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1/11/24 05:23:23
Name canoppy
Subject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 마지막주차 생생한 경기정리!!! by 작은아이버슨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 마지막주차 경기정리



스타크래프트 경기에서 경기의 양상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말하라면 전략, 전술 비롯하여 유닛간 상성, 선수들 스
타일, 맵 등 다양한 대답이 나올수 있는데 오늘 벌어진 경기들은 이 다양한 요인들 중 특히 '스타팅 위치'가 얼
마나 경기승패에 중요한가를 가르쳐준 경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첫번째 경기 임요환VS김재훈 크림슨 아일즈

첫경기부터 '빅매치'였다. 일단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황제 임요환의 위기봉착상황에, 어떻게 이 위기를 잘 극
복해내고 황제의 자리를 지킬 것인가에 많은 초점이 모아졌겠지만 2001년 들어 열린 스타리그에서 한번도 임요환
이 없는 스타리그는 없었기에 과연 8강 이후부터 임요환을 볼 수 없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하는 호기심이 작
용, 임요환 선수의 패배결과에 흥미를 보인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임요환은 임요환이었다.

일단 시작부분에 언급했던 스타팅 위치 측면에서 바닥난줄 알았던 '황제의 천운'이 임요환이 가장 어려운 이때
위력을 발휘해 임요환 선수가 압도적으로 이기고 들어갔다.

엄재경님, 김도형님 말했고, 경기양상도 그러했듯 이 맵에선 테테전에서 12시 방향이 매우 유리한게 맞다.
임요환 선수는 3번째 4번째 커멘드 동시에 만들어 양옆으로 붕붕 날려버리는 반면 김재훈 선수는 3번째 커멘드
뻔한 방향으로 날리다가 기다리던 골리앗에 터져버리는 모양만 봐도 이 맵에서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
을 것이다.

물론 위치뿐 아니라 전략적인 측면에서 무모하리만큼 탱크만 고집하던 김재훈 선수의 다소 섬맵에 맞지않은 전략
이 주요 패인이라 할수 있는데, 하긴 왜 그렇게까지 탱크를 고집했는지는 의문이다.

아마 애초에 상대가 12시가 나오면 탱크의 사정거리를 이용한 멀티 견제 이후 자신은 확장을 늘려 이후 베틀로
전환해서 승부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온 모양이었는데 초반 골리앗 드랍 타이밍 싸움에서 실패,
이후 임요환 선수의 멀티견제가 너무 치밀해 결국 가지고 나온 전략은 무용지물이 되었건만, 끝까지 고집스럽게
탱크만 생산하는 모습은 과거 임요환 선수와의 승부에서 상대의 다수 배틀을 업그레이드 골리앗으로, 이도 안 통
하자 이번엔 클로킹 레이스를 시도하는 등 불리한 상황에서 전략을 수시로 바꿔가며 인상깊은 경기를 보여준 변
길섭 선수의 플레이와 비교해볼때, 다소 아마추어의 한계랄까.. 그런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후 3군데 멀티를 돌리고 배틀로 밀어버리자 대공능력이 없는 탱크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GG를 치게되고 지난
주 김정민 선수에 이어 테란의 두거목이 나란이 마지막 관문을 무사 통과하고 8강에 진출, 16강에서 프로토스에
무너진 자존심 수복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뭐랄까, '빅매치'라고는 하지만 다소 시시했던 경기(물론 매우 아슬아슬한 타이밍이 있긴 있었다. 초반에 배럭
과 커멘드 누가 먼저 내리나싸움.)였지만 그래도 아마 임요환 선수의 팬들 입장에선 그 어떤 명승부보다 더 극적
이고 아슬아슬했던 한판으로 기억될거 같다.

김재훈 선수는 비록 탈락하긴 했지만 도깨비 조창우를 격파하는 등 강력한 인상도 심어주었고 귀여운(?)외모로
나름의 인기도 끌었으니, 아쉽긴 하지만 다음을 노려봐야 할듯하다.



두번째 경기 기욤패트리VS이재항 네오 버티고

맵의 위치에 대해 '크림슨 아일즈'와 더불어 가장 말이 많은 맵이고 오늘 경기도 그 측면이 아주 부각된 경기였
다. 이번 시즌 저그가 유독 상대의 초반 푸쉬(벙커링이나 하드코어 질럿)에 무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는데 역시 이번 시즌 맵이 위치에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리고 그러한 측면에서의 운이 저그에게 많이 따라주지
않았던게 원인이 된거 같다.

일단 두 선수 위치 세로방향. 일단 대각선만 아니면 하드코어 질럿이 통하기 때문에 당장 대각선에 정찰하고, 하
드코어 질럿을 계획하는 기욤, 그리고 그에 맞서 9드론 스포닝풀을 하는 이재항 선수, 일단 초반 공격타이밍을
빼앗기는 했지만 '마술사'기욤의 타이밍조작 마법의 위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

우리말로는 '시간차'라고도 하는데, 일단 저글링의 난입을 방비해 질럿을 입구에 나란히 홀드시키고, 꾸준히 질
럿을 모으는 기욤선수, 이재항 선수는 하드코어 타이밍은 지켰다는 판단하에 언덕에 두번째 해처리를 지었지만
시간차 하드코어 질럿이 힘찬 진군을 시작하고, 이때 이재항 선수는 전혀 뜻밖은 아니다는듯 재빨리 입구해처리
취소, 성큰을 지으며 대비하고 저글링은 프로토스의 본진에 난입해 피해를 주려했는데-이때 우연인지 의도적인
지 모르겠지만 질럿과 함께 러쉬가던 프로브들 사이에 걸려 우왕좌왕하는터에 다수의 저글링이 프로토스의 본진
에 난입하지 못한채 질럿의 시퍼런 칼날에 순국(?)하게 되고(이게 제일 컷다) 이후 이재항 선수 본진에 뜻밖에
저글링이나 성큰이 턱없이 부족하고 거리가 너무가까워 채 성큰 완성되기도 전에 깡패질럿들이 들이닥치니 어쩔
수 없이 GG를 선언하고마는 이재항 선수..

이번 시즌 '빅 다크호스'로 주목받았으나 아쉽게 3패로 물러나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된다. 기욤은 자신의 첫경
기 징크스(단순히 첫경기는 무조건 패한다는 징크스가 아니라 첫경기 패한 후 되살아나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낸다
는 징크스)대로 순조롭게 8강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하늘을 뚫을듯 창공을 휘젖다가 명사수 총에 맞아 위태위
태한 지경에 처한 독수리 김대건 선수와 온라인 예선 돌풍의 주역 안형모선수는 다 잡은 8강 티켓을 놓치고, 다
시 재경기준비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김대건 선수.. 지난시즌 정유석 선수의 예도 있고 다음주 재경기가 매우 신경쓰일듯 하다..



세번째 경기 세르게이VS조형근 인큐버스

대각선방향으로 위치가 편성될 경우, 대규모 물량전이 기대된다는 맵인 인큐버스에서, 대각선이 나왔고 기대대
로 엄청난 물량전이 뜨겁게 펼쳐졌다.
초반 세르게이 선수의 정찰도 안하고 한 과감한 더블넥서스는 역시 8강 진출이 확정된 터라 아마 자신이 가장 하
고 싶어하는 초반 전략운영(세르게이하면 멀티니깐)을 부담없이 행한듯한 인상이 짙다.

운좋게도 위치는 대각선에 뒤늦게 정찰온 드론에게 게이트 3개짓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완벽하게 성공했고(아마
조형근 선수 경기 끝나도록 세르게이 선수가 더블넥 했다는 사실은 몰랐을거 같다.) 이후 조형근 선수의 '타이밍
을 노린 러쉬'에 다소 몰리는 듯한 양상을 보였으나 다템을 조합시키고 한번에 몰아치는 플레이로 위기를 극복,
이후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물량전 준비에 들어가고, 조형근 선수는 이미 세르게이의 물량이 위력을 발휘하
기 시작한 타이밍이라 섣부른 공격보단 자신도 멀티 늘리고 맞물량 작전으로 나간다.

서로 대규모 물량싸움이라면 프로토스가 유리한게 사실이지만 최근 활용도가 높아진 디파일러를 비롯 다양한 마
법유닛과 유닛조합으로 승부를 내려는 조형근 선수의 의도가 꽤 성공적으로 작용해 한때 조형근 선수에게 승세
가 오기도 했지만, 세르게이의 마치 기욤의 플레이를 보는듯한 뛰어난 리버 게릴라에 계속 한집한집 끝내기싸움
에서 손해를 보며, 결국 GG를 선언하고 만다.

이번 경기 세르게이는 물론 자신의 장기인 물량전운영도 탁월했지만 역시나 리버의 게릴라전을 잘해주어 승리를
거머쥔거 같고, 조형근 선수는 자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디파일러를 운영해주는 터라 중앙물량싸움에
도움도 안되는 뮤타나 가디언을 생산하지 않아서, 결국 그 허점을 뚫고 들어온 세르게이의 리버를 어쩌지 못해
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리버, 리버가 문제다.. 흐미. 괴물 굼뱅이 무섭다. 아무튼, 뭐 이런저런 경기의 양상 뒤로하고, 오랜만에
볼만한 화끈한 물량전 볼수 있어서 관객입장에선 매우 멋진 '굿매치'였던거 같다.



네번째 경기 김동수VS김승엽 사일런스 볼텍스

호~ 사실 이미 8강 진출과 탈락이 확정된 선수들의 경기인데다가 요즘 너무 잘나가는 프로토스의 경기라서 다소
앞의 경기들에 비해 주목도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경기였고, 그래서 필자도 다른 채널 돌려보며 어물어
물하다가 그만 중요한 몇가지를 놓쳐버렸는데, 당연히 테란으로 할줄 알았던 김승엽선수가 프로토스인걸 보고 깜
짝 놀라며 김승엽선수가 랜덤으로 들어와 플토가 걸린건지 아님 첨부터 플토로 경기에 임한건지 도대체 알수가
없었다(죄송함뉘다..ㅠㅠ)

이후 해설을(어물거리다 앞부분 해설도 재대로 못들었뜸..) 들어봐도 이 사실은 끝까지 파악 못했고, 아무튼 만
약 김승엽선수가 궂이 섬맵도 아닌맵에서 플토로 경기에 임했다면 과연 이 맵은 플토가 유리하다하는 것을 증명
이라도 하는 것이기에, 맵 불만이 또 튀어나올 듯도 한데 어떨지..

아무튼, 근데! 어물어물거리던건 필자뿐 아니었는지 초반 두 선수의 위치를 반대로 착각하더니 상당시간이 지나
도록 알아채지 못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는 온게임넷 스텝들~

거기다 엄정김 트리오도 진실을 모르고(일훈님은 알고 있었던 듯도 하지만..) 김동수선수의 회심의 하드코어 질
럿의 막강 푸쉬를 김승엽선수의 플레이로 착각,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마지 않았으니 재주는 동수가 넘고 돈은 승
엽이 챙기는 곤난한 상황 발생..

아무튼 다소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된 경기였다. 근데, 이런 경기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첫경기 임요환VS김재
훈처럼 8강진출이 걸린 치열한 승부였다면 온게임넷 스텝들을 비롯 엄정김에게도 그야말로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
을만한 위험한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초반 김승엽 아닌 김동수 선수의 질럿 푸쉬이후 멀티를 빨리 먹은 김동수 선수가 일단 승기를 잡고 이후
텍크트리 올릴 생각보단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토스 전술인 '파워드라군'으로(템플러 캐리어 다 필요없다!!
플토는 드라군의 힘이다!!아주 멋진 전략..^^.. 근데 파워 드라군 풀업 마린메딕한테 지더라고..ㅠㅠ) 입구에서
농성하고, 커세어의 디스럽션 웹까지 활용하는 어찌보면 다소 여유로운 모습까지 보이며 경기를 리드해간 김동
수 선수, 이후 2군데 멀티를 늘리고 캐리어까지 추가해 상대를 압박, 결국 GG를 받아낸다.

김동수 선수 최근에 스타리그 3연승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줌과 더불어 '가림토의 드로이얀 일기'(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코너중 하나임..)에선 귀여운 모습까지 최고의 인기 프로게이머가 되어가는 과정을 한발한발 착실히 밟
아나가고 있는 모습이고, 김승엽선수는.. 그야말로 이번 시즌 출전선수중 가장 아쉬움이 많을거 같은 선수이다.
뭐 상대가 김동수 김신덕 김정민의 3종족 3김의 막강부대였으니 3패가 그리 부끄러운 결과는 아니긴 하지만 그래
도 어렵게 온라인 예선을 통과해 올라왔는데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하고 물러나야 하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심정
일지는 안봐도 알만하다.

하지만, 그래도 위대한 게임리그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에 진출했던 아마추어 김승엽선수를 우리는 기억할 것이
다. 앞으로 그가 프로게이머로 데뷔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지, 이대로 물러나든지, 100만 팬들과 위대한 스타
크 전사들이 만들어가는 스타리그 드라마의 한부분을 장식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테니까.



기대가 모두 이루어진 하루였다(남들은 어떨지 몰라도). 임요환의 8강 진출에서부터 기욤과 홍진호의 재경기 확
정까지.. 이변과 놀라움의 속출이었던 지난 경기들과 비교해보면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된 경기들이었던거 같다.

한가지 지난 경기들과 틀리지 않았던 점은, 여전한 프로토스의 강세라는점.
16강 첫주차를 제외하고 프로토스가 타종족에 진 날이 있었던가? 필자의 기억으로는, 아마 없다.
3명의 프로토스가 3전 전승이고 기욤이 1패 그리고 두경기는 랜덤유저인 김승엽선수의 플토였기 때문에 플토의
패배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1번지고 다 이긴 플토의 무시무시한 강세..

그리고 테란의 두거목 김정민 임요환 이두 선수 비록 플토의 강세에 조금 힘들어하긴 했지만 무사히 8강에 진출
했고 재경기로 밀려나긴 했지만 여전히 8강진출 확율이 높은 김대건 선수를 비롯 테란도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데, 문제는 저그이다.

사상 유래없는 참담한 승률을 보며 국기봉, 봉준구, 최진우등 과거 저그로 한시절을 풍미했던 선수들이 뭐라고
할까? 재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나 적어도 현재 8강이 확정된 저그유저는 없는 상태. 예상도 못했던 상황이
SKY배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저그가 이런 최악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그리고 기욤, 홍진호, 김대건 등 우승후보들의 행방은? 다음주 비록 생방송으로 중계되진 않지만 재경기에 엄창
난 관심이 모아질듯하다..
다음주면 시작될 8강.. 치열한 재경기를 뚫고 어떤 선수들이 올라올 것인지.. 다음주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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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24 05:32
수정 아이콘
김승엽선수 질럿 콘트롤 좋다는 말에 딴짓하다가 경기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결국 그게 가림토의 질럿이었다니.. 재밌는 해프닝이었습니다. ^_^
01/11/24 06:10
수정 아이콘
^^;;;흐이..
가림토의 드로이얀 일기..어디서 볼 수 있나요??^^
01/11/24 07:08
수정 아이콘
겜 엠비씨에서 드로이안 온라인 게임 방송에서 볼수있습니다.
마요네즈
01/11/24 17:36
수정 아이콘
맞아요// 저두 김승엽선수 질럿컨트롤잘한다며.. 초반 질럿 밀어붙일때 잘하면 동수님 밀리겠는데;;; 이런 생각 했었었는데 -0-;;
겜맥스 김준우님 글인데 ㅡㅡ;
01/11/25 00:19
수정 아이콘
음 그러면 canappy == 김준우 님이신가요? ㅋㅋㅋ
01/11/25 16:19
수정 아이콘
음, 알고보니 김준우(게임맥스)=>작은아이버슨(겜큐)=>canoppy(pgr21) 이렇게 퍼왔네요.. ^_^
01/11/26 19:33
수정 아이콘
퍼왔다는 내용을 빠드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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