가 없이 무난히 본진에 안착하자 '아, 이건 이윤열 선수가 이겼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기의 드랍쉽에는 병력이 전부 탄 것이 아니었습니다. 1기의 드랍쉽은 혹여나 공중에서 피격될 것에 대비한 드랍쉽. 이윤열 선수의 마린이 스팀팩을 뿜으며 공격을 감행하자 잠시 뒤 덮치는 무탈과 저글링 스커지. 놀랍게도 박태민 선수가 막은 것이었습니다. 2기의 드랍쉽에 마린 메딕이 가득 차있더라면 아마 4경기는 이윤열 선수가 잡았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어쨋든 막아낸 박태민 선수는 그대로 역공을 나가 이윤열 선수의 건물을 다수 파괴해가며 GG를 받아냈습니다.
경기 스코어는 3:1. 박태민 선수의 우승이 바로 코 앞에 와있었습니다. 정말 명경기의 연속. 역시 서지훈- 홍진호 전 결승 이후 최고의 테란 저그의 결승전이 될 거라는 제 예감이 적중했었습니다.
5경기 맵은 박태민 선수의 맵, 루나였습니다. 그렇기에 박태민 선수의 우승이 더욱더 가깝게 보였습니다. 본진과 앞마당을 포함해 4해쳐리를 지으며 다른 곳의 멀티는 배제한 채 공격적인 성향을 띄겠다는 마인드의 박태민 선수와 1경기와 마찬가지로 2배럭 더블 이후 다수 베슬을 모으겠다는 이윤열 선수와의 격돌. 칼은 박태민 선수가 먼저 휘둘렀습니다. 쌈싸먹으려는 박태민 선수의 저글링 무탈, 럴커. 하지만 정말 운 좋게도 정찰 삼아 보냈던 마린 한 기가 박태민 선수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재빨리 탱크의 시즈모드를 해제하고 마린 메딕은 앞마당으로 귀환하려 했습니다. 박태민 선수는 그 공격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무섭게 러쉬를 감행했습니다. 박태민 선수의 무서운 공격은 결국 이윤열 선수의 앞마당 센터를 들어올리게 만들었고, 본진 입구 위까지 올라오게 만들었습니다. 박태민 우승! 이라는 말이 목구멍에 거의 나오려고 했었죠. 박태민 선수의 본진을 향하던 이윤열 선수의 드랍쉽이 스커지에 제대로 피격되며 그 분위기는 한층 업됬습니다. 하지만 박태민 선수는 이 정도 피해면 됬다 싶었던지 럴커- 저글링 병력을 빼며 더 강력한 한방을 감행하려고 후반을 도모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윤열 선수의 베슬은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앞마당이 활성되면서 박태민 선수의 5시와 본진을 드랍쉽으로 피해를 주며 순식간에 본병력으로 진출하면서 경기는 이윤열 선수쪽으로 순식간에 기울었습니다. 그대로 본진을 초토화시키면서 이후는 이윤열 선수의 쇼였습니다. 7시 멀티로 베슬이 갈 때 순식간에 드론 다수에게 하나씩 이레디에잇 거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와, 정말 그걸 역전시키다니! 이윤열 선수,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기 스코어는 3:2. 아직도 박태민 선수가 유리하지만, 만약 6경기를 이윤열 선수가 잡는다면 오늘 결승의 최종 승자는 이윤열 선수일 거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6경기 맵은 아리조나. 2경기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스타팅 포인트 지점에 위치한 두 선수. 이윤열 선수는 2경기와 마찬가지로 투팩을 선택하더군요. 하지만 2경기 때와 달리 탱크를 생산하면서 탱크 벌쳐로 박태민 선수의 앞마당을 조여갔습니다. 시즈모드된 탱크가 성큰을 제거하자마자 펼쳐진 벌쳐, 탱크와 저글링 히드라의 전투. 테란 쪽이 유리해보였으나 박태민 선수가 탱크를 일점사 해주며 잘 싸워줬습니다. 헌데 전투 도중 이윤열 선수는 순간적인 컨트롤로 벌쳐가 본진에 난입하려 했습니다. 박태민 선수도 정말 기가 막힌 컨트롤로 성큰과 히드라로 그 길을 봉쇄하면서 정말 잘 막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윤열 선수의 벌쳐 2기가 본진에 난입해 드론을 다수 사냥하면서 박태민 선수는 많이 가난해졌죠. 박태민 선수는 다수 히드라와 무탈과 함께 역공을 취했습니다. 골리앗이 한부대가 넘지 않아 지금 공격한다면 정말 칼 타이밍이었죠. 하지만 이윤열 선수도 자신의 약한 타이밍을 알고 scv와 함께 방어하려고 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신의 약한 타이밍까지 막아내며 앞마당을 먹고 승부는 예상할 수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윤열 선수는 본진에 터렛을 다수 짓지 않고 오로지 골리앗에만 집중 하는 듯 했습니다. 결국 이 판단이 MSL 우승을 박태민 선수에게 넘겨주는 것이 됬죠. 무탈의 본진 게릴라는 충분히 예상 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데도 이윤열 선수는 본진에 터렛을 짓지 않았습니다. 이윤열 선수의 본 병력이 러쉬를 하는 사이 결국 무탈의 게릴라에 본진이 초토화되었습니다. 이미 방어하기엔 늦었다고 판단, 박태민 선수의 본진 쪽으로 공격갔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본진을 내준다면...? 순간 제 머릿속에는 엘리전이 떠올랐습니다. 이 상황에선 박태민 선수가 엘리전을 가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고 말이죠. 팩토리 하나 밖에 없어 정말 엘리 직전까지 몰던 상황에서도 이윤열 선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로 커멘드 센터를 지으며 시야확보를 해 시즈탱크로 멀티를 파괴해나가며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섬멀티에서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병력과는 달리 병력의 생산이 중지된 테란에게 희망은 없어보였습니다. 결국 무탈이 남은 골리앗을 전멸 시키며 끝날 것 같지 않았던 7전 4선승제의 MSL 결승이 막을 내렸습니다.
아아,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오늘 제가 예상한 게 3가지나 맞았네요. 박태민 선수의 우승, 4-2 승부, 서지훈- 홍진호 전 이후 최고의 테란 저그 결승전. 와, 온게임넷 4강 이윤열- 박태민 전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박태민 선수 이 기세에 힘입어 온게임넷까지 우승해 양대리그 우승의 명예를 안는 최초 저그가 되길 희망합니다.
뱀다리1) 팀달록, 귀여운 느낌은 주지만 최고의 테란, 저그전에 너무 맞지 않는 것 같네요. 뭔가 좀 더 멋진 명칭은 없을까요...
뱀다리2) 이틀 연속 정말 멋진 경기의 연속에 저는 공부도 못하고 어머님께 엄청나게 깨지게 됬습니다. 어제도 공부 안하고 프로리그 보다가 혼나고, 맞고 그랬는데 오늘 사직체육관에 간 거 또 들켜서 내일 엄청 깨질 준비해야 됩니다. 휴우...
뱀다리3) 날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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