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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1/21 18:31:06 |
Name |
세상에서젤중 |
Subject |
청소년 보호법, 청소년이면 다냐? |
요즘 mp3를 돈받고 받아야 하네 나는 공짜로 받을 것이네 훈련소에서 중대장이 인분을 먹였네 중대장 이 ㅅㅂㄹㅁ야 하는 판국에 조금은 쌩뚱맞지만 청소년 보호법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술, 담배 등등 그 동안 할 수 없었던 것을 자유롭게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이, 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법이, 술집 주인들에게는 아주 고역인 것 알고 계십니까?
조금만 참으면 될껄, 꼭 그렇게 고등학생의 신분으로서 술을 먹으러 오는 극히 일부의 ㅅㅂㄹㅁ들 때문입니다.
저희 집도 그런 것 때문에 피해 본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아버지가 98년 IMF때 사업이 부도를 맞으시고, 진짜 어렵게 생활하다가 2003년 4월 지금의 호프집을 개업하셨습니다.
장사는 주변 상권과 경쟁점(이라는 표현이 맞을런지는 모르겠지만)에 비해 잘 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던 작년 초, 참 X같은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미성년자를 출입시켰다는 이유로 저희 가게가 걸린 것입니다.
제가 그럼에도 황당해하는 이유는 이러합니다.
걸린 놈들은 총 3명입니다. 그 당시에는 미성년자였던 86년생이었지요.
웃긴 것은, 그 3명 모두 어디서 구해왔는지 82년생 민증이 다들 있었다는 것입니다. 편의상 A,B,C라고 하겠습니다.
더 웃긴 것은, A,B,C 3명이 친구 사이가 아니라, A와 B가 C를 괴롭히고 삥뜯는 그런 관계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깊이 들어가자면, C를 괴롭히던 A와 B가 C를 데리고 술을 마시고자 저희 가게에 왔던 것입니다. 돈은 물론 C보고 내라고 했겠지요.
그런데 어찌어찌해서 C의 아버지가 C가 A와 B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C의 아버지는 C의 핸드폰에 위치추적을 해놓습니다.
그 날, C의 아버지가 술을 좀 마셨던 것 같았습니다. C의 아버지가 아들 핸드폰 위치추적을 해보니 술집에 있던 것이라 경찰서에 신고해서 '내 아들을 괴롭히는 A와 B가 내 아들과 같이 술집에 있을 것이니 잡아가시오' 라고 했나 봅니다.
경찰이 들이닥치고, 순식간에 걸려버렸습니다.
민증도 확인안하고 미성년자에게 술을 준거냐 하고 욕하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경찰이 와서 A와 B에게 '어차피 경찰서 가면 다 뽀록나니까 순순히 이름이랑 주민번호 대라' 라고 했습니다.
근데 여기서 A와 B가 진짜 자신의 주민번호를 댑니다. 민증 가져온 것은 자기의 형 것이었구요.
그 동안 진짜로 82년생인줄 알았던 부모님은 깜짝 놀라셨습니다. 바로 경찰서로 가셔서 조서 쓰고 오셨구요. 그 3명은 어떻게 됐는지 알고 계십니까? 그 날 바로 훈방조치 됐습니다.
저희 부모님 어제 이 일로 선고공판 받고 오셨습니다. 항소가 기각당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변호사에게 얼마나 더 돈을 쥐어줘야 될지 모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2달 영업정지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 가족의 생계는 끝입니다. 유일한 수입원이 이 가게이기 때문이지요.
술집을 부모님이 직접 하시거나, 알바를 해보신 분이면 아실 겁니다.
보통 술집의 분위기상, 조명이 환하지 않습니다. 약간 어둡게 해놓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증을 봐도 형제 정도면 아무리 자세히 본다고 해도 얼굴이 비슷합니다. 인터넷으로 주민번호 조회해봐도 일치합니다. 어떻게 합니까 술 줘야지요.
청소년 보호법이 웃긴 게 말입니다.
현재, 빠른 87은 법적으로 술집에 출입할 수 없습니다.
86이 9명 있고 빠른 87이 1명 있으면 술 못 주게 되어있습니다. 줬다가 걸리면 100% 술집 책임입니다.
빠른 87이 86민증 가져왔습니다. 그 때 단속 들어오면 걸립니다. 역시 100% 술집 책임입니다.
빠른 87이 86민증 가져왔습니다. 단속도 안들어오고 술자리가 잘 끝났습니다. 누가 신고해서 '빠른 87이 술 먹었다' 걸리면 역시 100% 술집 책임입니다.
뭡니까 이게?
나이 어리면 답니까?
그 동안 저희 부모님이 어떻게든 영업정지는 막아보려고 시간과 금전적인 노력을 들인 것, 셀 수 없습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책임을 무조건 술집 측에 돌리는 것, 옳지 않습니다.
아니 어떻게 따지면, 분명히 미성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경찰서 가서 다시는 술집을 출입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조서 한장 쓰고 부모님 오시라고 하면 땡입니다.
그 동안 공판이 몇 번이 있었지만 정작 가해자였던 그 자식들은 1번밖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법정에서는 대다수의 책임을 저희 측으로 돌리구요.
정말 어디다가 하소연을 해야할지... 이런 경우에도 100% 저희 책임일 수 밖에 없는 것입니까... 억울합니다...
3줄 요약
나이도 안 찬 것들이
술 먹으러 왔다가는
형한테 존내 맞는다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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