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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2/05 00:06:21 |
Name |
최유형 |
Subject |
표정. |
제가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좋아하는 이유는 선수들에 대한 애정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애정은 저마다 독특한 스타일을 지닌 다양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겁니다.
처음 스타를 봤던게, 2002년 1사분기 겜비시 스타리그 결승전이었습니다. 임요환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결승전. 본능적으로 약자를 응원했습니다. 그 후 결승전엔 무수히 많이 올랐지만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그러면서도 무리한 그만의 폭풍 스타일을 버리지 못하는 홍진호 선수. 제가 스타를 그만 보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가 우승을 거둔 후 거나, 그가 은퇴했을 경우일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게 암울한 프로토스에 꾸준한 영웅으로 존재하는 박정석 선수. 암울한 종족으로 2년 넘게 최상위권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은, 동시에 그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사실 이 선수는 착하고 건강한 남자 이미지로 더 끌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몽상가 강민. 스타의 환타지 스타. 꿈을 꾸는 듯한 플레이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팬들을 열광시킵니다. 심지어 해설자까지도. 지금의 침체기는 얼마 가지 않을 겁니다. 상대방들은 다시금 강민의 꿈속에서 헤매일태고 전 또 열광하겠죠.
눈치채셨겠지만. 전 케이티에프의 팬입니다. 타이밍 봐서 치고 나오는 김정민선수나 5년간 성큰만 녹인 변길섭 선수, 귀여운 조용호 선수도 언제나 응원모드입다.
하지만 이 글의 주인공은 위에 나온 선수들이 아닙니다. 같은 팀도 아니죠. 쥐 오 의 박태민 선수 입니다.
이 선수는 강합니다. 특별한 스타일리스트는 아니지만 자신에게 무엇이 최선인줄 알고 그것을 행합니다. 프로토스전은 자타공인 절대 극강, 저그전도 인정되는 강자. 최근에는 테란전마저 휩쓸며 공히 양대리그에 이윤열 선수와 함께 우승권에 근접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강하다는 것만으로는 제게 어필하지 못합니다. 그럼 임요환 선수는? 이윤열 선수는? 최연성 선수는? 모두 스타의 한 시기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프로게이머 랭킹 1위 를 차지한 선수들이지만, 이상하게도 전 끌리지 않습니다. 역시나 마이너리티 성향인가요. 그저 도무지 질것 같지 않은 그들의 포스 밑 스타일이 나에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것일 뿐일 겁니다. 또 사람들은 절대 강자의 독주를 마냥 반기기만 하는건 아니니까요.
박태민의 포스 밑 스타일 역시 제겐 어필하지 못합니다. 경기를 보면 정말 잘한다. 는 생각은 늘 들지만 우와~ 라며 감탄한 적은 없었습니다. 어찌 보면 스타일리스트 보다 제너럴리스트가 모두가 극강으로 치닫는 현 시점의 스타에 있어 강자의 필수조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중 한 명은 분명 박태민입니다. 그가 제게 어필하는 가장 큰 것은 그의 표정입니다. 게임 중간 중간 게이머들의 얼굴이 나올 때, 박태민의 얼굴은. 자신감 그 자체입니다. 까짓꺼. 란 표정이랄까요. 게임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어지간해서 그 표정은 바뀌지 않습니다. 도무지가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는, 도무지 질 것 같지 않다는 표정에서 시작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게임을 할 때, 어쩌지.어쩌지.라는, 조금은 불쌍해 보이는 표정으로 게임을 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만약 제가 그 선수들의 팬이 된다면 그건 동정심에서 출발한 것일 테죠. 그 선수들이 그걸 바랄것 같진 않습니다만.
나이트 클럽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여자는 가장 예쁜 여자가 아니라, 가장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자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동감입니다. 자신감이 드러나는 얼굴은 그 사람의 가치를 높여줍니다. 물론 그것은 철저한 준비, 피나는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지만요.
이윤열 선수, 박태민 선수, 박성준 선수, 이병민 선수의 스타리그 4강 진출을 축하드립니다. 박태민 선수의 우승을 기원해 봅니다. 아쉬움이 스민 그의 표정을 보는 건 참 아쉬울 겁니다. 화이팅이에요.
동시에 내일 케이티에프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쥐오가 올라오길 바라는 것도 있고요. 멋진 경기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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