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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09 21:56:35
Name Vesta
Subject [일반] 이번 선거는 야권입장에서 지난 총선에 비할만한 압승입니다.
기대치가 높았단 건 이해하지만, 필요이상의 비관론을 이야기하는 분들에겐 그러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크크
객관적으로 봐도 여러 지표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민주세력의 압승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진보라고 부르긴 어렵고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특이한 정치지형상으로 보수로 부르기도 힘드니 민주세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개념에 부합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헬조선식 보수의 개념에서 보자면...)
저동네에서는 애국보수세력이라고 하는데요 뭐 크크...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다자구도는 1987년, 1992년, 1997년 이렇게 세번 있었습니다.
재밌게도 직선제 직후 3연속 다자구도, 그 다음에는 3연속 양자구도였네요.

*수정: 2007 대선도 다자구도였습니다. 이부분 오류가 있어서 수정합니다.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선 다자구도 1, 2위를 살펴보면,

1987년 노태우 36.6% / 김영삼 28.0% ... 8.6%차
1992년 김영삼 42.0% / 김대중 33.8% ... 8.2%차
1997년 김대중 40.3% / 이회창 38.7% ... 1.6%차
2007년 이명박 48.7% / 정동영 26.1% ... 22.6%차

2017년 문재인 41.4% / 홍준표 23.3% ... 18.1% 차 (출구조사)

이번 대선에서는 1위인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40%를 넘길 것이 확실시 되고, 2위와의 격차 역시 2007년에 이은 역대 2위입니다.
또한 제3후보가 이인제, 정주영과 같은 보수 후보가 아닌 호남기반의 중도를 표방하는 정당의 안철수 후보라는 점, 그 안후보의
득표율이 홍준표 후보에 필적하는 수준인 20%가 넘었다는 점에서, 지난 총선 못지 않게 보수에겐 어마어마한 타격입니다.
대통령 선거로만 봐도,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 후보의 대선 최대의 패배죠.


세부적으로 보면 더 유의미한 지표가 많습니다.

첫번째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서 2위와 20% 이상의 압도적격차를 보이며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2위는 심지어 홍준표 후보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였죠. 보수 결집표를 받아 20%를 넘긴 보수 후보가 수도권에서 3위를 했다는건
굉장히 유의미하다고 봅니다. 서울의 투표율이 심상치 않았는데, 이건 기대 이상이라고 봐야죠. 격차가 당초 예상을 웃돕니다.

두번째로 안보 이슈에 가장 민감한 지역인데다 여권 텃밭인 강원도에서 문재인 후보가 이겼다는 점도 주목할만 합니다.

세번째로 부울경에서 간발의 차이지만 승리(36 vs 33), 대구경북에서 홍준표 후보가 과반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네번째로 선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지역이지만 10여년 전부터 확실한 여권성향을 보이는 충청지역에서도 17%격차를 보였습니다.
이곳 역시 2위가 홍준표 후보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라는 점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의미가 크죠.

마지막으로 세대별 득표율에서 50대까지도 1위가 문재인 후보였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지난 총선에 비할만한 압승이며 역대 대선에서 야권 후보가 이정도로 압승을 한 예가 한번도 없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저역시 자한당이 10% 미만으로 추락해서 아예 존재가 지워지길 바라지만 그건 판타지죠.
하루 아침에 천지가 개벽하듯이 변화하는 것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수십년을 묵혀온 정치지형의 고착화로 인한 썩은 병폐가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변할리는 만무하죠. 그러나 작년을 기점으로 확실히 자칭 보수라는 정치세력의 입지는 눈에 띄게 좁아지고 있습니다.
정치 지형이 지난 총선을 시작으로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헌정 초유의 대통령 파면을 자양분 삼아 그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히든카드였던 박근혜의 몰락이, 보수를 자청한 파시즘 안보팔이 극우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양 김의 헛다리와 3당 합당이라는 꼼수를 통해서 수십년을 언론, 재계와 유착해 바퀴벌레처럼 나라를 좀먹던 세력들의
말로가 이제야 좀 보이는 듯도 합니다. 직선제 이후로도 30년이나 해먹었으면, 할만큼 다 해먹은거죠.
그러고도 모자라 영구집권, 일본 자민당의 전례를 밟으려고 역사교육까지 뒤흔드는 짓거리를 한 인간들의 끝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물론 말도 못할 정도로 가시밭길일테지만, 이번에야 말로 기회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노무현을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문재인은 아마 알 거라고 믿어봅니다.


1987년에 나왔어야 할 상황이, 30년이 지나서야 나온게 아닌가 하는 감상마저 드네요.
20년만의 다자구도 대선 승리로 말입니다. 참 멀리도 돌아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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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09 21:57
수정 아이콘
벌써부터 다음대선이 기대되네요..
서동북남
17/05/09 21:58
수정 아이콘
안크나이트에게 그저 감사할 뿐
돌돌이지요
17/05/09 21:59
수정 아이콘
87년도에 DJ와 YS가 단일화했다면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압승했을 겁니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당시 전 투표권은 없었지만 어른들의 그 허탈한 표정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17/05/09 22:01
수정 아이콘
그들이 87년 전까지 한 모든 민주화에 대한 공로를 그거 한방으로 다 날렸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니....
바스테트
17/05/09 22:01
수정 아이콘
양김이 서로 한발자국씩만 양보했더라면 대한민국이 바뀌었겠죠
그 한번의 단일화 실패가 결과적으로 3당합당과 지역감정이 더 격화되는 원인이 되었으니
껀후이
17/05/09 22:29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우리가 12년 대선 문재인-안철수 보는것보다 몇배는 그 당시 어른들은 허탈해했겠죠...
생각해보니 김영삼이 87 대통령 했으면 3당합당도 없었을까요? 그럼 92 대선 김대중이 되고 진작에 오늘같은 상황이 있었을까여? 역만없이지만 참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부모님좀그만찾아
17/05/09 22:00
수정 아이콘
야권은 몰라도 민주당입장에선 이보다 더 행복할수 없는 승리죠.
홍준표, 안철수가 애매하게 갈리면서 견제할수있는 확실한 얼굴이 누군지 모르고
호남에서 압승하면서 다시 본진 찾아올 수 있는 기반 생겼고... 국민의당이 존폐위기까지 몰린상태인데

자한당 홍준표 후보가 너무 애매해버렸어요. 차라리 20프로 아래면 친박이 다시 당권 잡고 20프로 후반 30프로 가까이면 홍준표가 당권 잡는 모양새였는데 애매하게 25프로 전후면서 당분간은 당내 전쟁이 벌어질꺼라고 봅니다.
나머지 두당은 말할것도 없구요... 과반 못넘었어도 확실하게 행복할 상황이라고 봅니다. 당분간 각자 당내 정리하느라 견제받을 일도 없을듯
17/05/09 22:02
수정 아이콘
제가 진짜 최근 1주일간 홍준표가 30% 까지 가는거 아닌가 하고 얼마나 끔찍했는지.... 근데 25%도 못채우는거 보고 참 행복해졌습니다. 이참에 실제 개표에서는 3위로 떨어졌으면 하고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바스테트
17/05/09 22:04
수정 아이콘
가장 바란건 10%아래였고
하다못해 14.9%라도 되길 바랬는데
사실 그건 그냥 말이 안되는거였고
어쩃든 30도 안됬다는 거 그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17/05/09 22:06
수정 아이콘
전 한자리때나 15% 미만으로 뜰때도 우리나라 자칭 보수지지층의 위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본 20%은 찍는다고 봤어요. 무조건 찍죠.
바스테트
17/05/09 22:09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그렇고 너무 낙관적이긴 했죠 흐흐 vesta님의 말이 맞았고요
17/05/09 22:13
수정 아이콘
TK 지역에 살면 모르고 싶어도 알게됩니다. 크크...ㅠ 한 5일전에는 진짜 30% 찍는거 아냐? 싶어서 덜덜 떨렸던... 근데 엊그제부터 약간 반응이 심상찮더라구요. 그 홍준표의 장인발언이 꽤나 컸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 정서에 그건 완전히 반하는 거라서... 안그래도 좀 경망스러워서 미덥지 못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게 쐐기를 박은 느낌이었죠.
부모님좀그만찾아
17/05/09 22:08
수정 아이콘
정동영이 26프로 받았습니다. 전 사실 더나올줄알았어요.. 30프로 넘긴다고 까지 생각했었거든요. 지지기반의 급이 다르니까요.
바스테트
17/05/09 22:10
수정 아이콘
하긴 정동영...(..)
아 근데 진짜 정동영 이름 볼때마다 그 당시 생각나서 열불 터지네요
아 진짜 그떄의 참담한 심정은....이명박은 죽어도 찍기 싫은데 그 옆이 정동영이야......-_-
방향성
17/05/09 22:12
수정 아이콘
저도 32% 봤는데, 패륜이나 발정제가 컸네요. 도저히 못찍나 봅니다.
방향성
17/05/09 22:00
수정 아이콘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향후 15년을 이끌 인재들이 들어왔어요. 앞으로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그에 비해서 다른 당들은 아직 뉴페이스가 없어요.
17/05/09 22:02
수정 아이콘
출구조사에서 좀 더 벌어져서 20퍼 이상 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크크크
Time of my life
17/05/09 22:04
수정 아이콘
뭐 좋은 의미로 하루에 모든것이 바뀔수 있는 천지개벽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면 나쁜의미로도 모든것이 바뀔수 있는 천지개벽이 일어날 수 있겠죠.
그런것이 가능했다면 박근혜씨가 한국의 GDP를 반토막 내버리거나 이 지정학적 위치에서 중국/미국 모두 필요없다며 버릴수 있게 만들어버리거나(근데 실제로 가능할뻔했다는건 좀 무섭네요.) 한국과 일본 모두가 불만족하는 위안부 문제라든가..
조금씩 단계적으로 바뀌어서 오늘과 내일은 다른게 없어도 오늘과 1년뒤는 다르고 오늘과 10년뒤는 정말 많이 바뀔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7/05/09 22:0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급하게 바뀐건 급하게 잃는거죠. 반작용이 커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는겁니다.
tjsrnjsdlf
17/05/09 22:10
수정 아이콘
선거의 기본은 곧 승자독식. 이기는게 가장 무엇부다 울트라 제너럴하게 중요하고 나머진 다 부차적입니다 크크크크크. 그래도 이기는 김에 50 가까이 갔으면 했던 바람들도 이해하지만 다자구도에선 원시적 불능에 가까웠죠. 사실 진짜 아쉬운건 문재인보다는 홍준표 지지율이 너무 높아서 아쉽네요.
17/05/09 22:14
수정 아이콘
민주당계에서 자력만으로 성공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죠. 더민주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지금 부울경에서 예측1위인데 한때 그 지역 국회의원은 조경태 1명뿐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성장했습니다.

더욱이 과거처럼 시민단체, 진보그룹, 제3세력권의 지원 없이 자력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까고 말해서 대한민국 어떤 정치그룹에게도 빚진게 없죠.
17/05/09 22:1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총선에서 시작한 시퀀스가 거의 역대급이에요.
Finding Joe
17/05/09 22:19
수정 아이콘
하지만 그 조경태도 지금은...
뭐 본인은 사하에선 왕이나 다름 없으니 당이 어디든 당선이야 계속 되겠죠.
솔로12년차
17/05/09 22:27
수정 아이콘
아마 조경태는 자유한국당이 아니고선 사하에서 당선은 쉽지 않습니다.
그 전에는 뭔가 절묘한 포지션에 의한 바가 컸습니다. '후보는 싫지만 그래도 새누리가 당선되는 건 싫어서 찍는 야권지지자' + '잡은 물고기 취급이 싫은데 다른 당 후보인데 적당해서 찍은 여권지지자'의 표가 더해진 감이 있거든요.
야권지지자표는 대부분 삭제 됐기 때문에, 혹 여권쪽으로 표를 나눠먹는 사람이 나올 경우 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17/05/09 22:23
수정 아이콘
07년도 다자구도인데 왜 빼셨나요
이명박 49
정동영 26
이회창 15

인데요
17/05/09 22:26
수정 아이콘
2007년은 그러고보니 이회창 후보가 15%나 득표했었네요. 다자구도가 맞네요.
아라가키유이
17/05/09 22:23
수정 아이콘
문재인후보가 제일강한건 사실 체감이 잘 안됩니다만 민주당은 그야말로 역대급입니다. 당 자체가 엄청강해졌어요.
17/05/09 22:25
수정 아이콘
근데 다자구도에서 가장 큰 차이는 2007대선이죠.
17/05/09 22:29
수정 아이콘
네 그부분 지적 받아들여서 수정했습니다.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을 잘못 기억하고 있었네요 크크
17/05/09 22:33
수정 아이콘
출구조사가 맞다면 1,2위 간의 표차이는 아마 이번 대선이 역대 최대가 되는 게 맞을 겁니다.
근데 투표율이 10%넘게 차이나니까 역대 최대 격차는 2007 대선으로 봐야죠.
17/05/09 22:36
수정 아이콘
네 득표율 기준으로 보는게 일반적이니까 확실히 역대 다자구도 1, 2위 최대 격차는 2007년이 맞고, 득표수 최대격차는 이번 대선이 될 수 있겠네요.
IRENE_ADLER.
17/05/09 22:26
수정 아이콘
17대 대선도 다자구도였습니다. 그 때가 역대급 격차였구요.
이명박 48.7%
정동영 26.1%
이회창 15.1%
17/05/09 22:30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회창옹 지지율을 10% 초반대로 기억하고 있었네요.
됍늅이
17/05/09 22:33
수정 아이콘
사실 이회창 표 중에 정동영으로 갈 표는 0에 수렴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말 끔ㅡ찍한 차이죠...
별빛이내린다
17/05/09 22:29
수정 아이콘
문재인이 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네요.
자한당이 야당은 엄청 잘하는데
변태인게어때
17/05/09 22:46
수정 아이콘
친이계 많았을때 얘기죠. 친박당인 지금은 글쎄요?
동굴곰
17/05/09 22:56
수정 아이콘
박근혜가 당을 완전히 망쳐놔서 사람이 없죠.
피지알중재위원장
17/05/09 23:08
수정 아이콘
일단 안철수도 야당인지라... 어떻게 봐도 대승은 대승이죠.
자유한국당 표가 안철수로 좀 더 갔으면 정말 바랄게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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