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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1/28 15:04:25 |
Name |
Milky_way[K] |
Subject |
별들의 전쟁 episode 0. ☆Ⅰ부 12 ~ 13장. |
별들의 전쟁 ☆Ⅰ부 - ◎ 12. 펠레노르(Pelennor) 대혈투(大血鬪)
펠레노르(Pelennor)의 밤은 차가웠다...
''후우.. 드디어 도착인가?''
나다가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펠레노르까지 오는 것은 너무나 힘겨웠다. 검은 전사들로부터 끊임없는 게릴라에 시달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잠시 긴장을 늦추기만 하면 어김없이 달려드는 클로킹 레이스들이 얼마나 얄미웠는지 모른다. 그나마 펠레노르에 도착하기 직전, 비록 다수의 출혈이 있긴 했지만 나다는 일부러 쉬는 척 위장을 해,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상대의 클로킹 레이스를 다수 잡아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리고 드디어 펠레노르의 북서쪽 11시 지역에 도착한 것이다.
'크윽.. 검은 전사... 이곳이 네 놈의 무덤이 될 것이다!!'
진영을 꾸리는 나다는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같은 시각, 검은 전사 역시 이를 갈고 있었다.
이곳에 당도하기 직전 있었던 기습에서 상대의 계략에 빠져 자신의 레이스를 거의 모두 잃는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런 썅...'
이를 갈고 있긴 하나 뾰족한 방도가 없었다. 거의 주력부대였던 레이스들이 괴멸(壞滅)되다시피 한 지금 상태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지금 그는 부랴부랴 진영을 꾸리고 전열을 재정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가 진영을 정한 곳은 펠레노르 남서쪽의 7시 진영이었다.
둘은 상대의 진영을 정확히 정찰하기 전까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검은 전사로서는 주력을 잃은 상황이었고, 나다로서는 상대에 대한 파악이 전혀 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젠장 이거 웬 이상한 놈들이 나타나서 방해하는 건지 ...''
나다는 투덜대며 가장 무난한 전략을 세우고 테크(tech)를 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찰 scv를 보내 상대방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테크를 올리는 나다와는 달리 검은 전사는 리파이너리(refinery)를 먼저 지어 빠르게 가스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검은 전사의 scv가 배럭스를 짓고 있던 도중에 나다의 정찰 scv가 들어왔다.
''본진 여기는 5호 scv.. 지금 적의 본진을 발견했다. 7시 지역에서 상대는 빠르게 가스를 캐기 시작한 듯하다. 현재 공격유닛은 없는 듯하다.''
정찰 scv의 보고를 들은 나다는 명령했다.
''지금 즉시 생산되어 있던 마린은 상대의 7시 진영으로 가서 그곳에 정찰 간 scv와 함께 상대의 자원채취를 방해하라!''
나다는 상대가 가스를 먼저 채취한 만큼 배럭스의 건설이 늦어져 초반이 어느 정도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으음.....''
검은 전사는 상대의 빠른 도발(挑發)에 놀랐다.
그리고 의외의 피해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근래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원보유량이었다. 그런 만큼 초반의 scv타격은 중·후반 타격의 2배 이상으로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그런데 벌써 2번째 scv가 터져 나갔으니 당연히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배럭스의 건설이 끝나자, 재빨리 마린병사를 불러내 상대의 마린을 정리했다. 그리고 초반의 유리함으로 상대가 공세적으로 나올 것을 대비해 빠르게 2팩토리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다는 그런 상대의 생각을 역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스타포트를 빠르게 건설한 것이다. 그리고 생산된 레이스를 곧바로 상대의 지역으로 공격 보냈다. 이 생각은 정말 주효했다. 비록 검은 전사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아모리(armory) 건설을 시작했긴 하나 아모리가 건설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레이스가 공격해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scv들은 터져 나가고 있었다.
초반부터 상대에게 휘둘리기 시작하자 검은 전사는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곧 화풀이할 상대를 찾았으니... 그것은 주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던 소레(sore)대위였다.
''젠장 이거야 원 되는 일이 없 구만... 야 소레대위!! 넌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왜 아모리는 아직 건설이 안 되고 있는 거야!? 골리앗들은 뭘 하고 있길래 소식이 없어? 이거 개판이자나!!''
''예!? 예에... 지금 아모리(armory)의 건설이 완료(完了)되었..습니다.... 곧 골리앗들이 상대의 레이스를 쫓..아 낼 것입니다.''
소레대위는 검은 전사의 고함소리에 놀라 더듬거리며 말했다.
본디 소레대위는 아직은 나이가 어린편이고 전장에 서본 경험역시 미천하지만 검은 전사의 눈에 들어 지금은 그의 보좌관(輔佐官)역할을 하고 있었다. 말이 보좌관이지 그는 소레대위를 개인비서처럼 마구 부려먹고 있었다. 소레대위 주변의 장수들은 그가 총애를 받는다며 부러워했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사실 검은 전사는 그것을 총애라고 생각하긴 했다...)
그는 소레대위에게 식당에 밀린 외상값을 갚아 놓으라거나 심지어는 야한 cd를 빌려오라거나, 밀린 빨래를 해놓으라는 둥... 자질구레한 일들을 모두 시켜먹고 있었던 것이다. 화가 난 소레대위가 단 한번 반항을 해보았으나...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그는 2달 동안이나 병원에서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 후부터 소레대위는 그의 말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었다나.....
울먹거리는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소레를 보며 검은 전사는 소리쳤다.
''멀 멍청히 서있는 거야!? 빨리 가서 일해! 요즘 것들은 하나 같이 군기가 빠져서...쯧쯧..''
소레대위에게 화풀이를 끝낸 검은 전사는 곧 골리앗들이 레이스를 쫓아내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이거 초반에 입은 피해가 생각보다 크자나... 후우..'
검은 전사가 한 숨을 내쉬고 있을 때 나다는 마음먹은 대로 일이 쉽게 풀려나가자 기뻤다.
''상대는 당황하고 있다. 한 번 더 밀어붙여 상대를 움츠려들게 만들어라!''
나다는 계속 몰아붙여 자신이 전쟁의 주도권을 가질 생각이었다.
그러나 벌쳐와 레이스가 조합된 병력은 의외로 공세적으로 치고 나오던 상대의 벌쳐-골리앗 조합에 막혀버린다. 미련 없이 병력을 회군시킨 나다는 우선 자신의 본진에 들어와 있는 상대의 배럭스를 파괴했다.
배럭스가 파괴되는 순간 검은 전사는 상대의 병력이 자신이 가진 골리앗 부대에 상성 상 약한데다 병력이 소수임을 파악하고는 곧바로 공격을 명령한다. 검은 전사의 공격명령을 받은 골리앗들은 나다의 입구 앞까지 진군하는 데 성공한다.
한편, 상대의 병력이 자신의 입구 앞까지 다가오자 다급해진 나다는 벌쳐로 골리앗 주변에 마인을 심어 타격을 주려하나 터져 나오는 마인에 자신의 벌쳐병력까지 다수 잃고 만다.
'크윽.. 갑자기 상대가 몰아쳐 오고 있다. 초반의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공세적으로 부딪혀 오는 것일 거야.. 지금 입구를 내주어서는 안돼! 특히 이 펠레노르에서는 더더욱....!!'
나다는 상대가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자 마음이 다급해지고, 팩토리를 하나 더 늘리며 상대보다 지상병력(地上兵力)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검은 전사가 나다의 그런 상대의 생각을 역이용했다. 모아놓은 가스를 바탕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2스타포트 레이스를 생각한 것이다.
'지금의 공격으로 나다는 분명 어느 정도 심리적인 압박감(壓迫感)을 느꼈을 거야. 이럴 때 레이스를 쓴다면 분명 타격을 입을 거야!'
치열한 심리전(心理戰)이었다.
둘은 서로의 생각을 계속해서 역이용하면서 전쟁에서 기세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나다는 검은 전사의 레이스를 보는 순간 그의 의도를 금방 알아차리고 12시 지역에 멀티진영을 구축하며 모아놨던 지상병력으로 점점 진군을 시작한다.
상대가 밀고 들어오자 검은 전사의 레이스들은 그것을 막아내느라 상대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못하게 되고 그 사이 나다는 12시 지역의 멀티에서 자원을 안전하게 채취하기 시작한다.
상대가 12시에 멀티를 한 것을 알아차린 검은 전사는 자신도 6시의 멀티를 확보하려 하지만 그곳에 매설되어 있던 마인 때문에 또 한 번 시간이 지체된다. (그 덕에 소레대령은 또 한 번 불호령을 맞아야 했다.) 그리고 그동안 모아놨던 병력을 총동원해 공격을 명령한다.
''모든 병력은 상대의 입구 쪽까지 치고 올라간다! 상대는 지금 멀티를 활성화하느라 병력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모두 공격하라!''
그러나 검은 전사의 이러한 생각을 꿰뚫고 있었던 나다는 힘겹게 적의 진격을 막아낸다. 거기다 미리 생산해 두었던 드랍쉽을 공격에 이용한다.
''지금이다! 적은 공격에 치중하느라 분명 수비에 취약할 것이다! 드랍쉽에 4기의 골리앗을 태워 상대가 멀티를 확보하는 것을 늦추고 자원채취에 타격을 줘라!!''
나다의 생각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4기의 골리앗을 태운 드랍쉽은 막 돌아가기 시작한 검은 전사의 6시 쪽 멀티진영에 한 부대가 넘는 scv의 타격을 입혔다. 그에 반해 나다의 12시 멀티는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자원을 채취하고 있었으니, 6시의 타격으로 점점 상황은 나다 쪽으로 기울어가기 시작했다.
지금 검은 전사는 정신이 없었다.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치고 들어오는 나다 군의 공격에 점점 피해가 쌓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뭣들 하고 있는 거야!? 어서 빨리 6시의 적 병력을 걷어내라! 그리고 12시 지역에 타격을 주란 말이다!''
검은 전사는 분노했다. 그의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거기다 이미 상대의 12시 지역은 미사일 터렛(missile turret)으로 레이스의 접근을 허용치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검은 전사가 있는 본진 커맨드 뒤편에 또 다시 적의 드랍쉽이 날아왔고 공격병력이 나가있던 검은 전사의 본진(本陣)은 또 다시 피해를 입고 만다.
검은 전사의 본진으로 공격을 갔던 2대의 드랍쉽 중 한 대에는 자드대령이 직접 타고 있었다. 그는 나다의 명령을 받고 상대의 본진까지 치고 들어오는 이 중요한 작전을 감행한 것이다. 그와 병력을 태운 드랍쉽이 펠레노르의 9시 상공을 조심스레 날아가기 시작했다.
''헉! 상대의 레이스입니다! 저희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단 한대뿐이지만 더 있는 것 같습니다! 회군할까요?''
드랍쉽 조정사인 주지병장이 다급하게 물어왔다.
''아냐!.. 아직 되돌리긴 일러.. 우리의 시야에 들어왔다는 것은 상대의 시야(視野)에도 들어왔다는 것인데... 아직 상대가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분명 우리를 보지 못했던 거야.. 이대로 계속 나아간다!''
자드대령의 결정은 어찌 보면 무모한 것이었다.
드랍쉽에 골리앗 병력이 타고 있긴 했으나 상대병력이 레이스라면 그들이 내리기도 전에 드랍쉽이 공중분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드대령은 그대로 나아갈 것을 지시했고, 그들은 운 좋게 적의 레이스 부대와 마주치지 않고 상대의 본진 근처까지 날아갈 수 있었다.
얼마 후, 드랍쉽이 무사히 적의 본진까지 들어가자 자드대령이 명령했다.
''자 모두 낙하 준비를 해라! 우리의 목적은 최대한 적의 scv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모두 낙하실시!''
자드대령의 명령에 따라 드랍쉽에 탄 병력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검은 전사의 scv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검은 전사는 빠르게 반응했다.
''이런 젠장 이건 또 머야!? scv들은 어서 빨리 6시 멀티진영으로 대피하고 본진에 있는 병력들은 기습 온 적들을 처리하라!!!''
''젠장.. 이거 안 되겠군! 생각보다 상대의 반응이 너무 빨라.. 모두 회군(回軍)한다!!''
자드대령은 상대의 빠른 반응과 대응에 놀라며 회군을 명령한다.
그러나 그들이 입힌 피해는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상대의 본진에 직접 타격을 주었다는 것은 자원채취를 한동안 못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어떻게든 공세적으로 나아가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는 동시에 그들의 머릿속에 방어라는 한 가지를 더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드대령이 비록 큰 타격을 주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리고 돌아오자 나다는 기뻐하며 말했다.
''하하하! 이제 보니 저자들은 기습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구나! 이거야 원 상대가 되질 않아!! 하하하''
얼마 전에 상대의 기습 레이스들에 큰 피해를 입었던 나다는 그때의 빚을 이자까지 쳐서 확실하게 되갚아 주고 있었다. 거기다 나다는 1시 지역의 멀티까지 확보하기 시작한다.
'크윽... 이대로 가서는 이길 수 없다... 뭔가 대책을 찾아야해!...'
상대의 혼을 빼놓는 게릴라 작전에 계속 피해만 보고 있던 검은 전사는 또 다시 상대의 본진으로 과감한 공격을 감행하지만, 이내 상대의 병력에 막히게 되고 그나마 우위를 점하던 병력보유량도 나다에게 추월당한다.
자원과 병력 그 두 가지 면에서 모두 밀린 검은 전사의 눈앞에 점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한편, 계속해서 정찰병을 통해 전장의 소식을 듣고 있던 제로스는 점점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다.
'이런... 지금 바로 도와줘야 하나... 이렇게 빨리 무너지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나다... 역시 그대는 강해. 후우... 어쨌든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어... 지금 치고 들어가야겠군.. 너무 늦지나 않았으면 좋겠구나..'
지금 제로스의 머릿속에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 나다의 뒤를 공격해 검은 전사에게는 일전에 진 빚을 갚고, 나다에게는 지금까지의 복수를 하겠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허나, 그것이 그의 뜻대로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검은 전사는 고민하고 고민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마땅한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고민을 거듭하던 검은 전사는 그런 자신의 옆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소레대위를 보고 말했다.
''야! 소레 일로 와봐! 지금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자나! 뭔가 대책 없냐? 응?''
''그...그게... 음.. 저의 생각으로는...''
소레대위가 말을 하려하자 검은 전사는 그의 말을 가로챘다.
''너도 생각을 다 하고 다니냐?''
검은 전사의 비꼬는 말을 들은 소레대위는 순간 화가 났지만... 감히 그에게 대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전의 경험도 있고....
'젠장... 미치겠네.. 왜 또 가만히 있는 날 걸고 넘어지냐고!? 이런 .. 또 대강 말했다간 무슨 불호령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후우...'
고심하고 있던 소레대위의 눈에 상대 병력의 모습을 보여주던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 그게 우선 지금 적의 주력병력은 골...리앗이 다수(多數)입니다. 거기다 상대는 병력의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고... 우리가 이것을 잘 이용한다면...''
소레의 말을 듣던 검은 전사의 머리가 번뜩였다.
'그래 바로 그거야!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야 소레대위! 너도 가끔은 생각이란 걸 하는구나? 하하하! 너 다시 봐야겠어!''
소레는 어리둥절했다.
궁여지책으로 둘러댄다고 말한 것인데 그가 저리도 기뻐할 줄이야!? 그리고 그의 입에서 자신을 칭찬하는 말을 들어본 건 생전 처음이었다. 매번 비꼬고 놀리던 게 전부였으니 말이다.
검은 전사는 얼이 빠져있는 소레대위에게 소리쳤다.
''지금 즉시 5시 지역에 멀티부터 하라! 레이스 생산은 줄이고 살아남은 레이스로 최대한 저들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신경 쓰이게 하라고 해! 적이 뭘 하든 신경 쓸 거 없어! 우린 하던 대로하는 거야! 4팩 모두 에드 온!! 탱크만 생산한다! 실시!!!''
생각을 정리한 검은 전사는 거침없었다.
그는 즉시 5시 지역에 멀티진영을 구축하고 레이스를 활용해 상대의 드랍쉽에 대한 견제를 꼼꼼히 하는 동시에 탱크부대를 중심으로 병력을 모아나가기 시작했다.
검은 전사가 의외로 더 이상의 도발(挑發)을 해오지 않고 5시에 멀티를 늘리기 시작하자 나다는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보다 더 많은 멀티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1시 지역을 활성화한 다음 곧바로 9시 지역의 언덕에도 멀티 커맨드센터를 지어서 날린 것이다. 그 누구 봐도 지금의 전세는 나다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검은 전사라고!? 건방진 놈... 버티는 것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곧 네 녀석의 그 시커먼 가면을 벗겨 내주마!'
나다는 점점 전세가 자신에게 기우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확실하게 적을 끝장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적의 주요병력인 레이스.... 그것이 문제였다. 클로킹까지 개발된 레이스들이 센터를 활보하자 자신의 드랍쉽의 활동루트가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레이스들은 소수일 때는 모르지만, 다수가 모이면 언제고 전쟁에서 크나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다.
나다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골리앗을 중심으로 병력을 재편성(再編成)해 나가기 시작했다.
''적의 주 병력은 레이스다! 그리고 그는 그것으로 우리의 허점을 파고 들어오려 할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는 골리앗의 비중을 높인다! 팩토리를 늘리고 병력생산에 집중하라! 상대의 레이스만 잡으면 우리는 승리한다!!''
둘의 전쟁은 이후 거대한 물량(物量)전투를 위한 잠시간의 소강상태(小康狀態)로 돌입했다. 12시-1시-9시를 멀티로 가져간 나다는 다수의 팩토리에서 골리앗 중심으로 병력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은 전사는 일정수의 레이스로 센터지역을 정찰하며 혹시 모를 드랍쉽 견제를 미연에 방지하며 5시 멀티를 기점으로 나다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자원을 쥐어 짜내 탱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유리함을 가지고 있는 나다와 그 틈을 찾으려 하는 검은 전사의 머리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데.....
별들의 전쟁 ☆Ⅰ부 - ◎ 13. 드러난 검은 전사의 정체(正體)
얼마간의 소강상태(小康狀態)를 지속하던 중,
먼저 움직인 것은 열세에 처해있던 검은 전사 쪽이었다. 어느 정도의 병력이 모이고 상대의 병력이 레이스의 방어를 위해 여기저기 산만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검은 전사는 지체 없이 공격을 명령했다.
'상대의 9시 언덕 멀티! 거기가 포인트다! 그곳만 장악하면 상대의 본진에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할 수도 있고 상대의 발을 묶어 놓을 수 있어!! 상대가 레이스의 방어를 위해 산만하게 움직이고 있는 지금이 적기야!!'
''전군 총공격이다! 목표는 상대의 9시 멀티! 그 언덕을 장악하라!!!''
공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탱크들은 모두 집결해 9시 멀티를 공격했다. 레이스들이 이곳 저곳을 계속 배회하며 나다군의 신경을 분산시켜놓았기 때문에 9시 멀티로 정공법(正攻法)을 택한 검은 전사의 병력은 9시 언덕 입구까지 다다르는데 성공한다.
''나다님 지금 상대의 거대한 탱크병력들이 9시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자드대령의 말을 들은 나다는 경악했다. 자신이 완전히 속은 것이다. 거기다 상대의 시즈탱크 포격이 9시 커맨드센터에까지 이르고 있었다. 나다는 결국 커맨드 센터를 띄워버리게 된다.
'젠장.. 이거 완전 속았다. 그들의 주 병력은 레이스가 아니라 탱크였어! 거기다 저 막강한 병력은... 대체 언제 저 정도 병력을 모은 거지?'
나다는 믿기지 않았다. 자신이 완벽히 오판(誤判)을 해버린 것이다.
상대가 레이스의 기동성을 이용한 게릴라와 드랍쉽 위주의 공격을 벌일 것이라 예측한 것부터 실수였다. 검은 전사는 단지 탱크의 힘으로 밀어 붙여온 것이다. 비록 많은 수의 골리앗 병력들이 있긴 했으나 그것으로 상대의 탱크부대를 막아내는 것은 버거웠다. 다행이 본진에 남아있던 탱크들로 상대가 자신의 입구를 조여 오는 것까지는 막아냈지만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상대의 병력정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나다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시종일관(始終一貫) 우위에 서있었지만, 어느 새.. 저 검은 전사들은 자신의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었다. 거기다 문제는 스캔으로 확인한 상대의 이미 활성화 되어버린 5시 멀티진영이었다.
처음 발견했을 때 상대레이스들 때문에 딱히 타격을 줄 방도가 서지 않아 그냥 내버려두고 자신이 9시를 가져가 버린 것인데, 9시를 잃은 지금 그 5시 멀티 때문에 어느덧 상대는 병력과 자원 두 가지면 모두에서 자신과 동등(同等)해졌기 때문이다.
''젠장.. 지금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 조금 전 교전에서 분명 상대는 레이스 타격을 입었고 그들은 레이스가 주 병력이 아니었어! 탱크였다! 스타포트를 늘리고 레이스를 모아라! 그리고 즉시 드랍쉽을 이용해서 적에게 타격을 주고 정신을 분산시켜라!!''
나다는 드랍쉽으로 상대를 어떻게든 다시 뒤흔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자신이 상대의 탱크들을 상대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런 나다의 바람은 센터를 배회하고 있던 소수의 검은 레이스들에게 드랍쉽이 파괴되면서 꺾이고 만다.
''치잇...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 적의 생명줄은 5시다! 모든 병력은 적의 5시 지역을 공격하라!!''
저 멀리 뒤떨어진 곳에 있다고 생각한 적이.. 점점 자신을 쫓아오자 당황한 나다는 공격을 서두르기 시작한다.
''나다시여 안됩니다... 지금 모든 병력을 이곳과 동떨어진 5시까지 공격했다가는 그들의 뭉쳐진 병력에 밀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자드대령은 나다의 다급한 모습에 불안한 마음을 느끼고 그를 제지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점점 우리를 쫓아오고 있어! 어떻게든 다시 한 번 그들에게 타격을 줘야해!!''
나다의 말은 들은 자드대령은 더욱 강경하게 말했다.
''물론 그들이 우리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긴 하나, 아직 그들에게 우리가 밀려난 것은 아닙니다. 냉정함을 되찾으십시오! 바둑에서는 한 칸의 미학(美學)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 한 칸의 바둑을 두기 위해 천년이 넘는 고민과 연습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조금 더 신중해 지셔야 합니다. 지금은 너무 흥분하셨습니다.. 조금 전의 드랍쉽 병력도 그렇고.. 흥분한 상태에서의 무모한 공격은 점점 적에게 승기를 내주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자드대령의 진심어린 충고를 들은 나다는 냉정함을 되찾았다.
'이런 내가 너무 흥분해있었구나.. 그의 말이 맞아! 이럴 때일수록 조금 더 냉정해져야해!'
''으음... 그래 내가 너무 흥분해있었어... 그리고 자네 말대로 아직 우리가 밀린다고는 볼 수 없어.. 하지만 우린 기세를 잃었어. 전쟁에서의 기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자네도 알지 않나!? 지금 적의 드높아진 기세를 꺾어버리려면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 되네! 지금 즉시 소수의 골리앗 특공대를 조직해 적의 5시를 공격하도록 하게! 그리고 짓고 있던 스타포트를 취소하고 상대의 병력에 맞 대항 할 만큼의 병력을 생산하라!!''
자드대령은 나다의 눈빛이 다시금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후 나다 군은 5시 지역 멀티를 소수의 골리앗으로 타격하면서 상대의 신경을 분산시키는데 성공하고 그로 인해 얼마간의 시간을 벌게 된다.
하지만 검은 전사는 한번 잡은 기세를 쉽게 놓아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5시 견제를 쉽게 막아낸 후,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더욱 자신의 병력을 늘려나가고 있었다.
''좋아! 이대로만 나가면 돼! 점점 우리가 기세를 잡기 시작했어! 모든 병력은 마지막 전투를 준비해라! 그 선봉(先鋒)은 나와 소레대위가 직접 맡는다! 준비하라!''
검은 전사는 단 한번의 공격으로 적을 무릎 꿇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검은 전사를 지켜보는 소레대위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그의 모습에 놀라웠다. 전장을 지휘하고 있는 그의 빛나는 눈은 소레대위로서는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나는 얼마 후, 본 병력의 3/2를 이끌고 상대의 본진을 치겠다. 그리고 나머지 병력들은 미리 소레대위의 지휘 하에 상대의 1시 멀티 쪽부터 공격해 들어와라! 소레대위는 먼저 출발하라!!''
검은 전사의 명령을 들은 소레대위는 병력들이 기다리고 있는 대기소로 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아직 전쟁의 상황을 그리 낙관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문을 연 순간 그는 경악했다.
마치 검은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펠레노르의 한쪽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검은 탱크들의 모습은 환상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대... 대단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 적에게 밀리고 있었는데... 대체 언제 상황을 이렇게까지 몰고 왔단 말인가? 그리고 이 병력들은 정말... 우브... 당신은 진정한 괴물이다.. 왜 당신이 괴물(怪物)이라고 불리는지 나는 이제야 알 것 같아...'
소레대위의 경악은 서서히 감탄과 그에 대한 존경심(尊敬心)으로 뒤바뀌었다.
그는 10년 전 대륙전쟁에는 나이가 어려 참전하지 못했었다. 그렇기에 그는 우브의 진정한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고 자료를 통해 보긴 했지만 직접 그를 가까이서 대하고 보니 그의 장난스런 모습에서 실망했고 도저히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기에 불신만 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소레대위는 드디어 검은 전사... 우브의 진면목을 본 것이다.
그랬다.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기발한 전략과 상대방의 혼을 빼놓는 게릴라, 그리고 환상적인 드랍쉽 플레이로 전쟁의 승자가 된 박서와는 다른 우브 만의 모습...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 절대물량(絶對物量)!'
소레대위은 그것을 본 것이다. 잠시 넋을 잃고 있던 그는 무전기로 들려오는 검은 전사의 외침에 정신을 차렸다.
''야 임마 소레대위!! 공격 안 나가고 뭐 하는 거야!? 조금이라도 지체해선 안 돼!! 빨리 출발해!!!''
''예!? 옛!! 제군들은 들어라! 우리의 목표는 1시 쪽 적의 멀티다! 모두 출발한다!!!''
소레대위의 명령에 모든 병사들은 크게 화답했다.
''옛!!!!!''
소레대위가 반대쪽으로 출발하자 곧바로 검은 전사가 선봉에 선 본대는 적의 본진을 향해 똑바로 출발하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병력이 움직이고 있었다. 한 줄로 길게 늘어선 검은 탱크들 그들 앞에 두려움이란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9시 언덕 입구까지 치고 올라간 검은 전사는 상대의 병력이 의외로 너무 적자 언덕을 장악하려던 생각을 바꾸고는 지체 없이 명령한다.
''전군 이대로 상대의 본진 입구까지 쭉 올라간다! 언제 있을지 모르는 기습에 조심해라!''
나다는 놀라웠다. 상대의 병력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대체... 어떻게...''
더 이상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치고 나오는 상대방의 물량은 엄청났다. 하지만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것을 막을 방법을 강구했다. 그리고는 12시 쪽으로 나가있던 병력과 본진에 남아있던 병력을 모두 동원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탱크의 포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나다는 참고 때를 기다렸다.
'한번... 단 한번 기회를 노려야해! 저 병력을 걷어낼 수만 있다면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다!'
나다는 점점 자신의 입구를 노리고 들어오는 상대의 탱크들을 바라보았다.
선두에 서서가던 몇몇의 탱크들은 나다의 본진 안에 있던 탱크들의 공격에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상해.. 왜 이렇게 공격이 늦지? .... 내가 시즈모드를 하면 그때를 노려 드랍쉽으로 병력을 떨어뜨릴 생각인가?'
검은 전사는 고민했다. 그러나 딱히 해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공격하려면 와서 해봐라!! 전군은 적의 입구 지점에 이르렀을 때 일제히 시즈모드 하라!!''
검은 전사의 병력들이 점점 나다의 입구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본진 안에 있던 나다 군의 탱크 사정거리 안에까지 상대병력이 들어왔다.
''지금이다!! 전군은 모두 한 번에 상대의 병력을 둘러쳐라! 상대는 일렬로 길게 들어오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모두 공격하라!!!''
12시 방향으로 빠져있던 나다의 병력들이 검은 전사의 탱크들에 맞부딪치기 시작했다. 골리앗-탱크로 이루어진 병력들과 본진에 있던 병력들이 일제히 검은 탱크들에게 맹렬히 공격을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당황하지 마라!!!!''
드디어 나다 군이 부딪쳐 오는 것을 본 검은 전사는 황급히 소리쳤다. 그의 명령에 따라 줄지어 올라오던 검은 탱크들은 이미 일제히 시즈모드를 마친 상태였다.
''콰앙 퍼엉!~ 콰콰쾅''
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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