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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1/11 16:13:59 |
Name |
막군 |
File #1 |
희망을_받는_사나이.hwp (0 Byte), Download : 82 |
Subject |
희망을 받는 사나이━외전 : 그 후 2년... |
-1-
“프로게이머가 되어서 게임을 한다면, 그땐 절대 너 혼자만의 게임이 아니다. 클릭 하나하나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라.”
-강태석-
-2-
“지훈아, 나왔어.”
언제나 지훈의 경기가 있는날마다 찾아오는 은주지만, 그때마다 그녀를 보는건 지훈에게 있어선 늘 고맙다. 물론 학교를 자퇴하고 갓 스타리그에 입성했기에 바쁜 일정에 직접 얼굴을 보기가 그다지 쉽지가 않다고 감안하더라도, 2년넘게 자신을 응원해주고 챙겨주는 그녀가 고맙기만 하다.
“고3인데 이제 나오지 말랬잖아. 수능 준비도 바쁠텐데.”
“뭔 말이야. 아직 5월인데. 이정도 쯤은 아무것도 아냐. 게다가 오늘은 특별한 날이잖아.”
“하긴… 고마워, 덕분에 늘 힘이 돼주고.”
지훈은 은주와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학교이야기, 스타이야기, 그리고 서로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야기까지. 옆의 사람들의 야유(“염장 즐” 이라던가 “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다” 같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깨소금 쏟아지는 대화를 나누곤 했다. 서로 어색하기만 한 것이 있다면, 2개월전부터 바뀐 지훈의 ‘욘사마 머리’가 아직까지도 서로에게 익숙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얘들아, 엔트리 나왔다.”
‘NHN Plus’ 라는 자켓을 입고 있는 조정웅 감독이 대기실로 들어오면서 말한다. 플러스 팀 소속들은 모두 조 감독이 가지고 있는 종이를 주시한다. 지훈도 그들의 무리가운데 끼인다. 그 역시 ‘NHN Plus’의, 오른쪽 어깨에 ‘당신은정구왕’ 이라는 광고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플러스팀의 정식 선수니까.
오늘은 그 어느때보다 특별한 날이다. 왜냐하면, 지훈이 소속된 플러스팀이 프로리그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오늘 결승을 놓고 승부를 펼칠 상대는 ‘최강’이라고 불리우는 팀 중 한팀인 큐리어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패배를 예상하지만, 지금 이곳에 NHN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아아…!” 상대팀의 엔트리를 가만히 보던 지훈은 한번의 탄성을 내뱉는다. 그리고는 멋쩍은 웃음.
“잘할 수 있겠냐, 지훈아?” 조 감독은 그에게 넌저시 물어본다.
“네… 뭐, 갚아줄 것도 좀 많고. 형들은 제가 출전할수 있게끔만 만들어 주세요. 뒤는 제게 맡기고.”
뭔가 모를 자신감이 지훈을 감싸도는 것 같다. 중요한 승부를 앞둔 이 시점에서 그는 더 이상 긴장하지도, 떨지도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희망을 받는 그런 존재를 넘어선 승부사가 되어버렸으니까.
-3-
“아, 한혁수 감독, 마운드 위로 올라갑니다.”
“역시 전직 투수라서 그런가요, 투수들에 대한 교체 타이밍이라던가 컨디션 체크는 역시 철저하죠.”
인천 문학 구장,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한때의 ‘야구 붐’을 무색하게 만드는 약 6000명의 관중. 그 속에서 9명의 수비팀과 한명의 타자, 그리고 2루에 있는 한명의 주자, 거기에 코치, 후보선수, 불펜투수들, 그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팀을 위해, 또 자신을 위해 힘든 싸움을 펼친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 선발투수는 아무래도 이미 한계를 넘어선 듯 하다. 어느정도 선전했다고 해도, 승리투수는 되지 못할 것 같다. 감독과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눈뒤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감독에게 공을 넘겨준다. 프로게이머 지훈의 아버지, 전직 프로야구 투수, 한혁수 감독은 불펜쪽을 보더니 그곳에서 손짓한다.
그리고 약 186cm의 큰 키를 가진 구원투수가 나온다. 누구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LG 트윈스팀의 투수교체 있겠습니다. 투수였던 이승호 물러서고, 투수, 투수 강태석.”
“강태석 선수가 구원투수로 등장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첫 1군등판이네요.”
“네, 강태석 선수는 상당히 늦게 데뷔한 투수입니다. 현재 나이가 28살인데요, 작년에 드래프트 신청을 해서 LG트윈스에 여섯번째 지명을 받았던 선수입니다. 96년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속도를 보여주더니 올해 신임 한혁수 감독에 의해서 얼마전 1군으로 승격했고, 아무래도 몇 달간은 패전처리를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패전처리면 어떻고, 선발투수면 어떤가. 한 감독의 권유로 다시 프로야구계에 뛰어든 태석은 이제 다시 마운드를 밟게 되었다. 그는 연습투구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의 파란만장한 인생들, 블레스 신드롬, 그리고 한지훈…
“5번타자, 좌익수 김재현.”
자신보다 9살 어린 녀석한테 제대로 가르침을 받은 뒤, 그에게는 그만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는 지훈에게 약속했다. 자신도 다시 최고가 되겠다고, 모든 사람들의 희망과 갈채를 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태석은 몇 개월동안 깎지않은 수염을 가다듬으며 이제 제 1구째를 준비한다.
“꼬맹아, 지금쯤 보고 있냐... 내는 이제 다시 시작한다.”
자신도 모르게 중얼중올, 그리고 힘차게 와인드업, 포수의 미트에 공을 집어넣는다.
“스트라이크!” 주심의 힘찬 우렁소리와 함께 전광판에 1 스트라이크가 마크된다.
-4-
“차원이 다른 신세대 mp3 플레이어, iPod! iPod배 프로리그, 2라운드 플레이오프를 보고 계십니다.”
스타크래프트 팬들에겐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전용준이 말한다. 해설진과 아나운서 모두 장기전때문일까, 땀을 흘리고 약간은 지쳐 보인다.
“방금 경기는 플러스 박성준 선수의 스타급 센스가 돋보인 경기였어요. 저글링을 본진에서 몰래 숨겨둔뒤 빈집털이, 이런 플레이가 S급 저그와 A급 저그의 차이거든요~”
제대 이후 계속해서 해설자 생활을 하고 있는 가림토, 김동수가 자신만의 ‘어록’으로 팀플레이를 분석한다.
“큐리어스팀이 승기를 거의 다 잡았는데, 그만 물을 엎질렸죠…” 옆의 김도형 해설도 방금전의 경기에 대해서 잠시 분석한다.
“네, 자 그러면 이제는 5경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2006년, 임진록을 잇는 최고의 라이벌관계가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경기입니다. 이승혁선수와 한지훈 선수의 대결, 어떻게 보십니까?”
“아무래도 이승혁선수는 벙커링이라던가 3배럭 불꽃등 초반승부가 일품인 선수거든요, 얼마전 듀얼에서도 이승혁선수의 벙커링에 한지훈선수가 너무 쉽게 무너졌었죠. 반면 한지훈 선수는 깔끔한 운영이 돋보이는 저그이기 때문에, 후반에 가면 갈수록 한지훈 선수가 해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네, 거기에 이 선수들의 인연이 참 재밌는게요, 2년전 커리지매치 선발전에서 두선수가 맏붙었습니다.”
“지금의 두 선수가요?”
“네, 그 당시 3차전 경기는 제가 중계했을 당시 상당한 명경기로 기억되는데요, 그때도 한지훈선수가 이승혁선수의 초반 벙커링에 말려서 결국 패배했거든요. 과연 이번엔 경기를 가져갈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자, 두 선수 경기가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2006년, iPod배 프로리그 2라운드! 팬텍앤 큐리어스와 NHN 플러스의 플레이오프경기입니다. 게임스코어 2:2! 마지막 각 팀의 에이스들의 경기를 지켜보도록 하죠.”
-5-
관계자에게서 경기 시작 사인이 들어온다. 지훈은 눈을 지긋이 감는다.
2년전의 그날이 생각난다. 벙커링, 그 후 난입, 그러나 실패. 결국 3개월 이상을 더 기다려야만 했던 자신.
지금 그 앞에 서있는 상대가 또다시, 이제는 개인이 아니라 팀의 앞날을 가로막으려 하고 있다. 참 운명이란 짓궂군.
“하나 둘 셋, 한지훈 파이팅!”
응원석에서 들리는 응원의 목소리, 그의 팬들이다. 이제 정말 단 혼자의 게임이 아닌 여러명의 기대를 받고 경기하게 된 그였기에, 부담감이 클 법도 하다. 하지만, 그 부담감을 이기는 것도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한 하나의 길이니까.
-6-
지금, 경기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려 한다.
지훈은 마우스를 슬며시 쥔다. 그리고 그는…
<전편을 보고 싶으시다면 위의 첨부파일을 클릭하세요. hwp파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한글 2002 이상의 소프트웨어에서 보입니다. 정리해주신 아케미님 감사...>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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